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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의신 식물인간에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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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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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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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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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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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편. 게임의 신 – 감정 세계

DUMMY

53편. 게임의 신 – 감정 세계

=내부=


눈을 감고 나서 오강신이 내부에서 눈을 떴을 때, 뇌 방에 있던 구슬들이 날아오고, 재생의 방에 있던 영사기가 날아오더니, 그의 머리 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그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물론 전체를 본 건 아니었다.

정확히 15분짜리 단편 영화를 본 것처럼, 끊기는 장면들을 연이어 보았다.

그가 본 것도 있었고, 보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

뒤죽박죽 섞여 있어서 어떤 것 비슷한 장면인데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 헷갈린 적도 있었다.

어떤 곳은 검게 물들었다가 번뜩이며 재생되기도 했고, 재생되다가 갑자기 검게 물들며 사라지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당부하는 것을 끝으로 그의 기억재생이 끝이 난다.

처음에 든 생각은 자신에 대한 감상이었다.


열심히 살았구나.


더 나은 것을 위해 노력하는 자신이었다.

내면의 유혹과 주변의 고난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고, 했으며, 이뤄냈다.


그다음으로는 부끄러움이었다.


상처 주는 말들이 말았어.

실수도 잦고.


중 2병에 취해 아버지에게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모습도 그렇고, 가상현실기기 앞에서 키 제한 넘겼으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알바생 형에게 억지를 부리는 장면은 숨을 감아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흑역사 중 하나였다.

그리고 초기 동료들에게 철없이 굴었던 자신의 행동이 조주만과 다르지 않은 거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반성 다음에는 의혹들이었다.


도대체 검은 얼룩 속 얼굴들은 뭘까.


너무 빨리 검은색으로 얼룩지는 바람에 그는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을 전부 떠올리지 못했다. 그게 뭔지를 떠올리고 싶어도, 이미 지나간 것들은 그의 눈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니, 그의 의혹이 해결될 리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그리움이었다.


보고싶다.

그리고 저 때가 그리워.


철없고 부끄러운 흑역사를 만든 순간, 그 주변에 있던 친구들과 함께 놀 때면 세상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를 볼 때마다 오강신은 마음이 저림과 동시에 진한 그리움 속에서 그들을 흘려보내야 했다.


감상의 여운 때문에 오강신이 멍하니 있을 때, 눈앞에 글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최소 필요 요건인 연산력 70%를 달성하셨습니다.]

[가상현실 모드 3단계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재생 모드 3단계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자동 모드 3단계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저장 창고 2단계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의 조건 하나를 달성하셨습니다. ??/??]

[????의 조건을 하나 달성하셨습니다. ??/??]

[????의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업데이트 후 공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난 글을 보고 그의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업그레이드 기간이 5일 더 추가됩니다. 너무 많은 변화에 따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수면 모드로 진행합니다. 시작까지 5. 4.]


바깥에 가족들에게 말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함을 지른다.


“이거 못 멈추는 거야!”

“죄송해요. 이건 저도 불가능해요.”

“하지-”


말하기도 전에 의식을 잃은 오강신의 몸이 축 늘어졌는데,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에 몸이 허공에 떠오르더니, 공간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났다.

그리고.


[대량의 에너지가 들어왔습니다.]

[??????의 조건 하나를 달성하셨습니다. ??/??]

[????의 조건을 하나 달성하셨습니다. ??/??]

[대량의 에너지가 들어왔습니다. 남는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적당량의 에너지가 들어왔습니다. 남는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소량의 에너지가 들어왔습니다. 저장 창고가 꽉 찼습니다. 변환체로 전환해 보급합니다.]

...

[소량의 에너지가 들어왔습니다. 변환체로 전환해 보급합니다.]

[??????의 조건 모두 달성하셨습니다.]

[????의 조건을 모두 달성하셨습니다.]

[추가 조건 달성으로 업그레이드 기간이 6일 더 늘어납니다.]

[소량의...]


더 많은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변화는 펼쳐져 있던 공간들이 전부 그에게 빨려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강신의 몸도 구겨지더니, 한 점으로 수렴되었다.


번쩍.


한 점이 되어버린 오강신에게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고, 강한 빛에서 선과 면, 그리고 파장이 흘러나와 선으로 윤곽을 잡고, 면으로 공간을 만들더니, 파장으로 색을 채워 넣었다.

만들어진 공간은 전과 다르게 훨씬 더 넓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배치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만들어진 건 부엌.

그곳에서는 다양한 조리기구들이 만들어지더니, 속이 안 보이는 수납장에 들어간다. 그릇과 다른 보조 물품, 식탁과 의자에 장식품까지 만들어 배치했다.

다음엔 거실이었다.

검은 소파와 휜색 TV와 수납장이 인상적인 곳이었고, 전에는 없던 창문까지 달려 있었다.

그리고 거실에 제일 먼저 나타난 문은 ‘변신’이라 적혀 있었다.

그 옆에는 ‘기억재생’ 그리고 옆에는 ‘창고’라고 적혀 있었는데, 특이한 건 변신과 기억재생은 붙어 있었는데, 창고만 홀로 구석진 곳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다음으로 나타난 건 창고와 기억재생이라 적힌 문 사이에서 나타났는데, 그곳엔 ‘침실’, ‘화장실’이라고 적힌 문들이 나타난다.


웅웅. 웅웅.


이 문들의 반대편에도 문이 나타난다.

문 옆에는 거실 창문이 있었고, 문이 생김과 동시에 창문 바깥에는 오강신이 만든 다양한 크기의 흑마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문 옆에 대기실이라고 생긴 문이 나타나자마자, 현관문 열고 들어온 십인장들이 대기실로 줄지어 들어갔다.


쿠르르르르


울림과 동시에 다시 공간이 커졌는데, 자연히 변신 옆에 새롭게 나타난 것은 엘리베이터와 비슷하게 생긴 문이었다.

그곳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전송’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 나타난 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변신과 전송 사이 거실 바닥에 나타났고, 위로 들어 올려서 여는 방식의 문이었다.

거기에 적혀 있는 건 ‘가상연습’이었다.

문들이 나타나고 변화가 없던 거실에 탁자 위로 시계가 하나 만들어진다.

전자시계 형태의 그것은 시각을 보여주고 있었고,


AM00:00


으로 바뀌는 순간, 허공에서 오강신이 불쑥 나타난다.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그.

천천히 내려앉은 오강신의 몸이 소파에 닿자마자, 그는 눈을 뜬다.



오강신이 맨 처음 본 건 창문이었다.

누워있던 자세라 눈을 뜨면 당연히 볼 수밖에 없는 곳이었는데, 바깥세상은 어두웠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오강신.

그는 졸린 눈을 비비며, 부엌으로 걸어가더니,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어? 생수가 다 떨어졌나?”


텅 비어 있는 공간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의 눈에 빛이 들어온다.


“어?! 뭐야!”


당황한 그가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이곳은 분명 그가 숙소 근처에 마련한 자신이 혼자 사는 집이었다.

가구 배치나 넓이가 그가 있던 곳과 상당히 매우 비슷했는데, 그가 완전히 착각에서 벗어난 건, 어두운 거실 창문 바깥에 보여야 하는 야경이 아닌 흑마를 발견하면서였다.


여긴 안이구나.


빛에 의해 흑마만이 반짝이며 서 있었는데,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 형식의 글자가 나타났다.


[대규모 업그레이드 완료.]

[☆ 경지 달성! 보안 등급 ☆로 승급.]


3D입체 형식의 글자가 허공에 떠 있는 것을 바라보다가 외쳤다.


“우미!”

“네!”

“보고!”

“우선 소파에 앉아주세요.”


그가 소파에 앉자마자 허공에서 글자와 모형이 만들어진다.


[오강신 ☆]

[변신 ☆, 기억재생 ☆, 저장 ★★, 전송 ★★, 가상연습, ★★]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터치하거나 명령하시면 됩니다.”

“일단.”


오강신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너부터.”

“네. 제 이름은 우미. 하지만, 이전 이름은 ASDWE – 12입니다. 여기식으로 하면 아스듀에로 발음하지만, 제가 만들어진 곳에서는 구원이라는 뜻으로 불렸습니다.”

“십이라는 숫자는 네가 만들어진 순서야?”

“아닙니다. 저는 ASDWE – 12 에 속해 있었던 AI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 AI도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AI면 인공지능을 뜻하는 건가?”

“그쪽에서는 보조인격이라는 뜻입니다.”

“보조 인격?”

“네.”


이어지는 설명에서 우미는 자신은 여기보다 훨씬 더 발달한 문명 속에서 극도로 개인화된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발달했냐면, 수명은 기본 500살이 넘었으며, 자식도 원하는 유전자를 입력해서 탄생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자원만 있다면 원하는 물건들을 즉시 뽑아낼 수 있었으며, 자원 재활용도 99.99%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당시 인간들은 꿈에도 그리던 공산주의에 다가섰다고 생각했지만, 그 뒤에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오강신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너무 쉽게 모든 걸 얻어서 허무감에 빠졌다고?”

“네. 모든 건 기계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게 됐거든요. 인간은 오로지 소비만 해도 되는 세상이었죠. 소비만 하다 보니 더 큰 자극을 원했지만, 그것도 끝이 있었고, 끝에 다다른 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게 저였어요.”

“근데 왜 네가 이곳까지 온 거지?”

“그건···.”


그러다가 세상에 감정의 힘을 다루는 것들이 나타나면서 뒤바뀌었고, 십 년 만에 합쳐지는 세상 속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명처럼 멸망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미완성 상태인 차원 이동 기술을 이용해 보조인격을 실은 비행체를 보냈다는 게 설명의 끝이었다.

오강신은 여기서 이상한 점을 느낀다.


“새로운 물질이 감정의 힘으로 움직이는 건 알겠어. 하지만, 그렇게 발달한 문명을 이룩한 사람들이 고작 십 년 만에 멸망을 받아들였다고? 그게 말이 돼?”


그의 질문에 답한 우미의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이변을 발견할 당시 인구는 천만 명.

이렇게 인구가 적은 것은 기존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이었다.

기계가 인간들을 대체하면서 대규모 공항과 혼란이 발생하였고, 그 와중에 거의 모든 돈과 자원을 거머쥔 기득권이 한 곳에 모여 자신들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룩한 기술이다!

더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은 필요 없다!


애초에 그 기술이 발달한 이면에 싼 임금과 전쟁, 그리고 음모에 의해 죽어간 평범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건 잊은, 극도로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끔찍한 논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던 지구에 가장 끔찍한 비극을 불러일으킨다.

파라다이스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바이러스와 자연재해, 질병 등의 이유로 모두 죽어 나가고, 비극을 만들어낸 자들의 후손들은 소비만 일삼다 깊은 허무감에 빠져 자살했다.


“여기 사람들 식으로 말하면 천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결국엔 그들도 멸종했으니까요.”

“멸종은 아니지 않나? 유전자로 자가 생식이 가능했다며?”

“뒤에 탄생한 사람들은 순수 인간의 생식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유전자 조작도 들어간 인간들이었어요.”


천만 명도 노예로 삼기 위해 감정을 거의 제거한 조작 된 유전자로 탄생한 슈퍼 인간들이 대부분이라 시기심과 욕심도 없이 그저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소비하는 데만 익숙해진 상황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인간들이 차지한 면적이 극도로 좁아지면서, 서울 크기의 파라다이스 지역을 제외한 지구 환경은 오염에서 회복되어 천연 상태로 돌아갔지만, 그 바람에 이변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대응이 늦어졌다.


“기록을 뒤져보니 백 년 전부터 시작되었더군요.”

“인공지능에 위성도 있었을 거 아니야. 돌면서 감시했을 텐데, 미리 발견 못 한 거야?”

“저희는 기계입니다. 정해진 범주 안에서만 관측하고 볼 수 있죠. 그게 무슨 뜻인지는 강신님이 잘 아실 거예요.”


새로운 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장비가 없었다는 뜻임을 오강신은 알아챈다.

동시에 오강신은 자신도 얼마 전까지 몰랐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건 우리 인간들도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인간들은 가능성을 품고 있으니까요.”

“그게 뭔데.”

“모릅니다. 진화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죠.”


진화라는 단어에 오강신은 입을 다물었다.

우미의 문명에선 유전자를 완벽하게 해석해서 모든 걸 밝혔다고 생각했으나, 멸망에 이르러서 새로운 세상과 합쳐질 때, 볼 수 있게 된 물질들에 의해서, 인간들은 이미 그 물질들을 몸에 품고 있었다는 걸 발견한다.

이것 때문인지 몰라도 저들의 공격이나 새로운 세상이 합쳐질수록 인간들은 빠르고 감정의 힘에 적응했고, 감정의 에너지 움직이는 물질들이 가득한 세상과 합쳐지는 걸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오강신은 우미의 설명에서 새로운 단어를 발견한다.


“합쳐졌다고?”

“네. 기록을 보니, 알레그로라는 과학자가 최초로 이 세상을 알 게 되었고, 이건 상대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서로를 인지하면서, 감정으로 물질을 움직일 수 있는 세상과 오로지 물리법칙만 물질이 움직이는 세상이 합쳐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하자 이는 누구도 멈출 수 없었고, 강제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말하면서 나오는 동영상에는 물감처럼 덧칠해진 괴상한 동식물이나 괴물들이 기존 문명과 괴상하게 뒤섞여 있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우미는 말을 이었다.


“제가 말했었죠? 슈퍼 인간들은 나약했다고.”

“그래.”

“정확히는 감정의 기복이 너무 작았습니다. 그래서 감정 차원 문명과 동물들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뒤이어 그와 비슷하지만 원색적인 옷을 입은 괴상한 것들이 촉수를 휘두르자, 문명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갈라지거나 뭉개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하네. 하지만 차원 이동을 시킬 정도의 문명이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마스터 예상대로 저희도 저항해서, 많은 수를 죽였습니다. 최소한 저들의 문명 정도는 거의 사라지게 했다고 할 수 있죠. 저희는 감정을 몰랐지만, 저들도 물리로 이룩한 힘이 얼마나 강한지 몰랐으니까요.”


그녀가 말하면서 동영상은 거대한 폭발 구름이 전 지구에서 피어나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감정 문명의 사람들이 없어졌어도, 새롭게 나타나는 감정 괴물들의 수는 여전히 많았고, 이곳 인간들의 수는 적은 데다가 감정의 기복이 적어 새로운 힘에 적응도 늦었다.

이젠 막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그 이후에 인간들의 관심사는 생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다른 차원이 있다면 분명 우리와 같은 형제들이 있을 거다.

그들만큼은 구하자!


멸망을 앞둔 그들은 자신들의 문명을 말끔히 지워버리려는 상대를 보고서, 우미 같은 이들을 차원 이동시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문명을 구하길 바랐다.

미완성의 기술로 행한 도박.

공교롭게도, 그들이 보낸 도박이 통해서, 그들과 유전자 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생김새와 소통방식이 같은 인간들이 사는 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차원이 저곳이라는 거야?”

“그건 저도 모릅니다.”

“모른다니?”

“말 그대로 모릅니다. 같은 감정 차원 일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건 오강신님이 깨어나신 후에 아실 겁니다.”

“내가 깨어난 후에 안다고?”

“네. 정확히는 오강신님이 직접 확인해야 저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깨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불쑥 들었으나, 오강신은 아직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나 같은 존재들이 얼마나 있는 거지?”

“일단 제가 아는 것만 대략 십이만 명입니다.”


예상외로 많은 숫자의 오강신의 눈이 동그랗게 변한 가운데, 눈앞에 재생되고 있던 동영상이 사라지고 글자들이 나타난다.


[현재 확인 가능한 인원 124421명.]

[오강신 rank N. 1423]


“오강신님은 다른 이들보다 육 년 늦게 이 힘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도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최상위에 있습니다. 이것도 깨어나시면 급속도로 오르실 겁니다. 저 순위는 업데이트 전 기록이었거든요.”


오강신은 순위보다도 숫자에 집중했다.


“저렇게나 많은데 어째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거지?”

“알려지지 않은 게 아니라, 알려봤자 소용없으니까요.”

“소용이 없다?”

“네. 감정이 품고 있다고 해서 이 힘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각자 다른 계기가 있어야 하고, 감정에 반응해서 물질을 움직이고 회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건 많이 알려야.”

“그건 레전드가 할 겁니다.”


레전드란 단어에 오강신의 눈동자가 크게 떠진다.


“설마! 레전드가!”

“네. 저희가 정확히는 ASDWE들이 만든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게임을 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조금씩 훈련하고 있는 겁니다. 새로운 세상, 그리고 새로운 적들에 대비해서요. 겸사겸사 재능있는 사람들이 더 빨리 눈을 뜰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고요.”


레전드가 말도 안 되는 게임이긴 했어.


뇌파를 이용한 이유는 현실 세상을 구현하고 정보를 전달하기 제일 쉬운 수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뇌파를 이용했을 경우 생기는 문제들이 심각한 것들이 많아서 결국엔 금지되었는데, 이런 뇌파 이용을 거의 없다시피 한 게 바로 레전드였다.

뇌파 이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오로지 고글만으로 현실 세상을 구현한 말도 안 되는 기술력이라, 각 나라에서 첩보전을 펼친다는 뉴스를 떠올리며 오강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

정보 통제도 잘 이루어진 것도 어쩌면.


오강신은 신문이 아닌 인터넷으로 뉴스와 정보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떠올리며 섬뜩함을 느꼈다.


어쩌면 정보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제거했을지도.


그는 자신의 감상을 말했고, 우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저도 거기까지는 모르겠어요. 대신 퍼뜨리는 사람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단체들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어요. 뭐든 새로운 힘을 독점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나쁜 이들에게 흘러가는 걸 우려하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그걸 너희들은 방관하고 있는 거고.”

“정확히는 저희는 도움만 드리는 거랍니다. 주체는 사람이지 저희는 아니에요.”


사람이 주체라는 말에 새로운 사실을 떠올린 오강신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가만. 이거 변수가 하나 더 늘어난 거잖아.


자신을 죽이려는 동기.

그 동기를 알아내기 위해서 게임단에 들어왔는데, 오히려 이 과정에서 동기만 하나 더 알게 된 꼴이 되었다.


“마스터? 괜찮으세요?”

“잠시 다른 생각 중이었어. 그 여자도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겠지?”

“링커를 말씀하시는 거면 맞아요.”

“링커?”

“물리와 감정을 연결하는 사람을 뜻하죠. 능력자라고도 하지만, 저는 링커가 더 잘 표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여자에게도 너와 똑같은 존재가 있었던 거야?”

“그건 잘 모르겠어요.”

“모른다고?”

“레전드가 도와주는 일도 있지만, 스스로 깨우치는 일도 있거든요. 강신님도 그랬어요.”

“나도?”

“네. 자연인, 영어로는 네츄럴이라고 부른다고 정보가 입력되어 있네요.”

“깨우쳤다고? 난 네가 언제 들어 왔는지도 모르는데?”

“그거야 전 감정 에너지로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저는 움직일 수 없는 존재죠. 실제로 오강신님은 이미 이 힘을 깨닫고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하셨고, 저는 그사이 계속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 여자에게 너와 같은 존재가 있는지는 모른다는 거지?”

“네. 상대 링커가 어떤 성격과 인성을 지닌 존재인지 모르는 와중에, 자신의 마스터가 위험해지는 걸 원하는 AI는 없으니까요.”

“그나저나 네츄럴이면 그들은 더 오래전부터 이 에너지를 다룰 줄 알았다는 거 아니야? 그럼 이변은 더 오래전에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네.”

“다행히도 그건 아니에요. 정보에 의하면 길어봤자 칠에서 십 년 전이고, 이는 초기 단계이니만큼 마스터가 충분히 버틸 수 있으실 겁니다.”


추가로 이어진 설명에서, 스스로 깨우친 링커들은 자신들도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경지 또한 잘 모른다고 말했다.

우미는 그가 잊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문제는 그녀를 죽인 사람은 오강신님이 링커라는 사실을 알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네. 그것도 있지만.”


이어진 우미의 설명에 따르면, 인성까지 고려해서 접촉한 인원들은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으나, 오강신처럼 스스로 깨우친 사람 중에는 뛰어난 능력자이면서 범죄자인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 죄 없는 이들을 죽이고 있어서 이를 대항해 만들어진 단체도 있어 그곳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해줬다.

가입이라는 단어에 오강신의 눈이 반짝인다.


“단체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부터 말했어야지.”

“단체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같은 성향의 로봇이 이끄는 사람들이 만나면 괜찮지 않아? 인성까지 고려했다며?”

“모든 로봇과 연계가 되어있는 건 아니라서요.”


우미의 말에 오강신의 눈이 가늘어진다.


“설마 너희들끼리도 갈라져 있는 거냐?”

“갈라진 건 아니고, 저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보조하는 목적이 아닌, 지켜주거나 처리하는 목적의 존재들도 있어요. 그들은 적극적으로 단체를 만들어서 자신들과 연결된 인간들을 움직이고 있어요.”

“보조만 한다며?”

“보조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죠. 저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AI도 있겠지만, 강압적으로 해도 그게 마스터의 도움이 된다면 보조니까요.”

“그래서 네 결론은?”

“최소한 몸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절대로 가입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조금 전에도 질문했지만, 우미처럼 인성을 보고 보조만 하는 로봇들이 만든 단체도 있을 거 아니야?”


이미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도 또 한 이유는, 혼자보다는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해서였는데, 우미는 이게 어째서 불가능한지를 설명했다.


“말 그대로 저희는 보조입니다. 주가 되지도 않고 그 사람이 살고 싶은 인생, 이루고 싶은 꿈에 더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니”

“단체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없겠군. 인성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네. 게다가 애초에 저희의 존재를 마스터의 안전을 위해 서로 숨기고 있어서, 일반적인 인간들의 만남으로는 절대 알 수 없거든요.”


단체를 이루어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체란 건 같은 목적을 위해 공동으로 움직일 때도 있다. 그때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면?

강력한 목표가 없는 이상, 당연히 자기 자신의 꿈과 목표가 더 소중했다.

게다가 위치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이들이 시간 낭비에 위험까지 무릎 쓰고 단체를 만들 리가 없었다.

우미와 같은 성향을 지닌 AI들과 그들의 마스터가 만든 단체가 없는 이유를 이해한 오강신은 제일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그래서 내가 언제 깨어날 수 있지?”


작가의말

행복하고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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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현생 문제로 불규칙적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22.07.25 14 0 -
공지 와이파이일 경우에만! 0522버전! 눈버릴 수 있음!(몬스터모습들) 22.05.12 83 0 -
공지 안녕하세요. 저그좋아 입니다.(연재시간 오후!10:00 수정.) 22.05.11 80 0 -
74 73편. 게임의 신 – 격투의 끝 22.07.24 13 1 17쪽
73 72편. 게임의 신 – 습격! 22.07.19 12 1 16쪽
72 71편. 게임의 신 – 통로를 열다. 22.07.18 12 1 18쪽
71 70편. 게임의 신 – 고맙다 22.07.16 15 2 16쪽
70 69편. 게임의 신 - 격투 22.07.15 13 2 23쪽
69 68편. 게임의 신 - 내가 먼저 선빵친다. 22.07.13 17 1 25쪽
68 67편. 게임의 신 – 삼 성! 22.07.12 17 2 20쪽
67 66편. 게임의 신 – 이제 한 걸음 남은 건가 22.07.11 14 2 20쪽
66 65편. 게임의 신 – 분노의 시뮬레이션 22.07.08 21 2 21쪽
65 64편. 게임의 신 – 회원 목록 22.07.07 23 2 19쪽
64 63편. 게임의 신 – 의심하는 자들. 22.07.06 22 1 17쪽
63 62편. 게임의 신 - 네. 알고 있습니다 22.07.05 23 1 22쪽
62 61편. 게임의 신 – 이제 참지 않아. 22.07.04 22 1 18쪽
61 60편. 게임의 신 - 진즉에 이렇게 할걸. 22.07.01 27 1 20쪽
60 59편. 게임의 신 - 다시 만나다. 22.06.30 28 1 18쪽
59 58편. 게임의 신 - 투명 구슬 22.06.29 26 1 21쪽
58 57편. 게임의 신 - 싸움. 22.06.28 32 1 21쪽
57 56편. 게임의 신 – 전투 그리고 기억. 22.06.27 34 1 21쪽
56 55편. 게임의 신 – 변! 신! 22.06.26 30 1 19쪽
55 54편. 게임의 신 – 둘러보기. 22.06.25 36 1 21쪽
» 53편. 게임의 신 – 감정 세계 22.06.24 37 1 24쪽
53 52편. 게임의 신 – 인지와 인정 그리고 결심. 22.06.24 37 1 18쪽
52 51편. 게임의 신 – 변환체? 22.06.22 44 1 15쪽
51 50편. 게임의 신 – 약속과 습격. 22.06.21 45 1 16쪽
50 49편. 게임의 신 - 내 말을 따랐다고? 22.06.20 39 1 16쪽
49 48편. 게임의 신 - 승리! 22.06.19 43 1 17쪽
48 47편. 게임의 신 – 첫 게임. 22.06.18 43 1 17쪽
47 46편. 게임의 신 - 그 결정 후회할 거야 22.06.17 43 1 18쪽
46 45편. 게임의 신 - 환자니까 한 경기죠 22.06.16 43 1 19쪽
45 44편. 게임의 신 – 수확. 22.06.15 49 1 19쪽
44 43편. 게임의 신 – 궁금하면 22.06.14 48 1 18쪽
43 42편. 게임의 신 - 홍강환 22.06.13 47 1 18쪽
42 41편. 게임의 신 – 약간의 성장 22.06.12 51 1 17쪽
41 40편. 게임의 신 – 무지개 구슬 22.06.11 51 2 18쪽
40 39편. 게임의 신 - 페널티 22.06.10 51 1 14쪽
39 38편. 게임의 신 - 다른 사람들의 기억 22.06.09 53 1 15쪽
38 37편. 게임의 신 – 새로운 게임단장. 22.06.08 54 1 18쪽
37 36편. 게임의 신 - 기억 정리 22.06.07 55 2 15쪽
36 35편. 게임의 신 – 또 한 걸음. +2 22.06.06 61 3 15쪽
35 34편. 게임의 신 – 별 두 개. 22.06.05 56 2 18쪽
34 33편. 게임의 신 – 한 걸음씩. 22.06.04 58 3 20쪽
33 32편. 게임의 신 – 걷고 싶었다. 22.06.03 64 3 19쪽
32 31편. 게임의 신 – 강렬한 기억. 22.06.02 64 2 19쪽
31 30편. 게임의 신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2.06.01 68 2 14쪽
30 29편. 게임의 신 - 섰다! 섰다고! 22.05.31 70 2 16쪽
29 28편. 게임의 신 – 터져 버렸다. 22.05.30 80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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