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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한 영웅은 복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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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2.05 00:02
최근연재일 :
2022.03.01 23:39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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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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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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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1)

DUMMY

대리석으로 이뤄진 연무장 위로 아체르와 레이첼이 서 있다.


대련을 할 때 대부분의 생도들은 호승심 서린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본다. 특히 랄프나 알로간즈라면 더욱이 그 정도가 심하다.


랄프의 눈빛은 거대한 맹수의 그것과 비슷하여 온몸을 곤두서게 하는 느낌을 주고, 알로간즈는 서릿발처럼 냉랭한 눈빛으로 상대를 주눅들게 만들곤 한다.


다른 생도들은 비록 그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호승심은 분명 존재한다.


호랑이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온 힘을 다한다는 말이 있잖은가?


미물도 그런데 상대가 그 단델리온의 생도라면 최대한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랄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저놈들은 왜 저러는 거야?’


연무장 중심에 있는 아체르와 레이첼의 모습이 퍽 기가 막히다.


한 놈은 자세도 취하지 않고 짝다리나 짚고 있고, 한 놈은 어쩐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개판, 아니 난장판이네.’


흡사 고백하려고 하는 사람과 이를 귀찮아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가!


“다 준비됐나?”

“뭐, 네.”

“···.”


그 위엄 있는 데인클리프가 말을 꺼냈음에도 여전히 태도는 불량하다.


‘이야, 데인클리프 님의 머리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네.’


랄프가 신기하다는 듯 데인클리프를 바라본다.


사람은 사람이구나. 나는 너무 잘 생겨서 혈관도 없을 줄 알았지.


“···정말 됐나?”

“뭐, 네.”

“···.”


이전과 똑같은 대답에 데인클리프가 뒷목을 주무른다. 금방이라도 입에서 턱주가리를 돌려버리겠다고 노호성을 터뜨릴 것만 같다.


아, 턱주가리라는 표현 따윈 안 쓰겠지만. 아무튼!


“알았다. 그럼 시작하···”

“아, 맞다!”


허허. 이제는 데인클리프 님의 말을 끊기까지 하네.


인간들은 다 저런 걸까? 아버지에게 물어봐야겠어.


“왜 그러지?”


데인클리프의 뒷목을 주무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목창 같은 것이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


풋!


생도들이 비웃음을 터뜨린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 말의 저변에는 자신의 등에 있는 진창(眞槍)을 이용하면 레이첼이 다칠 수 있다는 의미가 깔려있으니까.


데인클리프의 눈썹이 꿈틀한다.


“그게 왜 필요하지?”


데인클리프가 그 이유를 묻는다. 생도들이 알고 있는 것을 데인클리프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되묻는 것은 수치를 주기 위함이다.


“애 다칠까 봐요.”


이렇게 말해놓고 처참하게 무너졌을 때 느낄 그 수치를!


마인들의 입가에 걸린 비웃음이 더욱 진해진다.


하지만 마인들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아체르는 꽤 진지하다. 레이첼과 싸워본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붙은 레이첼에 대해 평가하자면···


‘귀찮은 놈.’


어떻게 보면 악몽과도 같았다. 생살이 찢어지고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도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마치 통증을 잊은 것처럼.


‘아니, 미친놈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의 가치관을 맹신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종종 희생정신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고 주군을 지킨 기사라든가, 신의 인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고행자 같은 이들은 그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일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아체르는 그들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체르 또한 홍유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므로.


그러면 아체르는 왜 레이첼을 미쳤다고 평가했는가?


‘희생하면서 웃고 있으면 미친놈이지.’


기사도, 고행자도 웃으면서 희생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레이첼은 자신의 피가 몸을 적실 때마다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마치 피를 흘리는 행위 자체가 황홀하다는 듯이.


그렇기에 아체르가 지금 마인들 중 가장 경계하고 있는 대상은 다름 아닌 레이첼이다. 불가해한 모습을 보여준 유일한 마인이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레이첼이라고 해도 아직 어린 레이첼을 상대로 질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 잔혹한 손속으로 동귀어진하듯 싸움을 건다면 반사적으로 레이첼을 죽일지도 모른다.


“안 줄 거예요? 다쳐도 책임 못 져요?”

“풋, 알았다. 목창을 건네줘라.”


한 생도가 구석에 있는 목창을 건넨다.


흐음, 하며 아체르가 목창을 몇 번 휘두른다. 자신의 창에 비해 짧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장인은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잖은가. 뭐, 사실 장인일수록 연장을 가리지만.


아무튼!


목창을 이용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들 레이첼의 목을 자를 일은 없을 거다.


“이제 됐어요. 시작해도 됩니다.”


데인클리프가 고개를 끄덕이고 레이첼을 일별하더니 한 손을 높이 쳐든다. 그리고 손을 내린다.


“시작해라!”


***


‘어떡하지?’


레이첼은 당황스럽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녀로서는 아버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갑자기 인간과 싸우라니. 그것도 같이 단델리온이라는 곳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생도를!


질 자신은 없다. 랄프나 알로간즈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그녀 또한 순수한 무위는 상위권이다. 심지어 그녀의 성정이 워낙 유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음에도 그렇다.


그런데 저 인간과 대련을 하라니!


그녀가 봤을 때 인간은 한없이 유약하다.


간식으로 먹곤 하는 토끼처럼···.


한 번 힘을 주면 그 연약한 살이 밀려들어 가고 뼈가 으스러질 것이다. 어릴 때는 토끼를 잡다가 실수로 터뜨린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 뒤로 한동안은 토끼를 먹지 못 했다. 죄스러워서.


그런데 인간과 대련을 하라니!


피를 탐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아체르라는 인간이 만든 단풍나무의 낙엽에서 나는 향을 들이마시는 것으로 겨우 참고 있는 건데!


지금도 눈앞에 있는 아체르는 한없이 유약해 보일 뿐이다. 대련을 시작했음에도 자세를 제대로 취하지도 않는다. 제대로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는 게 틀림없다.


아체르의 모습은 맹수가 입을 쩌억 벌리고 있음에도 위기를 느끼지도 못하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토끼처럼 보인다.


‘차라리 빨리 제압하는 게!’


재빨리 아체르의 창이 닿을 만한 거리로 접근한다. 그러면 당황해서 아체르는 창을 휘두를 것이다.


창은 리치가 긴 만큼 허점도 많은 법이다. 이를 고개 숙여 피한 후 허점투성이인 팔을 그대로 잡아 꺾는다.


‘그러다가 팔이 부러지면?’


생각만 해도 눈이 질끈 감고 싶다. 자신 때문에 누군가가 그런 피해를 본다는 게 죄스러울 뿐이다.


“후우.”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어쩔 수 없다. 다른 방식으로 제압하려다가 혹시라도 아체르가 피를 흘리기라도 흥분을 못 참을 것이다.


안 그래도 다른 뱀파이어들보다 피를 탐하는 욕망이 큰 레이첼이다. 저렇게 황홀한 피 냄새를 풍기는 인간의 피가 흐른다면 순식간에 아체르의 피를 탐할 게 틀림없다.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고 레이첼이 대리석을 박차며 튀어 나간다. 십여 미터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진다. 아체르의 표정이 언뜻 보인다.


당황스러워한다.


‘정말 미안! 심하게 안 다치게 할게.’


아체르가 창을 횡으로 크게 휘두른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긴 하지만 계획대로 못 할 정도는 아니다.


몸을 재빨리 숙이고 그 팔을 잡아서···!


퍽!


레이첼의 시야가 일순 까맣게 물든다. 어느새 자신이 뒤로 물러나 있다. 급소를 내주지 않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말도 안 돼.’


짧은 새에 직전의 움직임을 복기한다. 분명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은 없었다.


아체르가 창을 크게 휘두르면 그걸 피하고, 손을 잡는다.


···크게?


그러고 보면 이상했다. 창을 휘두른다면 당연히 창날이 앞으로 향한 채로 휘두른다. 그런데 아체르가 창을 휘둘렀을 때 창날은 뒤로 가 있었다.


그래, 마치 첫수는 공격이 아니었다는 듯이.


그 다음은 어땠는가. 창을 크게 휘둘러 허리에 반동을 실었다. 그리고 힘을 이용해 창날 쪽으로 몸을 숙인 레이첼의 머리를 찍었다.


‘내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믿을 수 없다. 아체르가 그럴 실력을 가졌을리도 없고, 그런 셈을 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할 리도 없잖은가.


레이첼이 당황스러운 눈으로 아체르를 바라본다.


“···어라?”

“···.”


그런데 아체르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가 대련을 하라고 했을 때도 표정이 한없이 태연하던 아체르가 목 뒤로 창을 건 채로 세상 당황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뒤이어 하는 말도 가관이었다.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


레이첼의 당황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안 미쳤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무의식적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레이첼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아버지는 분노하고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기분이 약간 좋지 않으면 표정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정말 기분이 나쁘다면 구둣발로 딱딱거리기 시작한다.


딱! 딱!


생도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리지만 지금 레이첼에게는 아버지의 구둣발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큰일 났다.’


레이첼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버지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는 아무도 모른다. 레이첼을 제외하고는.


‘정말 미안해, 아체르 군!’


이렇게 되면 힘 조절을 할 수는 없다.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그래도 최대한 관절기로 제압하려고 하겠지만, 일단 온 힘을 쏟긴 해야 할 것 같다.


레이첼이 다시 대리석 바닥을 박차고 나아갔다. 뱀파이어는 마인들 중에서도 유연함과 마법에서 강점을 보인다. 전력을 다한다면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첼이 아체르의 바로 앞에 도착한다. 붉은 눈에는 호승심이 깃들어 있다. 그 움직임이 어찌나 빨랐는지 몇몇 마인들은 그 움직임을 놓치기까지 했다.


아체르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레이첼이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훅!


레이첼의 눈이 놀라 크게 떠졌다. 그녀의 주먹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그토록 가까이에서 공격을 했고, 반응도 제대로 못하는 자세였건만!


당황한 레이첼의 눈동자가 바로 옆에 있다. 아체르의 얼굴이 레이첼의 팔뚝 옆에 있었다.


‘내가 주먹을 잘못 뻗은 걸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하지만 다른 가능성은 더더욱 말도 안 된다.


그 말은 그 가까운 거리에서, 자세도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자신의 공격을 단순히 얼굴만 틀어서 피했다는 것 아닌가!


퍽!


안 그래도 주먹을 내질러 균형을 잃었던 레이첼이 뒤에서 밀려드는 통증에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졌다.


“꺅!”


아체르가 목 뒤로 걸고 있던 창을 그대로 몸을 돌림으로써 레이첼의 뒤통수를 후린 것이다.


이쯤되면 토끼와 호랑이가 누군지는 불 보듯 뻔했다.


레이첼, 아니, 모든 생도들과 데인클리프의 생각과는 달리 아체르가 레이첼을 압도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자세도 제대로 취하지 않고 여유만만이다.


딱, 딱, 딱, 딱!


데인클리프의 구둣발 소리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는 마치 살기라도 담겨있는 것처럼 생도들이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인클리프도 여기서 자신이 나서 아체르를 쓸어버릴 정도로 치사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규칙을 바꿀 정도로는 치사한 자였다.


“실제라고 생각하고 대련해라. 마법을 쓰는 것도 허용한다!”


그 말은 레이첼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체르를 상대하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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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오랜만이다, 이 망할 놈아! (1) 22.03.01 33 4 14쪽
26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4) +1 22.03.01 47 5 14쪽
25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3) 22.02.28 64 5 14쪽
24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2) +1 22.02.27 77 5 12쪽
23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1) 22.02.25 95 6 15쪽
22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4) 22.02.24 102 8 13쪽
21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3) 22.02.23 109 9 12쪽
20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2) +1 22.02.22 118 8 13쪽
19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1) +2 22.02.21 123 8 13쪽
18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4) +1 22.02.20 128 9 13쪽
17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3) +1 22.02.19 130 9 11쪽
16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2) +2 22.02.18 136 8 13쪽
15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1) +2 22.02.17 143 8 15쪽
14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2) +1 22.02.16 150 8 14쪽
13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1) +2 22.02.15 155 10 13쪽
12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3) +2 22.02.14 164 10 14쪽
11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2) +3 22.02.13 168 11 15쪽
»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1) +1 22.02.12 175 10 12쪽
9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3) +1 22.02.11 176 10 15쪽
8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2) +2 22.02.10 188 13 13쪽
7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1) +1 22.02.09 206 13 14쪽
6 친하게 지내자고. (3) +1 22.02.08 212 12 15쪽
5 친하게 지내자고. (2) +3 22.02.07 225 14 14쪽
4 친하게 지내자고. (1) +5 22.02.06 243 15 13쪽
3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3) +4 22.02.05 276 15 13쪽
2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2) +2 22.02.05 301 16 14쪽
1 프롤로그, 나 원래 이런 놈이었지? (1) +2 22.02.05 387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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