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상을 위하여 : 천우의 주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개동스럽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9
최근연재일 :
2022.08.10 06:05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1,749
추천수 :
30
글자수 :
306,740

작성
22.06.01 06:00
조회
26
추천
0
글자
10쪽

제22화 슬픔의 그림자

DUMMY

흑의인 들은 멧돼지를 굽고, 식 도구의 정리, 주변 청소 등 온 잡일을 챙기느라 바쁘다.


예임이 나오더니 조장을 불렀다.


“조장님! 얘기 좀 하시죠?”


괴물 같은 시원이가 나오며 창고에서 보자고 한 것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건 뒷일이 되었다.


‘아이보다 저 부인이 더 부담스럽군, 적당히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조원들도 조장이 호출되자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조장을 바라보고 있다.


조장이 조원들을 돌아본다.


무언의 응원이 담긴 손짓이 돌아왔다.


‘녀석들 참,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아는 대로 말하지 뭐.’


조원들을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한다.


“다들 정리 잘하고, 멧돼지 타지 않게 달 관리하라고! 저녁은 오랜만에 포식 좀 해보자.”


조장이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령하가 심각한 표정으로 식탁의 안쪽 자리에 앉아있고 예임이 문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미리 차를 준비해둔 자리.


조장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예 그러죠.”


뭔가 허둥지둥 자리에 앉는 조장.


“그러고 보니 아직 성함도 모르네요, 저는 철야장의 손예임이라고 합니다.”


조장이 다시 일어서며 양손을 모으고 고개 숙여 자신을 소개한다.


“천왕국 상왕궁 소속 비영대 3분대 1조 조장 고중이라 합니다.”


“너무 예의 차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앉으시죠.”


“예.”


자리에 앉자마자 차를 마신다.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소상히 알려주셔야겠습니다.”


“예? 다 말씀드렸····.”


[탕!]


령하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쳤다.


“지금 그 말을 믿으라는 겁니까!? 납치하러 온 특급 암살자, 그리고 미리 알고 호위 병력이 파견되었는데? 조장이라는 사람이 현황을 모른다!? 기도 안 차는군!”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이자들이 오는 바람에 평온하던 일상이 망가졌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자가 정보를 숨기려는 것이 뻔히 보인다.


“언니 진정하세요. 이렇게 격노하신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저자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살생을 피하라는 가르침은 필요 없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악인들을 처단할 것이야.”


고중이 침을 삼키고는 차를 벌컥 다 마셔버렸다.


예임이 주전자를 들어 차를 따른다.


“좋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얘기해보시죠? 설마 앞으로 뭘 할지도 모른다고 하실 건가요?”


당연히 나올 질문이었지만 갑자기 고중이 가장 둘러대기 어려운 질문을 했다.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주저한다.


“아이들이 언제 올지 모르니 어서 대답하세요!”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오늘 오전 간밤에 있던 일을 소상히 적어 전서구를 날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서구가 오는 걸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까!?”


“언니 계속 이러시려면 나가 계세요, 차분하신 분이 왜 이러세요?”


“미안해, 소라가 위협받고 있어서인지 조급해지네.”


“제가 잘 얘기해 볼 테니 앉아 계세요.”


예임이 조장을 빤히 쳐다본다.


“제 의견을 정확히 말씀드릴 테니 잘 들으세요. 조장님의 대답이 조장님과 조원들의 목숨을 결정할 테니 잘 생각하고 대답하셔야 할 겁니다.”


계속 나긋나긋하던 예임이라는 부인의 목소리에서 냉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정말 당장이라도 여인의 검이 뽑혀 목을 칠 것만 같은.


목 뒤로 닭살이 돋는다.


“예. 정말 허튼소리 하지 않겠습니다.”


“좋습니다. 우선 정확히 짚고 넘어가죠. 여러분은 타국 땅에 들어와 계세요, 여기서 저희가 모두 죽인다 해도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예. 그렇죠.”


‘뭐지? 지금 그냥 죽일 생각도 있다는 건가?’


“언니와 소라는 천우당의 소속 제자들로 살생을 피하라는 가르침을 오래 받아왔지만, 저와 시원이는 천우당의 무술 수련을 받았을 뿐 사상적 교육은 뼛속 깊이 새기지 않았어요, 혹여라도 허풍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생각을 달리하셔야 할 겁니다.”


온몸의 피부에 소름이 느껴지고 털마저 곤두선다.


이대로 무력하게 죽을 것만 같다.


대답도 나오지 않는다.


“소라를 보호하러 온 듯 행동하고 계시지만 은밀히 보호하려 했다는 거 이해가 안 되네요?

당신들 수준에 은밀히 보호한다는 건 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고, 내 생각에는 그저 찾는 것이 임무였던 것 같은데? 이제 올 전서구에 따라 행동이 정해지는 거지? 보호가 아니라 암살 지시가 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어느새 예임의 말에서 존대가 빠졌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현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다.


‘뭐지? 우리가 창고에서 한 말을 다 들은 건가? 아니야 아침에 분명 아무 인기척도 없었어. 정말 이 여자가 예상한 건가?’


령하의 손이 칼 손잡이에 올라가고 있다.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암살이라니요! 아닙니다.”


조장이 당황하여 어찌나 큰소리를 쳤는지 조원들이 암살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하던 일을 멈추고 오두막을 바라본다.


“어허! 어른들 대화하시는 거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들이나 하게.”


조원들을 부리는 것이 익숙해진 동국아재다.


시원이와 소라가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대화가 끝날 때까지 오두막에 접근 시키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소라 괜찮니? 무슨 일이야? 아까 조장이 부모님 얘기한 것 때문에 놀란 건가?”


“이제 괜찮으니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흑의인들을 살펴보니 조장이 안 보인다.


자리를 비운 사이 무슨 얘기가 진행되고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두막으로 뛰었다.



“목숨을 거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 목숨을 걸 수 있습니다. 암살이라니요, 그저 공주님을 이곳에서 보호해야 하는지, 본국으로 모셔야 하는지에 대한 지시를 기다릴 뿐입니다.”


령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소라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는 건가요!?”


“예. 공주님의 안위가 걱정되니까요. 이곳에 계시는 것보다는 상왕궁으로 모시는 것이 안전하겠죠?”


틀린 말은 아니다.


어제 살려 보낸 그림자가 언제 다른 동료들과 돌아와 소라의 목숨을 노릴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잘된 일 일까요? 시원이의 일이 끝나서 철야장에 돌아갈 일정을 잡으려 했으니까요.”


령하가 대답이 없다.


“우선 조장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으니 전서구를 함께 받아서 확인했으면 좋겠네요.”


“예 그러시죠. 암살은 말도 안 됩니다. 다만 모시고 돌아오라고 지시가 올 거로 예상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희 모두의 목숨을 걸겠습니다.”


“언니 일단 전서구가 오면 소라와 얘기하도록 하죠?”


령하가 대답 없이 다시 자리에 앉는다.


[쿵!]


“그냥 지금 얘기해 주세요. 대충 들었습니다. 뭐? 제가 천왕국으로 간다고요? 누구 마음대로? 제 아빠라는 상왕이 지시하는 건가요?”


모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소라를 바라본다.


령하가 급히 대답했다.


“아니 아니다, 그런 임무가 이 사람들에게 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뿐이야.”


소라가 조장의 옆에 서 조장을 똑바로 바라본다.


시원이는 소라의 뒤에 버티고 섰다.


“조장 아저씨가 똑바로 말해봐요. 제 아버지라는 사람이 제게 원하는 건 뭐예요?”


“예? 그야 살리시려고···”


“하! 그런 거짓말을 누가 믿을 줄 알고? 평생 관심도 없던 딸년이 죽던, 살던 무슨 상관이래?”


“으흠, 소라야 말이 험하구나.”


예임이 헛기침하며 소라를 진정시켜 보려 한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상왕님은 정말 소라님을 보호하기 위해 저희를 보내셨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차! 진짜 기가 차서, 어제 그자들이 저를 죽이는 게 아니라 납치하려 한 걸 보면 볼모 삼으려던 거 같은데, 내가 볼모로 잡히면 귀찮아지니까 이러는 거 누가 모를 줄 알아요!?”


조장은 충격받았다.


정작 보호 대상인 공주는 천진난만하여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비위만 잘 맞춰주며 주변인들의 경계만 풀면 될 줄 알았는데 복병이었다니.


날카로운 정답에 할 말이 없다.


령하가 급히 소라를 안는다.


“아니다 소라야. 정말 네가 위험해서 그러시는 거야. 네 엄마의 바람대로 네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셨던 걸 거다. 그래서 안 찾으시다가 위협받고 있다고 하니까 보호하시려는 거야.”


령하의 온기에 소라의 울음이 터진다.


시원과 조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며 소라를 바라보고 있다.


예임이 두 사람에게 손짓으로 오두막을 나가라고 지시한다.


“지금 소라가 한 말이 사실인 거죠?”


오두막을 나와 허탈한 감정에 하늘을 올려 보는 고중에게 시원이 물었다.


아이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진다.


“그··· 물론 공주님을 볼모로 납치하려는 세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왕님이 공주님을 찾지 않으신 부분은 잘못 생각하신 겁니다! 그간 찾지 않으신 건 비 마마의 유언대로 공주님을 그대로 두고 계셨던 것뿐이라고요.”


갑자기 유언은 또 무슨 소리인가?


“유언이요? 소라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요?”


‘아차! 이노무 주둥이 살려니 별소리를 다 하는구나.’


고중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오두막 문이 벌컥 열렸다.


“엄마는 돌아가셨다고!?”


소라가 검을 뽑으며 조장에게 달려든다.


“도대체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이야!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해!?”


고중이 뒷걸음질 치며 도망친다.


“공주님 진정하십시오! 어머님이 돌아가신 걸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숨기려던 건 아닙니다! 돌아가시면 다 알게 되실 텐데 굳이 왜 숨기겠습니까!?”


고중이 뒤로 넘어지며 눈을 질끈 감는다.


소라의 검이 조장의 귓불을 베며 땅에 박혔다.


작가의말

저의 부족한 세상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세상을 위하여 : 천우의 주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모전 기간 끝. 일주일 충전 휴재. 22.07.26 8 0 -
71 제71화 삼백의 마음가짐 22.08.10 10 0 9쪽
70 제70화 지고의 존재 22.08.10 6 0 9쪽
69 제69화 제할일을 할 뿐 22.08.07 6 0 9쪽
68 제68화 매가 약이라고 했다 22.08.05 7 0 10쪽
67 제67화 준비하는 사람들 22.08.05 7 0 9쪽
66 제66화 모두에게 필요한 것 22.08.03 7 0 10쪽
65 제65화 오행 그 이상의 힘 22.08.03 7 0 9쪽
64 제64화 알수록 신기한 22.07.24 6 0 9쪽
63 제63화 왕벚꽃의 황홀경 22.07.22 8 0 9쪽
62 제62화 사생결단의 각오 22.07.22 8 0 9쪽
61 제61화 삼대가 멸족할 일 22.07.20 8 0 9쪽
60 제60화 천황 폐하의 명이다 22.07.20 7 0 9쪽
59 제59화 종잇장 목숨 22.07.17 6 0 9쪽
58 제58화 꿈 같은 시간 꿈이 될 시간 22.07.15 10 0 9쪽
57 제57화 모두 함께 22.07.15 9 0 10쪽
56 제56화 금강산도 식후경 22.07.13 10 1 10쪽
55 제55화 갈 길이 멀다 22.07.13 9 0 9쪽
54 제54화 오만방자한놈 22.07.10 11 0 10쪽
53 제53화 면상 좀 볼까 22.07.08 10 0 10쪽
52 제52화 추영의 꿈 22.07.08 11 0 10쪽
51 제51화 뒤늦은 깨달음 22.07.06 10 0 10쪽
50 제50화 뜻밖의 배움 22.07.06 9 0 10쪽
49 제49화 무왕의 방문 22.07.03 12 0 9쪽
48 제48화 새로운 수련의 시작 22.07.01 12 0 10쪽
47 제47화 궁금하다 22.07.01 12 0 10쪽
46 제46화 무왕은 배가 고프다 22.06.29 10 0 9쪽
45 제45화 간사한 세 치 혀 22.06.29 9 0 9쪽
44 제44화 불꽃과 함께 춤을 22.06.26 11 0 9쪽
43 제43화 목숨을 버려 지킨 것 22.06.24 10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