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만 둡니다.
진혁은 타기장의 채찍 공격을 피하자, 채찍이 노잡이 중 한 명의 얼굴을 때렸다.
“크악!”
노잡이의 비명이 진혁의 귀에 들려왔고, 그로 인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쉐이이익!
타기장은 진혁을 공격을 하다 노잡이 노예가 채찍에 맞아 죽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진혁은 그런 모습이 인상을 썼다.
채찍이 허공을 가르며 얼굴을 향해 날아오자, 진혁은 놈의 공격을 피하려고 하다가 뒤쪽에 있는 노잡이 노예를 보고 흠칫 하였다.
채찍이 진혁의 얼굴을 때리려고 하는 순간 진혁은 팔을 들어 올려 채찍을 막았다.
팔목에 찬 손목보호대가 있었지만 손목이 아릴 정도의 대미지가 들어왔다.
“윽!”
채찍이 들어 올린 손목을 감자, 진혁은 본능적으로 반대 손으로 채찍을 움켜잡은 후에 힘껏 당겼다.
“이놈이!”
타기장도 채찍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힘을 주자, 서로의 힘 싸움이 시작되었다.
보기보다 근력이 강한 진혁에게 힘에서 밀린다고 생각한 타기장은 기합과 함께 힘껏 채찍을 당겼다.
“이야압!”
진혁은 이때를 노려 타기장의 힘에 저항하지 않고, 끌려가며 그를 향해 앞으로 도약하였다.
타기장이 당기는 힘과 진혁이 앞으로 도약한 속도가 더해지면서 빠르게 타기장을 향해 날아갔고, 진혁은 허공에 무릎을 세워 놈의 가슴을 공격하였다.
“커억!”
설마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해올 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한 타기장은 진혁의 기습 공격에 당해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다.
진혁은 자신의 긴 체공시간을 이용하여 허공에서 몸을 빙글 돌려 발을 길게 뻗었다.
퍼억!
진혁은 허공에서 타기장의 가슴을 발로 한 번 더 가격한 후에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럼에도 채찍은 그대로 잡고 있었다.
“이야압!”
이번에는 진혁이 기합과 함께 잡고 있던 채찍을 잡아 당겼고, 중심을 잃은 타기장이 진혁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이끌려 왔다.
“허엇!”
타기장은 자신이 아무리 중심을 잃었다고 하나 힘에서 밀렸다는 생각에 헛바람을 들이키며 대항해보려고 하였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힘에 끌려 온 타기장을 향해 진혁은 주먹으로 놈의 턱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커억!”
턱에 정확하게 들어간 주먹으로 인해서 타기장의 고개가 크게 돌아가며 몸이 비틀거렸는데 큰 대미지로 인해서 뇌진탕이 오는 것처럼 고개를 크게 흔들었다.
“강력한 일격!”
무방비라고 해도 될 만큼 충격을 받은 타기장을 향해 또 다시 주먹으로 턱을 공격하였다.
이번에는 스턴 효과가 있는 강력한 일격이라는 스킬을 사용하였기에 앞선 주먹의 대미지보다 더 큰 대미지가 들어갔다.
“커어억.”
입에서 비명과 함께 이빨 몇 개가 피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진혁은 스턴이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타기장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였다.
복부와 옆구리를 연속해서 주먹을 교차하여 가격하자, 비명과 함께 타기장의 등이 새우처럼 휘었다.
진혁은 양손을 뻗어 놈의 뒷목을 잡고 힘껏 밑으로 끌고 내려서는 무릎을 이용한 니킥으로 오른발, 왼발을 연속해서 공격을 하였다.
얼굴에 사정없이 진혁의 무릎이 박히자, 타기장은 괴로움과 고통에 소리를 질렀지만 진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하였다.
“크아악!”
타기장은 진혁에게서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양손으로 뒷목을 강하게 조우며 잡고 있어 빠져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진혁은 이번 공격으로 끝내버릴 생각인지 타기장을 놓아주지 않고 계속해서 몰아 붙였다.
채찍을 무기로 사용하던 타기장은 처음에는 기세등등하였지만 이렇게 진혁이 붙어서 공격을 하자, 이렇다 할 반항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의 손에 채찍이 없으니 인간 샌드백이 되어버렸다.
결국 진혁은 한 번에 몰아 붙여 타기장을 쓰러뜨릴 수가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노잡이 노예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진혁은 노잡이 노예들의 환희의 함성을 듣고 있지만 지금은 그들을 구해 줄 여유가 없었다.
“스켈레톤 레이즈 폰!”
진혁은 죽은 타기장을 스켈레톤 병사로 소환한 후에 그에게 서몬 버프를 걸어 준 후에 명령을 내렸다.
“나가서 수적들을 모두 죽여라.”
스켈레톤 병사가 나가자, 진혁은 노잡이 노예들에게 말을 하였다.
“지금은 밖에서 수적들이랑 싸우고 있어 구해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수적들을 소탕한 후에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험가님.”
진혁은 노잡이 노예들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과 함께 타기장의 채찍을 비롯하여 그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회수한 후에 타기실을 나왔다.
선실 위쪽에서는 아직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진혁은 위쪽으로 서둘러 올라가니 스켈레톤 병사들이 수적들과 좁은 공간에서 나름 잘 싸우고 있었다.
“서몬 힐!”
진혁은 스켈레톤 병사들이 체력을 모두 채운 후에 스켈레톤 병사들이 죽인 수적들에게 레이즈 스켈레톤 폰 마법을 사용하여 스켈레톤 병사를 소한하였다.
그렇게 소환한 병사의 수는 열두 명이었다.
육지가 아닌 물 위에서는 구울 병사를 소환할 수가 없었기에 아쉬운 대로 이들만을 데리고 수적들과 싸움을 이어 나갔다.
스켈레톤 병사의 수가 열둘이 되자, 진혁은 이들의 이들에게 배의 수적들을 맡겨 놓고 다른 배로 옮겨 타려고 하였다.
-진혁아!
그때, 시스템 알림으로 프라다의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왜?”
-길드에서 눈치를 까고 수적들 잡는 플레이어들 공격해서 죽인 후에 메인 퀘스트 공유 안 해 주면 무한 PK하겠다며 협박하고 다녀.
진혁은 프라다의 메시지에 인상을 썼다.
“그래서 너도 죽었어?”
-어. 한 번 죽었어. 떼거지로 몰려와서 사람 잡는데 어쩔 방법이 없더라.
“아이템은?”
-먼저 공격을 받고 내가 반격할 틈도 없었어. 그렇게 죽으니 정당방위가 성립되어 다행히 아이템은 떨어뜨리지 않았어.
“너, 지금 어디야?”
-페루산디스 백작령에 있어. 본령에.
“놈들이 설치고 다니면 당분간은 메인 퀘스트 못하는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여간 그 새끼들은 뭉쳐 다니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진혁은 프라다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예전에 프라다도 똑같이 저레벨의 플레이어들을 못 살게 굴었던 적이 있어서였다.
-넌 어디야?
“난 나스만 영지. 수적들 잡고 있어.”
-그래? 나 너에게 가면 안 돼? 너 퀘 한 후에 나 좀 도와 줘. 너라면 그 놈들 다 때려잡을 수 있지 않아?
“그건 나도 모르지. 아무리 나라고 해도 몰려와서 패는 건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그래?
“오고 싶으면 와, 대신 나랑 있다가 죽어서 아이템 떨어져도 난 모른다.”
-알았어. 지금 갈게 조금만 기다려.
“나 지금 수적들 배 위에서 싸우고 있는 중이야. 그러니 영지에 도착하면 나스만 영지의 관리인인 베록카 자작에게 기사들이랑 병사들을 보내서 육지에 상륙한 수적들을 잡으라고 그래.”
-그래. 잠시만 기다려.
진혁은 프라다와 메시지를 끝낸 후에 이번에는 선실 위로 올라갔다.
선실 위에는 수적들의 침실이 있었는데 침실에 사람들이 없는 걸로 봐서는 모두가 나간 상태인 듯 하였다.
“그럼 밖에 있는 놈들이 전부라는 소리인데.”
진혁은 선실에서 갑판을 내려다보았다. 피란체바가 여전히 즐거운 듯 소리를 지르며 마법으로 수적들을 공격하고 있었고, 수적들도 피란체바를 향해 도검, 화살로 공격을 해 보지만 물리공격이 통하지 않는 피란체바였기에 수적들의 입장에서는 당장 피란체바에게 충격을 줄 수가 없었다.
진혁은 선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트를 이용해서 옆으로 넘어가면 되겠어.”
진혁은 피란체바와 스켈레톤 병사들에게 이 배를 맡겨 놓고 다른 배로 옮겨 가려고 하였다.
“일단 한 번에 가장 큰 배로 옮겨 타서 발리스타 화살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겠지.”
배가 높다 보니 낮은 배에서는 발라스타로 갑판 위를 겨냥할 수가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생각을 하였다.
진혁은 계획을 세운 후에 곧장 실행에 옮겼다. 선실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린 진혁은 갑판을 가로질러 달려가서는 도약하여 마스트 위 전망대로 올랐다.
“놈이 나왔다. 놈을 잡아라.”
진혁이 나온 것을 본 수적들이 피란체바를 그냥 두고 진혁을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수적들은 진혁의 뒤를 쫓아 마스트 위로 올라갔고, 그걸 본 피란체바는 마법으로 진혁을 쫓지 못하게 막았다.
“다크 애로우!”
허공에 십 수발의 어둠의 화살이 생성되더니 곧장 마스트를 향해 날아갔다.
“크아악!”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를 떨어뜨리듯 진혁의 뒤를 쫓아 마스트 위로 올라가는 수적들을 다크 애로우로 맞추어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피란체바는 또 다시 십 수발의 어둠의 화살을 허공에 만들었다.
“누구를 먼저 떨어뜨릴까요.”
혼자 재미있는 상상을 하는 피란체바는 혼자 고심하는 표정을 짓더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냥 마법을 사용하여 마스트를 올라가려고 하는 수적들을 공격하였다.
“피란체바, 이 마스트 기둥 아래를 부술 수 있겠어.”
진혁이 피란체바에게 소리치자, 피란체바는 가소롭다는 웃음과 함께 어둠의 칼날인 다크 커터를 만들어 마스트 기둥 아래로 날려 보내었다.
스걱!
피란체바가 만들어 낸 어둠의 칼날이 마스트 기둥을 관통하는 순간, 진혁이 몸을 마스트가 쓰러지는 방향으로 이동하자,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마스터가 넘어간다.”
수적들이 외치자, 다른 배의 수적들이 황급하게 마스터가 넘어지는 방향에서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진혁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진혁은 마스터가 한쪽으로 기울자, 전망대를 밟고 서서 넘어지는 쪽으로 몸을 낮추었다.
빠르게 아래로 떨어지는 마스트 위에서 진혁은 앞으로 도약하여 건너 배 위로 올랐다.
콰지지직!
마스트가 배와 부딪치면서 난간이 부서졌다.
진혁은 앞을 가로 막는 수적들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 점프를 하였다.
“어어어어!”
수적들은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가듯 뛰어 넘은 진혁의 모습에 따라 고개가 돌아갔는데 어느새 가장 높고 큰 배인 캘리온 급의 배 위로 올라 간 후였다.
“놈을 잡아라.”
수적들은 진혁을 잡기 위해서 배를 옮겨 왔고, 그런 놈들을 보며 진혁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생겼다.
“이놈들 다 잡으면 3레벨은 올릴 수 있겠다.”
진혁은 자신을 향해 도검을 들고 달려오는 수적들을 향해 몽크의 스킬 중 하나인 전투의 함성을 사용하였다.
진혁의 입에서 사자후와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고, 배 위에 있던 수적들은 전투의 함성 효과로 인해서 방어력이 소폭 하락하고, 움직임이 조금 둔해 졌다.
“어디 한 번 어울려 보자.”
진혁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수적들을 향해 마중을 나갔다.
*
“봉수, 너까지 왜, 그래?”
최달수는 체육관을 그만두겠다는 김봉수에게 역정을 내며 말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러는 겁니다. 그나마 진혁이가 있을 때는 스태프로 참가해서 돈이라도 조금 받으니 버틸 만 하였는데 진혁이가 다른 곳으로 가면 수입이 줄어들어 제가 다른 일을 또 해야 합니다.”
“더 챙겨 주면 되잖아.”
“이, 삼십 만원 더 주는 걸로 해결이 안 되니 그러는 것 아닙니다. 지금도 체육관에서 관원들 훈련시키고, 끝나면 배달 알바 해야 하고, 그거 끝나면 게임해서 돈 벌어야 합니다. 하루에 2시간, 3시간 자면서 일하는데 그래도 빠듯합니다.”
봉수는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게임하지 말고 잠을 자면 되잖아. 게임해서 돈을 벌면 얼마나 번다고 그 고생을 해?”
“그게 돈을 제일 많이 법니다. 관장님. 나름 생각을 많이 해서 결정을 내린 겁니다.”
“네가 그만두면 체육관에 오는 관원들은 누가 가르쳐?”
“상호 형님도 계시고, 관장님도 계시잖아요. 하여간 그렇게 알고 계십시오.”
봉수는 더 이상 최달수랑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것 같아 몸을 돌려 체육관을 나섰다.
“야, 김봉수!”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무시를 하고 체육관을 나왔다.
“하아······.”
한숨이 먼저 나왔다.
“그냥 미안하다고 한 마디만 하면 되는 것을 어쭙잖게 협박이나 하고······.”
봉수가 체육관을 그만두는 이유는 최달수와 진혁의 통화를 엿들어서였다.
이번 일은 분명 진혁이 잘못한 일이었다.
진혁이 그렇게 체육관을 나간 후에 행방불명 되어 이런저런 오해들이 생기게 한 만든 건 잘못되었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협박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 진혁이 다시 체육관에 돌아온다고 해도 예전처럼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진혁이 아무리 운동할 때는 진심이고, 독한 면이 있다고 해도 사람과 부대끼며 생기는 감정으로 인해서 기량도 떨어질 것이고,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런 진혁을 지켜보는 것도 마음 상하고, 최달수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걸 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진혁에게는 잘 되었는지도 모르지. 최 관장이 저런 사람인 줄 이제 알게 되었으니까.”
진혁이 잘 할 때는 간, 쓸게 다 빼줄 것처럼 하더니 사이가 조금 틀어지니 곧바로 변하는 모습에 실망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나저나 진혁은 국내에서 운동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GC에서 언론 플레이를 시작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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