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카덴의 고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그우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3
최근연재일 :
2022.08.09 10: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051
추천수 :
136
글자수 :
126,776

작성
22.07.04 18:45
조회
44
추천
8
글자
16쪽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4)

DUMMY

“깨어 있었나···?”

“하암, 기다리다 지쳐서 선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리마가 늦게 온 퓌오른의 병사들을 탓하며 투덜거렸다.


“근데, 이게 다냐?”

다섯 명의 추격자를 보고, 아리마는 실망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어린놈이 버르장머리가 없구나.”


아리마의 악의 없는 말이 퓌오른 병사를 제대로 도발한 듯했다.

퓌오른 병사 중 하나가 분을 참지 못하고 바르르 떨었다.


그러나 병사들은 섣부르게 움직이지 못하였다.

어느새 아리마와 함께한 모두 일어난 바나타인 때문이었다.


기드는 기회를 엿보다가, 아이를 안고 그들의 뒤로 뛰어가 숨었다.


“으음.”

“깨워서 미안.”

새벽에 깬 아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비몽사몽 중에 눈을 비비기만 할 뿐이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네놈들은 한 놈도 살아나가지 못할 것이다. 살려달라고 애원···윽!”

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퓌오른의 병사가 장막 밖으로 날아가 굴렀다.


“진짜 말 많네!”

아리마는 무기도 들지 않고 주먹만으로 순식간에 하나를 처리했다.


“방심하지 마라! 놈들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뒤늦게 놈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병사가 적에게 달려드는 부하들에게 말을 전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리마가 병사 하나를 더 장막 밖으로 날려 보낸 뒤였다,


지켜보던 레가브와 바라크도 각각 한 명씩 쓰러뜨렸다.


“제기랄! 어떻게 왕국의 정규군을 이리도 간단히 쓰러뜨리는 것이냐!”


최후의 생존자인 대장은 살기 위해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난잡하게 허공에 휘두르는 칼은 아리마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아리마는 뻔한 검격을 간단히 피하며 놈을 발로 걷어찼다.

그로 인해 장막 밖으로 날려진 대장이 땅을 구르며 나무에 부딪혔다.


“그건 너희와 우리가 겪은 전장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지.”

밖으로 나온 아리마의 잿빛 머리가 달빛에 드러났다.


“설마 네놈들, 바나타의 수인···!”


병사는 그 말을 마저 하지 못했다.

쫓아 나온 아리마가 그의 명치를 걷어차 기절시켰다.


“아, 그리고 네놈 말대로 불을 피워 유인한 거 맞아.”

아리마가 쓰러진 퓌오른의 개를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물론, 이미 쓰러진 퓌오른 병사에게 그 말이 들릴지는 알 수 없었다.


아리마는 밧줄로 쓰러진 병사들을 나무에 묶어 마무리했다.

“휴, 다했다. 아, 맞아! 특이한 병사들 정체를 물어봐야 하는데! 다들 기절했네.”


일처리를 너무 신속하게 해도 문제였다.


“아무래도 전해 들었던 병사들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이상하···.”


그 때 갑자기, 말을 마친 글렌이 손을 들어 올리며 다른 이들을 침묵시켰다.

“잠깐!”

무언가의 기척을 느낀 듯 보였다.


레가브도 귀를 조용히 기울였다.

덜그럭거리는 쇳소리가 잠자고 있던 고요한 숲을 깨우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소리는 병사들의 발걸음이라기에는 힘없게 들렸다.


“역시, 아무래도 손님이 더 있었나 봅니다.”

글렌이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점점 바나타인들을 에워싸는 병사의 어두운 형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름에 가려진 달은 아무것도 비추지 못했다.

때문에 병사들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다가오는 병사들의 걸음이 어딘가가 둔탁하고 어색했다.

그 움직임 하나하나에 생기를 찾기 힘들었다.


그 모습을 눈여겨보던 글렌이 입을 열었다.

“아까 들었었죠? 어떤 병사는 반신이 사라진 뒤 바스러졌고, 다른 무리는 멀쩡하여 도망가거나 아예 증발해버렸다고.”


그 말을 듣고, 레가브는 밤에 아이의 아버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저게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글렌이 고리의 힘도 담지 않고 가볍게 창을 던졌다.


그의 창이, 투구로 얼굴을 가린 병사들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설마 인간도, 짐승 신도 아닐 줄이야.”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병사의 신음은 들리지 않았다.


때마침 달빛을 가리던 구름이 걷히고 땅 아래 모든 것이 환히 드러났다.


머리가 날아갔지만, 병사는 멈추지 않고 글렌 일행을 향하여 걸음을 계속해왔다.


“만월의 밤에, 빛에 닿은 병사들이 증발한 이유.”

다가오는 병사들의 모습은 칼라이스와는 또 다른 역겨움을 느끼게 했다.


“반신이 날아간 병사는 고리의 힘이 닿는 경계에서 신체 일부만 힘에 닿은 것 같고···.”

글렌은 기드가 말한 수수께끼를 풀이해주었다.


“살아서 도망쳤다면 그건 아마 인간일 것 같네요. 저것들이 도망칠 리는 없을 테니까.”

글렌의 말대로 머리가 뚫려도 앞으로 걸어오는 놈들이 도망칠 것 같지는 않았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망자.”


글렌의 표현은 그것들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들은 해골과 바싹 말라버린 송장 사이, 어중간한 위치에 있었다.


“우웨, 엑!”

기드는 속이 메스꺼웠는지 금방이라도 토할 것처럼 헛구역질했다.


“저런 것들을 부리는 사람을, 나는 성녀라고 부르지 않을 것 같은데···. 마녀를 잘못 부른 것 아닌가?”


망자의 주인에게 붙여진 호칭을 탐탁지 않았는지 글렌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비웃었다.


그 말에 레가브도 동감했다.

‘저런 끔찍한 것들이, 더 이상 세상에 나와선 안 되지.’


“수가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레가브는 스스로 뱉은 말과 반대로 여유로웠다.


“걱정되나요?”

“카데닌께서 계시는데 무슨 걱정을 하겠습니까?”

믿는 구석이 있는 레가브에게 두려움 따위 있을 리 없었다.


“안타깝지만, 저는 오늘 이 싸움에서, 나서지 않을 겁니다.”


글렌의 웃는 얼굴이 레가브를 약 올리는 듯 보이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후, 스승님께서 주시는 첫 번째 시련입니까?”

“뭐, 비슷한 셈이죠. 저것들을 다 정리하고, 상처 하나 없이 돌아온다면, 제자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레가브의 장난에, 글렌이 먼저 제자로 받아주겠다고 답하였다.


비록 조건이 붙었지만, 예상치 못한 글렌의 반응에 레가브의 승부욕이 또다시 불타올랐다.


“그것참, 듣기 반가운 소리군요.”

레가브는 곧바로 창을 고쳐 잡았다.


“의욕이 넘치네요.”

“혹시, 아리마와 바라크의 도움을 받아도 되겠습니까?”

레가브가 조심스레 슬쩍 글렌에게 물었다. 내심 글렌이 허락해주길 기대하는 눈치였다.


“주어진 병력을 잘 활용하는 것도 심사항목 중 하나이죠.”

글렌은 그 정도는 허용해줄 수 있다며 너그러이 아량을 베풀었다.


형제에게는 불행한 소식일지라도, 글렌의 허락에 레가브는 조금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대장, 저 정도면 바라크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차라리 짐승 신처럼 덩치가 큰 놈이 더 낫다고 아리마가 투덜거렸다.


그랬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테니까.


"허튼소리 말고, 무기나 쥐어."

"칫, 알았다고 알았어."

바라크의 핀잔에, 아리마가 마지못해 무기를 잡았다.


“너희는 각각 남쪽과 동쪽을 맡아라. 나는 북쪽과 서쪽을 맡겠다.”

“예!”

"알았어, 대장."


아리마와 바라크는 각각의 자리로 이동해, 멀찌감치 떨어져 망자들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아! 혹시, 저 둘도 상처를 입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레가브는 머릿속에 불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가, 혼자 여유로운 카데닌에게 물었다.


“그건 생각 못 했네요.”

글렌의 얼굴에 곤란함과 웃음이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

레가브는 왠지 말하지 않아도 글렌의 생각을 알 것 같았다.


우선, 자신이 망자들을 상대해보고 그 파훼법을 찾기로 했다.

“너희는 대기하고 있어.”

레가브는 앞으로 나아가, 느리게 다가오는 망자들을 먼저 맞이했다.


망자들은 레가브의 창 아래에 하나둘씩 쓰러져 나갔다.

고리의 힘을 두른 창은 빠르게 망자들을 베고 찔렀다.


그러나 쓰러진다고 끝이 아니었다.

고리의 힘이 너무 적게 실리면 망자들이 바스러지지 않고 오래 살아있었다.


미처 바스러지지 않은 신체 부위가 레가브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이 많이 가는 놈들이네.”

레가브는 방심하지 않고 신속하게 창을 휘둘러 조각난 신체들을 분쇄했다.


그러나 힘을 과하게 실으면, 이 수를 다 감당하기 전에 그의 힘이 고갈될 것이 분명했다.


결국, 체력적인 문제가 동반되었다.

하지만 레가브에게는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대원들이 있었다.


잠시 후, 어느 정도 감을 익혔다고 생각한 레가브는 다시 자신의 대원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창의 촉 앞에 고리의 힘으로 또 하나의 촉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창에 힘을 둘러라. 그 정도면, 충분히 놈들을 죽일 수 있을 정도다.”

레가브는 자신이 찾아낸 최적의 요령을 아리마 형제에게 알려주었다.


다소 추상적인 비유였으나, 쌍둥이는 그의 말을 곧잘 알아차린 눈치였다.


"바라크, 잘 알아들었지?“

"너도 알아들을 정도니까."


바라크가 아리마를 구박했다,


그 말을 들은 아리마는 바라크를 노려보았지만 이내 웃어 보였다.


"웃지 마, 전투준비나 해."

"···"

말은 퉁명스럽게 했지만, 바라크도 동생이자 오랜 친구가 싫지는 않았다.


“후우···.”

여유롭게 떠드는 아리마 형제와는 달리. 레가브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면서도 카데닌의 시험에 치르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토록 바라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어서였다.


역시나 레가브와 형제는 진지하게 전투에 임했다.


망자의 검에는 당해주지 않고, 창이 가진 거리의 이점을 살렸다. 빠르게 찌르고 베어나가는 창 앞에 망자들이 바스러졌다.


레가브와 형제는 서로 작은 동선 하나도 겹치지 않고 계속해서 망자들을 해치워 나갔다.


하지만 최소한의 체력 소모로, 놈들의 죽음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포위하는 쪽이었고, 포위당하는 경험은 드물었다.


사방의 적과 아군의 동선에 집중하며 싸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상당한 피로감을 몰고 왔다.


아리마와 바라크는 자신들의 움직임까지 생각하며 두 방향을 상대하고 있는 레가브의 집중력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그 고충을 알기에, 형제는 더더욱 작은 틈도 내줄 수 없었다.


혹시라도 자신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레가브는 그토록 열망하던 카데닌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국에 바나타의 늑대들은 적응했다.


"바라크, 몇 명째야?"

"구십, 구!“

바라크는 숨은 가빠 보이지만, 망자들을 가볍게 처치했다.


"나는 이미, 백을 넘겼단 말이지. 분발하라고, 형님. 하하핫."

"···집중해."

동생에게 뒤처진 것에 약간 기분이 상한 바라크가 괜한 심술을 부렸다.

아리마는 기어코 형을 이겨 먹어 자기 실력에 취했다.


이미 그들은 요령을 터득해 망자를 상대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려워했던 처음 모습과 다르게, 언제 그랬냐는 듯 익숙해졌다.


이미 레가브와 아리마 형제는 오분의 이 정도 되는 망자들에게 안식을 선사했다.

이대로 하던 대로 계속해 나가기만 하면, 머지않아 끝이 보일 것 같았다.


“도와줄 필요는 없어 보이네요.”

열중하는 레가브의 뒤에, 한가로이 있던 카데닌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글렌은 왠지 모르게 표정이 밝아 보였다.


“도움을 받는다면,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리란 걸 알고 있습니다.”

레가브도 양방향의 적을 처치하는 것에 열중하면서 글렌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적응된 모양이었다.


글렌과의 대화가 작은 방해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저도 카데닌의 제자가 되려는 이유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탈락할 것 같아 미리 여지를 남기는 건가요.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하, 설마요. 그러실 분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레가브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레가브는 변수를 대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그럼,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뭔가요?”

글렌은 레가브가 돌연 마음을 바꾼 이유가 궁금했다.


“흠, 단순한 변덕입니다. 카데닌께서 마음을 바꾸신 것처럼···.”

레가브의 마음이 새벽 분위기에 물든 듯했다.


“그렇게 말하지 못할 이유도 아닌데, 숨기면서 말하지 않는 모습이 문득 우습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레가브는 고개 숙이며 웃었다.


“···저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 당신의 제자가 되려고 합니다.”

머뭇거리던 레가브는 망설임 끝에, 글렌의 제자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를 털어놓았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지만, 할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일족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셨는지, 들어왔습니다.”


망자들을 처리하느라 숨을 바쁘게 내쉬었지만, 레가브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그들의 입이 닳도록 들어왔다.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완성된 상상 속의 아버지를 마음속에 수없이 그렸다.

매일을 상상 속에서 아버지와 함께 초원을 거닐었다.


아버지가 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분명 할아버지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일 것이다.


부족한 것 없는 레가브에게 유일하게 부족한 것은, 부정(父情)이었다.

사실은 괜찮지 않았지만, 말로는 괜찮다며 애써 결핍된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며 몸이 커갈수록 그리움은 원망이 되었다.


어째서 희생당한 것이 우리 아버지여야 했을까.


아버지는 어째서 자진해서 모두를 구하기 위해 위험에 뛰어든 것일까.


아버지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면,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그대들은 아버지의 희생 덕분에 살았으면서, 내 아버지께 감사하고 있나 묻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원망도 조금 더 커가며 이해로 변하였다.


사람들이 아버지의 희생을 잊지 않고, 여전히 그를 위해 눈물 흘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를, 아버지의 선택을, 아버지가 지킨 사람들을 원망하기보다, 그가 이뤄낸 결과를 이해하기로 다짐했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으면, 아버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그 길에는 왠지 아버지의 발자취가 남아 있을 것 같았다.


마침내 근처의 망자들을 모두 쓸어버린 레가브는, 잠시 숨을 돌리며 글렌을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잊히지 않도록, 아버지를 아는 많은 사람의 추억을 지키려 합니다. 그들이 카덴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이것이 레가브가 아버지를 기리는 방법이었다.


여전히 그립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아들이 당신의 기대만큼 성숙해졌는지도 묻고 싶었다.


그가 지금껏 이 사실을 말하기 꺼렸던 이유는, 여태까지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서러움이 없다며 자신까지 속여왔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마음에 수없이 거짓말을 반복했다.


결국 이 사실을 말하는 것은, 그 서러움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애써 외면해온 자신의 마음에 이제는 솔직해지기로 다짐했다.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그리고 더 이상, 아버지와 쌓을 추억을, 잃는 사람이 없도록···.’

레가브는 한 아버지와 아들을 바라보았다.


“···진짜 이유를 들었으니 이제 되었습니다.”

글렌은 무슨 말도 덧붙일 수 없었다.


‘굳이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

결코, 가볍지는 않은 이유였다.


그 사실이 그를 얼마나 짓누르며 괴롭게 했을지는 레가브만 온전히 안다.

타인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그에게 어설픈 위로를 건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결 개운한 듯이 미소 짓는 레가브를 보았기 때문에, 글렌도 그를 따라 작게 웃음 지었다.


“아직 망자들을 다 정리한 것이 아니니까, 집중하세요.”


그 때, 글렌의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서쪽 망자의 대열 끝보다 멀리서 굉음이 들려왔다.


우어어어어


놀란 레가브와 글렌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대장, 아무래도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그곳에선 남은 망자의 무리가 한곳에 몰려들어 거대한 군체(群體)를 이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하반신까지 이루기에는 망자의 수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거인의 상반신이 포효하며 자신의 탄생을 알렸다.


작가의말

과연 레가브는 시험을 무사 통과할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0

  • 작성자
    Lv.26 쿤터
    작성일
    22.07.04 18:51
    No. 1

    잘 읽고 갑니다 ^^ 추천 꾸욱~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4 20:37
    No. 2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도저
    작성일
    22.07.04 19:17
    No. 3

    덥지만 화이팅하세요~ 으쌰 꾹!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4 20:36
    No. 4

    다행히 낼부터는 비온다고 그러더라고요... 우산 꼭챙기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7.04 19:48
    No. 5

    불을 일부러 피워 놓고 '드르와~드르와' 그랬던 거였군요. ㅎㅎ
    '죽은건지 살아 있는 건지 모를 망자는 무슨 사연으로...'
    아버지와의 추억...부분에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다음화에 빌런이 나올 거 같아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4 20:36
    No. 6

    감사합니다! 예측이 맞으면 작가님은 천재일지도?!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0 막연
    작성일
    22.07.05 06:04
    No. 7

    더운 날씨 화이팅! 오늘 글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추천 꾹!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5 09:26
    No. 8

    내일부터는 진짜 비온다고 하니까 우산 꼭 챙기시길 바랄게요ㅋㅋㅋ
    오늘 하루도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우주귀선
    작성일
    22.07.05 11:37
    No. 9

    정주행 완료! 전보다 더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다음화를 기다리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5 12:32
    No. 10

    추천 버튼이 닳도록 눌러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합니다ㅋㅋㅋ 다음화 기대해 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리드완
    작성일
    22.07.05 13:44
    No. 11

    잘읽었습니다. ㅊㅊ 날이 덥네요.
    즐거운 하루 되십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5 16:32
    No. 12

    감사합니다! 낼부터 장마 조심하십셔!!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쿤터
    작성일
    22.07.05 22:44
    No. 13

    그만한 실력이면 레가브는 분명 통과 할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6 08:38
    No. 14

    과연 작가님 예상대로 될지ㅎㅎㅎ
    지켜봐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남해검객
    작성일
    22.07.08 16:36
    No. 15

    BY THE DAD , OF THE DAD, FOR THE DAD 레가브의 명연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09 09:04
    No. 16

    ㅋㅋㅋㅋㅋ의도한 건 아닌데 댓글을 보고 다시 읽으니 그런 느낌이 나는 것도 같네요!
    눈썰미가... 상당하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멀티태스커
    작성일
    22.07.10 16:45
    No. 17

    잘보고 갑니다!! 몸이 얼른 회복되시길 바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11 11:14
    No. 18

    감사합니다! 작가님도 여름 햇빛 많이 쐬지 마시고 잘 피해다니시길 바랄게요!ㅎㅎ
    이번주도 화이팅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룰루랄라7
    작성일
    22.07.13 09:53
    No. 19

    왠지 레가브가 엄청 잘 해도 글렌은 흐믓하지만 겨우 통과했다 이러면서 츤데레 짓할 것만 같아요;ㅁ;
    (괜한 상상)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그우주
    작성일
    22.07.14 08:56
    No. 20

    글렌의 성격 정확히 파악하셨네요! 툴툴거리지만 마음은 따뜻하죠ㅎㅎ
    주말이 다가오는 오늘도 하루도 화이팅 하시길 바랄게요!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카덴의 고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7/19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3) 오탈자 수정 22.07.19 10 0 -
공지 7/7 이번주는 아마 휴재가 될 것 같습니다ㅠ +2 22.07.07 13 0 -
공지 재연재 및 연재 주기 공지) 알림 6/21 수정 +9 22.06.19 59 0 -
21 짐승의 굴 - 에딘 (2) +4 22.08.09 11 4 13쪽
20 짐승의 굴 - 에딘 (1) +4 22.07.28 14 4 14쪽
19 짐승의 굴 - 입성 +7 22.07.23 21 4 13쪽
18 짐승의 굴 - 계획 +6 22.07.22 13 3 13쪽
17 짐승의 굴 - 퓌오른의 성녀 (2) +12 22.07.19 49 8 18쪽
16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5) +9 22.07.16 30 6 11쪽
»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4) +20 22.07.04 45 8 16쪽
14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3) +8 22.07.03 46 5 10쪽
13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2) +5 22.07.03 37 4 9쪽
12 짐승의 굴 - 존재하지 않는 추억을 위해 (1) +10 22.07.03 47 5 14쪽
11 짐승의 굴 - 퓌오른의 성녀 (1) +8 22.07.03 56 5 11쪽
10 일족 +12 22.07.02 45 8 12쪽
9 며칠 전, 그 날 +7 22.07.02 50 5 12쪽
8 기억이 겹치는 밤 - 카덴의 마지막 칼날 (4) +15 22.07.01 65 10 18쪽
7 기억이 겹치는 밤 - 카덴의 마지막 칼날 (3) +12 22.06.30 64 8 16쪽
6 기억이 겹치는 밤 - 카덴의 마지막 칼날 (2) +11 22.06.29 58 8 16쪽
5 기억이 겹치는 밤 - 카덴의 마지막 칼날 (1) +9 22.06.28 57 8 13쪽
4 기억이 겹치는 밤 - 초원의 일족 (3) +11 22.06.21 58 7 11쪽
3 기억이 겹치는 밤 - 초원의 일족 (2) +8 22.06.21 68 8 13쪽
2 기억이 겹치는 밤 - 초원의 일족 (1) +10 22.06.21 92 8 15쪽
1 프롤로그 - 큰 뱀, 니샤르드 +17 22.06.21 112 1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