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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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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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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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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2)

DUMMY

재활용(2)


섬서성(陝西省). 중국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한국인이라도 대체적으로 가장 알기 쉬운 성 중에 하나이다. 삼국지에서 촉나라의 제갈량이 평생을 걸쳐서 주구장창 공략하기 위해서 노력하던 그 유명한 장안성이 이 섬서성이라 불리는 관중 지방의 중심지이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고대 중국의 왕조 중에서는 이곳을 근거지로 하는 왕조 또한 많았고 고대 관중 평원은 기름지고 풍요로우면서도 방어가 용이한 분지이면서 북쪽과 서쪽으로 말과 다양한 교역로가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에 오랜 시간 중국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기나긴 역사 속에서 점차 관중 평원의 지력은 쇠하게되었고 또한 기후가 점차 추워지면서 중국의 중심지는 점차 기후가 온화한 동쪽 해안지방과 강남지방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거기에 북방에서 활개치는 몽골족이 겹치면서 섬서성은 점차 가난한 변방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이렇게 변방이 되고 난 다음에도 위수 분지 이북은 군마의 생산지로 유명했고 요동과 더불어서 명나라의 군마를 책임지는 지역이 되었다. 그런 지역이었기에 여기를 기반으로 일어난 이자성군은 명나라 관군보다도 월등한 기동력을 갖출 수 있었고 결국에는 북경성을 함락시키고 명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었다.


“······반란군의 움직임과 기동성이 오랑캐나 달단 놈들 못지 않구려. 확실히 관중에서 좋은 군마들이 많은가 보오.”


“송구스럽지만 그렇습니다. 원숭환 장군. 예로부터 이 관중 지방에서는 좋은 말이 나기에 반란군 놈들도 어느 정도 군마들을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병사들이 탈영을 했기에 적들의 무장도 우리보다 약간 떨어질 뿐 크게 다르지도 않군.”


“······송구합니다. 장군.”


홍승주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던 일에 분한 것인지 이를 꽉 깨물고 대답을 하자 원숭환은 탓하려는 게 아니었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탓하려는 것이 아니오. 오히려 자네가 이렇게 부족한 형편에서 일을 이 정도로 처리했다는 것부터가 더 놀랍소.”


“···과, 과찬이십니다. 그저 농민들 위주의 도적 떼를 소탕했을 뿐 요동에서 명성을 떨치던 노추를 격살하신 장군에는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아니오. 이 정도로 훌륭한 이가 이런 변방에 있을 줄은 나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소. 앞으로 잘 부탁하겠소.”


요동과 대동에서의 활약으로 이름 높은 명장 원숭환의 칭찬에 홍승주는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오히려 영광이라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예! 맡겨만 주십시오!”


그렇게 자료를 건네주고 나간 홍승주의 자료들을 검토하던 원숭환은 조금씩 머리 속의 계획을 정리하였다.


‘일단은 저 반란군의 수뇌부를 압도적으로 제압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저 규모가 거대한 반란군이 제대로 나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섬서성에 남아있는 병력들 중에서 이탈하지 않은 자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정병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은 요동과 대동에서 허접한 명나라군을 나름 군기있는 병력이 재건하는 경험이 있는 원숭환에게는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등을 돌린 반란군을 포용하고 재활용하여 자신의 휘하에 병력으로 따르게 만드는 일은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하고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끌고 가지 않으면 그 시작부터 어려울 것이 뻔하였다.


‘일단은 섬서성의 남은 병력을 내 휘하로 하나로 끌어모은다. 그리고 저 홍승주란 장수도 그 재주가 출중해보이니 어떻게 해서든 포섭을 해야겠어.’


만나서 대화를 잠시 나누어본 결과 홍승주라는 장수는 이번에 억울하게 죽은 조대수보다 훌륭한 재주를 지닌 장수였고 그 심성 또한 나빠보이지 않았기에 자신이 중히 쓴다면 능히 여러 가지를 행할 수 있는 자였다.


“섬서성에 있는 병력들을 시찰해보겠다! 채비하거라!”


“예! 빠르게 채비하겠습니다.”


그렇게 원숭환이 천천히 섬서성의 병력을 시찰하면서 규합하는 동안에 농민 반란군에도 원숭환이 섬서성으로 파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방금 뭐라고 했냐?”


다시금 왕가윤의 휘하에 부장으로 복귀한 고영상이 절대로 들으면 안되는 소식을 들었다는 표정으로 핏기가 빠진 얼굴로 이자성에게 되물었다.


“원숭환 장군이 저희를 토벌하기 위해서 대동에서 섬서성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아니! 황제는 정말 제정신이야? 내가 얼마 전에는 황성이 오랑캐에게 공격 받고 하북성이 초토화되었다고 들었는데 원숭환 장군이 그 오랑캐에게 복수하러 가기는커녕 이 섬서성으로 왔다고?”


“하지만 섬서성 내에 있는 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는 사실입니다. 원숭환은 서안을 중심으로 병력을 시찰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정말 그 대동에 있던 원숭환이 맞다고 하였습니다.”


이자성의 말에 고영상은 골머리가 아픈지 손을 들어서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누르기 시작하였다.


“끄응···. 대장의 반응은 어떠냐?”


“대장도 부장의 반응이란 비슷합니다. 여태까지 상대하던 이들이 아닌 엄청난 거물이 내려왔으니까 그렇게 골치 아프다는 표정과 걱정어린 표정이더군요.”


“···그럴 수 밖에 없지. 상대가 그 원숭환 장군인데···.”


원숭환은 요동을 순식간에 먹어치운 누르하치를 격살한 명장으로 명나라 내에서 이름이 높았고 이는 비록 요동에서 멀고 먼 서쪽이었지만 섬서성의 병졸들인 자신들도 알 정도였다. 그러한 저승사자와도 같은 이가 섬서성까지 왔다니 반란군으로서는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었다.


“···그 명성이 헛된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오랑캐가 생각보다 허약할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죠.”


“음···. 확실히 오랑캐의 힘에 대한 것이 과장된 것일 수는 있겠지. 내가 듣기로 오랑캐들 조선에 쳐들어 갔다가 왕창 깨졌다고 하던데···. 그 새끼들 생각보다 허약한 거 아니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저희를 계속하여 괴롭히던 달단 놈들이 훨씬 강할 수도 있습니다.”


후금이 조선에게 패했다는 소식에 대해서 곱씹어보던 고영상과 이자성은 이상한 상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의외로 후금이 허약하며 그를 상대로 명성을 높인 원숭환 장군이 생각보다 별 거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상상을 말이다.


“하긴 나약한 조선애들한테도 깨지는 애들이 얼마나 강하겠어. 소문은 언제나 과장되는 것이고 말이야.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보다도 무능할 수도 있는 거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희가 불리하다는 게 달라지지는 않지만요. 이제야 간신히 세력을 전처럼 회복했으니 말입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 관군 놈들의 저항을 분쇄하고 식량이 풍부한 하남성을 손에 넣어야만 합니다.”


“그래. 그게 우리가 해야할 최선이지. 아무리 관군 놈들을 털거나 도시의 부자들을 턴다고 해도 이 땅은 기본적으로 식량이 부족하니까···.”


“부장이 대장에게도 좀 말씀드려보십시오. 헛된 공포에 사로잡혀서 사기가 바닥인 상태인 것보다 원숭환에 대한 소문이 과장된 것이라고 믿는 게 낫습니다. 실제로도 그럴 확률도 있고요.”


왕가윤의 나름 신뢰받는 부장 중 하나인 고영상은 이자성의 설득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반란군으로 일어난 이상 이 반란이 성공하지 못하면 곱게 죽지 못할 터였다. 그럴 거라면 원숭환의 명성에 눌려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치는 것보다 제대로 한판 붙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었다.


“알겠다. 대장에게는 내가 잘 이야기해보마. 너는 밑에 애들이 더 동요하지 않게 잘 달래봐라.”


“예. 알겠습니다. 부장.”


고영상과 이자성이 낸 조리있는 설득에 왕가윤 또한 고개를 끄덕이고는 외지에서 들어온 원숭환이 섬서의 병력을 완전히 규합하기 전에 이를 공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병력을 이끌고 원숭환을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반란군 놈들의 병력이 벌써 움직였다고? 그렇다면 간자 놈들이 꽤나 섬서에 여기저기 있나보군.”


하지만 간자를 이용한 뛰어난 첩보전과 많은 기병을 이용한 기동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누리던 후금의 군대조차도 이기기 어려워하던 원숭환이었다.


이런 발 빠른 반란군의 대처에 내부에 숨어든 간자들이 많다는 것을 눈치챈 원숭환은 빠르게 간자들부터 색출해내는 한편 정찰 병력을 여기저기 돌리면서 반란군의 움직임을 빠르게 읽어냈다.


“홍승주 장군. 그대가 꾸린 부대가 그나마 섬서에서 살펴본 부대 중에 가장 낫군. 그대는 이 곳으로 이동하여 적의 퇴로를 막고 달아나는 적들을 섬멸하시오.”


“하, 하지만 가장 정예인 저희가 빠진다면 장군이 가진 병력으로 충분할 것인지 걱정이 되옵니다만···.”


“그건 걱정하지말게나. 저들을 상대할 충분한 여력이 있으니까 말이야.”


원숭환은 자신에게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병력을 조련시키고 자신의 가지고 있던 재물들까지 풀면서 병력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고는 반란군을 상대하기 위해서 출병하였다.


전쟁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면이 있다. 늑대가 대장인 양 떼와 양이 대장인 늑대 떼가 있다고 했을 때에 보통의 단순한 패싸움 정도라면 늑대 떼가 이기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병력의 숫자가 어마어마한 전쟁이라는 것에서는 이것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절대적으로 늑대가 대장인 양 떼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원숭환과 반란군 사이에 싸움도 그렇게 표현할 수가 있다. 다만 차이라고 한다면 원숭환이 이끄는 군대는 늑대가 대장인 양 떼가 아니라 호랑이가 이끄는 양 떼이고 반란군은 양이 대장인 승냥이 떼 정도라고 할까?


병사의 질은 어찌 보면 원숭환 군이 더 떨어질 수도 있음에도 원숭환의 귀신같은 지휘와 전술에 휘말린 왕가윤의 반란군은 그야 말로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과대평가라고? 크크크, 과대평가는커녕 여태까지 들은 바가 더 과소평가로군.”


반란군의 우두머리 왕가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퇴로마저 막힌 채로 포위된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신만만하게 끌고 온 7만의 농민 반란군은 순식간에 상어를 만난 물고기 떼 마냥 흩어져버린 뒤에 각개격파 당했고 그가 총애하던 고영상 또한 포로로 잡혀버렸다.


요동의 영웅 누르하치를 격살했다는 원숭환의 명성은 전혀 거짓이 아니었고 섬서성에서 일어났던 농민 반란은 원숭환의 말도 안되는 위엄에 잠시나마 토벌되었다.


* * *


“저, 전하! 급보이옵니다.”


조정회의 내로 난입한 선전관이 숨을 헐떡이면서 급보임을 알리는 서신을 나에게 내밀었고 나는 영문도 모른 체로 서신을 받았다.


‘갑자기 뭐지? 후금이나 아민의 병력이 움직였다는 소식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후금이 명나라를 또 다시 약탈하러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고.’


선전관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호들갑을 떨면서 달려올 조선에 난리가 생길 예상되는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는 없었다.


‘에도 막부가 미쳤다고 갑자기 쳐들어오지도 않을테고 네덜란드나 스페인이 쳐들어오지도 않을······.’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서신을 펼쳤던 나는 사람이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 생기면 그대로 굳어버린다는 것이 뭔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


⌜원숭환이 섬서성 반란군을 흡수하고 난을 일으켜 섬서, 하남성을 대부분 점령하고 산서성으로 진격중.⌟


X발. 일이 갑자기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거지?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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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북벌(2) +1 22.11.28 985 4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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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변발령 +3 22.11.24 1,222 44 11쪽
125 세 황제의 해 +2 22.11.22 1,242 46 11쪽
124 3년(3) +3 22.11.21 1,277 50 12쪽
123 3년(2) +2 22.11.20 1,389 48 11쪽
122 3년(1) +2 22.11.17 1,498 47 11쪽
121 도쿠가와의 몰락 +3 22.11.15 1,426 5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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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마모토 공방전(4) +4 22.11.09 1,384 48 10쪽
118 구마모토 공방전(3) +2 22.11.04 1,542 45 10쪽
117 구마모토 공방전(2) +1 22.11.02 1,570 45 11쪽
116 구마모토 공방전(1) +1 22.10.31 1,705 52 11쪽
115 고립(2) +3 22.10.28 1,860 53 11쪽
114 고립(1) +8 22.10.25 2,113 56 12쪽
113 천도 +4 22.10.22 2,235 65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168 61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097 59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127 67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282 62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353 59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345 67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491 71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711 74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636 76 12쪽
103 연합전선 +3 22.10.04 2,682 73 11쪽
102 고민 +5 22.10.03 2,801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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