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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성력으로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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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쥐돌이.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6.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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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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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영입 (3)

DUMMY

주혁은 김용준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땅딸막한 몸매에 꽉꽉 들어찬 살집.


째진 눈 사이로 슬쩍 드러난 눈빛엔 거만함이 짙게 깔려있다.


‘이 인간이 왜 갑자기 나타났지?’


입사한 이래로, 단 한 번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던 인간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것도 퇴근 시간이 다 돼서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


주혁은 우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천소희 표정을 슬쩍 확인해보았는데···.


“······.”


천소희는 희미한 미소를 띤 채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연기네.’


그녀의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알아챈 주혁은, 지금까지 들어왔던 김용준의 악평을 떠올리며 눈치껏 밝은 얼굴로 인사치레를 흘렸다.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이렇게 찾아오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으흠···. 바쁘면 그럴 수 있지.”


김용준은 주혁의 예의 바른 태도가 내심 나쁘지 않았는지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고, 자신의 지위를 확신한 듯 더더욱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


“천 배우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 뭐, 나무 엔터는 지낼만한가?”

“예. 덕분에 금방 적응했습니다.”

“다행이구만.”


김용준은 거드름을 피우며 괜히 사무실을 쓱 둘러보더니, 책상에 올려둔 손을 까딱이며 넌지시 말을 꺼냈다.


“내가 여기까지 온 건 다른 게 아니라···. 최근에 이상한 소문을 들어서 말이야.”


‘···소문?’


“어떤···, 소문 말씀이십니까?”


주혁이 어리둥절해하며 되묻자, 김용준이 퍽 가소롭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내가 종수한테 들었는데···. 한 실장이 Teen─N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면서?”


Teen─N. 지금은 사라진 나무 엔터의 아이돌 연습생 육성 시스템이다.


“아이돌 사업을 이야기하려면, 그에 맞는 담당자를 찾아왔어야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가면 어떡하나?”


‘···이것 봐라?’


김용준의 속뜻을 눈치챈 주혁은 살짝 놀라고 말았다.


김용준은 대표이자 친구인 변종수가 아무것도 모른다며 은근히 비하하는 동시에,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걸 질책한 것이다.


“······.”


옆에서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도균도 의미를 이해한 듯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누가 들어도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하지만···.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계산을 끝낸 주혁은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러자 김용준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뻔뻔하게 주혁을 용서해주었다.


“처음엔 다 그런 법이지. 다음부턴 조심하게.”

“···감사합니다.”


말 그대로 엎드려 절 받기가 따로 없는 상황.


정도균은 그런 김용준의 행동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참자···.’


대놓고 불만을 표할 정도로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껏 어깨를 드높인 김용준은, 짐짓 거만한 태도로 아이돌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쭉 늘어놓았다.


“한 실장. 내가 아이돌 그룹을 세 개나 만들어 봤는데, 이게 쉬운 사업이 아니에요. 데뷔시켜서 무대에 세운 거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니까?”


쓸모 있는 정보는 없었고, 주로 자기 자랑이었다.


“아무튼···.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하는데···. 혹시 시간들 있나?”


김용준은 뻔뻔한 얼굴로 책상을 툭툭 두드리며 주혁을 흘끔 바라보았다.


정도균은 정말로 그가 대화를 원한다고 생각하며 주혁을 쳐다보았고,


김용준의 진짜 의도를 눈치챈 주혁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이 새끼가···.’


김용준은 은연중에 접대를 요구하고 있었다.


자신의 도움을 받고 싶으면, 알아서 잘 보이라는 뜻이다.


‘이딴 능력도 없는 놈한테 굳이 잘 보여야 하나?’


주혁은 그런 김용준의 태도가 매우 못마땅했지만···.


‘쯧, 어쩔 수 없나···.’


당장 김용준과 척을 지면 앞으로 얼마나 험난해질지 잘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야 충분합니다만···. 혹시 아직 식사 안 하셨다면, 밖에서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길 좀 나누시겠습니까?”

“으음···. 일이 먼저인데, 하고 먹어도 충분하지 않나?”


김용준은 그 와중에도 체면을 생각한 듯 슬쩍 제안을 밀어냈고,


그마저도 예상했던 주혁은 속으로 진저리를 치며 다시 한번 식사를 제안했다.


“제가 근처에 좋은 곳을 하나 알고 있습니다. 부디 한 끼 대접하게 해주십시오.”

“한 실장이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겠네.”

“그럼, 바로 연락해 놓겠습니다. 아···. 소희는 따로 일정이 있다고 했었지? 그럼 도균이가 소희 좀 바래다줄래?”

“···예?”


그때 혀를 내두르며 주혁의 처세술을 감상하고 있던 정도균은 천소희와 눈을 마주쳤다.


천소희에게 일정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기에.


‘내가 모르는 일정이 있었나···?’


의문을 품은 정도균이 무심코 입을 떼려는 찰나.


“도균아.”


휴대폰을 꺼내 든 한주혁이 슬쩍 눈치를 주었다.


“어서 가봐.”


‘아, 설마···.’


정도균은 그제야 주혁이 배려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고, 멀뚱멀뚱 바라보는 김용준의 눈치를 흘끔 살피며 재빨리 사무실을 나섰다.


“······.”


그리고 내내 입을 다문 채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천소희가 한주혁을 흘끔 쳐다보더니···.


순식간에 환한 미소를 그리며 김용준에게 인사를 건넸다.


“죄송해요. 오늘은 제가 일정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뭐···. 스케줄이 있으면 어쩔 수 없지.”


사실 천소희로서는 김용준에게 잘 보일 필요가 조금도 없었지만···.


‘주혁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내가 초를 칠 순 없지.’


한주혁을 위해 연기까지 해가며, 얌전히 사무실을 나섰다.


그녀 나름의 내조였다.




*




강남의 어느 고급 술집.


“크으···. 쭉쭉 들어가네.”


주혁은 거나하게 취해 술주정을 부리는 김용준을 보며 속으로 욕을 퍼붓고 있었다.


‘어떻게 이딴 놈을···.’


주혁의 법인카드를 등에 업은 김용준은 거침없이 비싼 술과 음식들을 해치워나갔다.


회사 경비로 적당히 처리가 가능한 영역이었기에 큰 상관은 없었지만···.


“한 실장. 들어봐···. 종수가 진짜 멍청한 놈이라니까?”


진짜 문제는 김용준의 거침없는 언행들이었다.


“종수가 회사 물려받을 때 내가 그랬거든. 이거 중국에 팔아야 한다고. 그래야 큰돈을 번다고! 근데 이 새끼가 죽어도 싫다고 그러잖아.”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놓고 자금 없으니까 천지 그룹에 지분 팔아서, 이사진 싹 갈리고···. 어휴. 그냥 애가 열정만 있고, 좀 멍청해.”


김용준은 절친한 친구이자 대표인 변종수에 대해 막말을 서슴없이 뱉어냈다.


“내가, 진짜···. 돈만 제대로 있었으면 아이돌 사업 제대로 일으켰거든? 근데 라이블리 좀 봐봐. 이따위로 생겨먹은 애들을 내가 어떻게 살려!”


자신이 제작했던 걸그룹 라이블리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막말을 쏟아냈다.


“내가 정 때문에 나무에 남아있긴 하는데···. 쯧···.”


자신의 능력은 출중하고 의리 있다고 생각하며, 남의 흉보기를 좋아하는 인간.


‘쓰레기 새끼가 따로 없네.’


주혁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상이었다.


“한 실장도 그렇게 생각하지?”

“···저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지내봐. 나무 엔터가 얼마나 작은 물인지 알 테니까.”

“···조언 감사합니다.”


‘이 인간을 어떻게 써먹지?’


그렇게 주혁이 김용준의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며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하던 그때.


우우웅── 우우웅──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김용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어, 김 대표! 나? 후배랑 술 한잔하고 있지.”


김용준은 ‘김대표’라고 불린 사내와 통화를 이어갔고,


주혁은 술 대신 물을 홀짝이며 김서아를 어떻게 영입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잇···, 참···. 사람 귀찮게 왜 자꾸 전화를 하는지···.”


전화를 끊은 김용준이 물어봐 달라는 티를 은근히 드러내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이미 쉼 없이 자랑을 들었던 주혁은 모른 척 넘겨버리려고 했지만, 김용준이 자꾸 전화에 대해 언급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슬쩍 질문을 건넸다.


“···어디 시길래 그러십니까?”


그러자 김용준이 기다렸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이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 실장, 그 빅스타 엔터테인먼트라고 알지? 거기 대표가···.”


그런데.


‘응? 빅스타 엔터?’


주혁은 김용준의 입에서 나온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데뷔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멜트걸즈’라는 걸그룹이 있었는데, 그 그룹의 소속사가 바로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였다.


“거기 김 대표가 나랑 좀 친한데, 이번에 아이돌을 만들겠다면서 자꾸 와달라고 그러네···.”

“그렇습니까?”


주혁은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거기 직원 월급도 떼먹는 양아치 회사라고 들었는데···.’


그리고.


‘그 멜트걸즈 프로듀싱한 사람이 성추문으로 잠적하지 않았···. ···어?’


순간 무언갈 떠올린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김용준을 쳐다보았다.


빅스타 엔터테인먼트 소속 멜트걸즈의 프로듀서이자 성추문 사건을 일으키며 사라져버린 프로듀서.


‘이 쓰레기 새끼···!’


주혁은 그제야 김용준의 정체를 떠올려낼 수 있었다.




*




만취한 김용준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주혁은, 곧바로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흐음···.”


1년 전에 설립된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은 단 한 명 뿐.


그마저도 별로 유명하지 않은 인물이었고, 해외로부터 자본을 받았다는 내용과 차세대 아이돌을 제작하겠다는 기사만 겨우 몇 개 올라온 신생 기획사였다.


‘확실한데···.’


주혁은 김용준이 멜트걸즈를 제작한 프로듀서라고 확신했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미래의 기억과 그가 겪었던 김용준의 성격을 고려해봤을 때 분명했다.


“어떡할까···.”


언젠가 김용준이 나무 엔터를 나간다는 게 확실한 상황.


분명 주혁에겐 좋은 소식이었지만, 이 기회를 살리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어쨌든 김용준은 나무 엔터 소속의 프로듀서다.


아이돌을 담당자하고 있는 그가 회사를 나간다면, 안 그래도 방치돼있던 아이돌 사업이 그대로 묻혀버릴 수도 있다.


‘그건 곤란한데···.’


제일 좋은 건 주혁이 프로듀싱 능력을 증명하며 아이돌 사업을 이어받는 것.


그 중에서도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라이블리를 되살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쉽지 않겠네.’


주혁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노트북 뒤에 놓인 탁상용 달력을 확인해보았다.


“······.”


유한별의 참가한 UM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 결과가 나오는 건 앞으로 일주일.


김서아가 다니는 성당에 가기로 찾아가기 한 건 바로 이틀 뒤.


김용준이 언제 나무 엔터를 나갈지 모르지만, 라이블리를 되살리려면 당장 오늘부터 준비해도 모자랄 수 있다.


“후우···.”


주혁은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일들을 떠올리며 희미한 피로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단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훨씬 나으니까.


“좋아. 해보자···.”


주혁은 차게 식힌 카페인 음료를 꺼내며 ‘라이블리 부활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먼저 아마추어 작곡가들이 애용하는 사이트를 뒤져보았다.




*




이틀 뒤, 일요일.


“······.”


주혁은 11시에 있을 교중 미사에 맞춰, 이른 아침부터 차를 끌고 나섰다.


김서아가 어떤 미사에 참여할지 모르니, 일단 가장 중요한 미사에 맞춰서 가보자는 정도균의 의견을 따른 것이었는데···.


“주혁아. 커피 줄까?”

“···괜찮아.”

“그럼 빵 줄까?”

“···아니.”


‘얜 왜 따라왔지···?’


정작 의견을 낸 정도균은 어디 가고, 뜬금없이 천소희가 합류하고 말았다.


작가의말


쥐돌이 입니다.


김용준의 정체는 쓰레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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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유한별 (3) +3 22.05.23 247 13 12쪽
15 유한별 (2) +3 22.05.22 254 11 15쪽
14 유한별 (1) +1 22.05.22 26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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