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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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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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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 전투(2)

DUMMY

평산 전투(2)


전초전에서 나온 결과를 받아들인 후금과 조선의 반응은 둘 다 크게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생각보다도 조선놈들의 화력 투사가 강력하군. 초전에서 이 정도로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예. 정예 팔기 기병이기에 초전에서 기세를 제압한다면 적을 금방 무너뜨릴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저들의 화력이 생각보다 강했습니다.”


범문정과 홍타이지는 생각보다 크게 입은 피해에 혀를 차면서 대책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전초하가 운용하고는 하던 방패차를 이용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조선군들의 조총 사격을 막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적들의 화포 공격에 그대로 노출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게다가 길도 좁으니 기병과 함께 나아가는 것도 말이 되지 않을테고 말이다.”


조총 사격을 막을 수 있는 방패차를 이용하여 보병과 함께 진군한다면 산 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군에게 어느 정도까지 접근할 수는 있었지만 조선군 화포의 사격이 집중된다면 방패차와 함께 보병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기병을 운용하자니 이 산길은 좁고 험악했기에 보병과 함께 운용하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기병만 운용하기에도···.”


“초전과 같은 피해가 계속되겠지. 그렇다면 방법은 소수의 기병으로 조선군의 진영 앞을 치고빠졌다하면서 적의 화약을 소모시키는 것인데···.”


“그 방법이 제일 낫습니다만 조선군도 나름 정예하기에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격을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목책 뒤에 장창을 든 병사들도 있기에 소수의 기병으로 큰 타격을 주기도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원정을 온 후금 입장에서 병자호란때 남한산성마냥 여기를 포위하고 마냥 버티기도 힘이 들었다. 곧 남쪽에서 조선의 병사들이 모여서 이쪽으로 지원을 올 것이 뻔하였고 후금이 가지고 있는 식량 자체도 생각보다 모잘랐다. 게다가 병자호란 때와 달리 사거리가 월등히 긴 홍이포가 아직은 후금쪽에는 전혀 없었기도 하였으며 조선군의 질 또한 남달랐다.


‘게다가 평안도의 늙은 여우가 우리의 뒤를 쫓고 있을테니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버티기에는 평안도의 정충신이 홍타이지의 뒤에서 서서히 남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충신은 그 머리를 굴려서 앞에 있는 왕이 있는 조선군 본대를 모루로 삼아서 망치마냥 후금군을 박살낼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보병을 최대한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방패차를 앞세워서 조선군의 화약을 최대한 제거한다. 그렇게 화포가 화약이 다 떨어진다면 그때는 기병을 이용해서 조선군을 들이친다. 어차피 화약이 부족해져서 조총과 화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조선군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니 그때 기병을 이용한 강력한 돌파력을 이용하여 적을 분쇄한다면 적의 진형이 붕괴될 터. 그렇게 난전을 만든다면 우리 팔기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어떻게해서든 조선군의 화약을 최대한 소모시키고 기병을 이용하여 진형을 붕괴시킨 뒤에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팔기의 힘으로 승리하겠다는 것이 홍타이지의 계획이었다.


‘특히나 이런 산악전은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에 소수의 기량이 뛰어난 이가 날뛰기에 적합한 장소이니 그런 상황까지 끌고 간다면 충분히 이긴다.’


홍타이지가 그렇게 결론을 내리는 동안에 조선군 내부에서도 초전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적의 기병들을 훌륭하게 저지하긴 하였지만 화약 소모량이 생각보다 큽니다. 게다가 보급되어 있는 화약도 꽤나 남아있지만 결국에는 총검을 장착하고 난전을 벌일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나름 최대한 많이 화약을 많이 가져오기는 하였지만 생각보다도 후금의 팔기 기병들의 무장상태가 뛰어났기에 조총으로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확실히 무장이 빈약한 연해주쪽 야인여진이나 반란군과는 다르군. 묵직한 갑주가 총탄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급소에 맞지 않는 이상 저지력이 덜하니까.’


게다가 조총의 총탄이 여러 발을 맞춰야지 기병 하나를 확실하게 쓰러뜨릴 수 있었기에 화약 소모가 전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화포에 맞는다면 말이고 사람이고 한번에 갈렸지만 화포는 조총에 비해서 화약을 많이 먹고 장전 속도도 느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되었을 때에 우리군이 저 사나운 오랑캐와의 난전을 이겨낼 수 있겠소? 훈련도감이야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경기도와 황해도 근왕병은 실전 경험이 현저히 적지 않소?”


조선군이 자신의 고향을 지킬 때는 정말로 용맹하게 싸운 경우가 많지만 순식간에 패주하여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에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팔기보다는 정예도가 떨어지기에 나는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하. 화약이 떨어진다면 총검을 들고 근접하여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옵니다. 소장들이 군졸들을 잘 지휘할 것이니 그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나도 물론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생에 나름 군대도 갔다왔으니 그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내가 세웠던 계산이 어느 정도 빗나간 부분도 있었기에 골치가 아팠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화약을 모두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적의 기세를 꺾기만 한다면 후에 근접전을 치룬다고 하더라도 적을 충분히 이길 수 있사옵니다. 전하.”


“알겠소. 그대들만 믿겠소.”


‘그래. 어차피 전장을 움직이는 건 전쟁전문가인 장군들이지 내가 아니야. 나는 왕으로서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것을 해야지.’


그렇게 마음 먹은 나는 내부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을 직접 만나고 격려하면서 최대한 아군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 움직였다. 확실히 왕인 내가 직접 이러한 모습을 보이며 분위기를 다 잡으니 본영 전체가 사기가 월등히 올라가는 것을 군사를 잘 모르는 나도 느낄 수가 있었다.


* * *


후금군은 방패차를 전면에 앞세우고 보병들을 인솔하여 다시 한번 산 위로 진격하기 시작하였다. 방패차는 거친 산악지형에서 제대로 굴러가기 어려웠지만 어떻게 해서든 후금의 보병들은 힘으로 이를 밀어 올렸다.


“오랑캐가 방패차를 끌고 온다!”


“화포를 준비해라!”


“방패차만 있으면 조총은 막을 수 있다! 방패차가 부숴지기 전까지 뒤에 숨어서 접근해라!”


후금이 초전과는 다르게 보병을 주로 이용하여 올라오자 조선군들도 부산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저 방패차에 조총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조선군들도 알고 있기에 평소에는 여러 개의 철환을 넣어서 크레모어 같은 효과를 노리던 불랑기포에도 방패차 대비용 커다란 포탄이 있는 자포로 바꾸어 넣고 다시 장전하는 수 밖에 없었다.


“방패차를 중점으로 노려라! 조총수의 일제 사격은 그 다음이다!”


불랑기포를 조준하는 화포수들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방패차쪽으로 불랑기포를 조정하기 시작하였다. 화포수들을 지휘하는 지휘관들은 적과 불랑기와의 거리를 끊임없이 재면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전 화포수 일제히 발사!”


쾅쾅쾅!


사거리 내에 다다른 방패차를 향하여 불랑기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수 많은 포탄들이 방패차를 일부 빗나가서 뒤쪽에 뭉쳐있던 후금 보병들을 볼링공에 맞은 볼링핀마냥 쓰러뜨렸지만 제대로 방패차를 박살내는 것도 꽤나 많았다.


“방패차가 손실되었다! 하지만 조선 놈들까지 거리는 얼마 남지 않았다! 돌격!”


“와아아아아아아! 조선 놈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자!”


방패차가 박살나자마자 그 뒤에 숨어서 조총을 방비하던 후금 보병들은 우르르 개미떼 마냥 몰려나와서 조선군의 진지로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조총수 대기! 대기! 적이 더 가까이 오면 사격한다!”


불랑기포의 사거리는 500m에서 700m사이였기에 조총의 유효 사거리인 100m보다 한참 앞섰기에 조총수들은 적 보병들이 훨씬 더 다가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불랑기포를 발사한 포수들 또한 방패차가 대부분 박살나자 재빠르게 철환이 들어있는 자포로 바꾸면서 재장전을 준비하면서 뒤에서 올라오는 후속 병력에 대비하였다.


“1, 2, 3열 일제히 사격 개시!”


탕탕탕!


“크아아아아아아악!”


“내 다리! 내 다리!”


조총이 일제히 발사되면서 선두에서 달려오던 후금의 보병들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뒤를 이어서 4, 5, 6열에서 일제히 총탄을 발사하면서 최대한 후금 보병들을 쓰러뜨렸지만 이미 보병들이 지근거리에 가까이 왔다.


“조총수 착검! 착검! 오랑캐를 조져버려! 돌격!”


“와아아아아! 오랑캐를 모두 죽여라!”


그렇게 2번의 일제 사격이 끝나자마자 내려진 신속한 명령에 조선군은 바로 조총에 착검을 하고는 화망에 너덜너덜해진 후금 보병 선두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푹푹! 서걱!


총검을 앞세워 돌격하는 조선군의 위용에 맞선 후금의 보병 또한 화망으로 상태가 너덜너덜해지고 기세가 꺾이기는 하였지만 결코 만만치않았다.


명나라의 군대와 몽골의 군대 등과 여러 전투를 겪은 다년간의 경험이 축적된만큼 일반적으로 진형이 붕괴되며 패주할 상황에서도 끝까지 뭉쳐서 덤벼들었다.


“크하하하하! 한 놈 베었다!”


“이, 이런 완전 미친 놈들이잖아?”


조선군 다수에게 총검으로 찔려서 쓰러지면서도 칼을 휘두르며 조선군을 부상시키고 쓰러지는 팔기의 보병을 보면서 조선군들은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러한 후금 보병 개개인의 기량적 우위에도 전쟁은 군대와 군대가 치르는 것이었기에 대세를 뒤엎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퇴각하라! 퇴각하라!”


충분히 조선군의 화약을 소모시켰고 보병끼리의 힘대결에서도 조선군이 결코 명나라군만큼 나약하지 않기에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홍타이지는 보병들을 일제히 퇴각시키면서 여차해서 틈을 보이면 그대로 기병으로 밀고 올라가겠다는 것처럼 기병대를 산아래에 대기시켰다.


“모두 되돌아와서 진형을 정비하라!”


그 모습을 본 이완은 끝까지 추격하려는 흥분한 조총수들을 진정시키면서 다시금 진형을 정비시키기 위하여 군사들을 목책 뒤로 퇴각시킬 수 밖에 없었고 후금군은 나름의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보병들을 퇴각시킬 수 있었다.


조선군으로서도 꽤나 많은 화약을 소모하기는 하였으나 팔기의 정예 보병들에게 꽤나 큰 타격을 입혔다고 여겼다. 하지만 조선군이 제일 경계하는 팔기 기병의 힘을 끝까지 아끼고 아끼면서 기다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여기저기서 소수로 배후를 위협하는 일부 후금 기병을 견제하기 위해서 한윤이 이끄는 조선 기병들은 동분서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또 다시 전장에서의 하루가 저무는 듯 하였으나···.


“야, 야습이다! 오랑캐들이 기습해왔다!”


어두운 밤을 틈타서 소수의 후금 기병들이 조선군 진지 근처로 침입하여 야습을 가한 것이었다.


쾅쾅 울리는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낮의 싸움으로 인하여 고단했던 조선군들의 잠이 확 달아났다.


“망할 오랑캐 새끼들! 저 새끼들은 잠도 없나!”


한 조선군 병사의 중얼거림처럼 후금 기병들은 밤에 산기슭에 나타나 조선군을 툭툭 건드려보더니 이내 소리소문없이 스윽 빠져나갔다. 그렇게 아침이 될 때까지 후금 기병들은 조선군이 잠을 잘 수 없게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작가의말

항상 제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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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동상이몽(1) +9 22.08.24 3,464 89 12쪽
82 호란의 끝 +7 22.08.23 3,570 96 13쪽
81 미끼 +7 22.08.19 3,412 91 13쪽
80 평산 전투(5) +10 22.08.18 3,382 92 12쪽
79 평산 전투(4) +2 22.08.17 3,098 79 11쪽
78 평산 전투(3) +8 22.08.15 3,068 83 11쪽
» 평산 전투(2) +2 22.08.12 3,227 87 12쪽
76 평산 전투(1) +5 22.08.12 3,353 89 12쪽
75 한양 공방전(5) +8 22.08.10 3,552 9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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