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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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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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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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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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 1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새소리에 잠을 깼다.


아직 미명이라 새 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조선 수군이 주둔한 바닷가에는 화톳불을 피웠는지 여러 곳에서 붉은 점들이 꿈틀거렸다.


봇짐에서 찐쌀을 꺼내 씹었다.


기지개를 켜고 조선 수군의 움직임을 살폈다.


식사 준비를 하는지 붉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슴푸레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식사 후 바로 출항하기 위한 것이리라.


저들 속에 이 순신이라는 조선의 영웅이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만나보고 싶었다.



조선 수군함대가 출항했다.


섬을 돌아 섬 안쪽 바다로 들어선 조선 수군함대가 넓은 바다 위에서 무엇인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멀어서 흐릿하지만 분명 대장선으로 보이는 곳에서 기가 올라오면, 여러 함선이 일제히 움직였다.


“훈련······? 적을 앞에 두고 훈련이라니···.”


수군의 경험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조선 사내를 통해 들은 정보와 나름의 정보를 통해 일본 수군에 대한 대응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훈련에 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쥰세이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분명 쥰세이도 조선 수군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쥰세이를 찾아 여러 곳을, 있을 만한 곳에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설마?’


급하게 쥰세이가 은폐한 곳으로 달려갔다.


‘이런!’


조선 수군의 훈련 모습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쥰세이가 은폐 장소의 흔적을 지우고 사라졌다.


아직 온기가 있었다.


쥰세이가 움직였을 만한 곳을 살펴보다 산 능선을 따라 아래로 달리기 시작했다.


산 아래 언덕을 지나 울창한 소나무 숲을 가로질렀다.


‘배가 있는 곳으로 가겠지.’


얼마를 달려 내려가자 산기슭 아래 나무가 흔들렸다.


급히 걸음을 죽이며, 움직임을 살폈다.


스이키가 다리를 절며 산을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쥰세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몸을 숨기고 한참을 기다렸다.


스이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도록 쥰세이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어젯밤에···, 젠장! 당연히 둘이 함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장군이라면 어제 조선 사내도 있고 충분히 대비하시겠지.’


산 아래 능선에 있는 큰 소나무 위로 올라가 조선 수군의 움직임을 살폈다.


“일본의 대함대가 몰려올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려 줘야 할까? 어제 조선 사내가 분명히 견내량의 함대를 알려 줬을 것이다. 하지만 안골포에 있는 함대가 합류하게 되면 견내량의 두 배가 될 것인데, 그런데도 조선 수군이 이길 수 있을까?”


계속 혼잣말하며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의 싸움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조선 수군의 대장선이 여러 함선을 날개를 펴듯 거느리고 있었다.


당당한 모습으로 견내량을 바라보고 있을 이 순신, 멍하니 조선 수군을 바라보며 애타는 마음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쥰세이가 어젯밤에 움직였다면 노군들을 통해 견내량에 있는 와키자카에게 알렸을 것이다. 와키자카가 다른 부대를 기다릴까? 아니면···. 지금 저 조선 수군이 바다 위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쥰세이도 보고 있을까. 후후! 배가 없기에 알릴 방법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지난밤 쥰세이가 산에서 내려간 것이 조선 수군에게는 행운이 되어 버렸어.”


씁쓸한 웃음을 웃으며 지도를 펼쳤다.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섬이 한산섬이고 그 건너편 아래가 경상우수영이 있던 오아포였다. 멀리 북쪽의 견내량을 바라보았다.


한 시진을 훈련하던 조선 수군의 함대에서 척후선으로 보이는 배 몇 척이 견내량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조선 척후선이 견내량으로 올라가자 곧바로 조선 수군 본대가 여러 함대로 나뉘어 섬들 뒤로 숨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유인 작전을 사용할 모양인데, 지금까지의 전투가 다 유인 작전에 말려 일본 수군이 참패당하지 않았는가. 두 번째 충돌부터는 유인 작전에 말려들지 않고 굴강을 이용한 방어전으로 맞선 일본 수군인데. ······좀처럼 유인 작전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조선 수군, 아니 이 순신 장군은 저런 작전을 다시 사용하려 할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똑같은 작전을 사용하는 거지?’


조선 수군의 작전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작전이나 전투를 보면 분명 조선 수군이 잘 이겨 내리라 여겼다. 아니 여기고 싶었다.


견내량 입구에 있던 일본 수군의 척후선이 조선 수군의 척후선을 보자 견내량으로 도망을 갔다.


썰물 때라 조선의 판옥선이 일본의 세끼부네를 따라잡기는 어려웠다.


물살을 이겨 내며 판옥선이 견내량으로 따라 들어갔다.


“작전에 와키자카가 걸려들어야 하는데······.”


얼마 후 견내량에서 대포 소리가 들렸다.


“다섯 척으로 와키자카를 상대하다니······.”


포 소리를 들으며 한산도 앞 바다의 조선 수군의 움직임을 살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고요한 적막만이 흘렀다.


견내량에서 포 소리가 들린 지 반 시진도 되지 않아 조선 수군의 척후선들이 빠르게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 뒤를 일본 수군의 아타케부네와 세키부네가 빠른 속도로 뒤쫓았다.


썰물을 따라 조선 수군보다 일본 함선들이 더 빠른 속도로 와키자카가 탄 대장함을 따라 오십여 척의 일본 함대가 길게 늘어지며 따라 나오고 있었다.


“아! 이 순신의 유인 작전에 와키자카가 걸려들었다. 다행히 다른 부대가 합류하지 않았어. 와키자카 홀로 대승을 거두고 싶어 환장했군. 하지만 함대의 규모가 차이가 크게 나지 않고 일본 군함은 속도가 빠르다. 대 혈전이 되겠는걸.”


이 순신의 유인 작전에 웃음이 나왔지만 빠른 속도로 추적해 오는 함선들을 보며 걱정이 앞섰다.


진격하는 속도로 바로 조선 함선들을 들이박을 기세였다.


일본의 세키부네가 조선 척후선을 따라잡고 있었다.


일본 대장선에서는 북소리가 계속 울렸다.


“저 앞에 조선 주력선이 있다. 전원 진격하라! 배가 부서지더라도 들이박아라.”


조선의 척후선 앞에 조선 수군함대 중 스무 척 정도가 보이자 와키자카가 전투명령을 내렸다.


조선 수군은 척후선이 다가오자 함께 뱃머리를 돌려 한산섬 방향으로 후퇴했다.


이를 본 와키자카가 단숨에 따라잡아 병사들이 조선 배로 건너가기 위해 격군들을 독려했다.


“더 빨리 노를 저으라. 저들이 멀리 도망을 가기 전 모두 박살을 내야 한다.”


“대장님! 곤란합니다. 저들의 유인 작전일 수 있습니다. 적들의 동태를 확인한 뒤 추적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부관인 와타나베 시치에몬이 만류했지만, 누각에서 나와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조선 수군을 보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 저길 봐라. 나 와키자카가 무서워 줄행랑을 치고 있지 않으냐! 용인전투에서도 적은 우리의 열 배가 넘었지만 모두 오합지졸들이었다. 저들도 같은 조선 병사일 뿐이다. 어떻게 우리 대 일본의 수군이 저런 오합지졸의 조선 수군에게 당했는지 모르지만 나 와키자카는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을 것이다. 뭣 하느냐, 전 함대 진격하라.”


견내량을 빠져나온 일본 함대가 빠르게 조선 함대에 접근하고 있었다.


료우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수십 척의 함대들이 쫓고 쫓기는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일본 함대가 미륵도 입구까지 조선 척후선을 따라잡고 있었다.


대장선과 그를 따르는 아카타부네를 비롯한 본진이 료우타의 눈앞으로 빠르게 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속도를 내면 조선 수군의 척후선이 잡힐 거리였다. 본선도 눈앞이었다.


“적이 눈앞에 있다. 전군 진격하라!”


와키자카가 신이 난 목소리로 군사들을 격려했다.


하늘로 불꽃이 날아올랐다.

와키자카가 하늘로 올라가는 불꽃을 보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하늘 높이 난 소리는 조선 수군이 쏘아 올린 신기전으로 작전을 알리는 신호였다.


조선 수군 함선에서 북소리가 울리자 도망가던 조선의 함대가 뱃머리를 선회하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뱃머리를 돌려 측면의 포들이 일본 함대를 노려보았다.


일본 군함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갑자기 돌아서는 적의 함대에 놀랐는지 급히 속도를 줄였으나 앞으로 달려가는 속도를 이길 수가 없었다.


“아, 아니. 저, 저것은······.”


와키자카가 조선 함대의 신속한 움직임에 당황해 말을 잇지 못했다.


“하하하, 그렇지. 당당하게 싸워야지. 내가 바라는 바다. 전군 진격하라.”


잠시 당황하던 와키자카가 칼을 높이 들고 고함을 질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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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또 다른 검 이순신 22.08.02 96 0 15쪽
169 일본 무장 손문욱 22.08.01 69 0 10쪽
168 조선 백성의 하늘을 베라 22.08.01 67 0 12쪽
167 천손 3 22.07.31 58 0 11쪽
166 천손 2 22.07.31 51 0 9쪽
165 천손 1 22.07.30 62 0 9쪽
164 주조와의 대결 22.07.30 69 0 9쪽
163 되찾은 청동거울 22.07.29 72 0 13쪽
162 히데요시의 허왕된 꿈 22.07.29 58 0 10쪽
161 세 남매 22.07.28 61 0 13쪽
160 원수의 목을 베다 22.07.28 64 0 11쪽
159 울돌목 싸움 2 22.07.27 61 0 10쪽
158 울돌목 싸움 1 22.07.27 67 0 11쪽
157 왕도깨비 22.07.26 55 0 9쪽
156 타이요우와의 결투 22.07.26 54 0 12쪽
155 배신자 준사 22.07.25 61 0 11쪽
154 두려움과 호승심 사이 22.07.25 62 0 12쪽
153 일본 장수를 사랑한 여인 22.07.24 66 0 11쪽
152 한산섬 어린 포로 22.07.24 60 0 11쪽
151 초로한 이순신 22.07.23 58 0 15쪽
150 이순신의 길 22.07.23 53 0 10쪽
149 불타는 조선의 바다 22.07.22 62 0 10쪽
148 풍전등화 22.07.22 61 0 9쪽
147 닌자들의 싸움 22.07.21 57 0 11쪽
146 묘수인가 악수인가 22.07.21 58 0 11쪽
145 또 다른 여우와의 담판 22.07.20 58 0 13쪽
144 다시 교토로 22.07.20 62 0 10쪽
143 포주 진자에몬 22.07.19 63 0 9쪽
142 여우와 너구리 22.07.19 71 0 9쪽
141 고려신사 2 22.07.18 65 0 10쪽
140 고려신사 1 22.07.18 55 0 11쪽
139 쫓겨간 에도 22.07.17 59 0 12쪽
138 추격자 마리지천 22.07.17 57 0 10쪽
137 고야산으로 2 22.07.16 62 0 9쪽
136 고야산으로 1 22.07.16 53 0 9쪽
135 또 다른 혼노지의 적 2 22.07.15 56 0 12쪽
134 또 다른 혼노지의 적 1 22.07.15 59 0 10쪽
133 사카야마의 죽음 22.07.14 62 0 11쪽
132 속고 속이는 자들 22.07.14 54 0 10쪽
131 타이요우의 폭주 22.07.13 56 0 11쪽
130 타이요우의 배신 22.07.13 64 0 9쪽
129 불타는 올빼미 둥지 22.07.12 58 0 9쪽
128 이시카와 고에몬 22.07.12 59 0 12쪽
127 오사카성 잠입 2 22.07.11 64 0 11쪽
126 오사카성 잠입 1 22.07.11 55 0 10쪽
125 다시 만난 예솔 22.07.10 64 0 10쪽
124 죽음 앞에 선 자 22.07.10 65 0 10쪽
123 지로자에몬 22.07.09 63 0 12쪽
122 사카이 거상 이마이 소큐 22.07.09 83 0 10쪽
121 쫓고 쫓기는 자 2 22.07.08 64 0 9쪽
120 쫓고 쫓기는 자 1 22.07.08 58 0 9쪽
119 소원 하나 22.07.07 75 0 8쪽
118 일본으로 압송되다 22.07.07 72 0 10쪽
117 타다츠구(단검) 22.07.06 64 0 10쪽
116 간자 료우타 22.07.06 69 0 10쪽
115 한산섬에서 만난 쥰세이 22.07.05 58 0 9쪽
114 한산섬 달 밝은 밤에 22.07.05 71 0 10쪽
113 또 다른 비밀작전 22.07.04 63 0 10쪽
112 기만작전 22.07.04 65 0 10쪽
111 논개의 죽음 22.07.03 73 0 10쪽
110 무너지는 진주성 22.07.03 65 0 8쪽
109 조선 무사와의 만남 2 22.07.02 72 0 9쪽
108 조선 무사와의 만남 1 22.07.02 71 0 11쪽
107 무솔이 되다 2 22.07.01 68 0 9쪽
106 무솔이 되다 1 22.07.01 80 0 10쪽
105 한 명호(韓命昊) 22.06.30 67 0 9쪽
104 살동이 22.06.30 69 0 9쪽
103 일본에서 쇄환된 조선인 22.06.29 61 0 10쪽
102 벗점골에 모인 사람들 22.06.29 69 0 10쪽
101 운명인가? 22.06.28 64 0 9쪽
100 숙명인가? 22.06.28 73 0 11쪽
99 가슴에 꽂힌 애기살 22.06.27 74 0 11쪽
98 조선 무사에게 쫓기다 22.06.27 66 0 11쪽
97 진주성에서 만난 철포대장 22.06.26 83 0 11쪽
96 닌자들 간의 싸움 22.06.26 66 0 11쪽
95 진주성으로 22.06.25 73 0 9쪽
94 조선 무사와의 첫 대결 22.06.25 67 0 9쪽
93 이순신을 척살하라 2 22.06.24 84 0 9쪽
92 이순신을 척살하라 1 22.06.24 67 0 8쪽
91 조선 수군의 포로가 된 쥰세이 22.06.23 74 0 9쪽
90 한산대첩 2 22.06.23 60 0 9쪽
» 한산대첩 1 22.06.22 68 0 9쪽
88 와키자카의 호승심 2 22.06.22 69 0 9쪽
87 와키자카의 호승심 1 22.06.21 66 0 10쪽
86 거북배 22.06.21 65 0 8쪽
85 복수의 서막 22.06.20 58 0 9쪽
84 동료를 베다 22.06.20 59 0 9쪽
83 조선 백성을 지켜라 +2 22.06.19 6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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