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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우주천마 은하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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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K.루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2
최근연재일 :
2022.09.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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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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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一章)- 천마귀환 37. (天魔歸還 三十七.)

DUMMY

갈씨족에게 갈우령이라는 청년은 그리 평가가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원래 갈우령은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갈우령의 가족이 유목 중에 죽고 난 후로는 갈우령은 부족 안에서 꽤나 귀찮고, 번거러운 존재가 됐다.

만약 그의 가족이 죽은 것이 전사로서, 예를 들어 사냥을 하거나 결투를 벌이거나 혹은 누군가를 구하고 대신 죽었거나 하는 그런 이유였다면 갈우령의 대우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사인은 그런 거창한 사유가 아닌 병에 의한 것이었다.

고기를 잘못 조리해서 먹었다가 기생충이 옮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것.

갈우령의 부모와 형제자매는 물론 갈우령 본인까지도 말이다.

6명의 대가족 중 살아남은 것은 갈우령 뿐.

가까스로 살아남긴 했지만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은 없고, 몸은 엉망이고, 부족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만약 갈우령이 건강을 회복했더라면 그래서 본인 몫을 잘 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사막의 부족은 전사를 필요로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병에 걸려 약해진 갈우령은 전사가 되기는커녕 유목을 따라나서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부족의 짐으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그런데 사실 갈우령의 상태가 그 정도는 아니었다.

힘들긴 해도 같이 다닐 수 있는 정도는 됐다.

하지만 갈우령은 일부러 꾀병을 부리며 유목에서 빠졌다.

사막이 싫어졌고, 유목 생활이 싫어졌기 때문이었다.

가족을 다 잃고 나서야 갈우령은 현실이 보였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불편한 행성이었고, 어디를 둘러봐도 다 황량하기만 했다.

평생을 이런 곳에서 쳇바퀴 돌 듯 살아야 한다는 것이 싫었다.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부족에서 떨어져 나온 갈우령은 대부분의 시간을 부와하에서 보냈다.

부와하는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유목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맡아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갈우령에 대한 부족원들의 시선이 더욱 나빠지긴 했지만

어차피 마음이 떠난 갈우령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갈우령의 머릿속엔 이 끔찍한 곳을 벗어날 방법만을 찾아 고민했다.

늘 혼자였고, 누구와도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갈우령에게 동지가 생겼다.

부와하로 들어와 갈우령과 함께 지내게 된 것은 어린 표지웅이었다.


* * *


결투가 결정되자 모창연은 잔뜩 굳은 얼굴로 모수후의 옆에 섰다.

모창연은 모씨족 최고의 전사였고,

부족간 결투를 벌인다면 모창연이 대표로 나서야 했다.

“일곱 명을 다 꺾어야 하는 겁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그러지 않으면 부족 전체가 아사(餓死)할 판이니.”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모창연은 비장한 각오로 창을 들었다.

그런 모창연의 앞을 모수후가 막아섰다.

“되었다. 내가 직접 나서겠다.”

“네? 족장님이 직접요?”

모창연인 족장인 모수후가 직접 나선다니 흠칫 놀랐다.

“어려운 싸움이다. 아마 이기긴 거의 불가능할 테지. 그런 싸움에 부족의 미래가 될 젊은이를 밀어 넣고 구경만 하고 있으면 다들 뭐라 하겠느냐. 그건 명예를 아는 전사가 할 일이 아니고, 부족을 책임질 족장의 결정이 아니지.”

“하지만 저는 부족의 최고전사입니다. 아무리 이길 가능성이 낮아도 뒤에 남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나서는 것이 조금이라도 그 확률을 높이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모수후는 고개를 내저었다.

“족장이 이미 결정을 내린 사항이다. 이견을 갖지 말라. 그리고 저들도 명예를 아는 자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겠지.”


모수후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창을 들고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우리 모씨족의 대표로는 나 모씨족의 족장이자 모청암의 아들, 모수후가 나가겠소. 나와 상대할 분은 누구시오?”

모수후가 직접 나설 거라 생각지 못했던 다른 부족의 족장들은 아! 하며 살짝 놀라는 기색을 내비췄다.

그들 중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은 표씨족의 족장, 표신초였다.

모씨족이 표씨족이 낸 의견에 반대한 것이니 관행에 따라 표씨족이 제일 먼저 나서는 것이었다.


“으음. 간만에 몸을 풀어보겠구나.”

겉옷을 벗고 무기를 챙기는 표신초를 표지웅이 말렸다.

“족장님께서 직접 나설 생각이십니까? 지한이 형을 내보내시지요. 금방 끝낼 수 있을 겁니다.”

표지한은 표씨족의 최고 전사였으니 나이든 모수후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에 표신초는 노기를 띠며 말했다.

“상대는 7대1의 상황에서 족장이 직접 나왔다. 그런데 우리는 최고전사를 내보낸다면 그게 명예를 아는 사막의 전사가 할 일이더냐?”

표신초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무기를 꺼냈다.


각 부족에는 그 부족원들만 사용하는 특유의 무기가 있었는데,

모씨족이 장창이라면 표씨족의 것은 짐승의 손톱처럼 휘어진 두 자루의 단도였다.


양손에 단도를 든 표신초는 앞으로 나서며 모수후 못지 않은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 표씨족은 나 표씨족의 족장, 표문탑의 아들, 표신초가 대표로 나서겠소!”

첫 번째 대결은 모수후와 표신초의 대결로 결정되었다.



능현은 광장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있긴 했지만 그들의 대화는 다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듣는다고 그것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되게 이상하네요. 대체 왜 이런 결정이 나온 거죠?”

“네?”

“한쪽은 이기지 못할 걸 알면서 싸움을 결정하고, 그게 또 미안해서 직접 나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7대1로 싸우면서 명예 때문에 족장이 직접 나선다고 하고.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게 모순적이지 않습니까?”

“보통은 한쪽이 이렇게까지 안 밀리고, 밀리면 포기하는데.. 이게 상황이 뒤로 빠지면 부족이 굶어죽게 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진짜 바로 굶어죽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부족에 손해가 너무 커지니까..”

능현의 물음에 모이연이 대신 변명을 했다.

“저는 이게 왜 결투로 이어지는지도 이해가 안돼요. 같이 힘을 합쳐서 문제가 뭔지 확인하고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죠. 이게 우리 사막부족의 전통인 걸요. 부족의 명예와 자존심은 지켜야 하는데, 그렇다고 부족 전체가 다 나서서 전쟁을 하는 건 너무 출혈이 크니까요.”

모이연은 능현의 의문에 계속 변명 같은 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능현에게 충분한 답이 되지는 못했다.


“음.. 혹시 부족들에 숨겨진 내공심법 같은 게 있나요?”

“부족들은 특별히 내공을 배우지 않아요. 외공을 익히다보면 자연스레 쌓이는 정도죠. 아마 지금 저보다 내공이 많은 사람은 없을 걸요?”

“그래요?”

능현은 모이연의 대답에 뭔가 생각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목민들은 몸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무공을 만들고 발전시켰지만 무림 문파도 아니고, 계속 이동해야 하는 특성 상 내공심법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오래 공력을 쌓을수록 강해지는 무림인과는 달리 힘세고, 빠른 젊은이들이 가장 강해 부족의 최고 전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럴 거면 이연낭자가 나서는 게 낫지 않아요? 같은 모씨족이잖아요?”

백임자가 물었다.

“그건 그런데.. 이게 또 부족대표로 여자를 내보내는 건 다들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저야 무술을 좋아해서 익히긴 했지만, 다른 부족 여자애들 중에 저 같은 애가 또 있지는 않을 거 같거든요. 저도 소연언니 아니었으면 안 배웠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또 전사가 돼서 여자랑 싸우는 걸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요.”

그 말에 능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그게 더 유리한 거 아닌가요?”

“뭐가요?”

“모씨족의 족장이 나서니까 상대도 족장이 나섰잖아요? 명예를 지킨다고.”

“그렇죠.”

“그럼 이연낭자가 나서면 상대도 명예 때문에 여자들이 나설 거 아니에요. 무공을 익히지도 않은 여자들이. 그럼 이연낭자가 그냥 다 이기는 거 아닌가요?”

“와! 진짜 묘수네요. 역시 능현 도우는 천재입니다.”

백임자가 맞장구를 치자 모이연이 백임자에게 눈을 흘겼다.

“뭐, 이연낭자면 그런 거 상관없이 다 이길 테지만요. 그렇죠?”

“아니.. 그게 아니고. 이게 부족끼리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 하는 이런 결투는 신성한 걸로 여겨져서.. 하아.. 내가 왜 이걸 설명하고 있냐? 하여간 그래요. 난 못 나가요.”

“흐음.. 신성이라..”


능현은 이 결투에 신성함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공평한 것도 아니다.

이런저런 조건들도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이

능현이 보기에 이건 그냥 동네꼬마들이 모여서 하는 골목대장 놀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것을 다 큰 어른들이 모여서 한다는 것만 다를 뿐.

그렇지만 능현에게는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 우선 지켜보기로 했다.


그 사이 모수후와 표신초의 결투는 시작되었다.

“으하앗!”

“하압!”

기합을 불어넣으면서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는 둘.

둘 다 따로 내공심법을 배우지 않은 것에 비해,

그리고 능현이 이 싸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와는 별개로

둘의 결투는 꽤나 격렬하고 처절했고,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다.


내공 수준은 낮았지만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인지 그들이 펼치는 초식은 효율적이면서도 정교했다.

장창을 쓰는 모수후와 단도를 쓰는 표신초.

둘 간의 싸움은 상대를 자신의 간격 안에 넣을 수 있느냐의 싸움이었다.

모수후는 표신초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멀리서 장창을 찔러대며 견제를 했고,

표신초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빈틈을 찾아 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승부는 그런 상태로 한 다경 가량 이어졌다.

중년인 둘은 그쯤 되니 체력과 내공이 거의 다 소진됐다.

처음의 기민함은 사라진 채로 아슬아슬하게 균형이 맞춰지고 있는 그때 둘 중 모수후가 먼저 빈틈을 보였다.

모수후의 장창이 표신초의 단도에 비해 파괴력은 크지만 더 무거웠으니

그것을 들고 계속 찔러대던 모수후의 팔이 먼저 무너진 것이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표신초.

스윽- 슥-.

“윽!”

모수후는 표신초의 단도에 옆구리가 베이고, 어깨를 찍혀 낮은 신음을 토했다.

하지만 그대로 승부를 결정 짓기엔 표신초의 팔과 발도 이미 무뎌진 상태였다.

표씨족의 무공은 상대가 한번 빈틈을 보이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그 안으로 집요하게 연속 공격 집어넣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엔 표신초는 나이가 들었고, 숨이 딸렸다.

두 번의 연속공격이 성공한 이후 뒤따라 나오는 세 번째 공격은 앞선 두 개보다 현격히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것을 알아 챈 모수후는 이를 악물고 뒤로 펄쩍 물러나 창대를 크게 휘둘렀다.

표신초도 그것을 알고, 모수후의 창대가 도는 방향을 타고 그대로 따라 들어가 다시 파고 들려 했지만 생각만 그럴 뿐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뻑-.

“허억!”

표신초는 창대에 갈비뼈를 얻어맞자 묵직한 신음을 토해내며 쓰러졌다.


모수후의 승리.

하지만 이긴 모수후도 멀쩡하진 못했다.

표신초에게 당한 어깨와 옆구리는 물론 표신초가 파고들 때 억지로 뒤로 물러서며 무리를 한 탓에 다리 근육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쓰러질 수도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었던 모수후.

하얀 옷이 피로 물들어 새빨개졌을지언정

후들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어 버티고, 창대를 세워 바닥을 짚으며 굳건히 섰다.


“다음으로 나서실 분은 누구시오?”


모수후를 이기게 해준 것은 실력이나 체력이 아니었다.

자신이 지면 부족 전체가 죽는다.

그 간절함이 만들어준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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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장(一章)- 천마귀환 77. (天魔歸還 七十七.) 22.09.22 14 0 12쪽
107 1장(一章)- 천마귀환 76. (天魔歸還 七十六.) 22.09.20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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