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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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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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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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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군벌

DUMMY

새로운 군벌


원숭환의 반란.


역사를 나름 깊게 공부한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원숭환이 섬서성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하여 움직인다고 할 때에도 나름 나는 심도있는 고민을 했었다. 명나라가 농민 반란을 완벽히 진압한다면 얼마나 더 오래 갈 수 있을까? 이미 무너진 나라를 위대한 인물이 지탱한다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도 쉬웠다. 가장 좋은 케이스가 이 조선 땅에 불과 얼마 전에 있었으니까. 성웅 이순신이 존재했던 것만으로도 왜란으로 멸망할 뻔했던 조선은 200여년을 더 버틸 수 있었다. 그렇기에 명나라의 이순신 원숭환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명나라도 200여년을 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고 그렇기에 그러한 가정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원숭환이 섬서성으로 돌렸던 칼으로 농민 반란군을 흡수해서 명나라를 위협하는 군벌이 되어버리다니···.’


여태까지 했던 가정하고 대비했던 미래가 모조리 무너져버렸다. 어찌보면 여태까지 역사의 흐름을 나름 좌지우지했던 나였기에 자만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역사라는 것이 작은 변화만으로도 엄청나게 변하는 것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한 채 말이다.


‘하지만 보통의 인간의 성향이라는 게 잘 변하지 않는 것도 맞는데···. 원숭환은 자신이 역모로 감옥에 있을 때도 부하인 조대수가 후금에 투항하려하자 편지를 보내서 그걸 막은 나름 충성심 깊은 인물이 아니었나? 약간 오만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형적인 사대부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변한 거지?’


나름 전생과 이번 생을 통틀어서 40년을 살아온 나였다. 그간 쌓은 나름의 세상 경험을 통해서 인간이라는 동물은 타고난 것을 고쳐 쓰기 힘들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원숭환의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는 정말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 놀란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조정 대신들 또한 이런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몹시 놀라면서 반응하였다.


“원숭환이라면 요동에서 적을 막아내던 충성심 깊고 뛰어난 장수가 아닙니까? 아무리 이번 사건으로 조대수가 억울하게 죽었다고는 하나 곧바로 반란을 일으키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조판서 김류가 놀라며 이렇게 운을 띄우자 다른 대신들도 곧바로 이 주제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황제께서 무장들에 대한 탄압이 너무 심하거나 하신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사실 조대수 장군을 역적으로 몰아 죽인 것부터 너무나도 말도 안되는 억지였습니다.”


병조판서 신경진은 최명길이 서신으로 보내서 알린 황제의 만행에 가까운 무리수가 일을 불렀다면서 숭정제를 크게 비난하였다.


“하긴 그렇게 몰려서 죽을 상황이면 어떠한 이도 반란을 일으키겠지.”


“게다가 원숭환 장군이야 말로 어찌 보면 가장 강력한 군권과 명성을 지닌 이이니 황제의 다음 행보에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도 꽤나 크니 말이야.”


신경진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한 일부 대신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김상헌은 오히려 그런 이들을 호통치면서 말하였다.


“아무리 군주의 뜻이 못마땅하다고 하여도 반란을 일으키다니! 그건 옳지 못한 일이오. 차라리 벼슬을 내던지고 낙향을 하던지 아니면 끝까지 바른 말을 내뱉어서 자신의 뜻을 끝까지 관철하면서 목숨을 내던지기라도 했어야 했소!”


과연 꼿꼿하기로 유명한 김상헌다운 말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상국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서 병력이 필요하니 빠르게 지원군을 보내라고 되어있군.”


내가 이 서신에 담겨있는 핵심적인 내용을 이야기하자 떠들썩하던 조정이 잠시 조용해졌다.


“크흠···, 저희는 오랑캐와의 전쟁을 이겨낸지 얼마 되지 않았사옵니다. 헌데 어찌 저 머나먼 중원까지 지원군을 보낼 수 있겠사옵니까?”


“맞습니다. 게다가 저희의 백성들을 징집하여 중원으로 보낸다면 그 틈에 오랑캐들이 다시금 침략할 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일입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남쪽에 있는 병력도 뺄 수는 없습니다. 왜놈들이 온순해졌다고는 하나 방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부모를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하는 것이 도리이나 부모를 위해서 자식을 팔아먹을 수는 없는 일이니 이번 일은 어렵지만 불가합니다.”


김류와 신경진, 김상헌 모두 이번 일에는 크게 반대 의견을 내면서 실질적인 불가를 외쳤다.


“음, 대신들의 의견도 그러하오? 과인 또한 지원군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요동은 이미 오랑캐가 점거하고 있고 바닷길은 험하여 지원병을 보내기 힘이 드니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소. 그러나 적어도 지원을 하는 흉내를 내지 않을 수는 없으니 요서에 있는 병력을 어느 정도 내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봉황성 근처에서 병력을 움직이겠다고 하시오.”


“예. 그렇게 빠르게 서신을 보내겠습니다. 전하.”


지금 당장 조선에게는 명나라로 원군을 보낼 여력이 없다. 거기에다가 대약탈로 식량을 얻어서 기사회생한 후금의 숨통을 끊을 힘도 아직까지는 없었기에 이를 기회 삼아서 요동을 집어 먹기도 아직은 힘들었다.


‘설령 우리가 그럴 능력이 있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돌아간 이상은 사태를 지켜보는 게 낫지.’


* * *


원숭환의 갑작스러운 반란은 섬서성 반란이 평정되었다고 보고를 받았던 명나라 수뇌부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손승종! 원숭환과 친하게 지내고 그를 추천하기까지한 저 자는 원숭환과 한 패거리나 마찬가지인 역적이다! 삼족을 멸하도록 해라.”


원숭환을 추천하고 감싸주었던 대학사이자 명신 손승종은 분노한 숭정제에게 원숭환과 한 패거리로 의심받아서 삼족이 몰살당해버렸고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손승종을 두둔하던 서광계 또한 숭정제에게 미움 받아서 벼슬에서 쫓겨났다.


“폐하! 손승종은 단순하게 역적 원숭환을 추천했을 뿐입니다. 그러한 일로 역적으로 몰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옵니다.”


“그렇사옵니다. 손승종은 청렴결백하고 유능한 사람이옵니다. 그런 그가 역적 원숭환과 같은 패거리일 리가 없사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


게다가 수많은 동림당 인사들이 끝까지 억울한 누명을 쓰게된 손승종을 감싸면서 숭정제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언제나 정치에는 반대파가 있는 법. 위충현의 축출 후에도 남아있던 엄당의 인사들은 숭정제의 충실한 딸랑이가 되어서 살아남았고 이번에도 숭정제의 뜻을 파악하고는 딸랑거리기 시작하였다.


“폐하! 손승종이 원숭환을 추천한 것부터 수상하옵니다. 이미 예전부터 역모를 꾸몄을 것이 분명하옵니다.”


“맞사옵니다. 역적 조대수도 원숭환의 오른팔이었습니다. 역심을 공유하던 자신의 오른팔이 죽자 원숭환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 분명하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는 저 동림당 놈들이 연관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딸랑거리기 시작한 엄당의 인물을 숭정제가 암묵적으로 지지하면서 결국 손승종은 죽임을 당하고 두둔했던 인사들 모두 크고 작은 문책을 받았다. 그렇게 자신이 바로 세운 정국을 다시 혼란스럽게 만든 숭정제는 엉뚱한 대전략을 내놓으면서 장수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였다.


“어차피 산해관만 있으면 오랑캐는 중원을 완전히 점령할 수 없을 것이며 요서 지방은 엄청난 군비와 군사만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 지금 내부의 일이 급하니 요서에 있는 조솔교는 금주성과 영원성을 포기하고 산해관으로 퇴각하여 수비를 단단히 하고 남는 여유 병력을 끌고 황성으로 와서 짐을 구원하라!”


“예? 아직 온전히 남은 요서를 포기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안될 말입니다! 거기에 아직 황성 부근에 남아있는 저희 병력이 많사옵니다. 그들로 충분히 원숭환을 저지할 수 있사옵니다.”


“그렇게 말하고도 벌써 섬서와 하남성 대부분이 점령당하고 산서성을 침범한 원숭환군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이 황성을 점령하지 못한다면 대의명분이 부족한 원숭환은 힘을 잃을 것이옵니다. 그러니 결국 이 황성 근처로 와야하고 그렇다면 여기저기에서 모은 대군으로 대전을 벌인다면 아무리 원숭환이라고 하더라도 어쩌지 못할 것입니다.”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안절부절하지 못하던 숭정제는 연이은 장수들의 비슷한 상소에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처음에 내렸던 요서 포기 명령을 취소하였다.


“짐이 잠시 여유를 잃었군. 여러 장수들이 입을 모아서 이야기하니 그대로 따르도록 하겠다. 다만 조솔교는 훌륭한 장수이면서 원숭환에 대해서 잘 알터이니 그를 황성으로 소환하여 지휘관으로 삼도록 하라.”


“황명에 따르겠사옵니다. 폐하.”


그렇게 숭정제는 산동성과 하북성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명나라 군대를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하였고 이 군대는 순식간에 10만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군을 모은 숭정제는 자신감을 얻고는 원숭환 군을 토벌하고자 요서의 책임자였던 조솔교를 총사령관으로 삼아서 북경의 중요한 석탄 공급지였던 태원을 공격하고 있던 원숭환군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조솔교는 옛 상관과 마주하기 위해서 북경성을 떠났다.


* * *


“조솔교가 이끄는 황군이 이쪽으로 진군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대장군!”


자신에게 대장군이라 부르고 있는 고영상이 전해준 소식을 들은 원숭환은 잠시 생각하더니 옆에 있던 홍승주에게 물었다.


“태원 공략 상황은 어떠한가?”


“성벽이 두껍고 북방군의 지원 병력이 왔기에 아직까지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꽤나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태원은 북경을 비롯한 하북의 석탄 공급처로서 이미 주변 나무가 모두 베어져서 연료가 부족한 북경을 먹여살리는 젖줄 중에 하나였다. 이 석탄이 없다면 북경은 밥조차 해먹을 연료가 사라져서 큰 고난을 겪을 터이기에 실제로 이자성 또한 북경을 공략하기 전에 이 태원을 먼저 공격하였고 원숭환 또한 이와 같은 효과를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기습의 효용을 최대한 살렸지만 그것도 여기까지인가? 어쩔 수가 없군’


아무리 자기가 잘난 전술과 전략을 구사한다고 하나 적의 대군에게 겹겹이 포위되는 것은 사양할 일이었다. 그렇기에 원숭환은 깨끗하게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는 마음을 먹고는 명을 내렸다.


“1차 원정은 여기까지이다. 전군 태원 공격을 멈추고 낙양성으로 회군한다!”


원숭환이 복왕 주상순을 주살하고 차지한 낙양성은 아직 기근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남은 식량들이 꽤나 있었고 그 주변 농토는 비옥했기에 충분히 근거지로 삼을만 하였다. 사실 방어만 따지면 서안이 월등히 뛰어났지만 이미 섬서성 전체가 대기근에 시달렸기에 초토화된 그 곳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풍요로운 낙양이 있는 하남성으로 가는 게 나았다.


‘거기에 사천지방을 확보한다면 배후를 충분히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군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거기다가 황군이 섬서성이나 낙양성까지 진격해온다면 함정을 파서 잡아 먹을 수 있으니 훨씬 이득이다.’


어차피 가을이 되면 장성을 넘어올 후금 때문이라도 조솔교의 원정군은 시간이 넉넉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북경에서 섬서성과 하남성이 그렇게 가까운 지역도 아니었고···, 그렇기에 원숭환은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슬슬 남쪽에서 집결하여 올라올 호북성의 관군들인데··· 이들을 빠르게 제압하고 호북성의 요충지인 양양성까지 손에 넣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하나였고 조솔교의 원정군이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강제로 끌고 다니는 홍승주는 아직까지 완전하게 자신을 따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에게 군을 맡기기도 어려웠다.


“쓸만한 놈 하나 없을까나?”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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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변발령 +3 22.11.24 1,221 44 11쪽
125 세 황제의 해 +2 22.11.22 1,241 46 11쪽
124 3년(3) +3 22.11.21 1,275 50 12쪽
123 3년(2) +2 22.11.20 1,387 48 11쪽
122 3년(1) +2 22.11.17 1,496 47 11쪽
121 도쿠가와의 몰락 +3 22.11.15 1,424 51 11쪽
120 배신의 장소, 구마모토 +4 22.11.11 1,411 46 11쪽
119 구마모토 공방전(4) +4 22.11.09 1,383 48 10쪽
118 구마모토 공방전(3) +2 22.11.04 1,541 45 10쪽
117 구마모토 공방전(2) +1 22.11.02 1,569 45 11쪽
116 구마모토 공방전(1) +1 22.10.31 1,704 52 11쪽
115 고립(2) +3 22.10.28 1,857 53 11쪽
114 고립(1) +8 22.10.25 2,111 56 12쪽
113 천도 +4 22.10.22 2,232 65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167 61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096 59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126 67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281 62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352 59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342 67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490 71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710 74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635 76 12쪽
103 연합전선 +3 22.10.04 2,681 73 11쪽
102 고민 +5 22.10.03 2,799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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