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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우주천마 은하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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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K.루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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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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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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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一章)- 천마귀환 51. (天魔歸還 五十一.)

DUMMY

커다란 눈송이가 거센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흩날리다가 떨어졌다.

쉴 새 없이 불어 닥치는 눈보라는 온 세상을 눈으로 뒤덮었고,

넓은 설원은 밤하늘의 달빛을 받아 푸르스름한 빛을 냈다.

그런데 그런 설원 위로 한 줄기 붉은 선이 그어져있었다.

누군가의 피였다.


“허억.. 허억..”

주저앉은 채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중년의 사내.

옆구리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지를 온통 빨갛게 적시고는 눈 위로 뚝뚝 떨어져 붉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너무 많은 피를 흘린 탓에 눈앞이 어둡고, 어지러웠다.

“씹.. 하.. 여기까지인가? 15년을 버텼는데, 결국 이렇게..”


그는 3개월 전부터는 테오도르라는 이름으로 살았고, 그 이전에는 15년을 오히라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그의 진짜 이름은 따로 있었다.

양대평.

15년 전, 천무지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책임 연구원이자 유일한 생존자였다.



“이제 도망은 칠 만큼 쳤나? 어차피 이리 될 일. 편히 가면 될 것을 쓸데없이 고생만 길어졌군. 쯧쯧쯧.”

양대평을 쫓아온 두 사람.

한 명은 적갈색의 사자 갈기를 가진 덩치 큰 수인이었고,

그 뒤편을 따라온 것은 긴 수염을 가진 산양 수인, 천마신교의 광명좌사였다.


사자 갈기, 여악선이 광명좌사를 돌아보며 물었다.

“광명좌사시여, 이제 이 자를 베면 되겠습니까?”

“흠.. 15년 동안 이어진 악연이니 마지막 말 정도는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광명좌사는 한 발 앞으로 가 양대평을 보며 말했다.


“얼굴도 바꾸고, 이름도 버리고, 가족도 버리고 너도 참 고생이 많았구나. 덕분에 나도 고생 깨나 했다. 이제 드디어 이 질긴 악연도 끝낼 때가 왔구나.”

“다른 녀석들은 역시 광명좌사, 당신이 다 죽인 거요?”

“그렇지. 다른 놈들은 1년도 안 걸렸는데, 너 하나에 15년이나 걸릴 줄 누가 알았겠느냐. 등잔 밑이 어둡다 더니 네이단에 숨어있을 줄이야. 그리고 넘어온 곳은 또 바로 옆의 틀로쉬라.. 그래. 하긴 그 정도로 대담해야 내 손에서 15년이나 살아남을 수 있지.”

“그런 칭찬은 들어도 고맙지 않소.”

“후후. 유언은 그게 다인가?”

그 말에 양대평은 흐느끼며 말했다.

“나까지 꼭 죽여야만 하는 거요? 난 한 번도 그 비미..”


양대평의 마지막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스걱-.

어느 순간 귀신처럼 양대평의 옆으로 다가온 광명좌사가 적색과 반타블랙의 광선검을 휘둘러 그의 목을 몸에서 분리시킨 것이다.

툭- 떨어져 내린 양대평의 머리는 눈밭을 데구르르- 구르며 하얗게 변했다.


옆에 서서 가만히 둘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던 여악선이 알아채지도 못할 만큼 빠른 속도의 출수.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난 일처리를 완벽하게 하는 걸 좋아한다고.”

광명좌사는 이미 목이 사라진 양대평을 내려다보며 말했지만 사실은 여악선을 향한 말이었다.


여악선은 광명좌사에게 물었다.

“광명좌사님. 제 미련한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뭐가 말이냐?”

“이 자는 무공이라곤 전혀 모르는 백면서생에 불과합니다. 겨우 이런 자를 죽이려 광명좌사께서 직접 행차를 하시다니요. 이건..”

“하하하.”

광명좌사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여악선의 말을 베어냈다.

“두꺼비 놈이 멍청해도 일은 잘 했는데 말이야.”

“네?”


광명좌사가 말하는 두꺼비는 적혈신룡교의 교주, 카훌을 뜻하는 것이었다.

얼마 전 교의 염원을 이루고 오겠다며 제자들을 데리고 폐관수련 비슷하게 사라졌다가 제자들을 다 잃고 돌아온 멍청이.

카훌의 목은 여악선이 벴다.

그것도 광명좌사의 명으로.

그런데 왜 갑자기 카훌의 이야기를 하는 걸까?


“그놈은 좋은 도구였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의문 따위는 갖지 않았지.”

광명좌사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눈으로 여악선을 노려보며 말했다.



천마의 기억은 완전히 전송되지 못했고,

그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

특히나 천마신교 내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천마가 불완전하다는 사실은 교의 기반 자체를 흔들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정파의 무림맹이 뒤늦게 그 사실을 밝히는 것은 상관이 없었다.

애초에 천마의 부활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으니, 이제 와서 천마가 불완전하다고 주장한들 그저 깎아내리기에 불과하다고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관계자가 살아남아 증언을 하는 것은 그 무게가 달랐다.

그래서 모두 찾아내 죽인 것이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제 광명좌사밖에 남지 않았다.

심지어 광명우사도 모르는,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진실이었다.



여악선은 급히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말씀을 드려 광명좌사의 심기를 어지럽히고 말았군요.”

“되었다. 일어나거라.”

“네.”

“그 도사놈은 어떻게 됐느냐? 아직 못 찾았느냐?”

“그 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죽었을 것입니다. 곧 시체를 찾아 대령하겠습니다.”

여악선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래. 당연히 그래야할게다. 15년 전에도 하마터면 모든 걸 다 망칠 뻔한 놈이야. 확실히 마무리를 해야만 한다.”

광명좌사는 뒷말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뿐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시체를 정리하거라. 이만 돌아가자꾸나.”

“먼저 돌아가십시오. 혹시나 놓친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뒤처리까지 완벽하게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악선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광명좌사는 그런 여악선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봤다.


여악선은 무공도 뛰어나지만 머리도 좋고, 눈치도 빠르다.

광명좌사가 15년간 찾아도 못 찾은 양대평을 찾아낸 것도 여악선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놈이었다.

양대평이 가지고 있던 정보들 중 천무지체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은 광명좌사가 미리 보고, 직접 자기 손으로 다 처리하긴 했지만

여악선이라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광명좌사의 입장에서 여악선은 충성도란 측면에서 그리 믿을만한 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래. 알았다. 뭔가 나오면 내게 바로 알리도록 해라.”

광명좌사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

아니, 그런 척 하는 것이었다.

이미 자신이 같이 오는 것부터 의심받기 충분한 상황.

그건 어떻게 넘어가도 끝까지 같이 남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뒤처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고, 뭔가 알아낼 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여악선을 베어버릴 수도 없었다.

물론 광명좌사는 그동안 부하라 할지라도 수없이 많은 자들을 가차 없이 베었고, 그 중에는 카훌과 같이 최측근에서 일을 처리하던, 충성스러운 놈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 놈들이 큰 실수를 하고, 교에 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분도 없이 일을 잘 하고 있는 여악선을 죽인다면 다른 장로들이나 광명우사가 반발할 테고, 더 나아가 의심을 갖게 할 것이다.

결국 광명좌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여악선을 두고, 떠나는 것 밖에 없었다.



홀로 남은 여악선은 양대평의 시체를 치우면서 동시에 통신을 걸었다.

수신자는 광명우사, 고양이였다.


- 그래. 좌사와 같이 간 일은 끝났느냐?


“네, 지금 막 끝났습니다. 뒷정리만 하면 됩니다.”


- 그렇구나. 오기 전에 2행성에 들렀다가 그 뱀 새끼네 애들이 흘린 게 있는지 확인하고 오거라. 있으면 조용히 처리하고. 무슨 말인지 알지? 조용히.


“알겠습니다.”


- 3행성에 잡힌 놈들은 어쩔 생각이냐? 그냥 계속 지켜봐도 되겠느냐?


“일단은 그 편이 나을 거 같습니다. 아무리 놈들이 머리가 나빠도 끝까지 입을 다물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할 테니 말입니다. 물론 죽이는 게 가장 확실하지만 아무래도 무당파의 지하뇌옥에 잡힌 놈들을 암살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있습니다.”


- 하.. 그렇구나. 그 멍청한 놈이 과한 욕심을 부린 탓에 모두가 고생이구나. 그냥 넘겨주는 죄인들만 써도 충분했을 것을. 뭐가 그리 급해서.. 어쩌겠느냐. 이제 이런 일을 처리할 능력이 되는 것이 너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하긴 전부터 그런 꼼꼼한 일은 그 놈보다는 네가 더 나았지.


“아닙니다. 별 말씀을.”


- 명심하거라. 아직 천마께서 신공을 완성하지 못하셨는데 그 전에 교가 드러나게 해선 안 된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럴 때가 가장 위험한 법이야.


“네, 알겠습니다.”



여악선과 광명우사의 대화는 임무가 끝났다는 것을 보고하고, 새로운 임무를 받고 논의하는, 평범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만 그런 것이었다.

진짜로 주고받는 메시지는 따로 있었다.


[이 자입니다. 비밀에 대해 뭐라 말하려는데 그 전에 좌사가 바로 죽였습니다.]


여악선은 통신이 시작될 때부터 전음을 따로 보내고, 은근슬쩍 양대평의 얼굴을 우사에게 보여줬다.



[뭔가 비밀이 있긴 있다는 게로군. 그래서 따로 얻은 정보는 있느냐?]

[없습니다. 웬만한 건 좌사가 직접 손을 대서 삭제하고 별 필요 없는 것들만 남겨뒀습니다.]

[에라이, 한심한 놈 같으니라고. 그거 하나 못 빼돌린단 말이냐. 두꺼비 놈이나 네놈이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건 똑같구나.]


아무리 여악선이라 할지라도 광명좌사가 바로 옆에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데 빼돌릴 수는 없었지만 변명을 하진 않았다.


[죄송합니다. 일단 광명좌사가 남긴 것 중에서 쓸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몰래 전음으로 진짜 메시지를 숨긴 여악선과 광명우사.

그 이유는 아직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는 광명좌사 때문이었다.


광명좌사와 광명우사는 같은 천마신교의 최고 간부이자 아직 어린 천마를 대신해서 실질적으로 교를 이끌고 가는 두 기둥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친구 사기도 했고,

천마신교를 되살리기 위해 서로 손발을 맞춰 협력하는 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천마신교 안에서 둘의 권한과 책임이 커지면 커질수록 둘의 의견도 차이가 벌어졌고, 그만큼 둘 사이도 멀어졌다.

지금에 이르러서 둘은 서로를 보며 웃지만 언제든 서로의 목을 검으로 겨눌 수 있을 정도.

서로를 믿지 않고, 몰래 서로의 약점을 잡으려한 지도 오래였다.


한편 여악선은 광명좌사와 광명우사는 물론 천마신교의 장로들에게까지 이런저런 일들을 명령받아 처리하고 다녔고, 딱히 누구 밑에 소속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광명우사와 제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반대로 광명좌사와 가장 잘 맞았던 것은 죽은 카훌이었고 말이다.


여악선은 지금 광명좌사의 명령을 받아 일을 하면서 광명우사의 명령으로 그를 감시하는 일도 하는 중이었고,

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중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광명좌사가 먼저 갔지만 진짜로 갔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깊은 어둠 속.

광명좌사는 그 검은 밤하늘 안에 기척을 숨기고 둘의 대화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광명좌사가 들을만한 내용은 없었다.

미련을 두지 않고 돌아서는 광명좌사.

이번 수싸움은 광명우사와 여악선이 이겼다.



[아! 이건 어떻습니까? 교에 꽤 도움이 될 거 같은 정보인데 말입니다. 물론 공자님에게도 말입니다.]


양대평이 남긴 데이터에서 뭔가를 발견한 여악선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광명우사는 여악선이 보낸 자료와 계획을 훑어고는 흡족하게 웃음을 지었다.


[흐음. 그렇군. 좋아. 진행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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