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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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이른 시각.. 체우지는 본래 동연족의 노인과 아이들과 같이 천손족으로 복귀를 해야 됐지만 길을 나서는 사람은 그 길을 왔었던 체우지와 그 호위무사 10명 뿐,, 동연족의 어느 누구도 제 목숨 하나 살겠다고 동연족의 땅을 떠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체우지가 설득하고 회유를 해보았자, 동연족의 모든 사람들은 동연족 땅에 남기로 결정하고, 비록 직접 싸우진 못하더라도 동연족 전사들의 밥을 해주거나 무기를 나르거나 혹여 다치기라도 한다면 치료를 해주는 일손을 더하기 위해 같이 남기를 원했으며 그 선택의 말로가 비록 죽음에 이를지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 결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찌감치 설득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천손족으로 복귀하여 단님께 아뢰고 추후 어떻게 동연족을 지원할지 논의를 해야 되었다. 체우지는 힘껏 달리는 말을 더욱 더 보채면서 아침 새벽이슬을 온 몸으로 맞으며 빠르게 빠르게 동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7장. 출정식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체우지 군사는 단님에게 부복하게 그간 동연족에서 있었던 일을 단님께 고하고 있다.
모두들 아무 말도 못한 채 친손족의 중앙궁은 침묵만이 가득한 채 서로를 마주보고 있을 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단님은 여러 장군과 신하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가 그래왔듯이 잘 할 것입니다. 하늘의 자손으로 어디서 무엇을 하던 하늘님께서는 우리를 보호해 줄 것입니다. 을유대장군!”
을유가 부복하며 대답한다.
“네, 단님”
“그대는 지금 여기서 나가서 곧바로 다시 황룡강으로 가서 고태부장과 함깨 전선을 지키세요. 무슨 수가 있더라도 단 한 마리의 진시족 군대가 황룡강을 넘어오게 하면 안됩니다.”
“복명!”
그리고 바로 돌아서서 호위대장 아사불을 보며 말한다.
“아사불, 즉시 전국에 전령을 보내 군대를 소집하여 친손족 중앙으로 7일안에 집결하도록 해라. 마족,한족,두족,맥족 모두에게 전령을 다 보내고 나서 그대는 즉시 동연족과 합세하여 진시족 군대를 그 현장에서 몰살시켜라.”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아사불은 힘차게 외친다.
“복명”
잠자코 그 말을 듣고 있던 체우지가 말한다.
“하지만 단님, 동연족 산맥은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군대에게는 흡사 죽음의 계곡과 마찬가지로 그 안에의 전면적인 충돌은 아군과 적군 모두에게 지옥같이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차라리 동연족 동쪽 끝 계곡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형세를 지켜보면서 동연족을 넘어오는 진시족만 척결하는 것이 옮은 계책으로 사료됩니다.
비록 동연족에게는 어쩔 수 없지만 이미 동연족은 그 깊은 산맥안에서 죽음과 같이 하기로 각오한 종족이고, 아사불 친위대가 비록 날렵하고 강한 전사들이지만 워낙 산세가 험하고 낯설은 지형으로 인하여 우리의 위세가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한 발 물러나서 전력을 보존하심이 옮은 줄 아룁니다.”
“체우지 군사님, 동연족과 우리는 이빨과 잇몸 같은 관계. 그들의 무너짐은 곧 우리의 위태로움입니다. 아사불은 능히 그런 적들을 단숨에 물리칠 수 있을 겁니다. 아사불 넌 곧바로 나의 친위대를 이끌고 가 동연족과 합세하여 진시족의 도발을 무력화 하도록 하거라.”
“복명. 받들어 출정하겠습니다.”
체우지는 다시 한 마디를 첨언하려고 했지만, 단님의 결열한 전투 의지를 확인한 을유는 눈짓으로 체우지를 만류하였다.
전투 명령 하달이 끝난 단님은 자리에 일어서서 다시 천명한다.
“우리는 신성한 이 곳 동쪽 천손족의 삶의 터전을 지킨다. 그 아무리 진시족이 파도처럼 밀려온다해도, 우리는 싸우다가 최후의 일인까지 싸우다 쓰리질 것이다.
계속 지키고 쓰리질 것이고 쓰러져 없어지더라도 어디선가 다시 일어나고 생길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싸움에서 쓰러지면 그 다음 우리의 자식들이 우리의 피가 흐르는 천손족의 후손들이 다시 일어서서 불의에 맞설 것이다. 그건 바로 하늘이 우리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이길 수 있게 굽어 살피어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다.
자 신속히 서쪽으로 떠나라. 하늘의 부족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가서 자비없는 무서움을 몸소 보여주고 오너라.”
“복명!”
체우지군사, 을유대장군, 아사불 호위대장은 다같이 복명한다.
을유대장군은 서쪽 황룡강으로 가기전 잠시 집에 들러 그의 아내 연월이 챙겨주는 천손족을 상징하는 하늘색 갑주를 입는다.
“부인, 곧 다녀오리라. 여느 때와 같이 건강하게 돌아오겠소.”
연월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말은 하지만 그녀의 두 눈망울에는 슬픈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네 당신은 강인한 천손족의 전사이며, 우리 을위의 아버지니깐요. 몸 성하게 돌아오실 거라 믿습니다. 항상 조심하셔요.”
을유대장군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연월을 바라본다. 그리고 바로 옆에 서 있는 8살 아들 을위에게 허리를 숙여 눈을 맞추면서 얘기한다.
“을위야, 이 아비가 없는 동안 너는 이 집의 가장이란다. 어머니를 보호해줘야 해. 그게 천손족의 사내로써 살아가는 방식이다.”
비록 8살이지만 강단있는 아들 을위는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아버지, 소자 비록 8살이지만 어머니는 충분히 지켜낼 수 있습니다. 소자만 믿고 맘 편안히 다녀오십시요.”
“그래 기특하구나, 내 너를 믿고 맘 편히 다녀오겠다.”
마지막 하늘색 갑주의 어깨끈을 연월이 묶어주며 마침내 출정의 준비가 끝났다.
을유대장군은 주인을 닮아 그만큼이나 단단하고 늠름한 흑마를 타고 훌쩍 서쪽 황룡강으로 말을 몰고 달리기 시작한다.
한편, 천궁에서 출발한 아사불은 천궁의 정예호위대 3천명과 함께 동연족이 있는 북쪽 험준한 산맥을 향해 힘차게 달린다.
“이럇, 단 한치도 망설일 시간이 없다. 계속 말에 채찍질을 해라.
단 일각이라도 우리가 먼저 도착하여 주요 길목을 선점해야 한다. 이럇~”
힘차게 달려가며 아사불은 군사들을 독촉한다.
아사불의 용맹함과는 상반되게 그런 아사불과 단님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체우지.
‘이번 전쟁은 쉽지가 않겠다. 서쪽의 마성(魔星)이 짙게 드리워져 동쪽으로 동쪽으로 검게 물들고 있구나. 하늘님 저희를 굽어 살피시옵소서. 악의 무리들에게서 저희를 지켜주소서.’
단님은 근심 걱정이 가득한 체우지에게 말한다.
“군사님, 전령이 전국으로 떠났으니 7일 안에 전 군대가 모이기만 한다면 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시 우리 땅을 지킬 것입니다. 너무 우려하지 마세요.”
“단님, 우리가 승리할 것은 알고있습니다. 강인한 전사들이니깐요. 다만 현재 흉세가 퍼지는 조짐이 예사롭지가 않아 혹여 우리가 지키고 싶고 아끼는 그 무엇인가를 잃지는 않을지 소신은 그게 염려스럽습니다. 부디 모든 군사들이 자중자애하기를 빌고 또 빌 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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