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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전쟁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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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5
최근연재일 :
2022.06.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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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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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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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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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레나리 (2)

DUMMY

제11도시 '나누'의 제7마을 ‘나누툰라비’.


레나리의 첫 기억은 사막으로 이루어진 도시 나누에 있는 한 고아원이었다.


란마를 모두의 어머니라고 여기는 한 종교가 설립한 시설.

레나리는 그 시설에서 나름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시설의 어른들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돌봤고, 레나리는 그런 어른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자랐다.

레나리와 같은 처지인 또래의 아이들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매일같이 놀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레나리에게 '고아'라는 단어는 불행과는 거리가 먼 단어였다.


하지만 파스토나 숲의 반란이라는 사건은 레나리의 작은 행복을 부수면서 레나리에게 '고아'라는 단어에 다른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


레나리가 8살 때 시작된 파스토나 숲의 반란은 처음에는 그녀의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레나리가 9살이 되자, 파스토나 숲의 반란은 레나리의 코앞까지 찾아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9살의 레나리는 평소처럼 또래의 아이들과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뛰어다니며 서로 장난을 치고, 사소한 대화들로 꺄르륵대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분위기는 분주했다.


“빨리 연락해주세요!”


어른들은 뛰어다녔고,


“아이들은? 아이들을 대피시킵시다!”


어른들은 시끄러웠다.


기도실에서 기도하는 어른들이 있었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고 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앙고의 외곽 지역에 넓게 펼쳐진 파스토나 숲에서,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짐승들은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앙고 전역의 수호단들을 뚫고 앙고의 외곽지역부터 헤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각 지역의 수호단은 파스토나 숲의 짐승들을 최대한 막아보려 했지만, 구축한 방어선의 틈을 빠져나가는 짐승들까지는 막을 수가 없었다.

수호단의 방어선을 뚫고 들어온 짐승들은 점점 앙고의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짐승들은 나누툰라비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수호단은 마을의 주요 시설들과 피난소를 지키기에 빠듯했다.

레나리가 살고 있던 시설은 가장 가까운 피난소에서도 상당한 거리에 있었고, 그런 지역까지 지키기에는 수호단에 여유가 부족했다.


나누툰라비의 수호단이 방어하고 있던 틈을 뚫고 들어간 파스토나 숲의 짐승들은 순식간에 레나리의 조그만 행복을 씹어 삼켰다.



거대한 짐승이 시설의 외곽에서 몸을 날리더니 시설의 중앙으로 착지했다.


꺄르륵 대던 아이들의 웃음이 멈췄고, 아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불러 모으던 어른들의 움직임도 멈췄다.

짐승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갑자기 등장한 검은색의 짐승은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한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살려···”


그리고 거대한 짐승은 자신의 거대한 입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한 여성을 집어삼켰다.


‘볼프누페’


레나리에겐 잊을 수 없는 파스토나 숲의 짐승이다.


여성은 무릎 아래만을 남겨두고 볼프누페의 뱃속으로 삼켜졌다.

볼프누페의 공격을 시작으로 점차 많은 수의 짐승들이 나타났고, 곧 시설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눈앞에서 몸이 찢겨 볼프누페의 입에 들어가고 있는 사람을 목격한 시설의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은 제각기 살길을 찾아 도망가거나 숨기에 바빴고, 레나리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시설에 병력은 없었다.

병력이 없는 시설은 파스토나 숲에서 나온 짐승들의 공격에 저항도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파악이 느렸던 어린아이들은 짐승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고, 열심히 도망가는 어른들도 빠른 발을 가진 짐승들에게 속절없이 죽임을 당하였다.

시설은 사람들의 비명과 짐승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고, 하얀 건물들과 초록색의 바닥을 배경으로 하고 있던 시설에는 사람들의 몸에서 나온 주황색의 아도로 물들여지기 시작했다.


끔찍한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설에는 파스토나 숲에서 나온 짐승들만 돌아다니고 있었다.

짐승들은 시설에 더이상 먹을만한 것이 없어지자, 다른 지역으로 발을 돌리기 시작했다.


시설의 사람들이 사라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시설에는 처음 왔던 무리가 지나간 후에도 다른 무리가 두어 번 더 왔었다.

뒤늦게 도착한 무리들은 별 수확 없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숨어 있던 레나리는 주변이 조용해지자, 숨어 있던 곳에서 밖으로 나왔다.


9살의 어린 나이였던 레나리의 생존본능은 뛰어났다.

레나리는 첫 습격이 시작되자마자 위험을 감지했다.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위험을 감지한 레나리는 시설에 있던 사람 중에 가장 먼저 달리기 시작하였고, 주변에 있던 목장에 도착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서 목장에 도착한 레나리는 가축들의 배설물을 모아둔 곳에 몸을 들이밀었다.

레나리는 코를 찌르는 악취에 구역질을 하면서 배설물 더미를 파고들었다.


배설물 더미에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수백 번 참았던 레나리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에야 손으로 작은 구멍을 파기 시작했고, 구멍을 통해서 주변을 둘러봤다.


시야에는 아무 생명체도 보이지 않았고, 주변은 조용했다.


‘아직 이야···’


주변을 파악한 레나리는 주변에 습격자들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배설물 더미에서 바로 나오지 않았다.


레나리는 시간이 더 지나고서야 배설물 더미에서 나왔다.


배설물 더미에서 나온 레나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곳에 있었던 가축들은 모두 사라져 있었고, 땅에는 몇 개의 뼈와 붉은 아도만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레나리는 가축들의 뼈와 붉은색 아도로 범벅된 그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레나리는 생각했다.

레나리가 행복하게 보냈던 그 시설도 이와 같은 꼴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고.


충격적인 생각은 레나리가 더이상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레나리는 아직도 위험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시설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시설에 도착한 레나리는 자신의 행복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행복했던 일상의 배경이 되었던 그 장소는 이제 더는 레나리가 알던 형태가 아니었다.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사라졌고, 아이들을 돌보던 어른들이 사라졌다.

그들이 존재했던 그곳에는 몇 개의 뼈와 주황색의 아도만 남아있었다.


끔찍한 광경을 본 레나리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제발···’


레나리가 목격한 장면은 충격적이었지만, 레나리는 살아 있었다.

건물 안에 자신처럼 살아 있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면서 레나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의 분위기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레나리가 알던 분위기가 아니었다.

건물 내의 여러 가구와 장비들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으며, 하얀색 벽들 곳곳에는 주황색 아도가 흩뿌려져 있었다.


건물 안을 돌아다닐수록 레나리의 눈은 점점 젖어갔다.

건물 안을 돌아다닐수록 자신만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레나리는 본인이 사용하는 방에 도착하였고, 열려있는 문을 통하여 여러개의 침대 중 자신의 침대 위에 누군가가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시설 안에서 처음 보는 사람의 형태를 본 순간 레나리는 큰 기쁨에 빠졌다.

어린 레나리에겐 그 사람의 생존 여부를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시설 안에서 온전한 사람의 형태를 처음 보았다.


레나리는 침대에 다가갔다.


레나리는 침대에 다가갈수록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하얀색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의 주변은 주황색 아도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파··· 파투나?”


레나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침대 위에 누워있던 사람을 불렀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침대에는 자신과 같은 방을 썼던, 자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친구가 죽어있었다.


레나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는 여러 군데에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오로보’ 종족인 그 파투나는 겉으로는 인간과 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지만, 단단하고 미세한 비늘들이 피부를 구성한다.

그런 피부로 구성된 몸은 파스토나 숲의 짐승에겐 먹기 힘든 몸이었다.

파투나는 어떤 짐승이 씹어 삼키려다가 단단한 비늘들에 입 안이 찔려서 뱉은 모습이었다.



흰자위가 없는 커다란 눈을 채 감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파투나의 시체를 본 레나리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레나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한참 동안 울었다.



***



한참 동안 울던 레나리는 정신을 차렸다.


좌절을 맛본 그녀의 머릿속에는 절망만이 가득했고, 절망만이 가득한 머리에선 행복이라는 단어가 나타나지 않았다.

행복을 잃은 레나리는 시설을 나와서 목적 없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아직 파스토나 숲의 짐승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상관하지 않았다.


‘죽고 싶다.’


오히려 파스토나 숲의 짐승이 나타나서 자신을 삼키기를 바랐다.


목적이 없는 걸음은 꽤나 오랫동안 이어졌다.

레나리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걸음을 걸었다.


며칠을 걸었지만 배는 고프지 않았고, 쉬지 않고 걸었지만 다리는 아프지 않았다.

레나리의 머릿속에는 고통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광활한 사막 위에서 레나리의 시야에 한 사람이 보였다.

그 사람은 레나리가 걷고 있던 방향에 있었지만, 레나리는 사람을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레나리는 그저 계속 걸었다.

멀리 있던 사람은 점점 가까워졌고, 그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레나리의 머릿속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체형은 너무나도 비정상적이었다.

너무나도 거대했고, 그 거대한 몸에 비해서도 비정상적으로 큰 팔과 손을 가지고 있었다.


‘메플러’


파스토나 숲의 짐승이 눈앞에 존재했다.


매우 사나운 상태였던 메플러와 레나리는 눈이 마주쳤고, 살기가 가득한 메플러의 눈과 마주친 레나리에게 죽음의 공포가 몸을 휘감았다.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며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레나리였지만, 실제로 죽음이 찾아오자 레나리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행동을 했다.


‘죽는다.’


죽기를 바랐던 레나리는 도망쳤다.


그것도 매우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마치 시설에서의 습격을 목격하고 도망갔을 때처럼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절망뿐이었던 레나리의 머릿속에는 생각이라는 것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살고 싶다.’


메플러에게 도망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뛰고 있는 레나리지만, 광활한 사막에서 메플러의 속도를 따돌리기에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레나리와 메플러의 간격은 금방 좁아졌다.


메플러의 발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린다는 것을 느낀 레나리는 순간 뒤를 돌아보았고, 뒤를 돌아본 레나리의 눈에는 거대한 팔을 휘두르고 있는 메플러가 보였다.


레나리는 순간적으로 앞으로 몸을 날려서 메플러의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레나리는 일어나지 못했다.

죽음의 공포가 바로 앞까지 찾아왔던 조금 전의 상황에 레나리의 다리는 모두 풀려버렸다.


레나리는 누운 채로 떨면서 뒤를 돌아보았고, 레나리의 눈에는 자신의 바로 앞에 서 있는 메플러의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사나운 눈을 하고 있는 메플러가 팔을 위로 들어 올렸다.


‘제발···’


메플러의 팔은 그대로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살려줘···’


사막 위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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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숲의 여인 (3) 22.05.29 9 2 12쪽
16 숲의 여인 (2) 22.05.27 12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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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새로운 만남 (6) 22.05.22 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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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새로운 만남 (3) 22.05.18 8 1 13쪽
9 새로운 만남 (2) 22.05.17 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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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레나리 (1) 22.05.13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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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왕궁의 부름 (2) 22.05.11 16 3 15쪽
2 왕궁의 부름 (1) 22.05.11 36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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