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등불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호야비
작품등록일 :
2022.01.27 17:15
최근연재일 :
2023.06.19 04:59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25,470
추천수 :
34
글자수 :
575,946

작성
22.08.03 21:35
조회
215
추천
0
글자
13쪽

18. 빛과 그늘(2)

DUMMY

갑판으로 이어진 선실의 문을 열자, 차가운 바람이 멜리사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늦가을의 한기는 이젠 겨울이 왔다고 해도 할 만큼 서늘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의 황혼은 아주 약간의 빛만 어슬어슬 비출 뿐 아직 이 세상에 색채를 더해주진 못했다.



“으으.”



멜리사는 갑작스런 온도차에 몸을 살짝 떨고 행여 바람이 들어갈세라 재빠르게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려는 찰나, 갑자기 손이 불쑥 튀어나와 문을 막아섰다.



“히익..!!”



멜리사가 놀란 마음에 숨을 크게 들이켰다. 알프가 어깨로 대충 문을 밀었다. 손이 좀 아팠는지 가볍게 손을 털면서.



“원래 밤잠이 없었습니까, 멜리사?”


“아, 알프 씨?”



알프는 문을 닫고는 뭄을 가볍게 떨었다.



“춥구만, 추워,”


“혹시 저 때문에 깨신 건..”


“아, 아닙니다. 요즘 밤잠이 없어서. 요즘..이라고 해야하나?"



2주일을 퍼 잤으니 원. 알프는 자신의 시간 감각이 아직 제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을 실감했다.



"멜리사야 말로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뭐 합니까?”


“배를 점검하려고요. 이런 거라도 해야죠.”



알프가 고개를 갸웃,했다.



“점검..? 아니, 그런 건 그냥 다 같이 하면 될텐데.. 일단 알겠습니다.”



알프는 난간에 기대 서서 멜리사가 하는 일을 유심히 관찰했다. 아무래도 멜리사는 아침마다 계속 이걸 해 온 모양이었다. 동선이 간결했고 일하는 모양새가 어딘가 전문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아침부터 고생하네요.”


“저만 고생인가요. 알켈로네 씨랑 하일 씨도 조타수 일로 고생하시는걸요.”


“알켈로네 그 사람도 배를 몰 줄 압니까?”


“네! 그래서 조타수를 따로 안 구하고 출항했대요.”


“의외로 다재다능하구만, 그 인간.”



알프는 알켈로네를 생각할때마다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꺼름칙한 느낌을 애써 지워갔다. 어느새 점검을 다 마친 멜리사가 알프의 옆에 와 섰다. 간격을 살짝 벌린 채로.


둘 사이에 몇 분 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 저.”


“안 됩니다.”


“네, 네? 제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갑작스럽게 퇴짜를 맞은 멜리사가 말을 더듬어가며 알프에게 따졌다.



“아마 그쪽도 그늘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면 말고.”


“···”



멜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위험할수도 있습니다. 말했잖습니까, 웬 또라이들이 숨어있기 좋은 곳이라고.”


“그건, 그렇지만..”


“나인틴 때문에 그런 건 저도 잘 압니다.”


"..알겠어요. 더 이상 곤란하게 안 할게요."



둘 사이에 다시 한 번 정적이 흘렀다. 멜리사는 고깔모자의 챙을 꾹, 잡아당겼다.



“파레에서.. 끝까지 저는 나인틴의 도움만 받았어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없을까 해서요.”



그 말을 들은 알프가 턱을 매만졌다. 그는 한동안 고심하는 것 같더니 멜리사에게 천천히 이렇게 말했다.



“..좀 뜬금없지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네?”


“제가 퍼질러 자는 동안의 파레는 어땠습니까?”



멜리사는 알프가 자신에게 이것을 물어 본 이유를 단박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미 누군가에게 들었을 터인 내용이었다. 이걸 굳이 자신에게 물어 본 이유는..



“..아팠어요. 메데이레.. 라는 마법사님이 오기 전에 운명을 달리 한 사람들도 많았으니까요.”



알프는 미간을 찌푸리며 2주일 동안의 긴 꿈 너머의 파레를 떠올렸다. 자신의 손으로도 구하지 못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흘린 피를 떠올렸다.



“그 아픔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도 적었고.. 다친 사람들,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의 고통에는 제 힘이 닿지 않는 것 같았고..”


“.그렇습니까.”



상처는 버겁다.


한 개인이 품을 수 없을 정도로 버거운 상처들. 그것이 곧 상실이라고 알프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듣기만 해도 아픈 이야기들을 직접 겪었는데도, 그걸 자신의 앞에서 감정을 억눌러가며 최대한 담담히 말하고 있었다. 멜리사는 그 상처들을 고스란히 껴안고는 여기까지 굳세게 달려왔다.



“뭔가 제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에요.”



멜리사는 고깔모자를 푹 눌러썼다.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침울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알프는 멜리사가 쓴 고깔모자를 냅다 잡아당겨 벗겨버렸다.



“꺄악!??”



털에 덮인 멜리사의 귀가 드러나자 멜리사는 자기도 모르게 양쪽 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알프 씨. 이게 무슨!”


“혹시 아직 안 말했습니까? 사람들한테?”


“아니, 말하긴 했는데요..!”


“다들 괜찮아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랬는데요..!! 그게 지금 이거랑 뭔 상관..!”


“상관은 없습니다.”



멜리사가 까치발을 열심히 들어가며 알프에게 고깔모자를 다시 되찾으려 했다. 키 차이 때문에 영 승산이 없어 보이자, 알프는 못 이기는 척 멜리사에게 모자를 넘겼다. 멜리사는 모자를 쓰진 않고 그냥 양 손에 들고 만지작거렸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멜리사.”



갑자기 운을 띄운 알프에 멜리사가 으에, 하는 대답 비스무리한 추임새를 넣었다.



“파레는 낫지 못할 것 같습니까?”


“그건..”



멜리사는 다시 한 번 기억을 더듬었다.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아니요..”



슬픔에 젖어 눈물 흘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는 건 아니었다. 일주일 간의 짧다면 짧은 구호활동을 하면서 멜리사 자신도 슬픔에 잠기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을 도우려는 다른 이들의 손짓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는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상처도 많았지만, 치유하는 사람은 더욱 많았다.



“...분명 나을 거예요.”


“그렇습니까?”



멜리사가 천천히, 그러나 확신을 가진 듯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 수색대가 이렇게 모여있는 게 참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알프가 난간에 팔을 걸치고 바다를 무심하게 쳐다봤다.



“보상도 뭣도 없는 주제에 지금까지만 해도 목숨이 간당간당할 정도로 위험한 일들 뿐이었고, 게다가 마물도 있고, 지금 당장 공중분해되어도 할 말 없을 것 같은데."



알프는 말을 살짝 쉬고 뒤통수를 멋쩍게 긁적였다.



"이상하게 다들 무슨, 지금까지 일들은 마치 잠깐 넘어진 정도라는 듯이 훌훌 털고 일어나서는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건.. 정말 신기하네요.”


“물론 개개인의 신념이나 의지도 있겠지만, 저는 멜리사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제가요?”



멜리사의 귀가 순간 쫑긋거렸다. 알프가 대답대신 바다를 바라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태양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라야라던가, 당신 같은 사람들."


"에엑."



멜리사가 의외의 것을 들었다는 듯이 알프를 당황스럽게 쳐다봤다. 알프는 순간 자신이 그렇게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었던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태양은 비추기만 해도 생명을 굳세게 만듭니다. 그래서 다들 그런 고생을 했어도, 공포는 깎여나가고 활기는 커져가는 겁니다.”



알프의 말을 그녀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을 되돌아보는 것처럼, 멜리사의 미간이 때때로 찌푸려졌다.



“당신은 정말 강한 사람입니다. 전에 내가 했던 말을 또 돌려 말한 것 뿐입니다.”


“...”



멜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알프는 그녀가 기억을 좆아 가다, 자신의 말을 기억해냈으리라 짐작할 뿐이었다.



“잠깐 떨어져 있어도, 나인틴은 당신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똑같습니다. 그러니 성지로 가서 견문을 넓혀요. 그게 당신에게도, 우리에게도 더 도움이 될 겁니다.”


“..결국 이렇게 설득하려는 속셈이었군요.”


“당연하죠. 거길 어떻게 데려가.”



멜리사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떨쳐내고 배시시 웃었다. 매만지던 모자를 다시 푹 눌러썼다. 하지만 행동에는 평소의 활달함이 다시 묻어나는 것 같았다.



“나인틴을 잘 부탁드려요.”



그녀의 말을 들은 알프가 피식, 하고 웃어 보였다.


둘은 말 없이 난간에 기대 서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어둠이 드리웠던 아침바다도 어쩐지 아까보다는 더 밝아진 듯 보였다.




---




천신력 1674년 11월 7일. 오후 2시.



오파니는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광경에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게...."


"어째 알프 네 말보다 더 큰 것 같군 그래."


"말했잖아. 신박하다니까."



모두들 뱃머리에 모여 웅성웅성 저마다의 감상을 늘어놓았다. 항해는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어, 이제 저 멀리로 루프리 퓨어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떠 있네..!"



알켈로네는 황당하다는 듯 실소했다. 나인틴은 오늘도 자신의 전용석인 돛대 꼭대기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알프! 저건 뭐야?"



꼭대기에서 나인틴이 흥분 섞인 목소리로 알프에게 물었다.



"뭐?"


"저 위에서.. 하늘에서부터 떨어지고 있는 거!"



이야, 저게 보이나보다. 알프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작게만 보여서 그거까지 볼 줄은 몰랐는데.



"궁금하면 나중에 뛰어들어봐, 어떻게 되나."


"나인틴이 뭘 보고 있는 걸까요? 그게 뭔데요?"



멜리사가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나인틴에게 대답해달라는 은근한 눈빛을 보냈다.



"...정화수입니다."


"정화수 말입니까!?"



알켈로네와 오파니는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다. 그걸 들은 나인틴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반응의 이유는 달랐겠지만.



"..괜히 성지가 아니군."



드레이프도 망원 마법을 쓰고 난 뒤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나중에 보면 진짜 뭔가 싶을 걸."



배는 점점 루프리 퓨어로 다가갔다. 이제 나인틴이 본 광경이 모두에게 공평히 주어졌다.



"저게 다 정화수라고요..?"



멜리사도 경관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오파니는 이제 자리 깔고 기도라도 할 기세였다.


웬만한 폭포보다 훨씬 더 큰 물줄기가, 저 드높은 하늘에서부터 수직으로 정갈히 떨어지고 있었다. 성지 가운데로 떨어지는 정화수의 물줄기는 성지 중앙에서부터 뻗어 나가는 5개의 큰 수로를 통해 밑의 도시, 즉 무역 지구로 흐른다.


하늘에서부터 흐르는 거대한 폭포에, 성지에서부터 흐르는 5개의 또 거대한 폭포. 알프는 루프리 퓨어를 보면 마치 거대한 분수를 보는 듯했다.



"어째 물 떨어지는 속도가 굉장히 느린 듯 한..?"


"맞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곳의 정화수는 신기하게도 굉장히 천천히 흐른다. 퍼나르기 좋으라는 천신의 배려일까, 하고 알프는 생각했다.



"세상에, 나으리 덕에 별 신기한 걸 다 보게 됩니다.."


"모든 정화수는 성지에서 나온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군 그래."


"맞아, 선생. 그러니까 만약.."



저 멀리서 앞서 나간 이라야의 파견대의 선박이 수색대가 탄 선박을 인도했다. 이제 두 배는 무역 지구의 거대한 항구에 자리를 잡을 준비를 했다.



"지성이 있고, 마기를 다루는 놈들이 있다면, 그리고 그 놈들이 세상을 지들 멋대로 주무르고 싶다면.. 어딜 먼저 노릴 지는 너무나도 분명하잖아. 그렇지?"



드레이프가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 했다.



"그건 여기도 분명 알고 있을 거다. 그늘에도 손을 써 뒀을 것 같은데."


"아마 그렇겠지요. 저 쪽의 정세도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이라야가 턱을 살짝 짚으며 걱정을 내비쳤다.



"혼란이라.."



알프가 코트 주머니에 양 손을 넣고 무심하게 항구를 쳐다봤다.



"그거 참 놈들이 좋아할 단어겠구만."




---




같은 시각.


그러나 1일 전.


천신력 1674년 11월 6일. 오후 2시.



"성녀님!!"



대낮부터 교단은 시끌벅적했다. 몇몇의 고위직으로 보이는 사제복을 입은 자들이 우글우글, 몰려다니면서 교회의 이 곳 저 곳을 쏘다니고 있었다.



"여기에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교회에는.."


"이런."



추기경 카로는 골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천신님의 위대함을 설파하면서 위기란 위기는 다 겪어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곳 루프리 퓨어로 부임하게 되면서 카로는 벌써 총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


한 번은 성녀의 탈주.


두 번은 또 한 번의 성녀의 탈주.


세 번은 또 다시 한 번의 성녀의 탈주였다.



"형제자매들을 전역에 파견하세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신속히 해결해야 합니다."



백주대낮에 탈주를 감행하는 대범함. 추기경은 이미 두 번째의 탈주에서부터 그녀가 무시할 수 없는 강적임을 인정했다.



"반드시 성녀님을 오늘 안에 데려와야 합니다. 반드시!"



그리고 그의 추기경 인생 중, 네 번째의 위기가 지금 갱신되려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의 등불에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비정기 연재 전환 공지 22.06.07 55 0 -
공지 앞으로의 방향 + 연재 주기 및 시간 재공지 22.03.01 56 0 -
공지 호야비 인사드립니다 22.02.01 63 0 -
90 22. 무대 아래(4) 23.06.19 11 0 14쪽
89 22. 무대 아래(3) 23.04.10 15 0 12쪽
88 22. 무대 아래(2) 23.03.02 17 0 14쪽
87 22. 무대 아래(1) 22.12.26 24 1 16쪽
86 21. 교황(3) 22.12.06 21 0 13쪽
85 21. 교황(2) 22.11.12 33 0 11쪽
84 21. 교황(1) 22.11.01 35 0 12쪽
83 20. 진실과 거짓의 경계(3) 22.10.27 38 0 16쪽
82 20. 진실과 거짓의 경계(2) 22.10.07 57 0 16쪽
81 20. 진실과 거짓의 경계(1) 22.09.07 65 0 13쪽
80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6) 22.09.02 89 1 13쪽
79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5) 22.08.25 108 0 13쪽
78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4) 22.08.16 150 0 15쪽
77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3) 22.08.11 174 0 14쪽
76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2) 22.08.10 182 0 14쪽
75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1) 22.08.08 192 0 13쪽
74 18. 빛과 그늘(3) 22.08.04 206 0 12쪽
» 18. 빛과 그늘(2) 22.08.03 216 0 13쪽
72 Extra 02. 진주는 언제나 검어야 한다 22.08.01 221 0 12쪽
71 18. 빛과 그늘(1) 22.07.28 224 0 14쪽
70 17. 당신이 잠든 사이에(2) 22.07.27 227 0 15쪽
69 17. 당신이 잠든 사이에(1) 22.07.23 239 0 11쪽
68 16. 어둠을 걷어내고(8) 22.07.20 248 1 21쪽
67 16. 어둠을 걷어내고(7) 22.07.15 251 0 14쪽
66 16. 어둠을 걷어내고(6) 22.07.13 277 0 17쪽
65 16. 어둠을 걷어내고(5) 22.07.06 301 0 14쪽
64 16. 어둠을 걷어내고(4) +2 22.07.05 308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