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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한 영웅은 복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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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2.05 00:02
최근연재일 :
2022.03.0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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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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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3)

DUMMY

지긋지긋했다.


승전보와 패전보를 듣는 것이.

인간을 죽이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이.

당장에라도 서로를 멸족시키기 위해 싸웠다가도 숨을 헐떡이며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이.


그리고 숨을 돌리고 나면 다시금 쌈박질하는 것이.


“인간들은 모두 솔리투도 산맥을 넘어갔다.”


어텀누스의 장벽 위, 조각상처럼 아름다운 외모의 마인이 말을 건네자 다른 마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마침내 그 지루한 전쟁이 진정으로 소강상태에 든 것은 인간과 마인의 영역이 솔리투도 산맥을 경계로 남북으로 구분됐을 때다.


마인과의 전쟁으로 국력을 크게 소실한 비레스 제국은 주변국의 위협을 이겨내기 위해 전쟁을 멈췄고, 마인의 수장들의 내분을 통제하기 위해 마왕도 전쟁을 멈췄다.


그래서···?


그래서는 없다. 그 빌어먹을 소강상태도 지긋지긋할 뿐이다. 일시적인 평화는 장기간의 전쟁을 위한 밑거름일 뿐이므로.


게다가 진정한 문제는 따로 있다.


“지긋지긋하군.”


알고 있음에도 전쟁을 막을 수 없고, 패자뿐인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였다.


인간들이 물러가고 솔리투도 산맥을 경계로 확실한 구분이 생겼음에도 어텀누스의 장벽에 선 마인의 표정은 좀처럼 풀어지지 않았던 것은.


“미친 새끼들.”


잘 정돈된 검은 머리에 뿔이 솟아 있다. 입고 있는 복장에는 흙먼지도 묻지 않았다.


“다 뒤졌으면 좋겠네. 차라리 둘이 가서 황제 목이라도 뽑아올까?”


완벽해 보이는 외관이지만 눈매는 베일 것처럼 날카롭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마치 걸레라도 문 것처럼 거칠다.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 그 전에···”


뿔 달린 마인의 말에 대답한 것은 조각상처럼 완벽한 외모를 가진 이였다. 창백하다고 느낄 정도로 허여멀건한 얼굴은 무표정했다.


“알데바란, 그 살기 좀 정돈해라. 뒤에 겁먹은 이들이 안 보이나.”

“지랄! 지들이 처강해지던가. 이러니 허구한 날 져대는 거지.”


알데바란이 그렇게 말하고는 오히려 살기를 더 세게 내뿜자, 주변에 있던 다른 마인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인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다. 승리 횟수는 인간들보다 훨씬 많건만, 젊은 마왕에 대한 두려움에 변명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만해라. 알데바란, 너는 날이 갈수록 성질이 더러워지는 것 같군.”

“나는 누구처럼 마음이 넓지 않아서 말이지.”


알데바란이 비꼬는 말투로 그렇게 말하자, 데인클리프의 미간에 혈관이 돋았다.


순간 욱하는 마음이 올라오지만, 데인클리프는 한숨으로 얹힌 마음을 내렸다.


“너만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게 아니야.”


아내가 죽은 후, 알데바란은 더욱 난폭해졌다.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카밀라를 방치했고, 전쟁을 할 때는 그 손속이 잔인하기도 했다.


“···.”

“산책이라도 하는 게 어때?”


데인클리프의 말에 알데바란의 표정이 굳어졌다.


“산책? 그딴 게 무슨 소용이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맞는 말이다. 이제야 전쟁이 겨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어텀누스를 진정시켜야 했다.


하지만 알데바란에게는 쉴 시간이 필요했다.


“정복한 곳의 주변을 살피는 것도 일이다.”

“···.”


일은 맞다. 하지만 마왕인 알데바란이 할 일도 아니었다.


“그래, 아니마 숲이라도 가지. 이제 네가 다스려야 할 곳이니까.”


그때 알데바란은 어떻게 생각했던가?


아마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염병하네. 할 게 얼마나 많은데···라고.


당연한 일이었다. 알데바란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아니마 숲으로 향한 게 알데바란과 데인클리프의 인생에 거대한 변곡점이 될지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


‘지금 이게 뭔 개소리야?’


전생의 아체르는 인간과 마인이 친구가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당연했다. 홍유족에게 마인은 아킬레스건이니까.


과거 마인의 편에 섰다가 신에게 버림받은 인간.

과거를 청산하고 인간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간.

그리고 마침내 경전에 담긴 신의 진노에서 구원받고 싶어하는 인간.


그것이 바로 홍유족이었으니까···.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그 가르침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건 아체르의 목이 달아났을 때였다.


-많이 변하셨네요. 알데바란 님···.

-마인에게도 수십 년은 꽤 긴 시간이니까요오.


어쩐지 쾌활해 보이는 그들의 대담에 아체르는 기가 막혔다.


마인의 도시 인근에 있는 숲, 그곳에 살던 홍유족들이 몰살당했다. 그러면 그 범인은 당연히 마인일 거로 생각했다.


그럴 수 있다고, 회귀 전에 자신이 마인을 죽인 것처럼 그들 또한 인간을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우라니!


그러면 아체르의 눈앞에서 일렁이는 이 도깨비불은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단 말인가!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데인클리프 님은?

-···데인클리프도 잘 지내고 있어요오.


데인클리프? 그 재수 없고 희여멀건한 놈? 그놈이 여기서 왜 나와?


아니, 애초에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잠깐, 잠깐, 잠까아아안!”


아체르가 그들의 대화를 끊자 헤레시스가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른다.


하지만 아체르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내가 말을 해야겠다는데 뭔 상관이야!


물론 좀 전에 자신이 헤레시스를 찌른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로.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죠?”


아체르의 당돌한 질문에 기분이 나빠질 만도 하건만, 도깨비불은 여전히 따뜻하게 일렁인다.


-홍유족의 아해야, 말 그대로란다. 우리가 아니마 숲에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있는 알데바란 님과 데인클리프 님 덕분이야.


응? 아니, 알데바란은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그 데인클리프가? 그 성격 더러운 놈이 인간이 옆에 사는 것을 허락했다고?


내가 어텀누스에 들어오는 것은 아주 눈을 까뒤집고 반발했는데?


“그 데인클리프가요?”


그 말에는 살짝 기분이 나쁜 듯, 도깨비불이 일순 거칠게 일렁였다.


-데인클리프 님은 사실 마음이 따뜻한 분이란다. 데인클리프 님보다는 오히려 알데바란 님의 성격이 더 개차반이었지.

-아하하, 그때는 아직 어려서 그랬죠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러니까 홍유족이 아니마 숲에 살 수 있었던 건 알데바란과 데인클리프 덕분이고, 알데바란이 예전엔 성격이 개판이었다고?


아체르가 대화를 정리하는 사이 도깨비불과 알데바란은 다시 대화를 나눈다.


-마테르쿨라도 잘 있다 갔겠죠?

-···네. 점지된 운명대로.


홍유족은 성인식 때 이름을 받는다. 자신의 운명과 관련된 이름을···.


‘마테르쿨라라고?’


마테르쿨라, 엄마라는 뜻을 가진 단어.


아체르가 ‘단풍나무’라는 추상적인 이름을 받은 경우도 특별하지만, 이처럼 운명으로 단정하기 모호한 단어가 이름이 되는 것도 특별하다.


물론 엄마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게 아니다. 다만, 엄마가 되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은 기이하다.


‘그럼 아이의 엄마나 아빠가 된 사람은 모두가 마테르쿨라고, 파렌스라는 이름을 갖게?’


그렇기에 이런 뜻의 이름을 받는 것은 한 가지 경우밖에 없다.


그 이름에 관련이 된 순간 인생에 지대한 변화가 생기는 것.


-그렇군요···.

-그래도 마텔은 행복해했어요오.


알데바란과 도깨비불의 목소리가 잠긴다.


“그으, 죄송한데··· 제가 이제 힘들어서어···.”


헤레시스가 갑자기 끼어든다. 어느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다.


-미안하구나, 아해야. 친우를 보니 너무 반가워서···.


도깨비불을 만드는 것은 크게 마력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 한이 맺힌 영혼들을 담아 견디는 것은 심신에 큰 무리를 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헤레시스라고 해도 견디기 힘든 것이다.


이제 작별 인사를 하려는 참이었다.


“잠깐만요!”


듣다 보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어버버거렸지만, 이대로 아체르는 이대로 넘어갈 인간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지금 홍유족이 아니마 숲에서 살게 된 게 마인 덕분이라는 거죠?”


도깨비불이 마치 빙그레 웃는 것처럼 부드럽게 일렁인다.


-그렇단다.


아니, 그러면 앞뒤가 이상해진다. 이들이 알데바란 덕분에 아니마 숲에서 지낼 수 있었다면 죽을 일도 없잖은가!


“그러면 여러분의 원한은 마인을 향한 게 아니겠네요?”


-···그렇지?


침묵을 지키던 도깨비불이 말을 뗀다.


“그러면 인간이 죽인 거예요?”


모두의 말문이 턱 막힌다. 논리적으로 보면 빠진 부분도 많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다.


아니마 숲에는 위협적인 마물도 없었다.


있었다고 한들 알데바란과 데인클리프가 돌봐줬다면 제아무리 위협적인 마물이 온다 한들, 발톱을 치켜들기도 전에 가죽이 벗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도깨비불이 입을 열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가르침을 주는 노인처럼 부드러운 말투였다.


-아해야.


“네.”


-홍유족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이지?


“참회와 용서···죠.”


그래, 홍유족은 참회와 용서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들의 조상이 원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참회와 그 반성의 의미로 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용서.


-그러니 알려줄 수 없구나.


아체르가 씨익 웃는다.


“그렇군요. 알겠어요.”


알데바란과의 대화로 유추하건대 이 도깨비불은 검은 바위족의 라크리마처럼 족장이 틀림없다.


그리고 라크리마가 자신의 부족이 멸족될 때도 인간을 용서하라고 아체르에게 말한 것처럼 이들도 인간을 용서하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침묵을 선택한 거고.


“그게 참회와 용서라는 거죠? 당신들은 용서했고?”


그래, 그들은 그게 참회와 용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단다.


“그런데요···.”


아체르가 목을 어루만진다.


“당신들은 왜 원한이 남아 이곳을 떠도는 거죠?”


용서? 헛소리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원한을 가진 채, 아니마 숲을 배회할 일이 없잖은가!


“참회와 용서? 좋죠. 그런데 그걸 좇다가 부족민들이 희생당한다면요?”


-···


“그래도 용서해야 한다? 홍유족은 원죄가 있으니까?”


-···.


아체르가 봤을 때 그건···


“헛소리! 날 때부터 죄를 지은 사람은 없어요. 홍유족이기에 원죄가 있고, 인간이 아닌 마인이기에 차별을 당해도 되는 것은 개소리에요. 그리고 그건···.”


아체르는 알고 있다. 홍유족의 족장들은 누구보다도 홍유족을 생각하고 부족민을 위한다는 것을.


그러면 홍유족의 족장들은 이런 헛소리를 왜 한단 말인가.


“용서와 참회가 아니에요. 그저···.”


-···.


도깨비불이 침묵을 지킨 채로 일렁인다.


아체르는 알고 있다. 그가 뱉으려는 말은 지금 눈앞의 도깨비불과 검은 바위족의 라크리마의 가슴에 대못을 찍는 소리라는 것을.


하지만 아체르는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체념일 뿐이죠.”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부족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체념.

용서해야만 하는 힘없는 자의 체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이가 하나도 없는 이의 체념.


아체르는 홍유족을 체념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다른 방법이 있느냐?


“간단해요. 우리가 강해지면 돼요.”


아체르가 그 말을 하며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옆에는 외뿔이 달린 마인과 늑대인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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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4) +1 22.03.01 48 5 14쪽
25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3) 22.02.28 65 5 14쪽
24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2) +1 22.02.27 77 5 12쪽
23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1) 22.02.25 95 6 15쪽
22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4) 22.02.24 103 8 13쪽
21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3) 22.02.23 110 9 12쪽
20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2) +1 22.02.22 118 8 13쪽
19 그러니까 환영회를 연다고? (1) +2 22.02.21 124 8 13쪽
18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4) +1 22.02.20 128 9 13쪽
»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3) +1 22.02.19 131 9 11쪽
16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2) +2 22.02.18 136 8 13쪽
15 마인과 인간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건가? (1) +2 22.02.17 143 8 15쪽
14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2) +1 22.02.16 151 8 14쪽
13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1) +2 22.02.15 155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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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안 미쳤네? 왜 안 미쳤지? (1) +1 22.02.12 17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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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2) +2 22.02.10 189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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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친하게 지내자고. (2) +3 22.02.07 226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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