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가능하지 않을까?
“커어억!”
진혁이 오피랄스데몬이 휘두르는 쇠몽둥이에 맞고 튕기듯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온몸이 으스러질 것 같은 충격으로 인해서 곧 죽을 것 같으면서도 정신만큼은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
쿵쿵쿵!
오피랄스데몬은 진혁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성큼성큼 달려오다 허공으로 도약을 하였다. 터널의 천장에 닿을 만큼 높이 도약한 하여 양팔을 벌이고, 배를 내밀며 아래로 떨어졌다.
프로레슬링에서 로프 위에서 허공으로 도약하여 쓰러진 상대 선수 위로 떨어지는 모습과 흡사하였다.
진혁은 황급하게 바닥을 굴러 오피랄스데몬의 몸통 공격을 피하였다.
쿠우웅!
육중한 몸이 아래로 떨어져 바닥에 부딪치자 작은 돌멩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무식한 것들!’
오피랄스데몬의 강력한 공격력과 무식한 체력이 진혁은 고개를 저었다.
진혁은 제빨리 일어나 바닥으로 떨어진 놈을 향해 달려가서는 일어나려고 하는 놈의 머리를 발로 축구공을 차듯 강하게 차버렸다.
‘파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고개가 크게 돌아갔다.
진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쓰러진 상대를 향해 파운딩 공격을 하는 것처럼 주먹으로 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았다.
그런 후에 마무리를 하지 않고 서둘러 놈에게서 떨어졌다.
부우우웅!
간발의 차이로 다른 놈의 쇠몽둥이가 허공을 갈랐고, 진혁이 있던 곳을 지나쳤다.
진혁은 이들과 싸우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무지막지한 체력을 자신 놈들은 한 번에 끝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피랄스데몬은 격투기 시합에서 TKO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 판정으로 가야, 이길 수 있는 상대란 걸 알게 되었다.
시합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처럼 이곳 인더스의 세상에서 몬스터를 상대할 때 TKO 전략으로 나갈지, 아니면 차근차근 점수를 얻어 판정으로 가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걸 이번에 몸으로 느낀 것이다.
진혁은 서두르지 않고 오는 놈들만 상대를 하였다. 다행이 놈들은 덩치가 크고 공격모션이 커서 빈틈이 잘 보인다는 것이고, 서두르지만 않으면 충분히 놈들을 잡을 수가 있었다.
‘무슨 일이건 당황만 하지 않으면 돼.’
처음 이들을 만나서 엄청난 공격력과 무식한 방어력에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하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천천히 놈들에 대해서 파악을 하니 이기지 못할 상대가 아니란 걸 확신하니 여유가 생겼고, 그 여유가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고 방심하거나 얕보지는 않았다.
-스탯 집중이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집중은 공격력과 민첩에 영향을 줍니다.
-스탯 회피가 +1만큼 올랐습니다. 스탯 회피는 민첩에 영향을 줍니다.
강력한 상대를 만나 싸우니 스탯도 잘 올라갔다.
쇠몽둥이를 피한 후에 놈의 허벅지를 노리로 강하게 찬 후에 뭐로 물러났다.
“로우어 레지스트!”
진혁은 상대의 이상상태 저항력을 30% 떨어뜨리는 마법을 사용한 후에 곧바로 포이즌 마법을 사용하여 상대를 독에 중독 시켜 지속적으로 체력을 빼앗았다.
피란체바의 눈이 반짝이더니 곧장 자신도 상대하고 있는 오피랄스데몬을 향해 로우어 레지스트와 로우어 브레시드, 그리고 앰플리파이 대미지 마법을 사용하였다.
로우어 브레시드는 모든 능력치를 30% 저하시키는 마법이고, 앰플리파이 대미지는 상대가 받는 물리대미지를 증가시키는 마법이었다.
피란체바는 진혁이 마법을 사용하는 걸 보며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하나씩 생각해내며 마법을 사용하였는데 그의 말대로 천 년을 넘도록 마법이라는 걸 사용하지 않아 자신이 어떤 마법을 익히고 있는지 잊어버린 듯하였다.
피란체바는 마법을 성공적으로 사용하자 활짝 웃으며 오피랄스데몬의 머리 위에 앉아 발톱으로 머리를 마구 긁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몬스터와 싸운다기보다는 몬스터와 노는 것 같지만 그래도 피란체바가 몬스터를 한 마리 붙잡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진혁에게는 도움이 되긴 하였다.
간혹 진혁이 오피랄스데몬에게 공격을 받아 큰 충격에 체력이 깎이면 다크 힐을 사용하여 진혁의 체력을 채워주기도 하였고, 각종 버프도 함께 걸어 주고 있어 마법사 한 명을 더 데리고 있는 것처럼 든든하였다.
진혁은 오피랄스데몬의 체력을 조금씩 깎아내리면서 결국 한 마리를 죽이는데 성공을 하였고, 진혁은 곧장 레이즈 스켈레톤 폰 마법을 사용하여 스켈레톤 병사를 소한하였다.
-레벨 차이로 인해서 30%의 확률로 소환에 실패를 하였습니다.
실패했다는 알림메시지를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진혁은 성공할 때까지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였고, 결국 다섯 번 만에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할 수가 있었다.
스켈레톤 병사가 소환이 되자, 데몬들과 마찬가지로 오피랄스데몬들은 일제히 스켈레톤 병사를 향해 공격하였다.
부우우웅!
하지만 스켈레톤 병사가 휘두르는 쇠몽둥이에 오피랄스데몬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나갔다.
“쿠오오오!”
스켈레톤 병사가 괴성을 지르며 두 눈에 붉은 안광을 번쩍이며 사방으로 떨어져 나간 놈들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진혁은 든든하기 그지없었다.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진혁이 놈들을 상대하면서 체력을 어느 정도 깎아 내려놓았기에 스켈레톤으로 소환된 오피랄스데몬의 쇠몽둥이에 놈들이 순식간에 녹아 버렸다.
이에 맞추어 피란체바 역시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놈을 처리한 후에 진혁의 어깨 위로 날아와 앉으며 힘든 표정을 지었다.
-너무 피곤해.
“그럼 그만 돌아갈까?”
-아니, 안으로 더 들어가야지. 저기 안에서 어둠이 짙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어.
“어둠이 짙은 기운?”
-응. 순수한 어둠의 기운 바로 아래 단계에 있는 그런 기운인데 피란체바가 좋아하는 기운이야.
“그럼 놈들을 소환하여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응.
진혁은 오피랄스데몬 3마리를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하면서 또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었다.
30%의 확률이라는 건 4번에 한 번 성공한다는 말이 아니라 스켈레톤 병사를 소환할 때마다 적용되는 확률이라는 사실이었다.
다시 말하면 운이 나쁘면 열 번, 스물 번을 소환해도 실패할 수가 있다는 말이었다.
다행이 진혁은 못해도 다섯 번 만에 성공을 할 수가 있었는데 평균으로 따지면 그리 좋은 확률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대한 체격의 오피랄스데몬의 스켈레톤 병사가 3마리나 소환 되니 든든하였다.
진혁은 떨어진 아이템과 재료템을 모두 챙긴 후에 스켈레톤 병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진혁은 이들을 앞세워 잊혀진 사원의 기다란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안으로 들어가서야 터널의 끝에 설 수가 있었는데 거대한 광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터널의 끝에서 바라보는 정면에 높은 단상이 만들어져 있었고, 단상 위에는 어떠한 의식을 치룬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단상 아래 거대한 마법진에서는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무수한 뼈들로 가득하였다.
아마도 흑마법사들이 어떠한 의식을 치루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들처럼 보였다.
그리고 단상을 중심으로 좌우의 벽면에는 둥글게 돌아가며 거대한 마계의 마왕들의 모습을 한 조각이 벽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는데 이들이 두 발로 선 다리 사이에는 동굴이 하나씩 보였다.
누가 봐도 인위적으로 만든 동굴임을 알 수가 있었는데 아마도 흑마법사들이 저 동굴에서 생활을 하면서 이곳에서 마계와 관련된 의식을 치룬 듯 보였다.
“열두 개의 마왕들과 열두 개의 동굴. 열두 명의 흑마법사들이 각각 한 명의 마왕을 소환한 건가? 아니면 그들의 힘을 얻은 건가?”
마왕을 소환한 것 보다는 그들의 힘을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했다.
“피란체바.”
-응?
“마왕의 힘을 얻으려면 계약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거지?”
-그래. 금지된 술법으로 마왕과 계약할 수 있는 마법진을 연성하여 계약을 해. 하지만 마왕도 자존심이 강한 놈들이라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자가 불러도 응답을 하지 않아.
“그럼 네가 짙고 어두운 기운을 느꼈다는 게 저기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저 기운을 말하는 거야?”
-응. 태초의 순수한 어둠의 마력. 오직 마계의 마왕들만이 가진 마력이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수한 어둠의 마력이야.
진혁은 어둠의 정령의 말을 듣고 살짝 눈을 좁혔다.
12개의 동굴에서 모두 짙고 어두운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12개의 방에서 짙고 어두운 마력이 흘러나온다면 흑마법사들은 모두 마왕과 계약했다는 말이겠네.”
-그건 알 수 없지. 하지만 진혁이 생각하는 것처럼 12명의 흑마법사가 마왕과 계약을 했을지도 몰라.
피란체바의 말이 끝나는 순간 동굴에서 괴생명체가 쏟아져 나왔다.
이곳을 지키는 키메라들로 이들 역시 마계에서 소환된 악마종으로 바실리스크라 불리는 몬스터들이었다.
바실리스크는 덩치는 3미터 정도였는데 어떻게 보면 뱀의 모습을 한 사람과 비슷하게 닮았다. 다만 이들에게는 두 다리가 없고 뱀처럼 움직이는 특징이었는데 한 손에는 창을 들었고, 다른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었다.
바실리스크가 쏟아져 나오자, 광장은 순식간에 바실리스크로 가득 찼다.
“쿠오오오!”
괴성을 지르며 놈들을 향해 달려가려고 하는 오피랄스데몬이었지만 진혁은 순간 넓은 장소에서 싸우면 이들에게 당할 수도 있음을 감지하고 뒤로 물러났다.
터널 쪽으로 후퇴한 이들은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터널로 나오는 바실리스크를 상대하였다.
진혁은 스켈레톤 병사들에게 버프를 걸어 주었다. 진혁이 버프를 걸어주자, 피란체바도 진혁이 소환을 한 스켈레톤 병사에게 버프를 걸어 주었는데 중첩이 되어 스켈레톤 병사들이 더욱 강력한 힘을 드러내며 바실리스크를 상대를 하였다.
터널에 스켈레톤 병사들이 일렬로 서서 쇠몽둥이를 휘두르자 바실리스크들이 스켈레톤 병사를 넘어 올 수가 없었다.
진혁은 스켈레톤 병사 뒤에서 피란체바와 함께 느긋한 모습으로 이들이 싸우는 걸 지켜보았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소모된 체력과 피로를 모두 회복합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스탯 포인트 3개가 주어집니다.
-스탯 포인트로 실시간 성장시스템의 스탯을 추가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다는 알림 메시지는 언제나 듣기가 좋았다.
진혁은 스탯 포인트를 맷집에 모두 투자를 하였다.
“피란체바, 두 번째 병사에게 체력을 채워 줄 수 있어?”
-응.
피란체바가 두 번째 스켈레톤 병사의 체력을 채워주자 더욱 힘을 내어 몰려오는 바실리스크를 상대를 하였다.
바실리스크는 창으로 공격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체력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석화 마법을 걸 수가 있었는데 공격력 버프를 받은 스켈레톤 병사의 공격력이 너무 강해 석화 마법을 걸지도 못하고 쇠몽둥이에 몸이 터져 죽곤 하였다.
“피란체바, 세 번째 병사!”
진혁은 스켈레톤 병사를 가리키면 피란체바가 체력을 채워주어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진혁은 전직 이 후,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들을 상대하면서 레벨을 빠르게 올릴 수가 있었다.
전직 후 벌써 26레벨을 올려 76레벨이 되었다. 이 상태로 이곳에 있는 몬스터를 모두 사냥한다면 80레벨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사냥하는 것도 괜찮네. 몬스터를 한 줄로 세워 놓고 뒤에서 힐을 해 주면서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이들로 하여금 네임드 몬스터도 사냥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진혁은 어쩌면 자신이 엄청난 버그가 아닌 버그를 발견한 것 같았다.
‘어쩌면 손쉽게 네임드 몬스터, 아니 보스 몬스터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진혁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생겼다.
‘이놈들 다 처리하면 네임드 몬스터가 나오겠지. 한 번 실험을 해 봐야겠어.’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