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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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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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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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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DUMMY

설상가상


1627년이 되기 전까지 명나라는 혼란스럽고 막장에 가까운 정치 상황과 요동과 북방에서 위협을 가하고 있는 후금과 몽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을 모두 이겨낼만한 힘 자체는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중원과 장강 유역에서 나오는 농업 생산량은 대단한 것이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상인들로 인한 경제력 또한 조선과 후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게다가 임진왜란 전부터 중국 남부를 괴롭히던 왜구가 에도 막부 이후로 자취를 감추면서 어찌 보면 충분히 이 고난을 버텨낼 수 있을 기회처럼도 보였다.


하지만 하늘의 힘을 인간이 어찌할 수는 없는 일. 갑자기 중국 전역에 몰아친 대기근은 간신히 버티고 있던 명나라의 산소 호흡기가 떼어지는 일과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나 점점 벌어지는 명나라 후기 빈부 격차의 여파로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하층민에게는 치명타로 다가왔기에 그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농기구를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봉기한 농민들을 잡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군사를 모은 명나라 조정이었지만 그 병사들에게 줄 봉급과 식량을 마련하지 못하여 몇 개월 밀리게 되자 그 병사들이 집단 탈영하고 반란에 합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반란을 막기 위해서 각지에서 모은 병사들이 다시 반란을 일으키는 어찌보면 웃기지도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것이 막장스러운 명나라 말기에 상황이었다.


청년 이자성 또한 역부로 일하던 자신의 장기를 살려보기 위해서 군대에 입대하였으나 봉급과 군량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명나라의 현실을 마주하고는 고심 끝에 반란군에 합류하였다.


‘이렇게 병사들에게 식량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명나라는 끝났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반란을 막으려고 모은 병사들에게 식량과 봉급조차 지급하지 못한단 말인가?’


마치 자신이 즐겨 읽던 삼국지에서 보던 황건의 난과도 매우 유사한 것도 같으면서 이 명나라를 세웠던 주원장이 활약하던 때와 같이 농민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이미 민심은 명나라를 떠나간 것이 분명하였다.


“게다가 이렇게 하북의 백성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도 낙양에 있는 복왕은 백성들의 고난은 무시한 채로 사치에 탐닉하면서 백성들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명나라 황실은 뻔히 보고만 있는 것 또한 이 나라가 썩을대로 썩어서 글러 먹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숭정제로서는 자신이 즉위할 때에 힘을 실어줬던 복왕 주상순을 함부로 할 수 없었고 숭정제와의 사이도 나쁘지 않았기에 제대로된 말을 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그러한 사정을 농민들이 알 수가 없기에 이러한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였다.


“자성이 네 말이 과연 옳은 말이구나. 역부로 일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니 군인으로 있던 나보다도 식견이 훨씬 낫구나.”


같이 탈영을 했고 탈영한 군인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던 고영상이 이자성을 칭찬하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고영상의 칭찬에 이자성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혔다.


“단순히 보고 들은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하찮은 재주가 부끄럽습니다.”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고 듣는 것은 나도 귀가 있으니 잘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정보들을 잘 정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절대 아니야. 그러니 그렇게 겸양의 소리를 하지 말거라.”


“다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오랑캐가 조선에게 참패를 당했다고 하니 이렇게 관군 놈들의 공세가 강해진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만큼 오랑캐들에게 신경을 덜 써도 될테니 관군 놈들이 우리에게 저렇게 성난 황소처럼 달려드는 것이지.”


이자성의 말에 고영상 또한 골치가 아프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왕가윤이 지도자가 되어 분열되어 있던 농민 반란군을 하나로 결집하여 조직화하는데는 성공하였으나 그와 동시에 대대적으로 관군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그 기세가 꺾여버린 것도 사실이었다.


그로 인하여 왕가윤의 본대와 소식이 끊겨버린 부장 중 하나가 고영상이었는데 지금도 관군들이 이리저리 박살나서 흩어진 자신들을 잡겠다고 여기저기를 뒤지는 바람에 산에 있는 버려진 절에 숨어있는 신세였다.


물론 이렇게 박살이 났다고는 하나 굶주림에 섬서성을 떠도는 유민들만 해도 백만에 가까운 숫자이기에 병력들을 충당하면서 다시금 살아날 여지는 많았다. 지금의 이 추격에서만 벗어난다면 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우리를 추격하는 게 홍승주 놈의 병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조만간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명나라 후기 명장인 홍승주는 지금은 섬서성의 말단 무장에 불과하면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 농민 반란을 철저하게 박살내면서 명장으로 성장한 인물이었고 숭정제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던 이였다. 그러한 자질을 가졌던 인물이었던만큼 그와 부딪히고 싸웠던 농민 반란군 모두 그를 상대하기를 매우 껄끄러워 하였다.


“홍승주 놈도 홍승주 놈이지만 원숭환 장군이 달단 놈들 때문에 북방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이 가장 다행이야. 원숭환 장군이 대동에서 내려왔다면 우리는 진작에 끝장나버렸을 거다.”


“···그분께서도 저희의 현실과 명나라의 천명이 다함을 아셨다면 저희의 편을 들지 않았겠습니까? 그분만큼 강직하고 청렴하신 분도 별로 없지 않습니까?”


“글쎄···. 그런 성격을 가지신만큼 우리의 편에 붙느니 명나라를 위해서 죽으시지 않을까? 오랑캐들을 막거나 달단 놈들을 토벌할 때에 모습을 보면 오히려 그러실 것 같은데···.”


고영상의 말이 크게 틀리지도 않았다고 느꼈기에 이자성 또한 원숭환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 말을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계속 이 곳에 숨어있기에는 저희가 가진 식량이 이제 다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저희가 굶주림이 일상이라지만 여기에 있다가는 굶어죽고 말 것입니다.”


“일단은 한 고비는 넘겼으니 슬슬 산을 내려가야겠지. 그리고 난 뒤에 천천히 유랑민에 섞여서 이동하면서 대장을 찾아보자.”


고영상의 말에 이자성 또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뭐라고? 두두 녀석이 갑자기 죽었다고?”


도르곤과 함께 있던 다이샨은 갑자기 들어온 소식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되물었다.


“예. 그리고 그렇게 갑자기 죽은 것이··· 정말 황당하게도···.”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대답해보거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듣던 도르곤 또한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전령을 재촉하면서 물었다.


“그, 그것이 사냥하다가 곰한테 맞아 죽었다고······.”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전령조차도 이러한 소식을 그대로 전해야하나 크게 고민할 정도의 내용이었기에 잠시 망설였지만 두 높으신 분의 재촉에 결국 적혀있던 그대로 대답하여버렸다.


“······.”


“······정녕 그렇게 보고가 올라왔단 말이냐?”


말 그대로 황당한 보고에 도르곤과 다이샨은 황당함을 감추지 않으면서 되물었다.


“예······. 소장도 혹시나 잘못된 정보일까봐 거듭 되물었지만 확실하다고 하였습니다. 두두와 아민이 사냥에 함께 나섰고 곰의 습격을 받아서 두두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민이 암살하고 그렇게 둘러대는 것이 아닌 게 확실한 것이냐?”


“예. 두두의 최측근이던 정백기들이 바로 옆에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암살이었다면 이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아민이 앞장서서 슬퍼하면서 두두를 장사지내주었고 그 가족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대해준다고 합니다.”


“알겠다. 그렇게 말한다면 아마도 사실이겠지. 실제로 암살이었다면 정백기가 크게 반발했을 테니 말이다. 너는 이만 나가보거라.”


엎드려 절을 하고 밖으로 나가는 전령의 모습을 바라보던 도르곤은 쓰디쓴 약을 삼키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아민 녀석···. 복이 넝쿨째 들어와버렸군.”


“안 그래도 두두 놈이 물 밑으로 돌아오겠다는 듯한 의사를 표시하기에 이를 협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다니 뭔가 석연치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고 치고는 정백기의 반발이 현저하게 적다. 정말 황당한 일이지만 사고가 맞을 것이다.”


공격적인 아민을 중재하던 두두가 갑자기 죽고 그 세력이 아민에게 다 흡수되어 버렸으니 후금으로서는 참으로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근질근질거리던 뒷통수에 제대로 된 적이 등장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민 녀석도 지금이야 조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선이 이 요동으로 본격적으로 올라 온다면 그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다.’


아민이 원하는 것은 지금의 자신이 앉아있는 통합된 후금의 가한과 같은 위치이지 명나라와 조선에 쩔쩔매는 옛 여진족 대족장의 위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리고 도르곤이 보기에 간자들을 통해서 듣고 있던 조선의 내부 움직임은 결코 수비를 강화해서 후금이 더 이상 내려오지 못하게 막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훨씬 공격적인 움직임이었고 이는 요동에 있는 자신들을 어떻게든 제거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민 녀석에게도 이러한 정보를 흘리면서 적당히 손을 뻗어보아야겠어. 그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좋은 일이고 부정적이라면 그만큼 어리석은 자인 것이니 결코 그 세력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야.’


그렇게 아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도르곤은 다이샨에게 자신이 새로이 고심 끝에 고안해낸 새로운 전략을 이야기하였다.


“릭단과의 동맹은 잘 체결되었다고 들었는데 맞나?”


“예. 가한. 잘 체결하였사옵니다.”


“그렇다면 내가 새로이 고안해낸 방법이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정복을 위해서 산해관이 있는 요서 지역만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 않았나?”


“그랬사옵니다. 가한. 하지만 원숭환의 부장이라던 조대수 놈이 원숭환이 만들어놓은 단단한 방어선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어서 저희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한숨을 내쉬는 다이샨에게 도르곤은 그의 귀가 번쩍 띄일 것만 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만약에 정복이 아닌 단순 약탈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뚫고 들어갈 곳이 꽤나 많지 않겠나? 게다가 이번에 릭단과도 동맹을 맺었으니 그들의 영토를 경유해갈 수 있다면 우리에게 훨씬 많은 선택지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확실히 가한의 말씀이 옳습니다. 저들의 장성이 철저하게 막혀 있는 곳은 대군이 보급로를 유지하면서 진군하는 길목들입니다. 북쪽에 몽골의 기병들이 약탈하는데 이용하는 길을 이용한다면 장성 너머로 저희가 진출할 방도가 있습니다.”


자신의 말에 급격하게 표정이 밝아지는 다이샨을 보면서 도르곤은 자신이 내놓은 생각이 자신들의 전략적 선택지를 바꿀 수 있을 만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약탈에만 성공한다면 지금 우리가 모자란 식량과 물자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고 이 흉년을 버텨낼 힘을 우리가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약탈에 릭단 놈도 합류시켜서 한 몫 챙기게 한다면 그의 길을 이용한다는 불만도 누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후방에서 우리를 노리는 아민 녀석과 조선인데···. 조선은 아직 재정비를 해야만 하니 우리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을 것이고 아민 녀석은 망굴타이의 병력으로 철저하게 감시하는 수 밖에 없겠군.”


“···위험 부담을 꽤나 감당해야 하지만 망굴타이 정도면 아민을 상대로 시간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저희가 식량과 물자 부족으로 고사할 판이니 이것은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합니다.”


그렇게 무진 대약탈이라고 부르는 후금의 철저한 명나라 약탈전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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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천도 +4 22.10.22 2,182 65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121 61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054 59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085 67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236 61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306 59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297 67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440 71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664 74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587 76 12쪽
103 연합전선 +3 22.10.04 2,638 73 11쪽
102 고민 +5 22.10.03 2,755 81 12쪽
101 에도 막부 +3 22.09.27 3,224 84 12쪽
100 입구 막기(수정) +13 22.09.24 3,546 9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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