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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한 영웅은 복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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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개
작품등록일 :
2022.02.05 00:02
최근연재일 :
2022.03.01 23:39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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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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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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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프롤로그,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1)

DUMMY

덜컥, 덜컥!


말 한 필이 달구지를 끌고 번화한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인파가 몰리는 길임에도 달구지 앞을 가로막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달구지를 호송하는 병사들이 눈을 번뜩이며 경계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달구지에 달린 쇠창살 안에 있는 게 그 ‘돌로르의 영웅’ 아체르였으니까.


“저 사람이···.”

“눈 좀 봐. 피처럼 붉다고!”

“그 ‘돌로르의 영웅’이 황제 폐하를 죽이려 했다고?”


아체르를 본 인파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경악, 호기심, 의아함.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강한 반응을 가진 것은 단연,


“쯧, 괜히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구먼!”

“알고 보니 전장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더군. 병사들 뒤에서 꽁무니를 숨기고 있었다는데?”

“정말인가? 그럼 저자를 영웅이라고 떠받든 우리는 뭐가 되는가?”

“괜히 홍유(紅幼)족이겠는가? 더러운 새끼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죄인이 고개를 들어 홍유족을 언급하면서 바닥에 침을 탁 뱉은 중년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헉!”


죄수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눈 밑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 안에 얼굴이 보였다.


누렇게 자국을 남긴 땀과 들러붙은 피딱지들.

분노로 번들거리는 붉은 눈동자.


죄수의 눈동자가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죄수의 눈을 본 거리에 불길한 침묵이 내리앉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홍유족을 언급한 남자였다.


“··· 저 망할 죄수 새끼가!”


욕지거리를 내뱉은 남자가 품을 뒤졌다. 주머니 속에 잘 익은 사과 한 알이 들어있었다.


퍽!


쇠창살에 반쯤 부서진 사과가 죄수의 머리를 때렸다. 검은 머리카락에 과즙이 흘러내렸다.


“···.”


죄수를 호송하던 병사가 남자를 일별하더니 다시 정면을 보았다. 마치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거리에 좌우로 나뉜 인파는 허락이 떨어졌다는 듯이 품속을 뒤졌다.


“죽어라, 저주받은 홍유족!”

“검은 머리 짐승!”


퍽! ···퍽! ···퍽! ···


요리로 쓰려던 계란, 자식에게 선물하려고 산 장난감 공, 그리고 돌멩이까지···.


쇠창살을 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쇠창살을 넘은 것은 죄수의 머리를 후렸다.


죄수는 신음도 내지르지 않았다. 일신의 고통은 아무렇지 않았으니까.


그런데도···

아팠다.

피가 흘렀다.


그 모든 것이 아체르의 가슴에 비수처럼 박혔으니까.


‘왜··· 왜 이렇게 됐는가?’


돌로르의 영웅이라고 불리던 때에는 사람들이 그가 가는 길에 꽃들을 던져주었다.


아체르는 그렇게 출정했다.

그렇게 마인을 멸족시켰다.


홍유족인 아체르를 받아준 인간을 위해.

온몸을 불살라 그렇게 평화를 지켜냈다.


‘그래서?’


아체르의 붉은 눈에 눈물이 흘렀다. 실핏줄이 터져 죄수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는 피가 배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모두가 기겁했다.


두려움에 떨었고 그래서 더욱 분노했다.


한 아이가 던진 사과가 호송하던 병사의 투구를 때리지만 않았다면 죄수는 사형장에 끌려가기 전에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만!”


병사가 인상을 찌푸렸다.


“죄수 아체르는 광장의 사형대에서 심판을 받을 테니 모두 물러서라!”


분노를 삭인 사람들이 물러났다. 죄수의 번뜩이는 붉은 눈을 멸시하듯 바라보면서.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죄수의 눈에 회한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죄수는 그들을 탓할 수 없었다. 그 또한 회한이 가득한 눈을 알아주지 못했으니까.


-자네는 우리가 죄인이라고 생각하나?


아체르의 창에 심장이 꿰뚫린 마왕이 내뱉은 말.


피가 역류한 마왕의 눈에도 지금의 아체르처럼 피눈물이 흘렀다.


그때 아체르는 뭐라고 대답했던가?


-그래.


그래, 아체르는 그렇게 대답했다.


너희는 죄인이라고, 태어났을 때부터 마인으로 태어난 것부터가 원죄를 지은 게 아니겠냐고.


-···그래, 홍유족의 붉은 눈에도 우리가 죄인으로 보이는구나.


마왕이 헛웃음을 지었다. 마왕이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답지 않게 그 말투는 한없이 처연했다.


-하지만 잊지 마라. 우리가 죄인이라면 너희 홍유족 또한 그들에게는 죄인이라는 것을···, 우리가 죽는다면 그다음은···


서걱!


-뭐래, 죄인이.


아체르의 창이 크게 호를 그리자, 마왕의 목이 깔끔하게 떨어졌다.


털썩.


목을 잃은 마왕의 몸이 쓰러지자, 아체르는 그 몸뚱이에 침을 뱉었다.


감히··· 감히! 홍유족을 마인과 비교하다니!


미친 소리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마왕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들에게 인간이란 한없이 좁은 개념이었다.


인간이라는 범주에 홍유족은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죄수는 앞으로!”


병사 중 한 명이 쇠창살 문을 열고 죄수를 끌어냈다. 그러더니 죄수를 광장의 단두대로 끌고 갔다.


바스락.


죄수는 피투성이 맨발에 짓이겨진 단풍잎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거리에 잘 조경된 단풍나무들이 서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렸는가.’


하늘에 붉은 단풍잎들이 낙홍(落紅)하고 있었다.


“빨리 걸어라, 망할 새끼야!”


병사가 등 뒤를 칼끝으로 툭 찔렀다.


죄수는 병사의 말을 무시한 채로 단풍 하나하나를 천천히 밟으며 단두대로 나아갔다. 그가 지난 길 위에는 잘게 바스러진 단풍이 남았다.


“대 비레스 제국의 황령에 따라 죄수, 아체르의 형을 집행한다!”


죄수의 목이 단두대에 고정되자 그 옆에 선 장교가 문서를 큰소리로 읽었다.


단두대에 목이 걸린 아체르는 이를 악물었다.


족장님, 이것이 화합을 바란 결과란 말입니까?


“황실의 뜻에 반역을 한 죄!”


-아해야, 우리는 원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거란다.


“황제 폐하를 암살하려고 한 죄!”


-···하지만 그것이 낙인은 아니다. 우리가 그들이 힘들 때 손을 내밀면 그들도 우리를 받아들여 줄 거란다.


“감히 홍유족을 받아준 사람들을 배신한 죄!”


-우리는 그저 믿고 손을 내밀면 된다.


“따라서 죄수 아체르를 참수형에 처한다!”


-그게 우리 홍유족의 의무란다. 알겠느냐?


아니요. 족장님, 저는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 죽어야 하는 겁니까? 마인과의 혈전에 누구보다도 앞장선 우리 홍유족이 어째서 이런 운명을 맞이해야 하는 겁니까?


심연처럼 어두웠던 아체르의 눈빛이 붉게 달아올랐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있나?”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번쩍 든 장교가 그를 일별했다.


하고 싶은 말? 끔찍하게 많았다.


우리는 그 빌어먹을 황제를 죽이려고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억울하다.

우리가 홍유족이기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는단 말인가? 그래서 원통하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 너희 중 몇몇은 이미 진실을 알 테니까. 그런데도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일 뿐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네놈들 모두 눈깔을 뽑아 씹어줄 것이다.”


단두대 아래에서 그를 올려다보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나, 아체르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너희를 모두 쳐죽일 것이다.”


살기 가득한 노호성에 몇몇이 숨을 헉 들이켠다.


당황한 장교가 치켜든 손을 내린다. 양옆에 선 병사가 아체르의 목에 검을 휘두른다.


“빌어먹을 황제 새끼는 내가 죽어서도 잊지 않을 것이다. 죽어서도..!”


뎅강!


형언할 수 없는 통증이 목을 타고 흐른다. 아체르의 시야가 일순 뒤집어진다.


주마등이 스친다.


‘검은 바위족’ 마을에 나타난 제국인들.

그들을 따라나서는 자신.

수많은 마인의 목을 자르는 자신.

그리고 ‘검은 바위족’을 학살하는 제국인들과 뒤늦게 도착한 자신.

싸늘하게 식어간 동생의 몸을 부둥켜안은 채로 피눈물을 흘리는 자신.


그 모든 것이 저주스럽다. 원통하다.

그리고··· 사무친다.


날아가는 아체르의 목이 눈을 깜빡인다.


어느새 제국인들이 사라지고 아체르의 시야에 단풍나무가 가득한 검은 바위족 마을이 보인다.


아체르의 눈에 눈물이 흩날린다.


목이 날아가면서 바닥에 후두둑 떨어진 피는 아체르의 목에서 난 것인지, 눈에서 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빠 일어나!”


피곤하다. 연옥으로 긴 여정을 떠나온 것만 같다. 그저 쉬고 싶을 뿐이다.


아니, 놈들을 죽이겠다고 했는데?


아체르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젓는다.


그는 이미 죽었으니까 불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그 분노는 누군가의 목에 닿기 전에 스러질 무력함에서 발아한 것이잖은가.


“···어나라니까! 성인식에 늦잠 자면 어떡해!”


카네레의 목소리가 들린다. 울컥 눈물이 솟아오른다. 누구보다 착한 나의 동생.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던 나의 동생.


아체르가 마지막에 본 카네레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그녀의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았으니까···.


“아휴! 결국 이 방법을 쓰게 만드는구만!”


쫘아악!


온몸에 냉기가 사무친다. 이게 죽어가는 느낌일까?


“얼래? 이래도 안 일어나네? 오냐, 잘 됐다. 딱 기다려!”


···.


정말?

정말 죽은 거야?


아체르가 눈을 살짝 뜬다.


동생이 낑낑대며 바구니 통에 냉수를 날라오고 있다.


그런데 왜 어려진 거니?

아니, 어떻게 살아 있는 거니?


아니, 애초에 그게 문제일까.


“···카네레?”


카네레가 걸음을 우뚝 멈추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부들부들 떨리던 그녀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쫘아악!


“이 인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카네레가 누군데!”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지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글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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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오랜만이다, 이 망할 놈아! (1) 22.03.01 33 4 14쪽
26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4) +1 22.03.01 47 5 14쪽
25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3) 22.02.28 65 5 14쪽
24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2) +1 22.02.27 77 5 12쪽
23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1) 22.02.25 95 6 15쪽
22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4) 22.02.24 102 8 13쪽
21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3) 22.02.23 109 9 12쪽
20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2) +1 22.02.22 118 8 13쪽
19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1) +2 22.02.21 124 8 13쪽
18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4) +1 22.02.20 128 9 13쪽
17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3) +1 22.02.19 130 9 11쪽
16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2) +2 22.02.18 136 8 13쪽
15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1) +2 22.02.17 143 8 15쪽
14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2) +1 22.02.16 151 8 14쪽
13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1) +2 22.02.15 155 10 13쪽
12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3) +2 22.02.14 164 10 14쪽
11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2) +3 22.02.13 168 11 15쪽
10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1) +1 22.02.12 175 10 12쪽
9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3) +1 22.02.11 176 10 15쪽
8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2) +2 22.02.10 188 13 13쪽
7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1) +1 22.02.09 206 13 14쪽
6 친하게 지내자고. (3) +1 22.02.08 212 12 15쪽
5 친하게 지내자고. (2) +3 22.02.07 226 14 14쪽
4 친하게 지내자고. (1) +5 22.02.06 243 15 13쪽
3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3) +4 22.02.05 277 15 13쪽
2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2) +2 22.02.05 301 16 14쪽
» 프롤로그,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1) +2 22.02.05 388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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