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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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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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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

DUMMY

51.할렘



“대표 비서의 목에는 대표가 원하면 언제든 그녀를 사살시킬 수 있는 목걸이가 있어요. 우리가 위치를 찾고 있는 것을 알면 대표는 비서를 먼저 제거 하려고 할 거예요.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요.”


할아버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지?”


“대표를 찾기 전에 가상 세계를 파괴할 방법이 있어요.

꿈과 베가의 가상 세계를 분리해서, 사람들이 잠이 들 때 베가 세계에 접속을 못 하도록 막으면 돼요.

그러면 베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실 세계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겠죠.“


“그럼 꿈과 가상 세계 접속을 분리시키려면 무얼 해야 할까?”

“일단 조셉 박사님을 찾아서 방법을 묻는 게 좋겠어요. 베가타워로 가시죠.“

할아버지의 군대와 나는 회사 주차장에 있던 트럭을 훔쳐 타고 베가 타워 앞에 섰다.

타워 앞에는 늘 그렇듯 보안 요원들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보안 요원의 머릿수를 눈으로 세어보며 말했다.


“입구부터 요원이 여럿이네.”

“제가 일단 앞장서면 의심을 풀 거에요. 긴장이 풀린 그때, 공격을 시도하세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나는 사원증을 들이밀었다.


“네, 사원증 확인하겠습니다. 박시우? 지명 수배 범이야! 빨리 잡아!!“


그들이 나에게 시선을 집중했을 때 보이드 군대는 보안 요원들을 뒤에서 습격했다.


“으악, 누구야? 당신들은 어디서 왔지?”


“우리가 궁금해? 우린 너희 회사, 베가가 만든 보이드 군대다.”


베가타워 입구에 있던 경호원들을 모두 제압하고 총을 뺏어서 타워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 데스크에서 군대의 모습을 본 안내원이 떨면서 물었다.


“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당장 조셉 박사 연구실로 안내해.”


베가타워에 비상 알람이 크게 울렸고, 그들은 베가 뉴스로 긴급 속보를 방송하게 시작했다.

베가타워의 외부와 내부에서 뉴스진행자의 목소리는 퍼져나가고 있었다.

나와 보이드 군대는 조셉박사의 연구실로 이동하면서 뉴스의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보이드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비건들! 그들은 암흑의 세계에서 온 고도로 훈련된 군인들이에요. 그들이 우리의 베가 세계를 파괴하려 하고 있어요. 비건들~ 힘을 합쳐 이 군대 반란을 막아주세요. 여러분이 협력하시지 않으면, 우리의 파라다이스인 베가 세계가 보이드 같은 어두운 세계로 변질될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가 분노의 찬 얼굴로 말했다.

“시우야. 대체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알고 있길래, 그런 소리를 하지? 지옥에서 온 몬스터나 저승사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베가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원하는 방식대로 사람들에게 반복 노출시켜요. 그런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다 보면 사람들은 어느새 훈련받은 원숭이처럼 세뇌가 되어있죠.”


“하···그렇구나···”


“베가의 그런 세뇌방식은 광고나 마케팅의 상향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의 무의식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각인시키는 방식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맞아, 여기저기 자극적인 주제가 가득한데, 그런 자극에 오감이 끌려다니다 보면, 깊은 사고를 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

한가지의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남겨야, 그것이 긴 여운이 되어, 내적인 성장과 철학으로 이어지지.

강한 자극은 여운 없이 금방 사라지고 만다고··· 요즘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 아쉬움이 없어.“

할아버지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입사 후의 나는 매체의 강한 자극에 노출되어 더 강력한 것들이 내 앞에 주어지지 않으면 시선을 오래 동안 집중시키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흥미를 잃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으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조셉박사의 연구실에 곧 도착했다.

“드디어 조셉 박사님의 실물을 뵙겠네요.”

“벌컥”

연구실의 문을 열었지만, 연구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베가 뉴스에서는 종종 출연하시기도 했는데 그 모습은 모두 가짜였던 것일까?‘

“할아버지, 일단 증거나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모두 찾아보기로 해요.”

할아버지와 군대는 책과 서류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나는 박사님의 컴퓨터를 켜보았다.

“위잉”

바탕화면에 있는 여러 폴더를 눌러보았지만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잠겨있는 폴더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건 암호키를 넣어야 열리는 거고 보안 등급이 매우 높아.’

그 순간 할아버지가 외쳤다.

“시우야 박사의 일기장을 쭉 읽어보았는데, 아무래도 일부러 여기에 힌트를 남긴 것 같아. 이 작은 글씨 부분을 읽어봐.”


[KEY는 나의 대화 안에 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힌트가 너무 어렵네요···”


“박사가 없는 것을 확인했으니, 더 많은 시민 군대가 오기 전에 일단 이 건물에서 나가자.”


대표와 베가를 추종하는 비건 시민군들이 베가 타워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 전에 우리는 재빨리 건물을 빠져나와, 베가가 감지하지 못하는 동굴로 돌아왔다.

현실 세계랑 가상 세계 양쪽에서 이 은신처를 감지하지 못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굴안에서 우리는 의논을 시작했다.


“아··· 이제 어떡하죠?


조셉 박사님은 연구실에도 안 계시고, 뭔가 실마리가 있는 것 같은 폴더에는 암호가 걸려있고···“


할아버지가 일기장의 문장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 일기장에 쓰여 있던 ‘KEY는 나의 대화 안에 있다’는 대체 무슨 말일까?”


현실 세계에서는 베가타워까지 진입을 시도했지만,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복잡해지기만 했다.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베가의 가상 세계에 있는 조셉 박사님의 연구실로 가보면 어떨까요?

거기서 박사님의 아바타를 만나거나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비관적인 얼굴로 말했다.


“그러려면 우리가 모두 베가 세계로 동시에 들어가야 해.

장기접속도 필요할 거고.

합동해서 전투를 해야 할지도 모르니 한 명이라도 꿈에서 깨면 안 된다고.”


할아버지 옆에 앉은 젊은 군인이 말했다.


“아무래도 대량의 수면제가 필요하겠어. 불법이라 소량도 구하기가 힘든데···”


수면제 이야기를 하니 호세가 예전에 얘기해주었던 암거래 시장 이야기가 떠올랐다.

“수면제를 암거래하는 곳이라면 제가 아는 곳이 있어요. 할렘이요.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서 중독자들 말고는 잘 가지 않는 곳이지만···“


할아버지가 말했다.

“가자 시우야. 베가에 시민군들까지 합세해서 계속 우리를 추적하고 있잖아. 빨리 움직이는 게 낫겠어.”

“그런데 수면제를 구하더라도 가상 세계에 접속하려면 베가 커넥터가 필요해서요···. 한 분은 밖으로 나가서 무료 배포용 접속기를 좀 구해다 주세요.”


할아버지 옆에 있던 젊은 군인이 손을 들어 말했다.


“오케이 그건 내가 할게.”


할아버지가 그 젊은 군인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곤, 정말 혼자서 괜찮겠어?”

“군대를 상대로 전투하는 것도 아닌데 뭐. 여기저기 널린 무료 커넥터 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거야. 신경 쓰지 마.”

“그래, 그럼 있다가 이곳에서 무사히 다시 만나자.”


할렘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타락한 구역이었다.

차 안과 뒷골목에서 수면제를 거래하고 있었고, 수면제는 마약보다 더 잘 팔리는 것처럼 보였다.

길 위에는 수면제를 받자마자 입에 털어 넣고 베가 커넥터로 접속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었고.

몽유병 환자인지 정신 질환자인지 모를 사람들이 베가 커넥터를 쓰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중에 한 사람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거지 같은 현실에 살아 남아있다는 게 너무 끔찍해. 좀 더 잠들고 싶어”


군인들을 보고 다가와 매춘을 제안해오는 길거리 창녀들도 있었다.


“자기들, 코인 많아 보이는데?

우리는 현찰보다 코인거래가 더 좋아. 현찰은 받아봐야 가치가 뚝뚝 떨어지잖아. 코인 얼마나 있어? 하룻밤 지내다 가는 건 어때?”

창녀들은 수면제에 중독되었는지 눈이 모두 풀려있었다.

그녀들을 겨우 뿌리치고 조금 더 걸으니, 어둠 속에 빛나는 ‘HARLEM’ 이라는 네온사인이 시야에 들어왔다.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로 일반 남성의 두 배는 될 듯한 거대한 몸집의 문을 지키는 가드가 서 있었다.

가드는 물고 있던 담배를 던지며 말했다.


“왠 군인들이야?”


그와 보이드 군대가 서로 전투 태세를 취하려 하고 있을 때였다.

그의 시선이 내 얼굴을 향해 머물렀다.

“어? 왕년의 베가 스타가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나는 가드에게 싸울 의도가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


“저희는 싸우러 온 게 아니예요.

제가 수면제를 구하러 여기에 온 거고, 이 군대는 제 경호원들이에요.“


“아, 그런 거였어? 요즘 수면제 털러 다른 조직들이 습격할 때가 많아서 오해했네.

박시우 널 봐서 바로 열어주지.“


가드는 우리에게 철문을 열어주며 문안의 누군가에게 크게 소리쳤다.


“마스터! 시리우스 박이 왔어요!”


짙은 화장에 보석을 주렁주렁 단 여인이 빨간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났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시리우스 박을 현실 세계에서 다 만나보네.

저번부터 사고친다고 베가 뉴스에 오르락내리더니~ 하여간에 유명세는 대가를 치러야 하지. 스트레스를 못 견뎌서 또 왔구나~“


“아, 네 안녕하세요.”


나와 군대는 발걸음을 문 안쪽으로 옮겨갔다.

내부는 고급 라운지라도 들어온 듯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문밖의 환경과는 너무 대조되어 우리는 놀란 시선을 두리번거렸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할렘이라고 하니까, 거지 같은 중독자들만 오는 줄 알았어?

우리 라운지는 회원제로 운영해.

상류층들이 주로 단골이고.“


“그렇군요··· 라운지 회원권 말고, 수면제를 팔기도 하는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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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마지막 회 +10 22.06.30 32 5 12쪽
55 오르페우스와 조셉박사 +5 22.06.29 27 4 11쪽
54 현실과 가상의 전투 +5 22.06.28 29 4 10쪽
53 2주의 시간 +5 22.06.27 29 5 11쪽
» 할렘 +3 22.06.26 27 4 10쪽
51 보이드 군대 +5 22.06.25 27 4 10쪽
50 도주 생활 +3 22.06.24 32 4 10쪽
49 베가업로더실 +3 22.06.23 28 3 10쪽
48 헛된 시간들 +1 22.06.22 25 3 10쪽
47 대표의 개 +2 22.06.21 32 3 10쪽
46 서핑을 배우다 +6 22.06.20 29 3 11쪽
45 호흡소리 +5 22.06.19 34 3 10쪽
44 텅 빈 미각. 악의 평범성 +2 22.06.18 33 3 10쪽
43 에메랄드 빛 몰디브 +8 22.06.17 36 4 10쪽
42 김춘삼 +6 22.06.16 35 4 10쪽
41 수면실 +8 22.06.15 35 4 10쪽
40 시리우스 +4 22.06.14 34 2 10쪽
39 아버지를 찾다 +4 22.06.13 40 3 10쪽
38 베가워치 +4 22.06.12 37 3 10쪽
37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6 22.06.11 37 3 10쪽
36 디아나와의 첫 만남 +6 22.06.10 40 3 10쪽
35 병원에서 나오다. +7 22.06.09 39 3 10쪽
34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0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8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3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2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6 3 10쪽
29 4 라운드 시작 +8 22.06.04 49 5 10쪽
28 3 라운드의 끝 +4 22.06.03 4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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