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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우주천마 은하앙복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SF

공모전참가작

K.루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2
최근연재일 :
2022.10.05 00:26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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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
글자수 :
626,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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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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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장(一章)- 천마귀환 74. (天魔歸還 七十四.)

DUMMY

지이익-.

한줄기 청색과 백색의 광선이 새카만 어둠 속을 조심스럽게 파고들었다.

광선검의 주인은 능현.

능현은 엉거주춤 엎드린 자세로 얼어붙은 돌벽을 광선검으로 파헤치며 절벽 안쪽으로 파고 들었다.


내상을 입은 상태로 광선검을 켜서 돌벽에 구멍을 뚫으려니 온몸이 아려왔다.

게다가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돌에서 흘러나오는 음기는 더욱더 강력해졌다.

알몸으로 얼음 위를 기어가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

뼈가 굳고, 살점이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광선검을 유지할 내공도 모자랐으니 거기까지 내공을 돌릴 수는 없었다.


능현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가며 멈추지 않고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고통은 더욱더 가중됐다.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끔찍한 비명을 질러대는 관절과 근육들.

지금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어차피 땅속에 박혀있는 거 다음에 회복하고 다시 와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힘들게 온 것이 아까워서?

이대로 돌아가면 지금까지 한 고생이 헛수고가 될까 봐?

그런 단순한 이유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었다.

욕심 때문에 눈이 멀어 무리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것은 기연이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이한 인연.

땅속 깊은 곳에 박혀있다고 해서 다음에 다시 왔을 때 계속 그 자리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될 거란 확신도 없었고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우연과 운명이 딱 맞아떨어진, 말 그대로의 기연.

이 순간을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다.

그래서 능현은 반드시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고통을 참고 계속 안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능현이 돌로 된 벽을 다 까내고 나자 그 너머로 얼음벽이 껍질을 깨고 나오듯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얼어있던 것인지 말이 얼음이지 돌보다 훨씬 더 단단했다.

게다가 그나마 냉기를 막아주던 돌벽이 사라지자 그 냉기는 능현에게 그대로 퍼부어지게 됐다.


“으으음..”

능현은 입에서 절로 신음이 나왔고, 턱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뒤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뻣뻣하게 굳은 관절을 펴서 왼손을 얼음 위로 올리는 능현.

그 손으로 얼음벽 안으로 기를 얇고 넓게 펼쳐 밀어 넣고는, 나머지 오른손으로 그보다 더 섬세한 동작으로 광선검을 얼음 안으로 찔러 넣었다.

자칫 잘못하면 얼음이 통째로 쪼개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돌벽을 까냈을 때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능현이 이렇게까지 어렵게 찾고 있는 기연의 정체.

그것은 바로 만년빙정(萬年氷晶)이었다.

능현은 여악선과 혁련규의 대화를 엿들으며 이 행성 어딘가에 만년빙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긴 했지만 그것을 실제로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건 여악선이나 죽은 혁련규도 마찬가지였고.

이 커다란 행성 안, 깊은 곳에 숨어있는 손톱 하나만한 크기의 얼음 결정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으니 말이었다.


그런데 일부러 찾지도 않았음에도 만년빙정은 능현의 근처에 나타났다.

이것은 그냥 행운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말 그대로의 기연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광선검으로 꽁꽁 얼은 빙벽의 얼음을 조금씩 조금씩 갉아 들어가던 능현.

“찾았다.”

결국 그 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빙정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빙정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작업의 난이도는 더 올라갔다.


빙정이란 한기의 정수가 담긴 결정.

0.1 밀리미터의 오차만으로도 깨지거나 아니면 광선검에 녹아버릴 수도 있다.

그랬다간 그 안에 담겨있던 기운이 다 흩어지고 말 것이고.


조각칼로 조각을 하듯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빙정 주변의 얼음을 야금야금 제거하는 능현.

“됐다. 후우..”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얼음벽 사이에서 영롱한 빛깔을 내는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결정을 두 손가락의 끝으로 살포시 집어 꺼내고는 한참동안 참고 있던 숨을 크게 내쉬었다.


빙정의 크기는 작았지만 거기에 실린 기운은 동굴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엄청났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냉기는 당장이라도 능현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능현은 당장 이 기운을 흡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 자리에서, 이런 몸 상태로 먹었다간 빙정을 흡수하기는커녕 반대로 잡아먹힐 가능성이 더 컸기에 그냥 깨지지 않게 통에 보관해서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안전한 곳에서 몸을 회복한 후 먹을 생각이었다.


목적을 달성한 능현은 서둘러 몸을 거꾸로 뒤집어 다시 동굴 밖을 향해 기어나갔다.

여전히 얼음 안이긴 했지만 빙정을 빼내면서 한기가 줄어들었고, 몸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됐으니 들어올 때보다는 한결 수월했다.

동굴 밖으로 나온 능현.

길을 찾으려 다시 한 번 기감을 펼쳤다.


그런데 그런 능현의 기감에 뭔가가 잡혔다.

“이건 폭약 같은데?”

능현의 기감에 잡힌 것은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폭음과 진동이었다.

자신을 찾으려고 땅을 파는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떨어진 위치를 아는 것은 여악선 뿐이니 아마도 놈일 것이다.

능현은 바위에 한쪽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 여악선이 어디까지 파내려 왔는지를 확인했다.

아직 거리가 충분한 것이 어느 정도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하나가 아니었다.

거리가 멀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넓은 범위에서 돌을 부수고 치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무래도 여악선 외에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흐음.. 결국 도망을 못 간 건가?”

능현은 여악선이 다시 사람들을 붙잡아서 데려온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가만히 있다가는 자신이 여악선에게 잡히는 것은 물론 놈이 잡아온 사람들도 다 죽게 될 것이었다.

몰래 빠져나갈 방법도 없는 상황.

능현의 머릿속에는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것뿐인가.”

능현은 품속의 빙정에 절로 손이 갔다.


결국 여악선과 싸워야 하는데 멀쩡한 상태에서도 이기지 못한 상대를 심각한 내상까지 입은 상태로는 이길 가능성이 없었으니 말이다.

만약 빙정의 기운을 흡수하게 된다면 이길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는 빙정의 기운을 감당할 수 없었다.

빙정의 기운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혈맥이 다 얼어붙어 그대로 동사하고 말 텐데 여악선 못지않게 이쪽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능현은 품에서 빙정을 넣은 통을 꺼내 들고는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안정시킨 능현은 망설임 없이 바로 빙정을 삼켰다.


능현의 입속에서 화악 하고 냉기가 퍼져 나왔고, 내장의 어느 지점을 지나는지 그 경로가 바로 그려질 정도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내려갔다.


능현은 내공으로 어떻게든 빙정의 기운을 컨트롤을 해보려고 했지만 빙정에서 나온 기운은 너무나 빠르고 흉포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음기에 장기부터 혈맥까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빙정을 찾으러 가면서 느낀 고통은 애들 장난이었다는 듯 몸 안쪽에서부터 능현을 파괴하는 듯한 강력한 통증.

능현은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내공으로 그 기운을 억누르려고 했지만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마치 손바닥으로 파도를 밀어내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내 단전과 뇌까지 냉기가 침범했고,

능현의 의식은 아득하게 멀어져갔다.


* * *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이 새끼들아! 그냥 이 자리에서 바로 뒈지고 싶냐?”

여악선은 검기를 날려 바위를 쪼개며 틈틈이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들에게 빨리 돌을 치우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얼음처럼 차가운 돌을 치워야 하는 대다가

능현의 시체를 찾게 되는 순간 놈이 자신들을 죽일 거란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으니 여악선이 보고 있을 때가 아니면 일하는 시늉만 하며 작업속도를 늦췄다.

물론 그렇게만 해도 워낙 많은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으니 여악선 혼자서 땅을 파고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였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들 가운데 홀로 열심히 땅을 파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백임자였다.


백임자는 내공이 막힌 상태로 돌을 치우다보니 손톱이 닳고,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있었는데 그런 것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옆으로 모이연이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뭘 하긴요. 능현도우를 찾는 거죠.”

“능현소협 찾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요? 저 새끼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일 거란 말이에요.”

“그렇다고 죽게 내버려둬요? 능현도우를 찾으면 방법이 생길 거예요.”

“정신 차려요! 능현소협은 죽었어요.”

“능현도우가 그렇게 쉽게 죽었을 리가 없어요. 저 새끼도 능현도우가 죽는 모습은 못 봤잖아요. 분명 살아있을 거예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이 밑에 깔렸는데 어떻게 살아요?”

“능현도우라면 떨어지는 돌을 피해서 살아남았을 거예요. 분명히 그랬을 거라고요.”

백임자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더 바삐 움직였다.

모이연은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내젓고는 다시 한 번 백임자를 설득했다.

“아니면요? 그럼 여기 사람들 더 빨리 죽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저 사람들 살려야죠. 일단 시간을 끌어야 한다니까요. 그렇게 하면..”

하지만 모이연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야! 너희 둘! 거기 계속 잡담이나 처하고 있을 거야? 둘이서 뭘 꾸미는 거야? 응? 다른 애들 본보기로 목을 잘라줄까?”

여악선이 어느새 조용히 다가와 그들 사이로 끼어 든 것이었다.


“아니요. 아니에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이연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리고 열심히 돌을 치웠다.

여악선은 그들이 그리 미답지는 못했지만 백임자는 계속 열심히 하고 있었고 음모를 꾸미더라도 내공을 막은 그들이 딱히 위협이 되지도 않았으니 일단은 살려두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래도 수상하긴 했으니 그냥 둘 수도 없었다.

“너희 둘, 따로 떨어져서 일해. 너는 여기, 너는 저쪽. 붙어있는 거 다시 내 눈에 띄면 둘 중에 한 명은 죽일 거다. 알겠어?”

“네..”

여악선은 둘을 따로 떨어뜨려놓고는 다시 바쁘게 날아갔다.


“으휴..”

모이연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나서도 백임자가 계속 신경 쓰여 시선을 땔 수 없었다.

“저런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남은 사람들이라도 살리려면 저러면 안 되잖아.”

모이연은 답답해하며 곁눈질로 백임자를 보다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는데,

“허억.. ..”

바위 사이에서 누군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지만 그 안에서 튀어나온 손가락이 재빠르게 모이연의 아혈을 짚고 다시 들어가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쉿!”

바위틈에 숨어 입술로 손가락을 가져가는 누군가.

그것은 바로 능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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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3 정환로봇
    작성일
    22.09.27 15:26
    No. 1

    고생하며 빠져 나갈 길을 생각 하고 노력 하는 능현ㅠㅠ 그리고 드디어 능현이 나올수 있겠군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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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장(一章)- 천마귀환 82. (天魔歸還 八十二.) 22.10.05 56 2 12쪽
112 1장(一章)- 천마귀환 81. (天魔歸還 八十一.) 22.10.01 43 1 12쪽
111 1장(一章)- 천마귀환 80. (天魔歸還 八十.) 22.09.29 38 2 13쪽
110 1장(一章)- 천마귀환 79. (天魔歸還 七十九.) 22.09.27 45 1 13쪽
109 1장(一章)- 천마귀환 78. (天魔歸還 七十八.) +2 22.09.24 52 3 12쪽
108 1장(一章)- 천마귀환 77. (天魔歸還 七十七.) +1 22.09.22 54 2 12쪽
107 1장(一章)- 천마귀환 76. (天魔歸還 七十六.) +1 22.09.20 39 2 12쪽
106 1장(一章)- 천마귀환 75. (天魔歸還 七十五.) +1 22.09.17 51 3 12쪽
» 1장(一章)- 천마귀환 74. (天魔歸還 七十四.) +1 22.09.15 51 2 12쪽
104 1장(一章)- 천마귀환 73. (天魔歸還 七十三.) +1 22.09.13 43 2 13쪽
103 1장(一章)- 천마귀환 72. (天魔歸還 七十二.) +1 22.09.10 58 2 12쪽
102 1장(一章)- 천마귀환 71. (天魔歸還 七十一.) +1 22.09.08 60 2 12쪽
101 1장(一章)- 천마귀환 70. (天魔歸還 七十.) +1 22.09.06 48 2 12쪽
100 1장(一章)- 천마귀환 69. (天魔歸還 六十九.) +2 22.09.03 68 2 12쪽
99 1장(一章)- 천마귀환 68. (天魔歸還 六十八.) +1 22.09.01 56 1 12쪽
98 1장(一章)- 천마귀환 67. (天魔歸還 六十七.) 22.08.30 47 2 12쪽
97 1장(一章)- 천마귀환 66. (天魔歸還 六十六.) 22.08.27 44 2 12쪽
96 1장(一章)- 천마귀환 65. (天魔歸還 六十五.) 22.08.25 48 2 12쪽
95 1장(一章)- 천마귀환 64. (天魔歸還 六十四.) 22.08.23 52 1 12쪽
94 1장(一章)- 천마귀환 63. (天魔歸還 六十三.) 22.08.20 47 1 12쪽
93 1장(一章)- 천마귀환 62. (天魔歸還 六十二.) 22.08.18 54 0 12쪽
92 1장(一章)- 천마귀환 61. (天魔歸還 六十一.) 22.08.11 44 0 12쪽
91 1장(一章)- 천마귀환 60. (天魔歸還 六十.) 22.08.09 54 0 12쪽
90 1장(一章)- 천마귀환 59. (天魔歸還 五十九.) 22.08.06 46 0 12쪽
89 1장(一章)- 천마귀환 58. (天魔歸還 五十八.) 22.08.04 4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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