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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06.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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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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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조 (4).

DUMMY

"드디어 깨어나셨군요!"


"여- 보고싶었다구 지구"


꽤나 정갈한 목소리와 갈라지고 메마른 목소리가 동시에 방 안을 메운다.


에이든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리지만, 앞이 뿌예서 잘 보이지 않는다.


꽤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던 것 같다. 주황색 빛이 보이는 것 같은데....


에이든은 시야를 회복하고자 눈을 몇 번 깜박인다. 그제서야 보이는 이곳의 모습.


방안을 밝게 비추는 수 십개의 촛불. 수 많은 촛불은 하나의 파도를 만들어 춤을 추고 있다.


그러한 불의 파도 앞에 서있는 하얀색 가면의 사내.


에이든은 왼쪽 눈을 살포시 감는다.


띠링-

[인간: 키-174cm, 몸무게-60kg, 영양실조 상태]


하얀색 기괴한 가면에 검은 사제복을 입은 사내, 옥상에서 본 놈과 다른 놈이다.


그 놈들 소속의 인물인가, 혹은 의뢰주인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인물인가.


여러가지 가능성이 떠오르지만, 어느 누구든간에 이 사람이 적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아까부터 몸이 묶여 있었으니까. 손에서 발, 몸통에서 목까지 뭔가에 구속되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몸을 구속하고 있는 족쇄에 힘을 줘보지만, 철컹- 철컹-하는 시끄러운 소리만 날 뿐 끊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몸은 의자에 앉혀있는 것 같고....


에이든은 정면의 사내를 계속 응시하면서 이곳에 대한 정보를 유추해본다.


우선 맨발로 바닥을 더듬어 본다. 바닥은 울퉁불퉁한 돌로 되어있었고 꽤나 차갑다. 그리고 발바닥에 자그마한 알갱이, 즉 모래같은 것이 느껴진다.


다음은 숨을 크게 들이쉬어 냄새를 확인한다. 퀘퀘한 곰팡이 냄새와 약간의 비린냄새가 동시에 코를 자극한다.


지하실 아니면 지하감옥. 에이든은 이곳을 그렇게 판단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는 어떻게 나올것인가.


"이봐 거기 하얀가면, 여긴 어디지?"


"하얀가면?? 그게 뭔.... 이런 내 정신 좀 봐!! 귀중한 분께 이런 망측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니요!!"


검은색 사제복을 입은 사내는 호들갑을 떨면서 가면을 바닥에 벗어던지고는 쾅쾅- 짓밟는다.


그러자 보이는 사내의 맨 얼굴.


"안녕하십니까 에이든. 저는 구원교 대주교 가브리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은 지하 예배당이지요 하하하"


자신을 가브리엘이라고 소개한 사내는 생각보다 꽤나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내는 연한 갈색 머리카락에 병약해 보이는 얼굴, 그리고 순박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특히 환한 미소가 가져다주는 아우라는 제법 주교다웠다. 도저히 납치범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만 그럴할 뿐, 질 나쁜 놈인 것은 분명하다.


아까부터 코를 간지럽히는 피비린내는 저 가브리엘에게서 진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목적이 뭐지?"


"오오오!!! 역시 에이든님!!! 역시 에이든님도 우리의 뜻을 이해하실 줄 알았습니다!!!"


가브리엘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사방에 침을 튀기며 말했다.


일렁이는 촛불보다도 더 강렬한 눈 빛, 그건 미친자의 눈동자였다.


가브리엘은 문 앞에 다가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신을 영접하는 것!! 그게 우리 구원교에 목적입니다!!!"


신을 영접하는 것과 자신이 과연 무슨 상관일까.


에이든은 사고를 하던 도중, 문 앞에 서있는 가브리엘을 발견한다.


가브리엘이 서있는 곳에는 2개의 문이 있었는데, 하나는 목재로 된 문이였고 다른 하나는 철로 된 문이었다.


마치 죄수를 가두는 용도로 쓰일 법한 철문.


그 철문을 가브리엘이 끼익- 열었다.


그러자 각 종 돌연변이가 에이든의 눈에 보인다.


1종 돌연변이 개, 고양이, 쥐, 까마귀, 바퀴, 지네, 그리고 인간까지, 굶주린 돌연변이가 먹이를 찾아 기어 나온다.


"그러니 부디 잘 부탁합니다. 에이든"


가브리엘의 신실한 목소리와 함께, 맨 앞에 서있는 돌연변이 한 놈이 뛰쳐나간다.


그리고 에이든의 목을 낚아챈다.


콰득-



****



8구역 구원교 성당. 지하 예배당.


"주님께 찬송을 ♩ ♩~♪"


콰득- 콰득-


"우리에게 구원을 ♩ ♩~♪"


콰득- 콰득-


"부디 현현하시여 우리를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 ♪"


콰득- 콰득- 콰득- 콰득-


천장 틈에서 조용히 새어 나오는 찬송가. 비록 이곳에는 자신과 돌연변이들 밖에 없었지만, 방음처리가 미숙한 탓인지 돌들 사이로 지상의 찬송가가 지하까지 울려 퍼진다.


"으...으..."


의자에 묶인 채로 바닥에 쓰러진 에이든은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우선 팔은 1종 돌연변이 개와 고양이에게 수 십 번은 더 물리고 찢어져 넝마가 되었다.


발가락과 다리는 어느새 돌연변이 쥐가 파먹어 형체를 알 수 없다.


귀, 코, 입 등 온 몸의 구멍에는 아직도 벌레가 기어 다닌다. 스스스- 하는 혐오스러운 소리에 몸을 끊임없이 움직여 보지만, 고통만 커질 뿐 변하는 것은 없다.


"으......아......"


그렇게 기절하고 깨고를 수 차례 반복했다.


완전히 탈진상태에 이르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차라리 이대로 죽는게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올바른 사고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검은 사제복을 입은 가브리엘이 나타났다.


가브리엘은 문을 열자마자 허겁지겁 자신에게 뛰어온다.


그리고 찢겨진 자신에 이마에 손을 맞대며 말한다.


"에이든님!!! 오 이런 많이 아프셨지요. 주여 이 어린양을 부디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


그리고 가브리엘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완전히 미친놈이다.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던 가브리엘은 품 안에서 이상한 물건을 꺼내들었다.


흐릿한 시야에서 보인 것은, 검은색 피가 담긴 물건. 그건 주사기였다.


가브리엘은 양팔을 들어올리며 외쳤다.


"에이든님!!! 이거야 말로 저희를 구원해줄 물건입니다!!!"


푹- 주사바늘이 자신의 팔뚝에 꽃히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아.."


그 이상한 주사 덕에 찢어진 팔과 다리가 아물고 눈, 코, 입 등 잃어버린 오감이 다시 복구된다.


마법과도 같은 신비로운 광경이었지만, 오늘 이후로 지옥이 펼쳐질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이 1일차의 밤 이었다.



<2일차>


또 다시 날이 밝아 하루가 시작된다.


어두운 지하에는 아침을 알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지만, 저벅 저벅- 지하로 내려오는 발걸음이 아침임을 알려준다.


"하아- 하아"


숨이 거칠어진다. 저 앞에 있는 문이 열리면 지옥을 경험하겠지. 무섭다.


"에이든님 오늘도 잘 부탁 드립니다!"


끼익-하고 문이 열리고 환하게 웃고있는 가브리엘의 모습이 보인다.


누군가가 보면 신실한 미소에 가까웠지만, 에이든만큼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죽음을 종용하는 사신의 미소.


가브리엘은 에이든에게 사신과 같은 존재였다.


저벅-

저벅-


"제...제발 오지마! 으아아아아아-!"

.

.

.

에이든은 결국 오늘도 걸레짝이 되었다.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곱씹어 본다.


그래도 오늘은 마냥 절망적인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보. 다행히도 몇 가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정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에이든은 끊임없이 되뇌이면서 머릿속에 정보를 각인 시켰다.


첫째, 구원교의 목적. 구원교의 목적은 신을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이란 3종 돌연변이를 말하는 것 같다. 자신을 돌연변이로 만들어서 신을 부른다고 했다. 자신은 신을 부르기 위한 그릇이라고 했던가.


둘째, 이곳의 위치. 새벽에 천장에서 들리는 사제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은 8구역이다. 사제는 이 곳이 황무지라고 했었는데, 파트라슈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사막과 같은 황무지는 8구역이라고 했다. 그리고 8구역은 5구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있는 곳. 어쨌든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바깥의 상황. 성당 밖의 상황은 그닥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가브리엘이 화를 내며 무법자와 세계정부 욕을 하는 걸 보니 서로 대립하는 중으로 예상된다.


"뭐....이정도려나..."


그렇게 2일차의 기나긴 밤이 저물었다.


<3일차>


몸이 확실히 변하고 있다. 가브리엘이 말하기를 이미 육체는 돌연변이에 가깝다고 했다. 재생능력이 극도로 좋아졌고 고통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


동공이 네모난 것은 2종 돌연변이의 상징이라고 하는데, 가브리엘이 거울로 보여준 내 오른쪽 눈은 선명한 네모난 동공이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왼쪽 눈은 아직도 정상이었다.


<4일차>


죽인다. 죽인다. 나가면 반드시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5일차>


기절한 것일까.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정신을 깨어났을 땐, 이미 가브리엘이 자신의 몸을 붙잡고 주사를 놓고 있었다.


주위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걸레짝이 된 돌연변이들이 보였다. 누가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속이 시원했다.



<6일차>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에이든님 오늘은 가브리엘님이 바쁘셔서 저 말콤이!!! 에이든님을 인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브리엘 말고 다른 사제가 들어와서 자신을 관리한다.


어찌보면 사소한 변화.


말콤이라고 불리는 이 녀석은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덕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말콤이 말하기를, 밖에는 구원교랑 알 수 없는 무법자들이랑 싸우고 있다고 한다.


말콤이 말하기를, 그래서 가브리엘 대신에 자신이 에이든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말콤이 말하기를, 「기간트 메이아」가 5구역을 초토화시켰다고 한다. 말콤은 이를 천벌이라고 표현했다.


그 외 등등, 말콤은 서슴없이 물어보는 족족 이야기를 해주었다.


잘하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7일차>


어느새 일과에 적응이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천장에서 들려오는 기도 소리를 듣고, 정확히 마음속으로 30분을 재면 가브리엘이나 말콤이 내려온다.


끼익-


"좋은 아침입니다 에이든님!!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최근 가브리엘이 전투로 바쁜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오늘도 말콤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마른 빵을 먹고 돌연변이에게 한바탕 물어 뜯긴 다음, 주사를 맞고 점심식사를 한다.


물론 점심식사도 빵이다. 그렇게 아침과 똑같은 일과가 밤까지 계속된다.


평소와 같은 지옥같은 하루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찾았다."


드디어 나갈 방법을 찾았다.


<8일차, 오늘>


오늘 등장하는 사람이 말콤이면 자신은 탈출할 수 있다.


쿵쾅- 쿵쾅- 울리는 심장소리를 기준삼아 마음 속으로 시간을 센다.


'1.....2....3....4'


"하늘에 계신 주님이시어......"


어느때와 다름없이 천장에서 기도소리가 울린다.


'600....601...700....'


".... 불쌍한 저희를 보살펴 주시옵소서 아멘."


'......2050!'


기도가 끝나고 한 5분정도가 더 흘렀을까.


터벅- 터벅- 지하에 걸어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정확히 2690번의 심장 박동소리가 울릴 때.


끼익-하고 문을 열고오는 사내.


말콤이다.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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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조 (6). 22.05.30 3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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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전조 (4). +1 22.05.26 44 7 15쪽
» 전조 (4). 22.05.24 53 7 12쪽
14 전조 (3). 22.05.23 45 5 12쪽
13 전조 (2). 22.05.22 46 5 11쪽
12 전조 (1). 22.05.22 48 5 9쪽
11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2). 22.05.20 49 4 11쪽
10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1). 22.05.19 51 4 13쪽
9 변화 (4). 22.05.18 55 6 13쪽
8 변화 (3). 22.05.17 64 6 13쪽
7 변화 (2). 22.05.16 65 6 11쪽
6 변화 (1). +2 22.05.15 79 7 18쪽
5 내 이름은 에이든. 22.05.14 107 8 16쪽
4 2150년의 지구 (3). 22.05.12 152 17 12쪽
3 2150년의 지구 (2). 22.05.12 194 28 13쪽
2 2150년의 지구 (1). +1 22.05.11 251 31 12쪽
1 프롤로그. prologue 22.05.11 292 3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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