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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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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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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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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씨앗

DUMMY

새로운 씨앗


명망높은 유학자인 김장생과 김집이 한양에서 머물면서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고 거기에 선비들이 구름같이 몰려 들었다는 소식에 나는 골머리가 아파 머리를 부여잡았다.


“끄응···. 골치가 아프군. 그렇다고 대학자가 자신의 학문을 설파하는 걸 쫓아낼 수도 없고.”


저렇게 정치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학문적으로만 움직인다면 왕인 내가 손을 쓸 도리가 전혀 없었다. 이이와 성혼의 학문을 계승한 대학자가 자신의 가르침을 아낌없이 베푼다는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못할망정 탄압한다면 정치적으로도 아주 그림이 이뻐질 것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저 꼰대 노학자가 그러한 것을 계산하고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유학 자체를 금하거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유학이라는 학문은 현대에서는 꼰대 유교 탈레반 이미지가 강하지만 전근대 당시에 동양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철학이 거의 없는 말 그대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유학은 한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이래 불교가 강하게 지배하던 고대 시대부터 동양의 핵심 통치 철학으로 계속 작용하였기에 동양에서는 콘스탄티누스 1세의 기독교 공인 이래 지금까지 서양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기독교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내가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유학 자체를 대놓고 탄압할 수는 없는 것이지. 게다가 아무리 내가 미래인에다가 잘났다고 해도 저런 수준 높은 철학적인 기준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까지는 못 되니까 더더욱 그렇고···.’


나름 사학 박사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주전공은 엄연히 전쟁사쪽에 가까웠고 이러한 철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특히나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유학과는 다른 사상이 담겨있는 기독교를 들여오기는 하였으나 그것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엄연히 종교였기에 대다수 대중들은 점점 믿을 수는 있지만 나름 강력한 현실주의자이자 통치계층인 사대부에게는 그닥 맹신할 메리트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현대인인 내가 익숙한 자유와 평등 사상이나 공화주의를 들여오기도 힘들고···.’


자유와 평등의 사상이 탄생했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공화주의 전통이 있던 서양에서조차 1620년대인 지금 시대에는 자유와 평등의 그림자조차 잘 보이지 않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런 공화주의 전통은커녕 옛날부터 신분제가 유학과 융합해서 단단하게 작용하는 동양 사회에서 이런 자유와 평등 사상의 근본이 되는 철학적인 근거도 없고 그런 철학을 만들 능력도 없는 내가 무턱대고 그러한 어쭙잖은 것을 들이민다? 바로 대신들과 학문적인 토론에서 융단 폭격을 처맞고 찌그러질 것이 뻔하였다.


‘설령 지금은 왕권에 밀려서 입 다문다고 해도 결국 그러한 근본적인 철학이 없는 사상은 내가 죽는다면 바로 퇴출될 것이다.’


그렇기에 기독교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으면서도 동양의 철학과는 궤를 달리하는 다른 심도높은 철학이면서 뜬구름을 잡기보다는 비교적 현실적이면서 근본이 될 수 있는 서양 철학이 필요하였다. 그러면서도 유학자들의 적대감을 적게 일으키면서도 호기심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어야만 하였다. 그래야지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기도 나름 쉽고 그로 인하여 사고의 폭도 넓어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거에 적합한 인물은 전세계에서 하나뿐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 플라톤을 잇는 고대 그리스 철학 3인방 중 막내이자 과학적 방법론의 아버지였고 거의 모든 서양 학문의 근원적인 탐구자. 그의 저서를 빠르게 조선으로 들여오는 것이 필요하였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에 관한 연구의 결과는 엉터리가 많지만 중세 이후 아랍에서 재수입된 그의 사상과 철학은 서양의 합리주의와 자연과학 연구에 관한 방법론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지. 그리고 그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는 공자가 이야기한 중용에 관한 내용도 나오기에 유학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좋지. 뭐··· 세부적이고 하나하나 따진다면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깊고 깊은 생각을 마친 나는 조선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이러한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기에 예수회의 아담 샬을 바로 불러들였다.


“소신을 찾으셨습니까. 전하.”


“그러하네. 탕약망. 자네가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역법은 아주 쓸모가 많을 것 같아. 그러한 역법을 이용한다면 농사 짓는데 필요한 24절기의 계산도 더 편리하고 밀물과 썰물의 차도 잘 알 수 있으니 너무나도 훌륭하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소신도 칠정산을 보고 이를 연구하여 더 많은 지식을 얻었으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아담 샬이 이룬 일을 칭찬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든 나는 슬슬 본론을 띄우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저번에 들여온 기하원본이라는 책도 정말 훌륭한 저서였네. 그래서 그런데 이러한 훌륭한 저서를 조선에 더 들여오고 싶은데 추천할만한 저서가 있나?”


“···어떠한 저서를 원하시는 것이옵니까? 전하?”


“과인이 들어보니 서양에서도 우리의 유학과 같은 학문들이 많다고 들었소. 그 중에 가장 유명한 학자가 아리스토텔레스가 불리던데 맞소?”


내가 정확하게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이름을 발음하자 아담 샬은 놀란 토끼눈을 하고는 나를 뻔히 쳐다보다가 뒤늦게 이것이 실례임을 깨닫고는 머리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전하. 소신이 너무 놀라서 무례를 저질렀나이다.”


“어떠한 것에 놀란 것이오? 내가 그 희랍(그리스) 학자에 대해서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오?”


“그것도 맞사옵니다만. 발음이 너무나도 정확하여서 놀란 것도 있사옵니다. 혹 고대 희랍어에 대해서 아십니까?”


아니. 전혀 모르지. 아리스토텔레스라는 발음 자체가 고대 그리스어식 발음인 것도 몰랐는데. 하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한자로 어떻게 쓰이는 지 몰랐기에 그의 저서를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아는 한국식 이름으로 말해야만 했는데 그렇게 하면 어떻게든 뜻이 통하리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러한 것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저서를 구할 수 있겠소? 그렇게만 해준다면 내 큰 상을 내리겠소.”


“···알겠사옵니다. 일단 교황청에 연락을 취해보겠습니다.”


“고맙소. 탕약망. 그리고 되도록 여러 종류의 책을 모두 구해다가 주시오.”


그렇게 나는 조선에 새로운 사상들을 도입할 기초 준비를 마쳤다.


* * *


“가한. 한인들이 식량을 달라면서 또 다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또냐? 이번에는 어디인 것이냐?”


“요양성 부근이옵니다···. 이번에는 수천명 가량이라고 하옵니다.”


“···팔기를 풀어서 주동자를 베어버리고 농민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게 만들어라.”


“예. 알겠사옵니다.”


명을 받은 대신이 밖으로 나가자 도르곤은 깊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식량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이상 이러한 한인들의 반란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야.’


그렇다고 해서 요동에 있는 한인들을 싹 다 죽여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들이야말로 요동에서 농사를 짓고 물건을 생산하는 생산력의 주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이 없다면 만주족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그냥 약탈자로 전락해버리고 말 것이었다.


하지만 나름 출중한 능력을 지닌 도르곤조차 하늘이 내린 흉년에는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조선 원정에서 날려먹은 식량으로 인하여 식량난이 더 심화된 부분도 컸기도 하였기에 아무리 머리를 붙잡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좋은 수가 나오지 않았다.


“가한.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지속되는 스트레스에 머리를 붙잡고 있던 도르곤에게 다이샨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입을 열었다.


“뭔가? 또 반란 소식이라고는 하지 말아주게.”


“그러한 것은 아니옵니다. 릭단 칸이 저희에게 동맹을 제안해왔습니다.”


“그 자가 갑자기 동맹을? 우리와 연합하고 있는 코르친부족에게 이를 갈고 있던 자가 아니던가?”


“예. 하지만 서쪽으로 이동한 그의 부족 근처에 있는 다른 몽골 부족과 갈등이 심해진 모양입니다. 게다가 명나라의 대동을 함락시켰다가 원숭환에게 도로 빼앗겼기에 풍요로운 명나라 약탈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되어 궁지에 몰린 모양입니다.”


“그러한 소식들은 나쁘지 않은 소식이로군. 코르친부족에서는 뭐라고 반응을 하던가?”


“가한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긴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홍타이지가 전사했다보니 몸을 사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고는 하여도 그들이 이탈하면 안되니 약소한 선물 정도는 보내서 위로해주게. 일단은 우리로서도 한시가 급한만큼 동맹을 맺겠다고 하게. 다만 우리가 급한 모양새를 보이지는 말고.”


“예. 알겠습니다. 가한.”


“그리고 아민 녀석쪽은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인가?”


도르곤은 그게 제일 수상하다는 듯이 다이샨에게 물었고 다이샨 또한 그건 정말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였다.


“예. 아민 녀석이 바로 우리를 찔러들어올 것만 같았으나 여전히 닝구타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옵니다.”


“음···. 저번에 입은 상처를 아직 다 회복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두두의 신상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하지만 아직까지 간자를 통해서 들어온 정보에는 그러한 사실은 없습니다. 두두가 아직 부상이 다 낫지 않았지만 위독하거나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저번에 받은 피해가 크다고는 하나 이러한 호기를 놓칠 위인은 아닌데. 그나마 잘되었군. 아민 놈이 가만히 있는 덕에 얼추 우리도 병력을 추스릴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아니면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 식량이 사정이 어렵다는 것 정도는 알려져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하긴 조선 놈들과 교역을 하고 있으니 아민 놈은 식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있을 터이니 말이야. 요동의 군마가 조선 놈들에게 넘어간다면 결국에는 내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결국 조선 놈들에게 잡아먹힐텐데 어리석게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부터 권력에 눈이 멀은 것이지.”


호시를 통해서 닝구타 주변에서 생산된 양질의 군마들이 조선으로 넘어가는 것부터 속이 쓰린 도르곤이었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에 바라만 보아야 했다.


게다가 전쟁에 참여했던 무장과 팔기의 말을 들어보니 조선 기병들은 수가 적지만 용맹하면서도 산에서 싸움이 뛰어나다고 하였기에 더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휴. 여기서 떠들어봐야 입만 아프고 대책은 없으니 그 문제는 일단 지켜보는 쪽으로 해야지. 조선쪽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다시 밀고 들어올 기미가 보이는가?”


“그런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저희가 제시한 화친 요청은 거절당했습니다. 저희가 제시한 공물들이 양이 너무 적다고 퇴짜를 놓았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이것은 핑계일 뿐 재정비 후에 저희를 공격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겠지. 그렇게 홍타이지가 자신의 목숨까지 노린 마당에 화친하는 왕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화친 요청을 계속하여 보내면서 시간을 끌게.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하여 명나라에서 우리와 조선 사이를 의심한다면 더욱 좋을 테니.”


“예. 알겠습니다. 가한.”


그렇게 명을 받은 다이샨이 나가자 도르곤은 다시금 후금과 명 그리고 릭단 칸이 차례로 배치되어있는 요서와 북중국의 지형도를 보면서 한참 생각에 잠겼다.


‘뭔, 뭔가 아주 좋은 방법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이 지도를 볼수록 드는데··· 조금만 더 이 지도를 꼼꼼히 하나하나 살펴봐야겠군.’


작가의말

글을 올리는 것이 점점 느려져서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관련하여 책을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아주 빡세더군요... 그렇기에 가벼운 느낌으로만 등장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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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37 간수
    작성일
    22.08.26 21:20
    No. 1

    미래인 애쓴다 애써 내가 만약 미래인이었다면 철학이니 유학이니 그런거 생각않하고 황태극 쓰러뜨리며 왕권강화하면서 자신에게 반대하고 거슬리는대신들 싹 다 조져버렸을텐데 말이야 스탈린의 대숙청처럼

    찬성: 1 | 반대: 4

  • 작성자
    Lv.99 난의향기
    작성일
    22.08.27 00:15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빌기트
    작성일
    22.08.27 01:26
    No. 3

    휘둘리지마시고 쓰고싶은내용쓰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난의향기
    작성일
    22.08.29 10:02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대구호랑이
    작성일
    22.09.27 22:34
    No. 5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22.10.19 20:29
    No. 6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ajgksk
    작성일
    22.10.22 14:48
    No. 7

    신하들 싹 쓸어버리면 과로사가 문제가 아니라 걍 국정 마비임 임금 혼자선 아무것도 못함 임금이 ㅈㄹ 해도 밑에 받쳐줄 사람이 없는데
    아랬쪽가면 듣기야 하겠음?
    사대부가 많은거 같으면서도 기득권에 관해서는 담합이 잘되서 막무간에 왕권강화 나서면 연산군처럼 여론 씹창나고 반란 일어남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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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고립(1) +8 22.10.25 2,059 55 12쪽
113 천도 +4 22.10.22 2,182 65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121 61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054 59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085 67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236 61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306 59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297 67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440 71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664 74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587 76 12쪽
103 연합전선 +3 22.10.04 2,638 73 11쪽
102 고민 +5 22.10.03 2,754 81 12쪽
101 에도 막부 +3 22.09.27 3,224 84 12쪽
100 입구 막기(수정) +13 22.09.24 3,546 9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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