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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의신 식물인간에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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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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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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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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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편. 게임의 신 - 네. 알고 있습니다

DUMMY

62편. 게임의 신 - 네. 알고 있습니다


=외부. 오후 05시 23분.=


아침에 있었던 긴급 주주총회가 끝나고 나서 돌아온 신나리에 의해 비상이 걸린 조씨 일가는 저녁 전에 모두 모였고, 대다수가 제일 그룹 장주희를 비롯한 장씨 일가를 비난하고 있었다.


“운 좋게 반도체 하나 건진 주제에 너무 건방집니다!”

“그때 우리도 사업하려고 남겨 둔 돈 가져다 써 놓고 이렇게 뒤통수 치다니요!”

“현재 구치소에 있는 둘째 형님 말대로 그때 받지 못했던 돈을 이자까지 쳐서 받았어야 했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도와줬을 땐 고맙다고 굽신거렸던 이들이, 이제는 저희의 목을 조르고 있어요!”

“수백억입니다! 수백억! 고작 수백억 횡령했다고! 저렇게 우리를 핍박하고 모욕하도록 조장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까! 이건 우리 일가와 전쟁하겠다는 뜻 아닙니까!”


조명진의 자식 중, 장씨 일가로 시집간 장주희의 어머니이자 외동딸과 검찰에 있는 차남을 제외한 모든 이가 모여서, 제일 그룹에 대한 성토하는 와중에, 조명진이 팔걸이를 내리친다.


“그만!”


팔순을 넘겼음에도, 공간을 뒤흔들 정도로 고함을 내질렀는데, 그의 고함에 같은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이들이 숨을 죽였다.


“너희들이 비자금을 만들려다가 이 사단을 만들어 놓고! 그리고 수백억? 이 일로 피해 본 금액만 최소 사천억이다! 잘못하면 조 단위 손해야! 그런 주제에 내 친우의 가문을 욕해! 이~~ 빌어먹을 놈들. 억.”

“아버님!”

“아버지!”

“할아버지!”


머리를 부여잡은 조명진의 모습에 모두가 달려들었고, 그가 간신히 진정하고 몸을 바로 세우고는 자식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희들을 위해 나는 할 만큼 했다. 인정하냐?”

“네.”

“그럼요. 아버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걸 거의 다 실패하고 말아먹은 것도 인정하고?”


그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는데, 그 모습에 혀를 차며 조명진이 그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다가, 벽에 있는 한 여성의 사진을 본 그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서 힘없이 말한다.


“내가 못 해준 건 부인이 죽은 다음 결혼하지 않고 너희들을 놔둔 것밖에 없겠지. 그래... 에미 없는 자식으로 살게 했으니. 내 탓이구나.”

“아버지. 그건 아버지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한 건 저희이지 아버지가 아닙니다.”


손을 들어 다시 위로하려는 자식들의 입을 막은 그가 시름이 잠긴 얼굴로 말했다.


“사별한 부인과의 의리까지 지켜야 제대로 된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가족부터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고, 이는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내가 너무 고집이 셌던 거 같아. 그저 같이 살고 싶어 하면 살게 해줬으면 되는 것을.”


그의 말에 장남 조형도는 고개를 숙였는데, 조명진은 서글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자신의 손으로 조형도의 손을 붙잡았다.


“미안하구나. 내가 진즉에 결혼 허락했으면, 며느리가 무리하게 둘째 놈 도와주다가 그 꼴은 안 났을 텐데.”

“아닙니다. 제 동생 놈 관리도 제대로 못 한 제 잘못입니다.”

“아니다. 내 잘못이다. 며느리는 상태가 어떻고.”

“팔이···. 완전히 으스러졌답니다. 회복 상태를 보고 팔을 잘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크윽.”


그의 말에 조명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고?”

“예. 제일 유력한 용의자가 있었는데. 문제는 알리바이가 확실합니다.”

“그게 누구지?”

“오강신입니다.”


그의 말에 모여 있던 사람 중에, 세 사람, 조형도의 장남이자 조명진의 손자인 조만호와 부인 신나리, 차남 조주만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오강신이면, 제일생명 게임단 에이스였다가 불구가 됐다는 청년 아니었나?”

“목의 신경이 출혈과 붓기로 눌려서 생긴 일시적인 증상이었고, 이제는 거의 다 회복했답니다. 물론 아직 뇌는 돌아오고 있기는 한데, 완전치는 않아서 선수 활동은 아직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를 술술 읊어대는 조형도였는데, 이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나혜리가 직접 본 건 아니고?”

“네. 가면을 쓰고 있었답니다.”

“가면?”

“네. 그리고 실력이 초짜는 분명히 아니었답니다. 자신이 가진 것들을 흡수한 것으로 보아, 자신과 같거나 더 윗줄의 링커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링커.

감정 세계와 이곳을 연결하는 존재를 일컫는 단어.

평범한 이들이라면 절대 모를 단어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조형도가 말했고, 주변 사람들도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형도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고 자신의 팔걸이에 올린 조명진이 단정하듯 말했다.


“그럼 오강신은 아니겠군.”

“하지만 아버지. 저는 옥상에 있었다는 게 맘에 걸립니다. 그자가 우리처럼 청부를-”

“네 아들 때문이냐.”


조명진의 말에 조형도는 입을 굳게 다문 가운데, 가족들의 시선은 조만호와 신나리, 그리고 조주만을 향했다.

두 사람은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눈을 내리깔고 있었는데, 조명진은 멀뚱히 고개를 들고 있는 조주만을 바라보았다.


“조주만!”

“네. 넵!”

“멍청한 네 녀석 뒤치다꺼리를 네 아비와 어미에게 넘겨! 네가 그러고도 조씨 일가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느냐!”

“자. 잘못했습니다. 할아버지. 제. 제가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놈!”


고함에 부르르 떨며 조주만이 상체를 납작 엎드렸다. 그를 노려보며 조명진이 낮지만 확연하게 들릴 정도로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오강신은 일반인이었다! 그런 녀석이 너를 밀어내고 에이스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알아! 재능뿐만 아니라 노력과 인내였다! 그 두 가지로 너처럼 링커가 아닌데도 세계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만들었단 말이다! 그런데 네 놈은 어린애처럼 놀 거 다 놀고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며 게임단 발목이나 잡았지, 있지도 않은 부상 핑계로 무단이탈하더니, 하다못해 오강신은 커녕 홍강환이라는 다른 일반인에게까지 실력으로 져놓고서 뭐가 잘났다고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거냐! 제 형이랑 손주며느리처럼 눈치라도 있어야지! 에잉! 진즉에 나혜리를 며늘아기로 들이고 저 녀석 버릇부터 고쳤으면 됐는데.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야···.”

“아버님. 제 잘못입니다.”

“아닙니다. 제 잘못···.”


마지막에는 다시 한탄으로 이어지자, 조형도를 비롯한 가족들이 용서를 빌며 그를 위로하는 가운데, 조주만은 납작 엎드린 상태에서 입술을 깨문 채로 벌벌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들의 귀에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지 물어보거라.”

“예!”


치부가 담긴 가족회의라 외부인들은 전부 바깥에 있는 별채에 있어서 가족들이 직접 인터폰에 가야 했는데, 조형도가 제일 먼저 대답하면서 몸을 일으켰으나, 신나리의 팔뚝에 잡혀 같이 일어난 조만호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가겠습니다. 주만아 같이 가자.”

“네? 네!”


두 형제가 다급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서야, 그 또래 다른 아이들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두 형제가 먼저 일어나 움직이고 있어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조명진은 다시 자리에 앉는 조형도에게 말했다.


“그래도 며늘아기 복은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조만호도 제 동생 챙길 줄도 알고. 안 그러냐.”

“네.”

“만호는 인복은 물론이고, 눈치가 빠르고 일머리도 좋아, 게다가 자기 동생 챙길 정도로 정도 있으니 잘 컸어. 네가 고생이 많았다.”

“아닙니다. 만호 스스로 잘 큰 거지 제가 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형도야.”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붙잡은 조명진이 부드럽게 말했다.


“오강신이 아닌 건 너도 알지 않으냐.”

“네···.”

“네 아들 녀석 경지가 오르기만 해도, 오강신은 제치고도 남아. 그러니 내실에 신경 쓰거라. 내가 살아 있을 동안은 몰라도, 내가 가면 너밖에 없다. 그러니 흔들리지 말고 굳건히 버텨다오.”

“알고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조명진의 말대로 조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자식들은 사업체를 말아먹거나 간신히 유지 중인 상황이었다. 손주들마저도 조형도의 장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 앞길 못 가리고 있었다.

조형도만이 유일하게 건실한 게임 회사를 이끌고 막대한 이득을 잘 굴려서 한국 최고의 게임 회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만약 조형도가 무너진다면 겉만 번지르르한 제일생명보험사는 물론이고, 다른 계열사 전부 무너질 위기에 처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이걸 알기에 다른 형제들은, 조형도를 향한 조명진의 편애에, 입술을 깨물거나, 굴욕적인 표정, 혹은 눈물을 지으면서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 너는 항상 잘해 왔으니 믿는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대화하는 사이, 나갔던 두 사람 중 조만호가 돌아온다.


“할아버지. 장주희가 찾아왔습니다.”


장주희라는 단어에 가족들의 눈동자에 분노가 피어올랐는데, 조명진 만이 평온한 얼굴로 조만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강신과 주장이라는 홍강환이 찾아왔습니다. 주만이를 찾아왔다고 해서 입구에서 이야기 중입니다. 장주희는 주만이를 데리고 들어오겠다고-”

“모두 들어와서 이야기하라고 해라.”

“네? 하지만”


장주희가 가족들이 모인 것을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지 모르지 않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장씨 일가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

이를 우려해서 가족들이 말리려고 했으나, 그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조명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장주희는 영특하니 이미 우리가 모여 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을 거다. 그리고 서서 대화하도록 두는 건 예의가 아니다. 손님이 왔으면 얼굴이라도 마주해야 하는 법이니, 들여보내거라.”

“알겠습니다.”


조만호가 공손한 자세로 다시 물러났다.


=내부=


조주만을 보면서 오강신은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감정이 보이지 않아.


대화하지 않는 이상, 흐릿한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기운이 조주만에게서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나도 감정의 빛이 흘러나오지 않아.


자신의 손은 물론이고 몸 전체가, 다른 이들처럼 감정들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걸 인지하자마자 조주만이 자신과 같은 부류라는 걸 알아차린다.


이 녀석도 링커구나.


이를 알 게 되자, 나혜리와 김주영도 맨 처음 봤을 땐 감정의 빛무리가 없었다는 것을 떠올렸고, 오강신은 자신도 모르게 링커라는 걸 같은 링커들에게 말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 이들은 내가 링커라는 걸 왜 모르는-

아! 그러고 보니 나도 삼 성이 되고서야 알 수 있었잖아!


삼 성의 경지에 오르고서부터 사람들의 감정을 볼 수 있었다는 걸 떠올린 오강신은 조주만이나 나혜리 그리고 이제까지 만난 이들 전부 삼 성이 아닌 이성 이하의 경지를 지닌 링커들이었다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확실하지 않지만, 그게 맞는 추론이겠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숨길 수 있을지도 몰라.


삼 성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걸 떠올리며, 오강신이 링커라는 걸 알아차린 이가 없을지도 몰랐다.

링커라는 사실은 최대한 늦게 알게 해야 상대의 공격 수위도 낮고, 자신이 파고들 여지도 있기에, 그는 대화하는 이들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다른 이들처럼.

무지개로.


맨 처음에는 단색으로 뿜어져 나왔으나, 십 초를 지나지 않아 아주 옅은 무지갯빛 빛무리를 내뿜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변환체를 조정하면서 쌓은 실력 덕분이었는데, 그의 눈앞에 글이 나타난다.


[????의 조건 하나를 완료했습니다. (??/??)]


모르는 조건은 그냥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좋다는 걸 알기에 오강신은 새로 나타난 글보다는 자신의 몸에 더 신경을 집중했다.


기운을 발산한다고 해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건 아니구나.


그렇게 일반인들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오강신이 의식하지 않고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종하는 사이, 조주만은 장주희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삼 일 뒤에 나가려고 했다니까요.]

[그러면 미리 내게 말해줬어야지. 내 친척이라고 무단결근하면 단장으로서 면이 서겠어?]

[그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내일부터는 나갈 테니까 이만 돌아가 주세요.]

[외할아버지는 보고 가고 싶어서 그런데 들여보내 줘.]

[그건-]

[네 분 다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주만아 문 열어 드려라.]


뭔가 말하려던 조주만은 인터폰에서 튀어나온 말에 입을 다물고는 작은 문을 연 다음, 몸을 비켜선다.


[들어오세요.]

[열어줘서 고마워~]


장주희의 활달한 인사에 조주만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가,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오강신을 보고는 확 구겨졌다.


[조주만 간만이다.]


장주희가 앞서가는 가운데, 문을 닫은 조주만이 오강신 옆에 붙었다.


[너는 왜 온 거냐.]

“전 주장으로서 온 거다. 옆에 강환이는 현 주장으로서 온 거고.”

[왜? 내가 게임단에서 나가면 성적이 떨어질 거 같아서 걱정되어서-]

“너 하나 빠진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건 너도 잘 알잖아.”

[너! 지금-]

“봄의 우승. 누구 때문이었지?”

[크윽. 나도 충분히 너처럼-]

“하려면 지금부터 나와서 연습해야지 집에서 틀어박힌 건 뭔데. 그러다가 너도 의심받는 거 알아 몰라.”

[의심?]


조주만의 얼굴에서 상황 파악이 안 되었다는 게 훤히 보였고, 옆에 있던 홍강환이 답답하다는 얼굴로 끼어들었다.


[숨어 있다고 의심받는 순간, 승부 조작으로 같이 끌려간다고. 경찰들이 매일 같이 와서 몇 명이 데려가서 조사하는데, 너가 회피한다는 소문만 돌아봐. 그대로 엮이는 거야. 게다가 나혜리가 네 엄마라며.]

[내 엄마는!]


크게 외치려다가 현관문에서 나오는 조만호를 보고 입을 다문그였다.

현관에서 나온 젊잖게 생긴 양복 입은 조만호가 그들에게 다가와 장주희에게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누나.]

[만호야 매번 깍듯하게 인사하지 말래도.]

[예의는 지켜야죠.]

[정말 누구와는 달라서 적응이 안 되네.]


말하면서 조주만을 흘깃 바라본 장주희에게 조만호가 빙긋 웃으며 손으로 현관문을 가리킨다.


[할아버지가 기다리십니다. 들어가시죠.]

[들어가야지. 잠시만. 윤비서.]

[넵.]


그녀가 내민 손에 윤아랑은 시원하게 드러난 다리를 가릴 만한 검은 천을 꺼내주었고, 검은 천으로 가린 후 앞으로 걸어갔다.

당당한 자세로 앞장선 장주희의 뒤를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갔는데, 내부로 들어서자, 대리석은 기본이고, 금빛들이 반짝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살인 가구들이 요소요소에 잘 배치되어 있었다.


[이야. 너네 집 정말 좋다.]


홍강환이 돌아보며 감탄하자, 조주만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하지. 이곳에 투자한 돈이 얼마인데, 네 연봉으로 이십 년은 일해도 될까 말까한 곳이 이곳이야.]

[조주만!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만히 있어라.]

[내가 왜-. 알았어. 조용하면 될 거 아니야.]


조만호의 사나운 눈초리에 조주만이 고개를 회피하며 입을 삐죽였고, 그 모습에 장주희는 옅은 웃음과 함께 말했다.


[너희들은 매번 그렇게 싸우더라.]

[싸우는 게 아니라, 동생의 잘못을 지적한 겁니다.]

[호호. 그게 싸우는 거라니까.]


사촌지간인 세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던 오강신의 눈동자가 조만호에게 향했다.


이자가 신나리의 남편.


저번 우승할 때 봤다고는 하지만, 그날 기억이 잘나지 않고 있는 오강신에겐 오늘이 처음으로 직접 보는 날이나 마찬가지였다.

잘생긴 얼굴에 건장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장주희만큼은 아니지만, 머리가 뛰어나고, 어린 나이임에도 회사 경영을 잘한다는 평가 받는 중인 그였다.


도대체 신나리를 데려간 이유가 뭘까?


조만호 정도가 되면 신나리에 대한 조사는 무조건 들어갔을 것이다.

자신을 힐끔거리는 것만 봐도 자신이 그녀와 사귀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게다가 재벌가 그것도 장남의 장손이 일개 아나운서와 결혼한다는 건 누군가는 헛소리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맞지 않았다.

오강신은 머리끝까지 치솟던 붉은 분노의 주인인 신나리와 링커로 추측 중인 조주만, 그리고 링커인 나혜리를 떠올렸다.


어쩌면 모든 게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그리고.


조만호.

이자도 링커였다.

조주만과 다르게 무지갯빛이 점멸하듯,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고 있어서, 오강신은 조주만보다는 낮은 경지의 링커라고 판단할 뿐이었다.


[집 진짜 넓다.]

[네가 말한 연봉의-]

[주만아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


집은 약간의 대화를 나누며 걸어도 될 정도로 넓었는데, 그들의 걸음은 넓은 공간의 거실에 앉은 사람들을 앞에서 멈추었다.

장주희가 고개를 숙였다.


[외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덩달아 따라온 나머지 사람들도 고개를 숙였는데, 오강신은 인자하게 웃고 있는 백발의 노인 주변이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다.

다른 이들은 무지갯빛이었는데, 신나리 만이 유독 강한 붉은색을 내뿜으며 자신들을 볼 뿐이었다.

감정이 사방으로 불규칙하게 휘날리던 이장도나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는 확연히 다르게 몸 주변에 빛이 머물고 있었다.


역시 신나리 또한 링커일 수도 있겠어.

주변에 점이나 선이 없군.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는 그의 눈앞에서 글자가 날아왔다.


[자네가 그 유명한 오강신이라고?]


오강신은 자신에게 질문한 조명진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강신입니다.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뵙네요.”

[호오. 인사하고 싶었다? 이유는?]

“주장이었으니까요. 제 외할아버지가 한 곳의 장이 되면 꼭 가족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고 인사드리라고 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다 인사드렸는데, 주만이 할아버지에게는 인사 못 드려서 아쉬웠죠.”


그의 말에 조명진의 눈동자가 조주만을 향했는데, 살짝 얼굴을 굳히며 노려보다가 다시 오강신에게 향했을 때는 웃는 얼굴을 회복한 상태였다.


[허허. 내가 그때 바빠서 주만이가 거절했나 보구나. 그나저나 외할아버지라 그런 말을 했다니, 사업체라도 운영하시는가?]

“네. 작은 공장 하나 운영 중이십니다.”

[네게 좋은 마음가짐을 가르칠 정도면 작은 공장이 아닐 텐데.]

“외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자기 성격이 급하고 강해서 더 키웠다간 망한다고 하셨습니다.”

[뭐라?! 허허허허허.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지. 허허허허. 진즉에 알았으면 좋은 친구가 하나 생겼을 터인데. 허허허허. 아쉽구나 아쉬워.]


아쉽다.

역시 내가 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단순히 나이를 먹었기에 하는 말인가.

혹은 격이 맞지 않아서?


보통이라면 형식적으로라도 식사나 한번 하자나, 다음에 봐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식으로 간단히 말하고 끝나면 될 일이었다.

게다가 친분이라는 건 늦고 빠름에 상관없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법.

근데 만나지도 않고 곧바로 아쉽다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만날 생각이 없다는 걸 은연중에 말하고 있는 거였다.

이를 알아차린 건 오강신만이 아니었는지, 장주희와 윤아랑의 얼굴이 굳어졌고, 장주희가 슬쩍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외할아버지,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식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할아버지도 제게 많이 혼내셨어요.]

[아니다. 내가 오히려 친구 녀석 얼굴 먹칠한 용서를 빌어야지. 미안하다고 전해주고, 다음주에 식사하자고 전해다오.]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아시고 할아버지께서 용서 어쩌고 하시면 안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말 안 하시고 그냥 친구끼리 자식 흉이나 보자고 전해달라시네요.]

[허허허. 친구가 그래도 내 면을 세워 주는구나. 알았으니 약속 시각이 정해지면 우리 형도에게 전해줘라.]

[네. 할아버님.]

[음식은 대접하고 싶기는 하다만, 오늘 이렇게 가족들이 모여 있어서 그건 힘들겠구나.]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대신 주만이는 따로 빼 줄 수 있으신가요?]

[게임단 일 때문이냐?]

[네.]


조명진이 옆에 있는 아들을 바라본다.


[대호야.]

[네. 아버님.]

[주만이 짐 다 빼서 게임단에 보내버려라.]

[넵!]

[할아-]


조주만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지만, 옆에 있던 조만호가 그의 팔을 붙잡자,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보며 오강신은 의외로 조주만이 형의 말을 잘 듣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자기가 더 높은 링커인데 말을 듣는다?


자기애가 강하고, 다른 이들의 말은 죽어도 듣지 않고 자기 갈 길 가는 녀석이 조주만이었다.

지금도 회장인 할아버지 말에는 토를 달려고 한 것으로 보아서, 평상시의 조주만이 맞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번에 말을 듣는 건 처음 보는군.


그렇게 신기한 눈으로 조주만을 보는 사이, 다른 이들은 작별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주만이도 바로 따라가라.]

[넵.]

[자식들 일로 피해를 본 게임단 사람들에게는 따로 위로금과 편지를 보낼 테니, 용서를 빈다고 말해다오.]

[네. 감사합니다. 외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그래. 조심히 돌아가고.]


그렇게 인사하고 몸을 돌린 상황에서, 오강신의 뒤편에서 글자가 날아왔다.


[조명진 뒤쪽: 자네 혹시 링커라고 알고 있나?]


링커라는 단어가 조명진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오강신의 얼굴이 굳어졌다.

짧지만 남보다는 두 배는 느린 시간.

오강신은 그사이, 많은 생각을 했고, 장주희가 있는 곳에서 링커라는 단어를 꺼냈다는 사실에 이르자 두 가지를 확신한다.


나혜리를 공격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무엇보다 내가 링커인지 몰라!


그의 머릿속이 맹렬히 돌아가면서 좋은 방법을 하나 떠올릴 수 있었다.

몸을 돌린 오강신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의 대답에 조명진을 비롯해 조주만에게서까지 붉은색과 파란색의 빛무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덮다 더워!

다들 무더위 이겨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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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세요. 저그좋아 입니다.(연재시간 오후!10:00 수정.) 22.05.11 80 0 -
74 73편. 게임의 신 – 격투의 끝 22.07.24 15 1 17쪽
73 72편. 게임의 신 – 습격! 22.07.19 12 1 16쪽
72 71편. 게임의 신 – 통로를 열다. 22.07.18 13 1 18쪽
71 70편. 게임의 신 – 고맙다 22.07.16 16 2 16쪽
70 69편. 게임의 신 - 격투 22.07.15 14 2 23쪽
69 68편. 게임의 신 - 내가 먼저 선빵친다. 22.07.13 17 1 25쪽
68 67편. 게임의 신 – 삼 성! 22.07.12 17 2 20쪽
67 66편. 게임의 신 – 이제 한 걸음 남은 건가 22.07.11 15 2 20쪽
66 65편. 게임의 신 – 분노의 시뮬레이션 22.07.08 24 2 21쪽
65 64편. 게임의 신 – 회원 목록 22.07.07 24 2 19쪽
64 63편. 게임의 신 – 의심하는 자들. 22.07.06 23 1 17쪽
» 62편. 게임의 신 - 네. 알고 있습니다 22.07.05 24 1 22쪽
62 61편. 게임의 신 – 이제 참지 않아. 22.07.04 23 1 18쪽
61 60편. 게임의 신 - 진즉에 이렇게 할걸. 22.07.01 28 1 20쪽
60 59편. 게임의 신 - 다시 만나다. 22.06.30 28 1 18쪽
59 58편. 게임의 신 - 투명 구슬 22.06.29 26 1 21쪽
58 57편. 게임의 신 - 싸움. 22.06.28 32 1 21쪽
57 56편. 게임의 신 – 전투 그리고 기억. 22.06.27 35 1 21쪽
56 55편. 게임의 신 – 변! 신! 22.06.26 31 1 19쪽
55 54편. 게임의 신 – 둘러보기. 22.06.25 36 1 21쪽
54 53편. 게임의 신 – 감정 세계 22.06.24 37 1 24쪽
53 52편. 게임의 신 – 인지와 인정 그리고 결심. 22.06.24 37 1 18쪽
52 51편. 게임의 신 – 변환체? 22.06.22 45 1 15쪽
51 50편. 게임의 신 – 약속과 습격. 22.06.21 45 1 16쪽
50 49편. 게임의 신 - 내 말을 따랐다고? 22.06.20 39 1 16쪽
49 48편. 게임의 신 - 승리! 22.06.19 43 1 17쪽
48 47편. 게임의 신 – 첫 게임. 22.06.18 45 1 17쪽
47 46편. 게임의 신 - 그 결정 후회할 거야 22.06.17 43 1 18쪽
46 45편. 게임의 신 - 환자니까 한 경기죠 22.06.16 44 1 19쪽
45 44편. 게임의 신 – 수확. 22.06.15 49 1 19쪽
44 43편. 게임의 신 – 궁금하면 22.06.14 48 1 18쪽
43 42편. 게임의 신 - 홍강환 22.06.13 47 1 18쪽
42 41편. 게임의 신 – 약간의 성장 22.06.12 51 1 17쪽
41 40편. 게임의 신 – 무지개 구슬 22.06.11 52 2 18쪽
40 39편. 게임의 신 - 페널티 22.06.10 51 1 14쪽
39 38편. 게임의 신 - 다른 사람들의 기억 22.06.09 53 1 15쪽
38 37편. 게임의 신 – 새로운 게임단장. 22.06.08 54 1 18쪽
37 36편. 게임의 신 - 기억 정리 22.06.07 55 2 15쪽
36 35편. 게임의 신 – 또 한 걸음. +2 22.06.06 61 3 15쪽
35 34편. 게임의 신 – 별 두 개. 22.06.05 57 2 18쪽
34 33편. 게임의 신 – 한 걸음씩. 22.06.04 58 3 20쪽
33 32편. 게임의 신 – 걷고 싶었다. 22.06.03 65 3 19쪽
32 31편. 게임의 신 – 강렬한 기억. 22.06.02 65 2 19쪽
31 30편. 게임의 신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2.06.01 70 2 14쪽
30 29편. 게임의 신 - 섰다! 섰다고! 22.05.31 72 2 16쪽
29 28편. 게임의 신 – 터져 버렸다. 22.05.30 81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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