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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성력으로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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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쥐돌이.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6.04 23: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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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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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영입 (1)

DUMMY

오디션을 끝마친 유한별은 잔뜩 풀이 죽어있었다.


“······.”


그 어느 때보다 공들였던 카메라테스트에서, 준비해온 걸 모두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경직됐어···. 표정도 이상했고···. 음정도 다 흔들리고···.’


꽤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이어오며 자신을 갈고닦았던 유한별은, 자신의 실력을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데뷔 조에 뽑히지 못했는지, 왜 변변찮은 기획사만 전전했는지.


그리고···.


왜 이번 테스트에서 심사위원들이 중간에 테스트를 멈췄는지까지도.


“···하아···.”


유한별이 무거운 한숨을 내뱉으며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헐···. 진짜? 심사위원이 막 웃었다고?”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좀 분위기가 좋았어.”

“진짜 대박이다···.”

“너도 분위기 좋았다면서.”

“에이, 너 정도는 아니지···.”


함께 오디션에 참가했던 지망생들이 떠들며 유한별을 지나쳐갔다.


그녀들의 대화는 당연히 유한별에게도 들려왔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웃음은커녕 삭막하기만 했던 오디션을 떠올린 유한별은 더더욱 극심한 자기혐오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내가···,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절정에 치달은 열등감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


무겁게 짓누르는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며 UM 엔터의 사옥을 빠져나온 순간.


“실례합니다.”


한 남성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


멈칫한 유한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남성은 무언가를 공손히 건네며 당당하게 요구해왔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네?”


얼떨결에 물건을 받아 든 유한별은 눈을 깜빡거리며 손에 들린 물건을 확인해보았다.


그가 건네온 건 다름 아닌 명함.


[ 나무 엔터테인먼트 실장 한 주 혁 ]


무려 연예기획사의 명함이었다.




*




UM 엔터테인먼트 사옥 근처의 작은 카페.


“······.”


유한별은 휴대폰으로 나무 엔터테인먼트의 이력을 읽으며, 맞은편에 앉은 한주혁과 정도균을 흘끔 쳐다보았다.


‘이 사람들 뭐지···?’


스카우트 제의인 줄 알고 냉큼 따라왔더니, 스카우트는커녕 그동안 나무 엔터테인먼트가 얼마나 아이돌 사업을 잘 말아먹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앉아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스카우트 방식은 아니다.


‘이상한데···.’


의심 많은 유한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두 사람을 살펴보던 그때.


“어떻습니까? 저희 회사.”

“···어···.”


유한별은 갑작스러운 주혁의 질문에 순간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나무 엔터테인먼트가 어떠냐고?


아이돌을 준비하는 연습생에게 나무 엔터가 어떠냐고 묻는다면, 10명 중의 10명은 최악이라 대답하리라.


‘이걸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유한별이 최대한 부드러운 단어를 찾기 위해 잠시 애를 쓰던 그때.


“솔직히 별로지 않습니까?”


주혁이 그녀의 대답을 슬쩍 가로채버렸다.


“어···. 실장님···?”


옆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정도균이 슬쩍 눈치를 줬지만, 주혁은 입을 멈추지 않았다.


“세 그룹이나 만들어서 두 그룹은 공중분해. 그나마 남은 것도 방치···. 솔직히 별로 좋은 회사는 아닙니다.”


속마음을 그대로 들킨 유한별은 괜한 낯간지러움을 느끼며 입을 다물어버렸고, 보다 못한 정도균은 주혁의 팔을 툭툭 건들며 속삭였다.


“아니, 좋은 말만 해도 모자랄 판에 뭐하시는 겁니까···!”


이대로 가다가는 일을 그르칠 게 뻔했기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주혁은 오로지 유한별을 쳐다볼 뿐이었다.


“어떻습니까? 같은 생각이시지 않습니까?”

“그게···.”


유한별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더니, 이내 조심스레 긍정을 표했고, 한주혁은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 이제 장점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네?”

“!”


생각지도 못한 말에 순간 깜짝 놀라버린 정도균과 유한별.


주혁은 두 사람의 반응을 뒤로하며 뻔뻔하게 장점을 늘어놓았다.


“일단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가 이름 없는 기획사는 아닙니다. 소속 연예인 라인업도 탄탄하고···, 업계에 평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이렇다 할 큰 논란도 없었고요.”


실제로 나무 엔터테인먼트는 긴 역사에 비해, 자잘한 스캔들을 제외하곤 큰 문젯거리가 없었다.


“아이돌 사업에도 꽤 적극적이었습니다. 뭐···. 말아먹긴 했지만, 어쨌든 기획사의 소극적인 운영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엔터의 아이돌들이 성공하지 못한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으나, 회사의 투자가 부족한 탓은 아니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무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상당히 좋은 축에 속합니다. 이건 오랫동안 나무 엔터와 일하고 있는 배우분들을 보시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혁이 읊은 장점들은 하나같이 꽤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아무리 아이돌로 데뷔하여 이름을 알리더라도, 소속사에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나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결국, 아이돌도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직업.


CF와 방송을 많이 찍어도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소속사와의 마찰 때문에, 제대로 날개조차 펴보지 못한 채 고꾸라진 아이돌들도 많다.


이것들이 비단 아이돌에게 한정된 일도 아니기에, 큰 탈 없이 운영해온 나무 엔터의 이력을 장점으로 뽑기엔 충분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무 엔터테인먼트가 아이돌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좋은 회사인 건 아니다.


“······.”


잠자코 설명을 듣던 유한별은 당연히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나이는 올해로 19세.


이는 연습생으로선 상당히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한다.


당장 괜찮은 소속사를 찾아 들어가더라도 데뷔 조에 뽑힐지 안 뽑힐지 모르는 상황인데, 아이돌의 무덤이나 다름없는 나무 엔터테인먼트 같은 곳에서 시간을 버릴 수는 없다.


누가 봐도 나무 엔터의 제안을 거절하는 쪽이 올바른 판단이었으나···.


‘이걸 포기하는 게 맞을까···?’


유한별은 오늘 봤던 UM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이 마음에 걸렸다.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전전했던 경험으로 따져보았을 때, UM 엔터의 오디션은 이미 떨어진 거나 다름없는 상황.


앞으로 다른 소속사들의 정기 오디션이 있긴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반드시 붙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어떡하지···.’


오디션을 망치며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유한별에겐 썩은 동아줄이나 다름없는 나무 엔터의 제안조차 달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끝내 선뜻 거부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고 말았다.


그때.


“한별 씨. 일단 저희 쪽에서 가볍게 테스트라도···.”


유한별이 고민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정도균이 슬쩍 거들어보려고 했는데···.


툭─


주혁이 그에게 슬쩍 눈치를 주며 말을 끊어버렸다.


“···?”


정도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한주혁을 바라보았고,


주혁은 조용히 시선을 거두며, 맞은편의 유한별을 바라보았다.


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는 깍지를 껸 채로 엄지손톱을 문대고 있었는데···.


‘불안해하고 있어.’


주혁은 그게 그녀가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나오는 버릇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별아···.’


과거로 돌아오기 전, 주혁은 연습생들 중에 유난히 유한별을 아꼈다.


그녀가 얼마만큼 데뷔를 갈망하는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었으며, 얼마나 대단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혁은 유한별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루나를 결성했었다.


물론 프로젝트가 엎어지며 사실상 아이돌 데뷔는 물 건너가게 됐지만···.


여전히 주혁은 한 명의 팬으로서 유한별의 데뷔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대론 안 된다.’


주혁은 유한별이 심리적 압박감에 못 이겨 나무 엔터에 들어오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게 아니라, 확신을 갖고 직접 선택하기를 원했다.


“한별 씨. 제가 왜 한별 씨를 나무 엔터로 데려오고 싶었는지 아십니까?”


한주혁이 그 수많은 지망생 중에서 유한별을 고른 이유.


“···?”


가장 중요한 이유를 놓치고 있던 정도균과 유한별은 주혁을 바라보았고,


주혁은 곧장 지갑 속에서 무언갈 꺼내 보여주었다.


“이건···.”


그가 꺼낸 건 명함이었다.


[ UM 엔터테인먼트 팀장 한 주 혁 ]


나무 엔터테인먼트의 명함이 아니라, 전 직장인 UM 엔터테인먼트의 명함.


“실장님···?”


정도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한주혁을 바라보았다.


“한별 씨. 사실 저는 나무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얼마 전까지 UM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고 있었고, 이번 정기 오디션에 대한 업무와 관련된 일을 했었습니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때 한별 씨가 보내주신 지원 영상을 봤었습니다.”

“아···.”


전말을 알게 된 유한별은 이력서와 함께 보냈던 지원 동영상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몇 십 번을 다시 찍어봐도 한없이 부족했지만, 최선에 가장 가까웠던 그 동영상을.


“우선 선곡부터 좋았습니다. YEES의 ‘나는 달라’를 고르셨던데, 한별 씨 특징에 잘 맞는 선곡이었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보컬 기본기도 탄탄하고, 꽤 어려운 댄스 파트도 무리 없이 해내셨던데···. 랩으로 이어지는 브릿지 부분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엄청 다재다능하신 거 같습니다.”


다재다능.


처음 들어보는 칭찬에 부끄러워진 유한별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고개를 숙여버리고 말았다.


“···그, 그 정도는 아닌데요···.”

“자랑스러워하셔도 좋습니다. 요즘 보컬에 댄스, 랩까지 가능한 아이돌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비주얼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으니, 사실상 천상 연예인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별 씨를 UM에 주기 아까웠습니다. 당연히 이번 오디션에 붙을 거 같았습니다.”


‘아까웠다’라는 말이 이렇게도 달콤한 말이었던가.


“······.”


유한별은 주혁의 직설적인 칭찬에 눈앞이 빙빙 도는 듯한 감각에 빠지고 말았다.


모두가 입 모아 애매하다고 말하던 자신의 특징을, 다재다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이, 입에 발린 말이 분명한데···.’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이게 맞나···?’


그런 주혁의 칭찬도 흔들리는 유한별의 마음을 완전히 기울이기엔 조금 부족했다.


현실은 냉혹한 법.


그녀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데뷔인데, 나무 엔터에서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


유한별은 또다시 깍지를 끼며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말았고,


그녀의 마음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걸 알아챈 한주혁은 정도균에게 슬쩍 눈치를 주었다.


툭─ 툭─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는 의미였다.


“아.”


한주혁의 열정적인 설득에 멍하니 앉아있던 정도균은 눈치 빠르게 적당히 핑계를 대며 순순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리고···.


“한별 씨.”


둘만 남은 테이블.


주혁은 과거로 돌아오기 전, 유한별과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네?”


예전부터 유한별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매우 싫어했다.


그것이 설령 가벼운 거짓말일지라도.


주혁은 그런 그녀의 성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제가 굳이 나무 엔터의 단점을 늘어놓은 것도, UM에 보내기 싫다고 밝힌 것도, 다 한별 씨를 속이기 싫어서 그랬습니다.”

“···!”


유한별은 그제야 한주혁의 진심을 알아챌 수 있었고, 동시에 커다란 의문이 들었다.


‘왜 이렇게까지···?’


당장 학원만 돌아다녀 봐도 자신보다 뛰어난 지망생들이 널려있고, 소위 말하는 얼굴 천재들도 많다.


그런데 왜 이 남자는 자신을 선택한 것일까.


이해할 수 없는 주혁의 선택에 의문이 든 유한별은 물었다.


“그···. 저 말고도 연습생들이 많은데···. 왜 하필 저인가요?”


그러자 주혁은 기다렸다는 듯 당당하게 밝혔다.


“한별 씨가 무대에 서는 모습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본 순간에 팬이 됐거든요.”


‘패, 팬···? 내 팬이 됐다고···?’


데뷔 조차 못한 자신에게 팬이라니!


유한별은 그 짧은 단어에 묘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한별 씨. 당장 정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충분히 시간 드릴 테니, 천천히 답해주셔도 되고, 이번 오디션 결과가 나오고 나서 말씀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주혁은 유한별에게 빠른 답변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천천히 생각해보라며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시간을 약속했고, 여유롭지 못했던 유한별은 한결 마음을 놓으며 카페를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유한별이 카페를 나서는 걸 확인한 정도균은 재빨리 카페로 돌아와, 한주혁에게 결과를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글쎄.”

“···네?”

“천천히 연락 달라고 했어.”

“아니···, 왜요?!”


정도균은 한주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기껏 다 설득해놓고 그냥 보내버리다니···!


하다못해 카메라 테스트라도 시키고 보냈어야 했다.


“제가 지금이라도 가서···!”


정도균은 당장에라도 유한별을 쫓아가려고 했지만···.


“도균아. 우리 바로 갈 곳 있어.”

“···네? 또 어딜 가요?”


주혁이 다른 일정을 들먹이며 정도균을 붙잡았다.


주혁의 다음 행선지는 바로···.


“성당.”


성당이었다.


작가의말


쥐돌이 입니다.


1호 연습생 영입 ing...


감사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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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유한별 (3) +3 22.05.23 245 13 12쪽
15 유한별 (2) +3 22.05.22 253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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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김서아 (3) +3 22.05.20 253 12 12쪽
11 김서아 (2) +1 22.05.19 251 13 11쪽
10 김서아 (1) +1 22.05.18 272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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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입 (3) +5 22.05.16 301 17 12쪽
7 영입 (2) +2 22.05.15 322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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