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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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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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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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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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정리하다

DUMMY

드레이크. 용종에서 드래곤을 제외한 최강의 생물이며 현재의 플레이어 수준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생물이다.


철의 벽에서 다크 엘프들을 처치하고 저 멀리 날아다니는 그리폰을 잡으러 갔다가 조우하게 됐다.


어느 정도 데미지를 입으면 하늘로 도망치는 그리폰은 정말 짜증나게 만들었지만 드레이크는 오히려 더 쉬웠다.


칭호 [드래곤 슬레이어]로 인한 용종에 대한 공격력 상승과 크로우를 보는 순간 위축되는 놈들의 저항은 너무도 쉽게 무너졌지만 그래서인지 소환수로 거둬들이기 싫었다.


그렇게 조금 더 깊은 곳에 들어갔을 때 놈을 만났다. 다른 놈들과 달리 블랙 드래곤의 피를 이은 것인지 다른 놈들 보다 절반은 더 큰 검은색의 정예 드레이크를 만난 순간 칼라스만의 눈이 돌아갔고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칭호 아래서도 놈과의 싸움은 격렬했다.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닌 적당히 뚜까 패고 소환석에 가두거나 마수의 인장에 굴복시켜야 하는데 적당이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상대였지만 간신히 성공하고 만족하고 돌아가려는 일행들을 쫓아 분노한 적혈이 일행을 덮쳤다.


간신히 마수의 인장에 굴복시켰지만 여전히 명령을 무시하고 크로우를 공격하는 경우가 생긴다.


같이 했던 일행들도 드레이크를 원했지만 소환 계약을 맺으려던 장경일이 물려 죽을 뻔한 후 그리폰을 더욱 사랑하기로 했다.


아직 플레이어들에게 드레이크는 너무나 먼 대상이다.


-그래서 그 재수 없는 눈빛은 뭐냐? 네가 잘났다고 지금 나한테 유세 떠는 거냐?-

“에헤. 영감. 그냥 그렇다는 소리지, 그냥 쟤 입힐 마갑(馬鉀) 하나만 만들어 줘”


칼리커스의 날카로운 시선이 대장간 앞에 조용히 서 있는 카자엘슨의 리더에게 향했다.


-그러니까 이 드레이크 비늘로 저 녀석의 마갑을 만들어 달라? 그런데 저 녀석들은 어디서 데려온 거냐?-

“어디긴 마경이지. 그런데 쟤들 엄청 순해 그리고 초식한다. 가끔 지들 건드리는 것들 죽이고 육식을 하긴 하는데 건들지만 않으면 그렇게 얌전할 수가 없어. 우두머리만 제압하면 알아서 따라오니까 길들이기도 편해“

-나머지 애들은 길들이지 않았단 소리인데, 그럼 걔네들은 누가 길들여요?-

“당연히 네가 알아서 해야지”


로즈의 황망한 시선이 말의 형태를 한 카자엘슨에게 향했다. 저 마수들을 길들이란 소리인데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욕심이 난다. 저 카자엘슨 무리를 탄 기사단이 전장을 누빈다면...


-뭐 포기하기엔 너무도 매혹적이네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해야죠. 그런데 대륙 북쪽 빙토에 야만족들이 나타난 것 들었어요?-

“응. 나도 커뮤니티 봤다”


제이든 일행이 빙토를 공략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 나타난 야만족들의 이야기로 커뮤니티가 떠들썩했다.


대륙 북쪽 최상단에 길고 넓게 펼쳐진 산맥은 플레이어들이 기존엔 출입할 수 없는 곳이었는데 아마도 그 쪽에서 넘어온 것으로 설정이 된 것 같았다.


호전적이고 강한 그들은 플레이어들을 보면 선조들의 유산을 훔쳐간 것들이라며 다짜고짜 공격을 해서 뭉치지 못한 플레이어들이 빙토 입구까지 밀린 상태였다.


“아마도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거겠지”

제이든이 죽으며 흘린 빙무검을 꺼내든 둘에게 줄리아가 천천히 다가왔다.


-지금 요새 입구가 엄청 시끄러워요. 풉.. 제이든이 와서 난리를.. 풉-


피식 웃음을 터뜨린 크로우가 성큼성큼 입구로 향했다. 이제 정리를 할 시간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들어가는데 우린 왜 못 들어가는데에에-

-백작님의 명이다. 너흰 들어갈 수 없다-


미친 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제이든을 막아선 병사들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웃어? 우서어어어어? 아아아악-


제이든을 경호하는 칼슨의 표정에 난감함이 가득 찼다. 어제의 일이 있고난 후 요새와 영지의 모든 사용료가 두 배로 인상된 채 다시 개방되었지만 대부분이 아무 불평을 못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가끔씩 인상된 금액을 항의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불만을 가진 자에게는 두 배로 올리라는 명도 있었습니다. 한 마디만 더하면 적용하겠습니다-


병사들의 차가운 말에 조용히 돈을 지불했지만 오직 자신들 셋만 성과 요새의 출입자체가 금지된 상태였다.


“여어.. 왔어? 오는데 고생했지?”

병사들의 뒤에 선 채 서글서글 웃으며 손을 흔드는 크로우가 나타나자 칼슨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너.. 이 사기꾼 새끼. 내 드레이크 내 놔-

“담아 갈 비닐봉지 가져왔니?”

-내 놔. 내 놓으라고오오오-

“아휴. 그래 알았다.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지. 들어와라. 줄 테니까”


-당신들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씩씩거리며 입장하려는 셋의 앞을 병사들이 막아섰다.


-지금 뭐하는 거야? 저놈이 들어오라고 하잖아-

병사들의 뒤에 서 있던 기사의 얼굴이 크로우를 향했다.


“무엇보다도 경께선 아르폰 백작의 명이 최우선임을 잊어선 안 되오”

-잊을 리가 있겠습니까. 케인경. 못 들어간다-

한쪽 눈을 찡긋한 기사의 차가운 말이 돌아갔다.


-이이이.. 빌어먹을 놈들이...-

-한 번만 더 모욕적인 말을 내뱉는다면 네놈들을 즉각 처벌하겠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신체의 이상을 감지한 캡슐에 붉게 점멸하며 이상을 나타내고


-그..그럼.. 빙무검이라도 내놔라-

“이거?”


차가운 푸른빛이 은은히 빛나는 검을 들어 올리고 손을 뻗어 까딱거린다.


“와서 가져가. 드루와.. 드루와..”

-커허억.. 심장이... 이..이 비겁한 사기꾼 새끼들-


심장을 부여잡고 칼슨에 기댄 채 길게 호흡을 이어가다 몸을 세우곤 경멸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래. 너희 같이 없이 자란 천한 것들에게는 다르게 다가가겠지만 그까짓 검이랑 푼돈쯤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지. 너희 같은 천한 것들하고 어울렸던 내 잘못이다. 가자-


발을 돌려 요새에서 멀어져간다. 빙무검의 원 소유주가 자신임을 이미 대부분 알고 있고 그까짓 몇 푼의 돈이야 아무 것도 아니다.


천한 것들에게 휘둘린 모습을 보인 것이 짜증나지

만 금방 다시 만회할 수 있다.


“야. 거기 서봐”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가운 목소리가 불러 세웠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두 명의 경호원이 제이든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

-잠깐..-


칼슨의 말을 끊으며 검을 뽑아든 사내가 달려들었다. 지난 번 검 한 번 뽑아보지 못하고 죽어버린 모습이 커뮤니티에 올라간 후 얼마나 많은 비웃움의 대상이 됐는지 모른다. 어떻게든 만회해야 했고 지금이 기회였다.


이기지 못해도 된다. 그저 지난번처럼 맥없이 쓰러지지만 않으면 된다.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휘둘렀다.


-챙

검이 부딪치고 부유감과 함께 사내의 시선이 하늘을 향했다.


-발목을.. 컥-

발목을 차였다는 생각과 함께 커다란 검이 자신의 가슴을 뚫고 들어오자 입에서 격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이대로 끝나선 안 된다. 겨우 한 번 검이 부딪치고 죽는다면 그리고 동영상이 또 다시 올라가면..


사내의 시선이 칼슨을 향했을 땐 이미 창끝이 크로우의 관자놀이를 향하고 있었다. 작은 안도감을 느꼈던 사내의 얼굴이 또 다시 급격하게 굳었다.


창대를 잡아 챈 왼손에 전격이 흐르고 자신의 가슴을 찍어 누른 검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에 절망했다.


수준이 다르다. 그래도 이번엔 한 합이라도 겨뤘으니 만족해야하나 자신을 위로하던 사내의 움직임이 멈췄다.


지릿지릿..

창에 남은 전류가 아직도 움직임을 방해한다. 불에 타 움직임을 멈춘 자신의 동료를 바라보는 칼슨의 시선이 복잡했다.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뇌전과 불꽃을 동시에 뿜어내는 마법사도 보기가 힘든데 검을 쓰는 자가...


“나한테 무기를 겨누고 살아남은 건 네가 처음이야. 두 번은 없다”


주춤거리며 물러서는 제이든에게 다가가 얼굴을 쥐었다.


“지난번에 너를 살려둔 건 상대할 가치도 없는 놈이라고 생각해서야. 그런데 선을 넘었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던 신경도 쓰지 않지만 그걸 내뱉는 순간 달라지지“


얼굴을 쥔 손에 불꽃이 피어오르자 제이든이 허둥거리고 곧 불에 타기 시작했다.


“너는 이런 놈을 끝까지 따라다닐 생각이냐?”

크로우의 물음에 칼슨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죽어가면서도 지니고 있는 무기를 꺼내들 생각조차 못하는 멍청한 놈 이지만...


-계약 기간이 남았다. 그리고 나는 돈이 필요해-

“그래. 알았다”


크로우가 스쳐 지나가고 칼슨의 쓸쓸한 눈동자가 서서히 모습을 감추는 붉은 해를 응시하고 있었다.


며칠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영지와 요새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작은 소란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카자엘슨을 길들이기 위해 로즈를 비롯한 일부 길드원들이 달라붙어최선을 다하고 대장간은 끊임없이 열기를 내뿜고 영지민들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밝아지며 점점 많은 NPC들이 몰려들어 블러드 문과 아르폰 가의 힘이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받아”

해가 떨어진 어두운 요새에서 크로우에게 작은 돌을 받아든 올리비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건...-

“마경 안에는 정말 재미있는 놈들이 많아. 우연히 눈에 띄어서 잡은 놈인데 그림자 관련 마수야. 네가 사용하면 제격일 것 같아서 잡아왔다“

-나한테 왜 이리 잘해주는 거야?-

“머뭇거리던 한 발을 내딛었잖아. 그러니 두 발, 세 발 내딛을 수 있게 도와줘도 되겠지. 그리고 모든 걸 떠나서 동료잖아“

-동료... 고마워. 잊지 않을게-


심장에 가져다 댄 돌이 빛을 잃고 가루로 떨어지며 바람에 쓸려 사라지고 고개를 든 올리비아가 아무런 전조 증상도 없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챙

날카로운 단검의 끝이 크로우의 목 앞에서 검에 막히고 또 다시 기척도 없이 사라졌다.


“최곤데. 무음의 암살자에 암흑 속성 정령을 사용하는데 거기에 그림자 마수까지 더해지니 솔직히 나도 긴장을 풀고 있으면 당하겠어. 혈무도 한 번 풀어봐“


붉은 안개가 순식간에 주변을 감싸고 적막이 흘렀다.


“하..”

크로우의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어느새 자신의 목을 가볍게 찌른 단검을 타고 가느다란 한 줄기 핏물이 흐른다.


“정말 최고다. 올리비아. 나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못 이길 것 같아”

-고마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고개를 숙인 올리비아가 품에 안겼다. 당황하던 크로우가 작게 웃으며 품에 안긴 올리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이 쓰는 두 자루의 단검도. 그리폰도, 혈무의 암살자라는 히든 직업도, 어둠 속성 정령도, 좀 전에 받은 영혼석도 모두 케인을 통해서 얻은 것이었다.


절대로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올리비아는 다짐했다.



-아 이 진짜... 이 개 같은 오빠새끼...-

다음날 접속한 로즈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멋쩍은 웃음을지으며 올리비아가 건네는 편지와 작은 주머니를 받는 순간 직감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 직감은 맞아 떨어졌다.


영혼석 네 개와 어디서 구했는지 소환석 열 개가 담긴 주머니와 편지를 주고 이 오빠새끼 또 사라졌다.


-아니 얼굴 보고 이야기하던가 아니면 메시지를 보내지 웬 편지야-

-가끔은 아날로그 감성이 필요하다고 편지 건네주던데-

-하여튼 이 또라이 오빠새끼... 그런데 너..-


눈을 찡그리며 날카롭게 올리비아를 바라보며 추궁했다.


-뭔가 달라졌는데... 뭐야?-


어젯밤에 영혼석을 사용한 것과 그 능력을 보여주자 로즈가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하여간 이 츤데레 오빠새끼. 축하해. 이제 네가 길드 안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확실하게 자리 잡았네. 그런데 이 소환석은 어디서 구했대? 없다고 그랬는데-

-상점에서 샀대. 엄청 비싸다고 그거 사면서 손이 부들부들 거렸다고 쓸데없는 곳에 쓰면 다음에 만날 때 박살낸다고 전하래. 그리고 길드 창고에 지난 번 플레이어들이 흘린 아이템 넣어놨다고 필요한 곳에 쓰래-


아이템들이야 그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상점에서 영혼석을 판다고? 그게 말이 되나? 분명 또 어디선가 이상한 곳에서 구했을 테지만 상대가 케인이니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오래 걸리겠네-

-그렇겠지-


로즈와 올리비아의 시선이 깊은 마경 속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 크로우 일행이 향한 곳은 마경이 아닌 대륙 북쪽의 빙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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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오만과 거짓의 존재 23.02.09 41 2 14쪽
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3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48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4 1 13쪽
» 278 정리하다 23.02.03 50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48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1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48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2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0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4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6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7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58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59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7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59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0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6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2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68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1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7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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