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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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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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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다시 병원으로

DUMMY

33. 다시 병원으로



힌트라도 얻기 위해서 조준경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나는 평소 하던 천체 망원경 관찰을 하듯, 조준경을 당겼다 밀었다가 반복했다.

내 바로 맞은편 4번 부스의 서 있던 호세의 눈동자를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듯 당겨서 보고 있었다.


‘호세의 눈동자. 옅은 갈색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당겨서 보니 약간의 올리브 색을 띠고 있었어.

아름다운 색이었구나···

나를 마지막까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봐 주었던 너의 눈빛을 기억할게.

우리 베가에서 다시 만나자.‘


나는 자포자기 하고 있었고 시간은 10초 남짓 남아 흐르고 있었다.

이브의 목소리와 함께 카운트 다운이 들어갔다


“10! 9! 8!”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호세의 그 올리브 눈동자의 동공이 확장되며 짙어지는 미세한 변화를 목격했다.


‘그래! 아 바로 저거야.

호세도 내가 희생될까봐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동공이 확대되고 있다고!

아무리 아바타라도 저런 인간의 미세한 감정의 변화는 흉내 못 내겠지!“


조준되어있던 대로 호세의 눈동자를 향해 발사했다.


“탕!!!!!”


나는 쏘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악!!!!!!”


감았던 눈을 떠보니 호세는 내가 쏜 총에 맞고 쓰러져 있었다.


“뭐야!!!!이건!!!! 호세!!”


굵은 바늘처럼 뾰족한 물체가 총에서 나와 호세의 눈에 깊숙이 박혀있었다.


“이브! 총알이 없다며! 왜 거짓말했어!!“


이브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말 그대로 총알이 없다고 했지.

총 안에 무엇이 있는 지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변명이 된다고 생각해?

이 미친 놈들아···”


나는 쓰러진 호세를 일으켜 품에 안았다.

호세는 즉사한 듯 아무런 의식이 없었다.


“호세··· 제발 정신 차려···”


이미 미동조차 없는 호세를 보고 나는 이브에게 소리를 질렀다.


“대체 이유가 뭐야!!

나랑 호세 모두 문제를 맞혔잖아!! 그런데 왜 호세는 내 총에 이런 것까지 넣어서 죽게 만든 거냐고!

나는 그 것도 모르고 호세에게 총을 쏘았다고···

호세는 내 손에 죽었어···.

내가 죽인 거라고······흑···“


베가 직원들이 호세를 옮기기 위해 들것과 함께 무대 위로 올라왔다.

나는 호세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듯 꼭 안고 있었다.

그런 나를 이브가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3번 박시우 님. 9번 호세 님이 안전하게 업로드를 받으실 수 있게 협조해 주세요.

이유는 제가 바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나보다 정답을 먼저 선택했는데도 내 총에 맞아서 사살된 호세···’


탈락한 시험 후보자의 유일한 혜택인 업로드라도 제대로 받게 하기 위해서는 보내주어야 했다.

호세가 들것에 실려나갔고 나는 오열했다.


‘호세 미안해.

우리 베가에서 다시 만나자···

내가 그때 농담처럼 했던 약속 지킬 테니 꼭 기다려줘.’


이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저희 베가는 모든 시험 과정을 모니터링 해왔습니다.

그 결과. 이전 준결승 라운드는 팀플레이였지만. 3번 박시우 님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결승 라운드는 사실 박시우 님만을 위한 테스트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시우 님도 마지막에 정답을 선택하지 못 했다면 이번 농어촌 특별전형도 무선발로 마무리 되었을 것입니다.“


“니들에게는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 보다 우리를 죽이는 게 쉬울 테니까!”


나는 무대에 주저앉아 흐느끼며 생각했다.


‘그런 거였어. 그 마지막 10초 동안 진짜 호세를 저격하지 못했다면 나도 목걸이로 사살시키려는 계획이었어···’


이브는 나를 보며 그 어느 때보다 더 밝은 미소로 웃고 있었다.


“박시우 님 모든 라운드를 통과하고 베가에 채용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베가의 보랏빛 블루 로고가 새겨진 카드를 내 손에 건넸다.


“이게 사원증이자 베가카드에요.”


이제 이 시험은 모두 끝났으니 자세한 건 박시우 님 사무실에서 비서에게 전달 받으시면 됩니다.


“······.”


나는 카드를 말없이 호주머니에 넣었다.


‘이렇게 내가 정말 입사에 성공한 것인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처음 시험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입사에 성공하는 나의 모습을 꿈꿔왔다.

그날이 오면 기뻐서 날뛸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었다.

마지막에 내 손에 당한 호세부터, 그 동안에 희생되었던 모든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작은 명함 사이즈의 베가 사원증 하나를 손에 넣기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것인가···‘

목숨을 걸고 매 라운드를 거쳤지만 완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함이 밀려왔다.

이브가 축하 샴페인을 가져와서 터트렸다.


“펑!”


“입사를 축하하는 샴페인을 한 잔 드릴게요.


“Cheers!”

“쨍”


이브는 샴페인 잔을 부딪쳤고 나는 그 잔을 원샷했다.

매일 일어나 라운드가 시작될 때 울리던 개선 행진곡이 어김없이 흐르고 있었다..

매번 지겹게 들었던 이 음악, 그리고 이브··· 저 악마 같은 사이코패스와도 이제 여기서 안녕이다.

시험은 모두 끝났으니···


* * *


나는 겨우 정신이 들었다. 아직 잠에 취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내 시야로 하얀 천장이 들어왔다.


“다시 하얀 방인가?

개선 행진곡은 아직 울리지 않았어.”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병실 침대에 어머니께서 누워계셨다.


‘어? 병원이다.

내가 병원에 있네?

시험을 마치고 온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마치 어제처럼 모든 게 그대로야.

놀림을 당했던 이 옷차림까지···‘


나는 한참을 멍해 있다가 생각했다.


‘아니면 그 입사 시험 모든 게 다 꿈이었어?‘


악몽 같았던 긴 꿈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의 무의식이 그런 꿈을 만들어 내었던 것 같았다.

꿈이었다 생각하니 다행이면서도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최종 합격했었는데.

좀 아쉽네. ㅋ”


어머니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신 것 같았다. 다행히 심박수는 일정했다.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병실을 나섰다.


“드르륵”

“터벅터벅”


맞은 편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채로 걸어오고 있는 한 10대 여자 환자가 보였다.


‘어라?‘


내 기분 탓인지 그녀가 나의 옷차림과 얼굴을 계속 번갈아 훑어보는 느낌이 들었다.

‘뭐야 쟤는···고등학생쯤 되는 녀석이 어른을 뭘 저렇게 위아래로 저렇게 훑어봐.’

내 옆을 바로 지나치려던 그 순간 커다래진 눈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획”

“어어···뭐야 갑자기?”

“박시우? 맞죠?”

“날 알아요? 혹시 평주 사람이야?”


갑자기 팔을 붙잡는 바람에 순간 당황했다. 평주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집 건너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평주가 뭐죠? 아바타랑 똑같이 생겨서 바로 알아봤어요!”

“아바타??”

“저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 주실 수 있나요?

베가 SNS에 올리고 싶어서요···!”


‘베가 SNS라면 루나랑 쿠나모랑가가 열심히 활동 하던 그것 ?!ㅎㅎ

아···아까 모든 게 꿈이 아니었어?

아니면···지금이 꿈인가?‘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계속 알약을 먹이고 이동시키는 시험인지 꿈인지를 마치고 와서는, 어디까지가 허구고 실재인지 혼동이 오기 시작했다.

여고생이 하이톤으로 호들갑 떨며 말하는 그 자리를 일단 피하고 싶었다.


“아 저기···죄송해요 제가 빨리 병실로 다시 돌아가 봐야 되서요.”

여고생은 끝까지 내 옷깃을 놓지 않으며 집요하게 말했다.

“아 그럼 내일이라도··· 아니면 지금 싸인이라도 좀 해주세요.”

나는 끈질긴 이 여고생의 손에서 내 옷깃을 놓으라는 듯 뿌리쳤다.


“나중에 해드릴게요.”


일단 그 자리를 피해 병실로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가는 길에 몇 명의 사람들과 더 마주쳤다.


“어? 박시우다? 정말 우리 병원에 있다는 소문이 맞았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내게로 핸드폰을 꺼내어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무서워···

일단 도망가자.’


마치 좀비 무리에 쫓기듯 뛰어서

나는 병실로 급하게 들어와 문을 닫았다.


“헉···헉···”


‘휴··· 뭐야. 꿈이 아니었어?’


나는 서둘러 옷 주머니를 뒤져보았고, 주머니에는 내 이름이 새겨져 있는 베가 카드가 들어 있었다.


‘그 끔찍했던 베가 입사 시험이 진짜로 내가 다 겪은 일이었어.

합격해서 살아남아 다시 어머니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구나···

그럼 어제 하룻밤의 꿈이 아니었나?

대체 얼마의 시간이 지난거지?

5라운드니까 5일?

나는 핸드폰의 나와있는 날짜를 확인했다.

맙소사 한달이 넘었어···

그동안 어머니는 쭉 의식이 없으셨던 건가···한달이 넘도록 어떻게 된 건지 감이 오지 않아···‘


내가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고 고뇌에 빠져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나는 문을 두들기는 누군가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요. 병실 안에 우리 어머니가 누워 계세요.

병실까지 문을 두들기는 것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 안 하세요?“


내가 문 앞으로 다가가 면전에 대고 화를 내려는 순간 문이 갑자기 열렸다.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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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디아나와의 첫 만남 +6 22.06.10 40 3 10쪽
35 병원에서 나오다. +7 22.06.09 39 3 10쪽
»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1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8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3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2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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