힐러가 편법으로 최강 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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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coffee
작품등록일 :
2022.01.11 18:22
최근연재일 :
2022.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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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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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EP 27 연합 거점 수성전(守城戰)

DUMMY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음 퀘스트를 준비하러 비대위 사무실로 내려갔다.


지하 1층에 내려오니, 사무실 앞이 사람들로 시끌시끌했다.



'무슨 일이지?'



우리들은 사무실 앞 군중들의 틈새로 파고 들어갔다.



"꺅!"



군중들을 제치고 트인 공간에 다다르자, 강선영이 비명을 질렀다.

허 협도 서둘러 뒤로 고개를 돌렸다.



'헐.. 이건 예상도 못한 일인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공간 한가운데에는, '36계 줄행랑' 스킬의 주인이 처참한 상태로 주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멀찌감치에서 왕인득이 상심한 얼굴로 좀 전까지 자신의 사위였던 자의 주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왕인득에게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하아.. 정말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말이지.. "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왕인득과 간부들은 권고명을 포박하여 사무실로 데리고 왔다」

「왕인득은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권고명에게 캐물었다」



나와 같이 일일이 연합원들을 다 체크했음에도 권고명을 찾지 못했기에, 왕인득은 아마 그 부분이 제일 궁금했으리라.



「권고명은 나의 지배력에 눌려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결국 그는 그의 고유 스킬을 밝혔다」

「그의 고유 스킬은 바로 '모프'」

「자신이 접했던 사람으로 외모 변형 및 음성 변조를 할 수 있는 고유 스킬이었다」



'어쩐지 그때 방 밖으로 바로 쫓아나갔는데도 보이질 않더라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방 밖에 있던 사람들과 섞여 있으니 찾을 수 있을 리가.'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권고명을 다른 장소에 가둬놓기 위해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갑자기 웬 젊은 남성이 칼을 들고 달려들어 그를 마구 찔러댔다」

「사람들이 그를 뜯어말렸을 때, 포박에 묶여있던 권고명은 이미 전신이 난자당한 채 숨이 멎어 있었다」

「젊은 남성은 놀랍게도 권고명 여비서의 연인이었다」

「권고명은 방에서 탈출할 때 여비서로 변신했고, 변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진짜 여비서를 유인하여 살해했다」

「여비서는 아무도 모르게 비밀 사내 연애 중이었다」

「여비서의 연인은 가짜 여비서에게 평소처럼 접근했으나, 본인을 아예 모르는 여비서의 반응에 의구심을 품었다」

「여비서를 따라다니다가, 우연히 변신을 해제하는 권고명을 보게 되었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병원 전체를 뒤지고 다니다가, 여비서의 싸늘한 주검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다음은 뭐,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진부한 재벌가의 집안 싸움에 이어서 이젠 막장 복수극의 악역이라니. 권고명도 참 드라마 같은 삶을 살다 갔구나.'



왕인득은 그간의 일을 설명하면서도 계속 침통한 얼굴이었다.


왕인득 성격상 아마 자신이 그동안 발견했던 사위의 외도 행각들을 딸한테는 비밀로 했을 터다.



'만약 세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딸이 살아남아있다면.'



왕인득은 그다음이 걱정되는 것이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는 왕인득과 재회하게 되면 남편의 안부부터 물을 테니.



'정답을 알지만 차마 딸에게 이야기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니 착잡하겠지.'



왕인득과 비대위 사람들은 사태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음 메인 퀘스트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있었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흘러 네 번째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었다.



<띠링>


*


[메인 퀘스트 : 연합 거점 수성전(守城戰)] [연합 퀘스트]


[이세계 생명체의 군대가 침공을 시작합니다.]

[이세계 생명체의 군대는 개별 생명체보다 더 강한 능력을 가집니다.]


[연합원들은 이세계 군대의 침공으로부터 자신의 거점을 수성해야 합니다.]

[연합원들은 이세계 군대의 거점에 있는 지휘관을 토벌해야 합니다.]

[연합의 수장은 연합의 거점을 퀘스트 시작 전까지 결정해야 합니다.]


[퀘스트 지정 지역이 갱신됩니다.]

[이세계 군대의 거점까지 퀘스트 지정 지역이 확장됩니다.]


[퀘스트 성공 보상 : 랜덤 B급 장비 1개, 랜덤 C급 스킬 1개, 10000 G]

[퀘스트 실패 보상 : 연합원 전원 사망]


[해당 퀘스트 성공시, 공헌도에 따라 추가 보상이 있습니다.]

[추가 보상은 공헌도에 따라 차등 산정됩니다.]


[제한 시간 : 2시간]

[퀘스트는 5분 뒤 시작합니다.]


*


역시.


지난 퀘스트 때와는 다르게, 우리 연합원들은 이번 퀘스트 알림 창을 보면서 동요하지 않았다.


비대위 간부들과의 회의를 통해, 연합 전체에 이번 퀘스트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들을 미리 공지했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인 하드 모드일 거 같은데.'



미리 세워놓은 전략대로, 우리는 공격조와 수비조로 분리되어 모이기 시작했다.


나와 허 협, 강선영 등은 공격조에 속했고, 왕인득과 신재갑, 김성일 등은 수비조에 편성되었다.


왕인득의 고유 스킬인 '인재 후원'은 수성에 적합한 스킬이었다.


왕인득으로부터 반경 1 km 내에 있는 3명에게 '모든 스텟 20% 상승'을 후원하는 사기급 버프 스킬.


왕인득이 움직이며 공격해야 하는 공격조보다는 한 지점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수비조인 이유였다.


나는 연합의 거점을 병원 1층 중앙 로비로 결정한 후, 공격조들과 병원 밖으로 나갔다.


병원 앞 공터를 지날 때, 저번에 막혀서 못 나갔던 것이 생각났다.


얼굴을 오만상으로 찌푸리고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각오로 걸음을 내디뎠는데, 아무런 저항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막혀 있던 곳을 빠져나가니, 기분이 상당히 묘했다.



'앤디가 탈옥에 성공해서 비를 맞을 때의 기분이 이와 비슷했을지도.'



오래된 탈옥 영화의 포스터가 떠올랐다.


세계가 예전처럼 회복된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졌다.



'그래.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면.. '



마음 속으로 결의를 다지자, 퀘스트가 시작되었다.



[1:59:59]



저 멀리서부터 몇 번을 들어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파열음이 들려왔다.



<크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



"뛰어요!"



나는 퀘스트 시작과 동시에 공격조 전원에게 외쳤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이 퀘스트를 최소한의 희생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퀘스트의 핵심은 수성보다는 지휘관 토벌이다.'



이세계 군대의 지휘관을 빨리 토벌한다면, 퀘스트는 아마 조기 종료될 것이다.


그게 나의 예상이었다.


파열음이 들린 쪽으로 공격조 전원은 뛰기 시작했다.


괴물들이 포털에서 많이 나오기 전에, 최대한 신속하게 적의 거점 가까이로 가야 했다.


나는 눈에 익숙한 거리의 풍경들을 뒤로 하며, 사람들보다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맨날 아무런 감흥 없이 쳇바퀴 돌 듯 출퇴근하던 거리인데.. '



세계가 변하고 나니, 그 무감각했던 일상의 풍경조차 그리워졌다.


슬슬 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와 허 협 씨가 앞장섭니다! 나머지는 중앙의 힐러들을 둘러싸고 측면과 후방을 경계해 주세요! 저희가 전방 길을 뚫겠습니다!"



나는 '해부학자의 칼날'을 꺼내 들고, '외과술'을 발동했다.


허 협도 '격투술'을 발동하며 나와 함께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내가 능력을 끌어올리자, 괴물들 중 몇 마리가 주춤거리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게 '이세계의 사냥꾼'의 위압 효과인가 보구나.'



그러나 이번 괴물들은 군대라서 그런지 여러 종류가 섞여 있었다.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괴물들까지.


공격조 중에 마법 스킬과 원거리 공격 스킬이 있는 사람들이 저격을 시작했다.


나도 '전능의 반지'의 특수 효과를 발동시켰다.



''고대 마법사의 수정'으로!'



전통적으로 게임상에서 날아다니는 몬스터들에게 가장 상성이 좋은 속성 마법은 '풍(風)'이었다.


내가 풍 마법을 선택하자, 풍속성 기초 마법의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윈드 커터!'"



내가 공중을 향해 마법을 시전하자, 옆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있던 허 협이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하다 하다 이제 마법까지 쓰세요? 선생님은 참 상상 이사.. "



허 협이 말을 마칠 여유가 없을 정도로, 괴물들의 공격은 예전보다 매서웠다.


뒤에서는 강선영과 힐러들이 사방에 연신 '힐'을 외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괴물들의 공격이 공중과 지상 양쪽에서 쉴 새 없이 몰아쳤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차근차근 전진하여 적의 거점이 보이는 지점까지 도달했다.



"잠깐만. 저게 뭐지?"



갑자기 공격조 중 한 사람의 입에서 들려온 질문에 우리들의 시선은 일제히 전방으로 쏠렸다.


적의 거점에 서있는 거대한 음영으로부터 안개 같아 보이는 보랏빛의 기분 나쁜 연기가 꾸물꾸물 이쪽을 향해 퍼져오기 시작했다.



'보라색의 기분 나쁜 연기면.. 에이.. 설마.. 네 번째 퀘스트인데 벌써 나온다고? 아니겠지, 설마.. '



나는 떠오르는 정답을 애써 외면하며 제발 나의 예측이 빗나가길 바랐다.


그러나 내 예측이 정말 맞는다면, 미리 방비를 해야 했다.

방비를 안한 채로 저 연기와 접촉하면, 나는 괜찮지만 나머지 공격조는 버티지 못할 테니까.



"일단 따라오지 마세요!"



나는 홀로 연기가 밀려오는 쪽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보랏빛의 연기가 내 몸에 닿자마자 나는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중독' 효과가 발생합니다.]

['육체 면역강화'가 발동하여 '중독'에 저항하였습니다.]


*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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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P 53 또 한 명의 장인(匠人) 22.03.04 150 1 13쪽
53 EP 52 서울 통합 22.03.03 105 2 12쪽
52 EP 51 그녀들의 기도 22.03.02 124 2 13쪽
51 EP 50 네 번째 봉인 진체(眞體) 강림 22.02.28 124 1 13쪽
50 EP 49 데스(Death) 22.02.25 134 2 13쪽
49 EP 48 우상(偶像)의 파편 22.02.24 158 2 13쪽
48 EP 47 팜므파탈 22.02.23 147 1 13쪽
47 EP 46 진화형 아이템 22.02.22 158 2 13쪽
46 EP 45 비우니 채워지다 22.02.21 173 3 12쪽
45 EP 44 자아성찰(自我省察) 22.02.18 203 3 12쪽
44 EP 43 완고한 제작자 22.02.17 181 2 12쪽
43 EP 42 엄청 예쁜 일진 누나 22.02.16 218 3 13쪽
42 EP 41 위화감(違和感) 22.02.15 216 5 13쪽
41 EP 40 회상(回想) 22.02.14 244 5 13쪽
40 EP 39 후회가 없는 쪽으로 22.02.11 263 5 12쪽
39 EP 38 두 번째 봉인 22.02.10 262 5 12쪽
38 EP 37 지역의 패자(覇者) 22.02.09 278 3 13쪽
37 EP 36 M&A (Mergers and Acquisitions) 22.02.08 279 5 9쪽
36 EP 35 질풍노도의 여학생 22.02.07 286 4 10쪽
35 EP 34 얼음땡 공방전(攻防戰) 22.02.06 325 6 10쪽
34 EP 33 의사 가운 입은 미친개 22.02.05 34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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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P 31 ?? ?? ? 22.02.04 372 2 8쪽
31 EP 30 극히 드문 확률의 기적 22.02.03 397 4 8쪽
30 EP 29 최초의 봉인 +2 22.02.02 420 6 7쪽
29 EP 28 진화(Evolution) 22.02.01 405 4 8쪽
» EP 27 연합 거점 수성전(守城戰) 22.01.31 432 5 10쪽
27 EP 26 우두머리의 지배력 22.01.30 433 7 11쪽
26 EP 25 페르세우스의 가면을 쓴 메두사 22.01.29 45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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