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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의신 식물인간에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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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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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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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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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편. 게임의 신 – 한 걸음씩.

DUMMY

33편. 게임의 신 – 한 걸음씩.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바깥은 어지러웠다.


[계약 종료 오강신 앞으로의 행보는?]

[오강신 버리나? 극성 팬들의 무례한 행위]

[제일대학병원, 게임단의 지급 정지 통보문은 사실이나, 자신들은 오강신을 버리지 않겠다. 선언.]

[계속 VIP실에서 머물게 된 오강신 한숨 돌리다.]


댓글들은 흥분한 팬들과 악플러들이 뒤섞여 지옥이 펼쳐졌고, 그의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변 이들은 당연히 화를 냈다.

팬들도 당연히 화를 낼 수밖에 없었으나, 갑자기 터진 오신성의 선수단 갑질 문제가 터지면서 이야기는 바뀌기 시작한다.


[감독의 해명. 양팔을 움직인다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

[코치와 선수들 대부분 찬성. 이는 오히려 오강신의 인성이 문제가 아닌가?]

[감독과 선수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찬성했다는 정황이 사실로 밝혀져.]

[오강신의 강압적인 명령을 듣고 괴로웠다는 선수들의 인터뷰]


그걸 보고 가만히 있을 오강신이 아니었다.


[오강신! 공익 요건에 부합한다면 회의록 녹취파일을 공개할 예정.]

[오히려 당한 건 오강신? 우승을 위해 애원한 내용이 들어 있어 충격!]


실제로 그는 마지막 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애원하거나 부탁한 적이 많았다. 좋게좋게 가자고 생각해서 강압적인 대화보다는 설득 위주로 해왔다.

단지 올해 봄 삼 개월 동안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실력이 없으면 그대로 내려 버리고, 자신의 말을 안 들으면 그때도 내려 버리고,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실수를 반복한 선수를 보며 고소까지 한다고 윽박질러서 그 실수를 막아 세웠다.

물론 어이없는 밴픽을 한 코치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윽박질러서 강행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우승했잖아.


결과로 보여줬고,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

국민이 보기엔 고액 연봉 선수 어떻게든 계약 연장 안 하고 은퇴시켜 액수를 줄이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오강신이 불을 더 지핀다.


[회사 행사를 나갔다 당했는데도 버림받은 오강신.]

[노동부측 인사 입장 “테러 예고가 있었는데도 공격당했다면 게임단 책임, 당연히 산재 처리해야 한다. 이는 법적으로도 문제 된다.” 밝혀.]

[팬들 “거짓 진술한 게임단 선수들, 오히려 역으로 갑질한 게임단에 노동부와 검찰에 고발 예정” 입장문 발표.]


게임단이 이제 남은 패는 선수의 사생활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오강신은 몇몇 선수들처럼 연봉을 흥청망청 쓰거나, 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오히려 바쁜 시간을 쪼개,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지원센터에서 기부와 봉사를 하거나, 선수 중 어려운 사정이 있는 집에 돈을 빌려주기도 한 적도 있는 등 여러 선행을 해왔다.

깔 건 없고, 오히려 미담만 늘어나니, 게임단에 비난만 늘어났고, 게임단은 결국 양손을 들어 항복한다.

단장이 고개를 숙여 사죄한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저의 잘못.]

[허위 인터뷰한 선수들 전부 자진해 연봉 삭감 및 자숙 기간에 들기로 해.]

[감독, 과한 경쟁 탓에 벌어진 어린 선수들의 치기 어린 행동이라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고개 숙여 사과]


그리고 오강신과 계약 연장을 하겠다고 하자, 오강신도 이번엔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멀쩡한 동료들의 자리를 빼앗는 건 부당하다. 명단 제외는 받아들이겠다. 은퇴는 아니고 재활을 하겠다.]

[대신 낫기 전까지 코치로 계약하겠다.]


누구는 왜 게임단을 떠나지 못하느냐고 말하겠지만, 그는 이 게임단에 육 년이라는 시간을 몸담았다.

깊은 정도 들었고, 그가 아끼는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또한, 그가 가진 지분이 이십 퍼센트나 되었고, 이를 휴짓조각으로 만드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무엇보다 그를 떠나지 못하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진범을 찾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내부인 소행 같다.]

[경호원들도 명령을 받고 배치를 바꿨단다. 문제는 그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는 그들도 모른다고 했어. 하지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게임단 사람밖에 없다는 건 확실해. 그쪽에서 연락이 온 기록이 있었다.]

[김희은을 만난 자를 추적 중인데, 사각지대를 잘 찾아서 이동했는지, 아니면 곧장 가면과 옷을 벗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공원에서 나간 걸 봤는데, 그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그런데 그때 지나간 차량을 검색해보니, 공교롭게도 너희 게임단 차량이 있더구나, 그것도 김희은을 추궁해 알아낸 날짜마다 말이야.]

[일단 게임단, 또는 게임단에 속한 이를 부리는 자가 연관된 건 확실하다. 그러니 당분간 게임단 사람들은 만나는 걸 주의할 필요가 있다.]


=내부=


바깥에서 오강신을 둘러싼 태풍이 한차례 몰려왔다가 사라진 가운데, 오강신은 ‘올인’전략의 결과물을 보고 있었다.


[가상현실모드 2단계 조건 중 첫 번째를 달성하셨습니다.]

[가상현실모드 2단계 조건 중 두 번째를 달성하셨습니다.]

[가상현실모드 2단계 조건(1단계 한계치까지 에너지 총량 최소 요구치확보 O, 1단계 한계치까지 전송량 최소 요구치확보 O, 1단계 한계치까지 연산력 확보 X, 가상현실적응도 10% X) 중 두 개만 더 달성하면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업그레이드 시간은 하루이니, 주변에 알리길 바랍니다.]


자동 모드도 현재 1단계.

재생 모드까지 생각하면, 조건이 뭔지 궁금했지만, 정보가 없으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다.

추측에 시간 낭비보다는 가상현실모드를 실험해 보기로 한다.


“신이 강림했다.”


외치자마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문이 열리더니, 그가 날아가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바깥화면을 보여주는 세상이 흔들렸다.


=외부. 오전 08시 21분=


오강신이 상체를 벌떡 일으키자, 그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김호춘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 무슨 일입니까.”

“그냥 몸을 일으켰는데요. 차라리 잘 누워서 쉬시지 그래요.”

“아닙니다. 근데, 혹시 걸어 보시려는 겁니까?”

“네.”

“잠시만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그가 말릴 새도 없이 반대쪽으로 이동한 김호춘은, 오강신의 왼편으로 오더니, 밑에서 슬리퍼를 꺼낸 후 그의 왼팔을 붙잡는다.


“안심하고 제게 기대면서 천천히 움직이십시오.”

“네.”


도와주겠다는 사람 뿌리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걷는 게 더 중요한 그였기에, 그는 대답과 동시에 왼발을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몸이 흔들리지 않고, 슬리퍼에 발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오른발도 내려놓자, 그는 앉은 자세가 되었는데, 이 다음은 서는 거였다.


“천천히. 서세요. 천천히.”


오강신은 발에 힘이 제대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지만, 괜히 나대다가 근육이 놀라서 경직이 와서 쓰러지는 것보다는 나았기에, 김호춘의 말대로 천천히 몸을 세웠다.

온전히 서자, 오히려 김호춘을 약간 내려다보게 되었다.


“키가 몇이라고 하셨죠?”

“백팔십이입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보단 약간 작은 키였던 자신이 오 센티미터는 더 크다니, 잠깐 당황해서 대답 못하는 사이, 김호춘은 살짝 굳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한다.


“혹시 다리에 힘이 안 들어오는 겁니까?”

“아닙니다. 들어옵니다. 단지, 다른 생각 좀 하느라고요. 그럼 걷겠습니다.”

“네! 먼저 내밀고 싶은 발부터 편하게 내미세요. 천천히 하는 겁니다. 천천히.”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걷기 시작한 오강신의 모습에 김호춘의 눈가가 살짝 물기가 맺혔다.

오강신은 자연스러운 김호춘의 말과 행동에 궁금한 점이 생긴다.


“경찰관이신데, 전에도 그렇고 누굴 간호하는 게 익숙해 보이십니다.”

“제 아버지가 풍이 와서 쓰려지셨습니다. 보살피다 보니 익숙해진 거죠. 이젠 혼자서 걸으실 정도로 회복하셨습니다. 발은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좋지 않은 가족사에 오강신이 사과할 틈도 없이, 들어온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멀쩡합니다. 단지, 뛰는 건 힘들겠네요.”

“편한 마음으로 조금씩 늘려나가면 되는 겁니다. 무리하지 말고, 딱 불편해진다 싶을 때, 돌아가는 겁니다. 자. 하나. 둘. 하나. 둘.”


점점 오강신의 걸음이 빨라졌다.

그렇게 오 분 정도 걸었을 때 오강신은 머리에 두통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아무래도 돌아가야겠습니다.”

“어지러우신가요?”

“어지럽기보다는 머리가 살짝 아파서요.”

“그럼 천천히 돌아가겠습니다. 하나. 둘. 하나. 둘.”


그렇게 돌아온 오강신은 천천히 누웠다.

약간 어두운 안색의 그에게 김호춘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든 처음이 힘든 거지, 이렇게 바로 움직여서 걷으셨으니, 금방 회복되실 겁니다. 가족들에게는”

“제가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당분간은 이대로 둘이 있을 때만 연습하도록 하죠.”

“하지만-”

“회복이 마냥 쉽지 않을 거 같아서요. 어쩌면 이게 최고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맘도 있어서요.”


갑자기 미소짓는 오강신의 모습에 그는 멈칫했다가 따라 미소짓는다.


“알겠습니다. 가족분들에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뭘요. 환자분 부탁대로 할 뿐인데요.”


그 뒤로 간단한 대화를 하다가 김호춘은 김진배와 교대를 했고, 오강신은 휴식을 핑계로 눈을 감았다.


=내부=


생각보다 소모량이 많았다.

단순히 오 분 걷는데 절반을 소모한 것이다.


[오른팔 적응도 73%까지 올랐습니다.]

[왼팔 적응도 90%.]

[상체 적응도 80%.]

[목 적응도 98%.]

[말하기 적응도 87%까지 올랐습니다.]

...

[눈 적응도 100%. 2단계에 다다르기 전까진 변동사항은 없습니다.]

[가상현실 적응도 7.26279%까지 올랐습니다.]


“이 단계는 되어야 오래 걷거나 뛰는 게 가능하다는 건가?”

“그래도 적응도가 빠르게 오르네요.”

“응. 목표 수치는 금방 할 거 같아.”

“적응도가 오르면 소비량도 줄고 총량이랑 전송률이 조금이라도 좋아지니까. 일 단계로 오래 걷는 건 가능할지도 몰라요.”

“걷는 시간을 기준으로 10분이니 그러길 바라야겠지. 그런데 다른 부위 적응도는 걸었는데도 오르지 않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아무래도 뛰어야지 오르지 않을까요?”


우미의 말에 그는 자신이 착각하고 있던 것을 떠올린다.



왜 뛰지 못한다고 생각한 거지.


걷은 것도 김호춘이 부축 없이도 걸을 정도는 되었고, 이 정도 균형 감각이라면 작은 높이라도 뛰어 보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현재 왼팔, 상체, 목, 적응도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동작들을 연습해서, 이제 남은 건 뛰는 것밖에 없었다.


“네 말대로 뛰어야겠어.”

“그럼 언제 하실 거예요?”

“삼 분의 이 정도 차면 할 거야. 이때는 나점례 간호사님 이 계실 때 해야겠지. 뛰는 건, 팔에 꽂힌 것들 제거하고 나서야 가능하니까.”

“그러네요.”

“그럼, 나는 일단 정리부터 하러 갔다 올 게.”

“이번엔 어디로 가시게요.”

“다리로 가보려고, 걸었으니까 혹시나 해서.”


그 뒤로 오강신은 그녀의 배웅을 받으며 다리로 떠났다.


=외부. 오후 08시 02분=


나점례는 오강신이 점프를 한 사실에 기뻐했다.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말에 그녀도 찬성했는데, 오강신은 아직 오늘 에너지 흡수량이 조금 남았기에 옥상으로 올라가길 원했다.

그가 바란 대로 나점례는 그를 데리고 옥상으로 이동한다.


“힘내세요!”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힘내겠습니다.”


힘들게 운동한 지 이십 분도 안 지났는데도, 찡그리는 기색 하나 없이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오강신이 그녀는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선수로는 힘들겠지.


나점례는 선수를 그만두고 코치를 하기로 한 오강신의 결정에 슬프면서도 다행으로 여겼다.


역시 대뇌 쪽에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정확히 문제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선수 생활 때처럼 정교한 움직임과 빠른 판단, 반응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 의사 말을 떠올린 그녀.

오강신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가 선수를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은퇴한 친구들도 있는데요 뭐.>

<그 친구들은 후회하고 있지 않나요?>

<후회는 당연히 하지만, 친구들은 그렇게라도 뛰어서 행복했다고 말하더군요. 저도 이 꼴이 되보니, 그 말이 무슨뜻올 그랬는지 이해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선수가 될 건가요?>

<네! 저는 정말 좋아하니까요.>


눈동자가 어찌나 반짝이는지, 나점례는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살짝 피할 정도였다.

대화를 떠올리던 그녀의 머릿속으로 한 어린 청년의 모습이 나타난다.


나도 차라리 그때 허락했다면 저랬을까.


가상현실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가 자신의 자식이 실종되기 석 달 전이었다.

자식은 게임에 빠져 있었고, 당연히 가상현실게임에도 깊은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가상현실게임의 초창기에는 뛰어난 가상현실그래픽과 현장감을 부여해 새로운 삶을 살게 했지만, 동시에 강한 몰입감과 불편하고 인체에 맞지 않는 장비로 인한 몸에 강한 무리를 줘서 사람의 정신과 신체를 피폐하게 만든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강했다.

당연히 그녀는 반대했다.


<안 돼 위험해! 절대 허락할 수 없어!>

<위험해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안된다면 안 돼!>


아들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다.

그 이후로 가상현실기기가 빠르게 발전하더니, 육 년 전쯤에는 운동한 이들의 몸은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고, 현재는 약한 이들의 몸에도 무리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신적인 부분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지만, 이는 접속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현실과는 아예 다른 게임을 하게 해, 현실과 가상의 혼동으로 오는 정신착란 증상 문제도 사라졌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다.

정확히 오강신이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나이에, 자신의 자식이 사라졌다.


같은 나이에 가상현실게임에 빠졌고,

같은 나이에 아들은 실종됐고, 오강신은 프로게이머가 됐다.


요즘 들어 그녀를 상념에 자주 젖게 만들었고, 오강신을 자기 아들처럼 여길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미친 건 아니었다.

아들처럼이지, 진짜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사람들이 떠나가고 이제 둘이 남은 상황.

그녀는 야경을 말없이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아들을 닮아 있었다. 그녀의 아들도 저렇게 물끄러미 야경을 바라보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아들이 아니다.

그는 오강신이야.


그녀는 마음속 혼란을 없애기 위해 말을 꺼낸다.


“코치를 하기로 했다면서요.”

“네. 아무래도 쉽게 나을 거 같지는 않아서요. 그렇다고 제가 해온 일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두서없이 말을 흘려보내는 그의 모습은, 자기 아들도 저렇게 방황하다 돌아오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선수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바른 말보다는, 그의 방황이 좀 더 빨리 끝나도록 말하는 건 어떨까 하는 고민이 들었으나,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넌 정신과 의사도 아니야.

그리고 아들도 아니고.

남의 인생에 뭐라 할 자격이 없어.

애초에 이런 경험도 없잖니.


스스로 달래며 그녀가 침묵하는 사이, 오강신은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사실, 제 일 호 팬은 공준민 형이 아닙니다.”

“공준민씨가 아니라고요?”

“네. 사실은 그보다 더 전에 어리다고 가상현실게임을 못하게 해서 울고 있을 때, 저랑 놀아주던 형이 있었거든요. 자신도 어머니에게 혼나서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리듬 게임 진짜 잘했었는데, 그 형이 비공식 일 호입니다.”


순간 맘이 덜컥 내려앉은 그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두 손을 꽉 붙잡는다.

그런 나점례의 상태를 보지 못한 오강신이 말을 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형이 더 잘했어요. 다른 게임도 그렇고. 진짜 재능이 많던 형이라서 저는 선수가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사라졌더라고요. 어린 마음에 어찌나 많이 울었는지, 오죽했으면 아버지가 수소문했었죠. 결국, 찾지 못했지만 말이죠.”

“아···.”

“아! 하지만 나중에 나타났어요.”


벼락처럼 흔들리는 나점례의 몸.


“분명 제가 가상현실게임 선수로 나선 첫해였는데, 윽! 머리가 아프네요.”


아프다는 말에 나점례의 살짜 멍했던 눈동자가 돌아왔다.


“빨리 돌아가죠. 바깥이 추워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춥기보다는 갑자기 옛날 기억을 떠올리려는데 머리가 아파서.”

“원래 머리에 충격받은 분들은 기억할 때 고통스러워하기도 해요. 혹은 약간 혼동이 오면서, 심적으로 불안해지기도 하고요. 시간이 흐르면 잘 정리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어요.”


그녀의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던 오강신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아! 머리를 신경 안 썼네.”

“네?”

“아닙니다. 덕분에 고민 하나가 해결됐습니다. 감사합니다.”

“호호. 제가 뭔 말을 했다고요.”

“아닙니다. 잊고 있었던 중요한 걸 이제야 떠올렸거든요. 정말 감사합니다.”


떠올렸다는 말에 나점례는 살짝 고민하는 눈빛으로 머뭇거리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틈타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기억하세요?”

“네?”

“비공식 팬 일 호라는 형이라는 사람이 이름 말이에요.”

“아. 그게 기억하려고 할 때 머리가 아파서.”

“어머. 죄송해요. 혹시 지금도 아픈 건 아니죠?”

“아닙니다. 괜찮은데, 도통 기억이 나진 않네요.”


살짝 아쉬운 마음을 떨쳐버리며 그녀는 오강신처럼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나중에, 기억나면 알려주세요.”

“네!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

그녀는 오강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사진을 보여줄까?


잠시 깊은 고민에 빠졌던 그녀는 지갑이 있는 주머니를 매만지다가 다시 휠체어 손잡이로 손을 옮긴다.


아직 아니야.

아직은.


=내부. 십 분 뒤.=


가상현실모드 문에서 걸어 나온 강신은 흥분된 얼굴이었다.


“우미. 왜 머리는 말 안 했어.”

“머리요? 아 뇌요~. 내가 왜 잊었지?”

“잊은 척하지 말고!”

“잊은 게 아니라, 정말 저도 까먹고 있었다니깐요. 솔직히 이렇게 멀쩡히 돌아다니고 말하는데, 뇌를 떠올리는 게 오히려 어렵지 않아요?”

“너는 그래도 다음에 할 수 있는 부위를 알려줬잖아. 왜 뇌는 말 안 한 거야.”

“그야 마스터가 몰랐으니까요.”

“너 요즘에는 자주 도와주고 그랬잖아.”

“저는 정말로 몰랐답니다.” [ㅜ..ㅜ]


이모티콘이 나왔다는 건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오강신은 한숨을 내쉬고는 주변을 둘러본다.


“그래서, 문이 어딨는데?”

“일 층이 아니라, 이 층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그는 뛰어 올라갔고, 화살표를 따라 시선을 돌린 오강신은 뇌라고 적인 문을 발견한다.

방 위치가 복층인 만큼 위는 천장이 낮고 경사가 쳐서 불편했다. 자주 오지 않는 오강신만이 가끔 와서 자는 방이었는데, 그곳에 뇌로 가는 문이 생긴 거였다.


밤하늘을 볼 수 있는 창문 하나가 유일한 낚이었지.


제대로 관리 안 하면 곰팡내가 나서, 밤하늘 볼 때 말고는 좋은 기억이 없는 곳이기도 했다.

그는 손을 뻗어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작가의말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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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편. 게임의 신 – 인지와 인정 그리고 결심. 22.06.24 38 1 18쪽
52 51편. 게임의 신 – 변환체? 22.06.22 46 1 15쪽
51 50편. 게임의 신 – 약속과 습격. 22.06.21 46 1 16쪽
50 49편. 게임의 신 - 내 말을 따랐다고? 22.06.20 40 1 16쪽
49 48편. 게임의 신 - 승리! 22.06.19 44 1 17쪽
48 47편. 게임의 신 – 첫 게임. 22.06.18 46 1 17쪽
47 46편. 게임의 신 - 그 결정 후회할 거야 22.06.17 44 1 18쪽
46 45편. 게임의 신 - 환자니까 한 경기죠 22.06.16 45 1 19쪽
45 44편. 게임의 신 – 수확. 22.06.15 50 1 19쪽
44 43편. 게임의 신 – 궁금하면 22.06.14 50 1 18쪽
43 42편. 게임의 신 - 홍강환 22.06.13 49 1 18쪽
42 41편. 게임의 신 – 약간의 성장 22.06.12 52 1 17쪽
41 40편. 게임의 신 – 무지개 구슬 22.06.11 53 2 18쪽
40 39편. 게임의 신 - 페널티 22.06.10 52 1 14쪽
39 38편. 게임의 신 - 다른 사람들의 기억 22.06.09 54 1 15쪽
38 37편. 게임의 신 – 새로운 게임단장. 22.06.08 55 1 18쪽
37 36편. 게임의 신 - 기억 정리 22.06.07 57 2 15쪽
36 35편. 게임의 신 – 또 한 걸음. +2 22.06.06 62 3 15쪽
35 34편. 게임의 신 – 별 두 개. 22.06.05 58 2 18쪽
» 33편. 게임의 신 – 한 걸음씩. 22.06.04 60 3 20쪽
33 32편. 게임의 신 – 걷고 싶었다. 22.06.03 66 3 19쪽
32 31편. 게임의 신 – 강렬한 기억. 22.06.02 66 2 19쪽
31 30편. 게임의 신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2.06.01 71 2 14쪽
30 29편. 게임의 신 - 섰다! 섰다고! 22.05.31 73 2 16쪽
29 28편. 게임의 신 – 터져 버렸다. 22.05.30 82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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