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우주천마 은하앙복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SF

공모전참가작 새글

K.루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2
최근연재일 :
2022.10.05 00:26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7,962
추천수 :
602
글자수 :
626,240

작성
22.07.15 14:00
조회
55
추천
1
글자
12쪽

1장(一章)- 천마귀환 48. (天魔歸還 四十八.)

DUMMY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낮의 사막.

모든 것을 다 녹여버릴 것 같은 미칠 듯한 열기에 살아있는 것은 모두 해를 피해 숨어있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사막을 건너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미친 짓을 누군가 하고 있었다.

그것도 홀로.

하얀 장옷을 펄럭이며 무릎까지 푹푹 파이는 사막 위를 비틀거리며 걷는 여인.

언제 그대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고,

쓰러지면 그대로 죽을 것 같은 날씨였다.


그때 모래폭풍이 갑자기 불어 닥쳤다.

물기 하나 없는 메마른 바람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모래가 섞여 그녀의 온몸을 때려댔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힘없이 나풀거리던 인영은 이내 모래언덕의 경사에 발을 헛디뎌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그대로 바닥에 처박힌 여자.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딱히 일어날 생각도 없이 그냥 모래 위로 고개를 파묻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모소연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차가운 물세례에 정신이 들었다.

극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던 모소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물을 그대로 받아마셨다.

하지만 물줄기는 금세 끊어졌고, 여전히 목이 말랐던 모소연은 얼굴을 처박고 혀를 내밀어 바닥에 고인 물을 핥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된 모소연은 그제야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모소연은 부족을 떠나 사막을 해매고 있었다.

아버지이자 족장인 모수후에게 자신을 척씨족에 시집보낼 거란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뛰쳐나간 것이었다.

나간 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던 모소연은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나가고 봤다.


사실 화가 났다기보다는 좌절이나 절망의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모씨족 최고전사가 되길 꿈꾸며 수련한 것이 무려 15년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목표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래가 결정되고, 20년 넘게 살았던 가족과 부족을 떠나야 한다니.

어쩌면 이런 날이 올 수도 있다, 아니 이런 날이 운명처럼 확실히 오게 될 거란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강해지려고 발버둥을 치고 애를 썼다.

그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모소연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동안 해왔던 모든 노력이 말 그대로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 시간들을 떠올리니 너무 괴롭고, 자신의 꼴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모소연은 모두가 잠든 한낮, 그냥 사막으로 나가버렸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죽을 게 뻔했지만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그냥 그대로 죽었으면 하는 마음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사막을 헤매던 모소연.

마지막 기억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쓰러져 굴러 떨어진 것이었다.

그랬으니 지금쯤 모래에 파묻혀 죽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대체 이곳은 어디인가.

감각이 있는 것을 보면 죽은 것은 아닌 듯 한데,

딱딱한 바닥에 인공적인 조명을 보니 유목민 부족이 자신을 구해 게르에 데려다 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이렇게 손을 결박을 해놨을 리도 없지.


모소연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여러 명의 사람이 자신을 둥글게 둘러싸고, 내려다보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사막의 부족은 아니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두꺼비 수인이 말했다.

“살아난 모양이구나. 운이 좋구나.”


운이 좋다니.

모소연은 헛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운이 좋다는 것은 모소연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여기에 오자마자 제물로 쓸 녀석을 하나 줍다니. 역시 신룡께서 우리를 인도하심이야. 사담, 사미라. 신룡께서 깨어나기 전까지 가둬놓고 잘 관리 하거라.”

“네, 사부님.”

지시를 끝낸 카훌은 뒷짐을 지고 뒤로 돌아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잠깐!”

모소연이 카훌을 불렀다.

뒤를 돌아본 카훌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냐?”

“왜지? 왜 날 살린 거지?”

“살려달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냐? 너무 걱정 말거라. 당장은 죽이지 않을 테니. 암, 그렇고말고. 신룡께서 깨어나실 때까진 먼저 죽으면 안 되니 그때까진 잘 보살펴 줄 것이다.”

“그게 언제인데?”

“아마 한 한 달쯤? 그 사이에 일이 잘 풀려 제물들이 많아지면 네 차례가 더 늦춰질 수도 있지. 어차피 사막에서 죽었을 목숨 아니었냐? 한 달이나 더 살 게 해줬으니 고마워하거라.”

그 말에 모소연은 코웃음을 쳤다.

“고마워하라고? 어이가 없네. 누가 살려 달랬어? 이 쓰레기 같은 별에서 한 달이나 더 사는 게 뭐가 좋다고 고마워하라는 거야? 그냥 죽여!”


카훌은 모소연이 눈물, 콧물 흘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할 거라 예상했다가 반대로 빨리 죽여 달라고 쏘아붙이자 흥미가 동했다.

“재미있는 아이구나. 어디 보자. 눈에 독기가 있는데, 체념도 있구나. 어린 여자애에게 어떤 사연이 있길래 세상 다 산 거처럼 이러는지 한 번 들어볼까?”

“말하면 뭔지 알기나 하고? 너희는, 외부인은 날 이해 못해.”

모소연은 카훌의 말을 무시했다.


하지만 한 달이란 시간은 길었고, 무림인이라는 존재는 무공에 미쳐있던 모소연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여자면서 둘째 제자로 무위를 인정받고 있는 사미라는 어쩌면 모소연이 바라던 자신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모소연은 날을 세웠던 것이 무색하게 금세 마음을 열고, 뱀의 제물이 아닌 놈들과 한패로 합류했다.


“복수하게 도와주세요.”

모소연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모씨족, 아니, 사막의 부족 전체에게 복수를 결심했다.


이 부분에서는 선후관계가 약간은 불분명한데,

원래부터 속에 있던 복수심이 커진 것인지

아니면 사미라를 비롯한 적혈신룡교도들이 모소연을 부추긴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모소연은 사막의 부족 전체를 적혈신룡단의 재료로 쓰고자 결심했다는 것이다.

물론 모소연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도와줄 사람이 있어요. 내 말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녀석이.”

아는 것은 많은데,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바보 같은 녀석이.


모소연은 다시 부족으로 돌아갔고, 갈우령을 끌어들였다.

표지웅까지 덤으로 들어오자 음모는 날개 돋친 듯 쭉쭉 뻗어나갔다.


원래 적혈신룡교가 2행성에 온 것은 적당히 살 수 있을 정도면서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었고,

제물로 쓸 사람은 3행성에서 잡아오는 것이 계획이었다.

2행성의 사람들은 부족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함부로 납치하기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소연과 갈우령, 표지웅이 합류하게 되면서 셋이 그동안 이곳에 살며 쌓아온 지식을 활용하자 계획의 크기가 훨씬 더 커지고 가속이 붙게 되었다.

뱀과 교도들을 버려진 신전에 자리 잡게 하고, 사막의 부족 습성, 그 안의 허점들을 이용하여 하나씩 하나씩 유인해냈다.


신전 안은 마치 공장처럼 적혈신룡단을 쉴 새 없이 찍어내며 카훌의 오랜 숙원을 실현시켰고,

이윽고 모씨족까지 끌어내어 모소연도 복수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능현이 놈들을 찾아내면서 그 모든 것이 뒤엎어진 것이다.


* * *


모소연은 인질들 사이에 숨어있었다.

사막의 부족들이 신전으로 쳐들어왔을 때 뒤를 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교주이자 사부인 카훌이 능현에 패해 도망쳤다.

대제자 사담과 둘째 사저 사미라도 이미 패한 상황.

모소연은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능현이 다른 사형제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모소연은 재빨리 신전에 있는 장치를 작동시켰다.

그러자

드르륵-.

톱니바퀴가 도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푹 꺼졌다.

급격한 경사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사람들이 뱀 구덩이 안으로 굴러 떨어졌다.

다친 사담과 사미라도 마찬가지였다.


“사매?”

그간 모소연과 나름 친하게 지냈던 사미라는 배신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소연을 쳐다봤다.

모소연이 사미라를 동경하긴 했지만 부족과 가족까지 다 버린 모소연이었다.

배신도 습관이라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쉽다.

망설임은 없었다.


“캬아악!”

사담과 사미라는 배고픔을 참지 못한 뱀의 입 안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듯 집어삼켜졌다.

모소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은 적혈신룡단을 낚아채 도망쳤다.


그 사이 능현은 뱀의 입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람들을 구하느라 바쁘게 경공을 펼치고 있었다.


당장 떨어진 사람들이 잡아먹히는 것은 막아낸 능현.

하지만 위에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사람들은 눈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위쪽에서부터 와르르 밀고 내려오는 다른 사람들에 부딪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수가 구덩이 안으로 많이 쏟아져 내려왔다.


이대로는 답이 없었다.

뱀을 처치해야만 했다.


* * *


“누가 나왔는데요?”

상공에서 스크린을 통해 신전을 지켜보고 있던 모이연은 누군가 밖으로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백임자에게 알렸다.

“그러네요. 혼자 나왔네? 하얀 옷인 거 보니까 잡혀갔던 사막의 부족 중에 한 명인 거 같은데.. 확대해서 누군지 알아보실래요? 전 능현 도우에게 통신 걸어서 확인해 볼게요.”

“네.”


스크린을 확대해 나온 사람의 얼굴을 확인해본 모이연.

“어? 언니? 소연언니?”

반가움과 놀라움에 입이 귀에 걸렸다.

그런데 능현과 통신을 한 백임자가 난처한 듯 말했다.

“어.. 이연낭자. 능현 도우가 그러는데.. 소연낭자가.. 소연낭자는.. 놈들이랑 한 패래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신전 안에 큰 뱀이 있는데, 모소연이 잡힌 사람들을 다 뱀한테 던지고 도망치는 중이래요. 무슨 단환도 챙겨서 가고 있는 중이라고..”

“그럴 리가.. 없어요. 에이, 말도 안 돼요. 수연언니인데.. 저 언니, 내가 잘 알아요. 어려서부터 얼마나 친하게 지냈는데. 부족 배신할 사람 아니에요. 부족 최고전사가 되는 게 꿈인 사람인데 부족을 버릴 리가 없잖아요. 안 그래요?”

모이연은 모소연이 부족을 배신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백임자의 동의를 구해보지만

“능현 도우가 봤데요. 확실해요. 그리고 생각해봐요. 만약에 그런 게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나와야 하는데 모소연만 나왔잖아요. 아! 그래서 갈우령이 그런 말을 한 거군요, 사랑에 모든 걸 걸었다고. 갈우령이 모소연을 따라 간 거예요!”

그의 말은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을 강조할 뿐이었다.


“아니요! 아니라구요! 그럴 리가 없어요!”

“어,, 근데.. 능현도우가.. 봤다는데..”

백임자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모이연은 스크린과 백임자를 번갈아 보다가 이내 결심했다.

“.. 내가.. 내가 직접 확인해 볼게요.”

“확인한다니요? 어떻게요?”


백임자의 물음에 모이연은 우주선의 조종간을 두 손으로 꽉 말아 쥐고 그대로 쭉 밀었다.

신전을 향해 하강하는 우주선.


“어어? 능현 도우가 가까이 가지 말라고.. 우리 둘이 붙어도 상대가 안 될 거라고..”

당황한 백임자는 모이연을 말리려고 했지만 눈을 부릅뜨고, 입을 앙 다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더 말릴 수는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주천마 은하앙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광고) 우주선에 좀비가 있다!! 22.06.30 123 0 -
공지 본산에 시주해주신 분들입니다~ (22/09/28) 22.06.15 94 0 -
공지 이후 연재와 관련해서 22.06.13 75 0 -
공지 제목을 바꾸는 중입니다. (22/06/13) 22.06.05 90 0 -
공지 1장 이후 연재 관련 공지 (22/06/01) 22.06.01 167 0 -
113 1장(一章)- 천마귀환 82. (天魔歸還 八十二.) NEW 7시간 전 5 0 12쪽
112 1장(一章)- 천마귀환 81. (天魔歸還 八十一.) 22.10.01 20 0 12쪽
111 1장(一章)- 천마귀환 80. (天魔歸還 八十.) 22.09.29 22 1 13쪽
110 1장(一章)- 천마귀환 79. (天魔歸還 七十九.) 22.09.27 23 0 13쪽
109 1장(一章)- 천마귀환 78. (天魔歸還 七十八.) +1 22.09.24 28 1 12쪽
108 1장(一章)- 천마귀환 77. (天魔歸還 七十七.) 22.09.22 27 0 12쪽
107 1장(一章)- 천마귀환 76. (天魔歸還 七十六.) 22.09.20 25 0 12쪽
106 1장(一章)- 천마귀환 75. (天魔歸還 七十五.) 22.09.17 35 1 12쪽
105 1장(一章)- 천마귀환 74. (天魔歸還 七十四.) +1 22.09.15 36 1 12쪽
104 1장(一章)- 천마귀환 73. (天魔歸還 七十三.) +1 22.09.13 30 1 13쪽
103 1장(一章)- 천마귀환 72. (天魔歸還 七十二.) +1 22.09.10 45 1 12쪽
102 1장(一章)- 천마귀환 71. (天魔歸還 七十一.) +1 22.09.08 40 1 12쪽
101 1장(一章)- 천마귀환 70. (天魔歸還 七十.) +1 22.09.06 39 1 12쪽
100 1장(一章)- 천마귀환 69. (天魔歸還 六十九.) +2 22.09.03 52 1 12쪽
99 1장(一章)- 천마귀환 68. (天魔歸還 六十八.) +1 22.09.01 38 1 12쪽
98 1장(一章)- 천마귀환 67. (天魔歸還 六十七.) 22.08.30 33 1 12쪽
97 1장(一章)- 천마귀환 66. (天魔歸還 六十六.) 22.08.27 33 1 12쪽
96 1장(一章)- 천마귀환 65. (天魔歸還 六十五.) 22.08.25 33 1 12쪽
95 1장(一章)- 천마귀환 64. (天魔歸還 六十四.) 22.08.23 39 1 12쪽
94 1장(一章)- 천마귀환 63. (天魔歸還 六十三.) 22.08.20 34 1 12쪽
93 1장(一章)- 천마귀환 62. (天魔歸還 六十二.) 22.08.18 37 0 12쪽
92 1장(一章)- 천마귀환 61. (天魔歸還 六十一.) 22.08.11 36 0 12쪽
91 1장(一章)- 천마귀환 60. (天魔歸還 六十.) 22.08.09 41 0 12쪽
90 1장(一章)- 천마귀환 59. (天魔歸還 五十九.) 22.08.06 37 0 12쪽
89 1장(一章)- 천마귀환 58. (天魔歸還 五十八.) 22.08.04 3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