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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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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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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0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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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공방전(5)

DUMMY

한양 공방전(5)


“빠르게 번지는 불을 꺼라! 여기서 더 크게 번지게 해서는 아니된다!”


도성 남쪽에서 후금이 불을 지르자 빠르게 번지는 불을 끄기 위한 병력들을 차출하여서 보내졌고 다른 병력들도 빠르게 재배치되기 시작하였다.


“돈의문쪽과 종묘쪽으로는 지원 병력을 보냈느냐? 오랑캐들이 아직 더 남아있을 수 있다. 각별히 주의해라!”


수도 서울의 방위를 책임지게된 호위대장 신경인은 정신없이 사방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들으면서 휘하 병력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한양 도성으로 오랑캐들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돈의문이 함락된 줄 알고 그도 식은땀을 흘렸으나 인조가 해준 이야기를 근거로 냉정하게 상황을 돌아본 결과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금 침착하게 병력을 다독일 수 있었다.


“호위대장 영감! 오랑캐들이 종묘에 있는 병력을 뚫고 창경궁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급보이옵니다!”


“뭐, 뭐라고? 저 오랑캐들은 기어코 궁을 불태울 작정인 것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한 신경인이었지만 이내 오랑캐들의 움직임에서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이것은 마치 전하가 조선의 궁에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움직이는 것만 같지 않은가?


‘아무리 오랑캐라지만 설마 그러한 것을 착각했을까? 그저 궁을 불태우고 도성을 불태워서 아군의 후방을 교란하고 싶은 것이겠지···.’


머릿 속에서 떠오르는 의심을 고개를 저으며 떨쳐내어 버린 신경인은 자신의 바로 아래에 있는 호위 별장에게 총지휘를 임시로 맡기고는 창경궁으로 향하는 잉굴다이를 막기 위하여 병력들을 끌어 모았다.


“호위 별장! 그대가 나를 대신하여 임시로 총지휘를 맡도록 해라! 나는 즉시 궁을 수호하기 위하여 움직이겠다.”


“···대장 영감께서는 여기서 남아서 지휘를 하시고 소장이 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호위 별장은 걱정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아니. 나도 무예를 배우고 정진해온 몸. 그러한 걱정은 말게나. 그리고 궁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이 훨씬 낫네.”


“알겠습니다. 부디 몸을 보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게 신경인은 나름의 정예 병력들을 끌고 창경궁으로 급하게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 * *


푹! 검이 깊숙이 목을 꿰뚫어져서 들어갔다가 뽑혔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끄르르륵!”


또 하나의 팔기가 바람처럼 춤추는 한명련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불꽃과 그림자의 화려한 장난질에 얼굴이 어두워지고 붉어지며 기민하게 팔기를 제거하는 한명련의 모습은 인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야차와 같았다.


적어도 그를 계속하여 상대하던 잉굴다이와 팔기들의 눈에는 그렇게만 보였다. 그런 야차 뒤에는 조선의 궁궐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건만 저 피에 굶주린 야차가 길목을 막고 있는 한 이 앞으로 몇 보 이상 앞으로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추행진을 만들어 뚫고 나가려던 잉굴다이의 계획 또한 크게 흐트러지고 말았다. 본래 추행진이라는 것은 앞쪽에서 쐐기의 끝에 해당하는 병력의 정예도와 강함으로 돌파력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한명련에게 막히자 그 장점을 모조리 잃어버리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저 노장의 뒤에 따라온 병사들도 소수이지만 나름 뛰어나다. 이렇게 된 이상 시간이 걸리더라도 숫자로 포위해서 해치우는 수 밖에 없겠어.’


이미 여기서 저지를 당한 이상 궁궐로 빠르게 나아가는 것은 크게 지체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지금 상황에서 전세를 역전하고 자신들이 살아나올 확률은 어떻게해서든 왕을 잡아야만 했다.


“한꺼번에 덮쳐라! 특히 저 노인에게는 10명이 넘게 달라 붙어라! 사방에서 찔러대면 저 자도 결국 쓰러질 수 밖에 없다!”


잉굴다이의 명이 떨어지자 쐐기 진형을 이루고 있던 팔기들은 진형을 무너뜨리고 각각의 적을 향하여 2명 이상씩 달라붙기 시작하였다. 팔기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는 하였지만 전쟁에서 언제까지 자존심을 부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특히나 한명련에게는 10명이 넘는 팔기들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어르신! 놈들이 몰려옵니다! 조심하십시오!”


“···알겠다. 너희들도 조심하거라.”


한명련의 수하들이 포위를 막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지만 숫자에서부터 차이가 났기에 어떻게 하기가 어려웠다. 한명련이 빠르게 이동하기 위하여 자신의 속도를 따라오기 힘든 대부분의 병력을 떼어두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곧 지원 병력들이 도착하겠지만 그전에 우리가 여기서 쓰러진다면 막기 더 힘들 것이야.’


한명련이 나름 휙휙 한명씩 베어 내고는 있었지만 팔기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다만 이들의 장기가 기병전이어서 그런 것인지 백병전 능력 자체는 왜군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졌으나 그 수준이 한명련 정도 되는 이나 알 수 있을 차이이기는 하였지만.


한명련을 세 방향에서 포위한 팔기들은 3명씩 앞으로 나서면 한명련을 포위하여 덤벼들기 시작하였다. 팔기들의 칼이 좌우 정면 피할 수 있는 곳들을 막으면서 한명련에게 휘둘러졌다. 하지만 합격술이 완벽하지는 못하였는지 미묘하게 시간 차가 있었고 한명련은 그 시간 차를 이용하여 묘기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칼을 손가락 한 마디 차이로 피해내면서 달려든 팔기 하나의 손가락을 베어냈다.


“으악! 내 손!”


번개같은 반격에 검지 손가락이 날아간 팔기는 칼을 놓치고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으나 베어낸 한명련 또한 만족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분명히 손목을 날려버리려고 하였거늘···. 너무나도 빠르게 견제가 들어왔구먼.’


자신을 상대하는 팔기의 숫자가 많았기에 무리하게 움직이며 목숨을 취하기가 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하지만 한명련이 숨돌릴 틈도 없이 이번에는 다른 팔기 4명이 한명련에게 달려들었다. 체구가 꽤나 다부진 자가 한명련의 정면에서 멧돼지처럼 달려들었고 호리호리한 자가 그의 등 뒤에 슬쩍 숨어서 한명련이 보일 빈틈을 노리며 따라 붙었다. 왼쪽과 오른쪽 또한 여전히 한명련이 피할만한 방위를 막으면서 칼이 들어왔다.


‘뒤로 물러서게 된다면 더 몰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 치고 나가야한다.’


한명련은 앞으로 치고나가면서 정면에서 힘 싸움을 하려고 달려드는 자의 검을 받아서 왼쪽으로 흘려내면서 왼쪽에서 치고 들어오려는 자의 검로를 막았다. 그리고 빈틈을 찌르려는 호리호리한 자에게 더 가까이 붙으면서 찔러오는 검을 살짝 고개를 틀어서 피하고는 주먹을 들어서 그의 얼굴을 사정없이 갈겨버리면서 빠져 나왔다.


투둑투둑


누런 이빨이 우수수 공중에 뿌려지면서 얼굴을 얻어맞아 턱뼈가 으스러진 자는 바닥에 쓰러져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오른쪽에서 휘두르던 검 역시 쓰러지는 자로 인하여 방향과 속도를 바꿔야 했기에 한명련에게 닿지 못하였다. 순간적으로 덤벼든 7명이 한명련의 몸에 손도 대지 못하자 무거운 침묵이 팔기들을 감싸고 말았고 기세에서도 밀리기 시작하였다.


“······.”


그런 팔기들의 모습에 한명련은 씨익 웃으면서 짐짓 여유로운 듯한 태도를 보이며 그들을 여전히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여유로운 모습에 팔기들은 더욱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그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였다.


‘허억허억. 역시나 예전 같지는 않군. 예전 같았으면 하루종일 싸워도 안 지쳤을텐데 벌써 꽤나 지쳐버렸어.’


사실 한명련 또한 계속되는 싸움과 그로 인한 피로누적으로 꽤나 지쳐있었으나 그러한 기색이 얼굴과 몸에 드러나는 순간 저들이 피에 굶주린 이리 떼가 될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허장성세를 보이며 여유로운 척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팔기들과 한명련이 가만히 대치하고 있자 그런 상황을 보다 못한 잉굴다이가 검을 빼들고는 직접 함께 나섰다.


“아무리 무예가 뛰어나고 힘이 대단하다고 해도 노인이고 인간이다. 그도 지칠테니 계속하여 달려들어서 쉬지 못하게 해라! 그렇게 하면 결국 저 자도 쓰러질 것이다.”


그러면서 잉굴다이가 사기를 끌어오리기 위해서 직접 앞장 서서 검을 내질렀다. 그런 잉굴다이를 따라서 아까 참여하지 않았던 팔기 3명도 한명련을 둘러싸고는 사방에서 검을 휘둘렀다.


‘그래도 지휘관이라고 이 자의 검이 제일 낫군. 단순히 쉽게 피해내기는 어렵겠어. 대신에 이 자만 쓰러뜨린다면 이 별동대도 무너지겠군.’


잉굴다이의 무예수준을 파악한 한명련은 팔기들의 검은 스리슬쩍 피하는 쪽으로 하고 잉굴다이가 휘두르는 검은 자신의 검을 이용하여 튕겨내거나 막아내면서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잉굴다이는 좀처럼 틈을 주지 않았고 그렇게 장기전으로 일이 끌려가자 점점 지쳐가던 한명련은 이윽고 검을 허용하고 말았다.


‘윽. 얕게 베인 것인가? 이 자들은 역시 결코 쉽지 않군.’


얕게 베이는 대신에 팔기 하나의 손목을 날려버리는데 성공하였지만 그렇게 부상으로 빠지는 자의 자리는 다른 팔기가 금세 메웠다. 한명련을 지원하던 수하들도 하나둘 이미 팔기의 검에 쓰러져서 남은 이들도 이제 10명 안팍이었다.


“장군! 우리가 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와 수하들의 희생에 낙오되어있던 병력들이 합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를 눈치챈 잉굴다이가 팔기들을 전진시켜서 낙오되었던 병력들이 한명련에게 합류하는 것을 막게 시켰다.


‘빈틈!’


“크허억!”


잉굴다이가 병력을 배치하기 위하여 잠시 뒤로 물러나면서 빠진 사이에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하여 들어온 팔기는 정면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였다. 그렇게 잉굴다이로 굳건하게 버티던 진이 순간적으로 무너지자 한명련은 진이 다시 갖추어지기 전에 강행돌파를 위하여 앞으로 공세적으로 나섰다.


‘되도록이면 자잘한 것은 갑옷을 믿고 맞아주면서 치명적인 일격을 노린다.’


왼쪽에서 베어지는 검을 슬쩍 갑옷으로 막아내고 오른쪽에서 찌르는 놈의 공격은 피하면서 놈의 얼굴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앞쪽에서 달려드는 놈을 힘으로 밀어낸 뒤에 그렇게 균형을 잃은 놈의 오른쪽 다리를 세게 걷어차서 다리를 부러뜨렸다. 그렇게 만들어낸 잠깐의 공포에 겁을 집어먹고 뒤로 물러나는 자를 검으로 강하게 내리쳐서 뒤로 자빠지게 만들고 목을 베어내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이런! 내가 다시 상대하겠다!”


순간적으로 진을 돌파하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한명련을 보면서 잉굴다이는 다시금 검을 들고 그를 정면에서 상대하러 나섰다. 하지만 견제로 제대로 운신을 못하고 있을 때의 한명련과 견제를 하던 진을 깨부수고 튀어나온 한명련은 전혀 달랐다.


힘에서 밀리는 것은 이미 알고 잇던 잉굴다이였지만 아까까지는 자신의 수비위주의 검술이 나름 잘 먹혔으나 점점 한명련의 노련한 힘조절과 기교에 손이 꼬이는 것이 느껴졌다. 왜군과 끝없는 백병전으로 단련되었던 감각이 팔기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점차 완전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감각과 기교들에 휘둘리던 잉굴다이는 이윽고 자신의 오른쪽 손목에서 불같은 화끈거림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


평생을 함께하던 자신의 애검을 쥐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이 바닥에 툭 하고 베어서 떨어져 버렸고 이윽고 날아든 검에 영원히 그의 사고는 정지되어 버리고 말았다.


“나 한명련이 적장을 베었다!”


그렇게 잉굴다이의 죽음과 마푸타의 퇴각과 함께 도성의 남부 일부를 태워먹은 한양 공방전은 끝이났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신경인과 지원 병력들은 끝까지 저항하는 팔기들을 모조리 참살하고 전장을 마무리지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어제의 일로 수해를 꽤나 입어서 오늘도 지각을 해버렸네요. 

내일도 수해 처리 때문에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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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새로운 군벌 +4 22.09.16 2,544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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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재활용(1) +3 22.09.13 2,596 84 13쪽
93 영웅으로 죽거나, 악당이 되어 살아남거나 +5 22.09.09 3,080 88 12쪽
92 숙청 +5 22.09.08 2,892 7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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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대약탈(2) +5 22.09.05 2,738 82 11쪽
89 대약탈(1) +6 22.09.02 3,155 92 12쪽
88 설상가상 +9 22.09.01 2,998 84 12쪽
87 사냥 +6 22.08.31 3,137 8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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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동상이몽(2) +6 22.08.25 3,551 83 12쪽
83 동상이몽(1) +10 22.08.24 3,578 91 12쪽
82 호란의 끝 +8 22.08.23 3,683 99 13쪽
81 미끼 +8 22.08.19 3,508 93 13쪽
80 평산 전투(5) +10 22.08.18 3,473 94 12쪽
79 평산 전투(4) +2 22.08.17 3,190 81 11쪽
78 평산 전투(3) +8 22.08.15 3,157 85 11쪽
77 평산 전투(2) +2 22.08.12 3,323 89 12쪽
76 평산 전투(1) +5 22.08.12 3,447 91 12쪽
» 한양 공방전(5) +8 22.08.10 3,645 94 12쪽
74 한양 공방전(4) +5 22.08.09 3,399 9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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