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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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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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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연합전선

DUMMY

연합전선


“시마즈의 가주가 지금 병이 깊어서 당장 에도로 찾아올 수가 없다는 서신이 왔습니다. 대신에 오고쇼님의 뜻을 어기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면서 설탕을 꽤나 바쳐왔습니다.”


시마즈에서 뇌물로 바쳐진 설탕의 양을 헤아려보던 도쿠가와 히데타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설탕을 이리 많이 보낸 것을 보면 시마즈가 실제로 반란을 일으킬만한 뜻은 없는 듯 하군. 그렇지만 흉악한 소식이 전달된 이상 이렇게 눈감아 줄 수는 없으니 다이묘인 이에히사가 병으로 올 수 없다면 후계자인 타다모토를 대신 볼모로 보내라고 하거라.”


“그리고 이에히사의 병이 다 낫고 에도로 찾아온다면 그 때에 타다모토를 풀어주면 되겠군요.”


“그래.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지.”


히데타다의 대답에 당대의 쇼군이자 자신의 아들인 도쿠가와 이에미츠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더니 다시금 말을 꺼냈다.


“음··· 아버님. 사실 이런 우려는 에도에서 멀리 있는 시마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조슈에 있는 모리 가문도 충분히 이런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놈들입니다.”


“그건 네 말이 맞다만···. 혹시 무슨 계책이라도 있는 것이냐?”


“아예 처음부터 여러 가문의 다이묘들을 1년에 한번 에도로 불러들이는 것을 제도화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거기에 다이묘의 처와 자식들은 에도에서 살게함으로서 볼모로 삼는 것이지요.”


이에미츠는 이번 문제가 생긴 기회에 자신의 권위를 더더욱 단단히 할 수 있는 참근교대를 시행할 것을 아버지에게 건의하였다. 당대의 쇼군은 이에미츠였지만 사실 실권은 오고쇼인 아버지 히데타다에게 있었기에 이런 식으로 웃기는 상황극이 이루어지는 것이었지만 할아버지인 이에야스대부터 하던 쇼였기에 가신들은 익숙하게 넘어갔다.


“과연 현명하신 생각이십니다! 쇼군! 그렇게만 한다면 막부의 권위와 힘이 더욱 막강해질 것입니다.”


후계자 경쟁에서 이에미츠의 후견인이었던 독안룡(獨眼龍) 다테 마사무네가 손뼉을 치면서 그에 호응하였고 다른 가신들 또한 눈치를 보다가 이에 찬동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들을 쭈욱 지켜보던 히데타다는 이러한 계책 자체가 마사무네의 생각이었고 이를 이에미츠가 이야기함으로서 자신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에미츠 녀석도 이제 정치에 꽤나 익숙해지기도 하였으니 서서히 여러 가지 실권들을 하나둘 넘겨주기 시작해야겠군. 그리고 이 정책 자체도 여러 다이묘들의 반발을 사게될 것이 분명하니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가 이 반발을 지고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과연 나의 뒤를 이을 쇼군 답구나. 아주 훌륭한 계책이구나. 다만 여기에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준비하도록 하거라.”


“가, 감사합니다. 아버님.”


자신의 긍정적이고 칭찬 섞인 말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히데타다는 속으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후계자 교육이랍시고 너무 엄하게 아들을 다스린 것일지도 모르겠군. 저 아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다니···.’


이런 감성에 휩싸인 것을 보니 자신도 이제는 죽을 때가 다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히데타다는 머리를 흔들어서 자신의 깊숙하게 스며들었던 감성을 살짝 지워내고는 외쳤다.


“시마즈 가문의 일은 이렇게 일단락시키겠다! 곤츄나곤(일본의 관직명) 마사무네만 남고 모두 물러가도록 하거라!”


그렇게 자신의 명에 따라서 마사무네만이 남자 히데타다는 한숨을 쉬면서 그에게 손짓을 하였고 그것을 본 마사무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히데타다에게 슬며시 다가왔다.


“하하하. 은근히 티가 났습니까?”


“아주 대놓고 났다네. 그나저나 이에미츠 녀석이 나의 인정에 목말라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군.”


“쇼군께서는 언제나 오고쇼의 인정에 목말라 합니다. 항상 차갑고 딱딱하게 대하시지 않았습니까?”


“···쇼군의 자리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던가. 어설픈 쇼군은 다이묘들에게 잡아먹힐 뿐이라는 것은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소장도 그러한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나도 엄격하셨습니다. 칭찬할만한 것은 해주는 것이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것도 그렇기는 했군. 그러니 저 아이가 자네를 더 잘 따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히데타다의 말에 마사무네는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잠시 지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오고쇼께서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십니까? 오고쇼께서 쇼군을 아끼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히데타다는 마사무네의 말을 무시하고는 계속하여서 말을 이어 나갔다.


“요새 꿈에 아버님이 자주 나오시는 것이 나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네. 만약에 내가 죽게된다면 자네가 아들을 잘 보살펴주게나.”


“갑자기 약한 말씀 하지 마십시오. 오고쇼께서는 소장보다 더 오래 장수하실 것이니 오고쇼께서 소장의 가문을 잘 돌봐주시지요.”


“하하하. 자네의 엉뚱함은 못 말리겠군. 자네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 반드시 그리 해주겠네.”


두 노인의 정다운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1630년 에도의 평화롭던 늦여름이 이윽고 찾아올 폭풍도 모른 체 지나가고 있었다.


* * *


“전하! 전하! 화란의 함대가 제주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옵니다!”


“화란쪽에서도 아주 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로군. 함대의 규모는 얼마나 되어 보였소?”


“아주 거대한 배 9척에 거대한 배 6척을 가져왔다고 하옵니다. 허나 전하, 저들을 제주도까지 들이는 것이 맞는 것이옵니까? 저들이 마음을 달리 먹는다면 제주도를 강탈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병조판서 신경진이 탐탁치 않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이야기하였으나 나는 그의 불만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대답하였다.


“저들이 아무리 여러 척의 배를 끌고 왔다고는 하나 제주목에 사는 백성들에 비하면 숫자가 현저히 적다고 할 수 있소. 그리고 어차피 저들은 우리에게 보급품만 받고 휴식을 취하다가 여수에서 우리군과 합류할 것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오.”


“전하의 뜻이 그러시다면 더는 입에 담지는 않겠습니다만 소신은 여전히 걱정이 되옵니다.”


‘뭐··· 네덜란드 놈들이 약아빠진 것은 사실이니까 틀린 걱정은 아니다만 아무래도 육군이 수군만 못한 네덜란드로서는 우리 조선보다는 일본이 좀 더 만만하기도 하고 제주도는 뭐 뜯어 먹을만한 것도 없으니까 나중에도 굳이 점령하려 들지 않을 거야.’


그나저나 생각보다 많이도 함대 규모가 꽤나 컸다. 카락 9척에 갤리온 6척이라니···. 이 정도면 나위츠가 자신의 목을 걸었다고 까지 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가 카락은 판옥선보다 훨씬 수송능력이 뛰어나고 보급품도 충분히 실을 수 있으니까 충분히 규슈 원정 같은 장거리 원정에 이용해먹기가 좋다.’


“도진(시마즈) 가문에게는 서신을 보냈다고 하던데 그들의 반응이 어떠하다는 소식은 따로 전해진 것이 없소?”


“안타깝게도 따로 커다란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구주를 공략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대마도와 일기도를 제대로 공략한다면 또 다르게 움직일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하면서 동태를 살피도록 하시오.”


“알겠사옵니다. 전하.”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먼저 모을 병사들은 얼마나 되는 것이오?”


“가을 수확이 끝난 후에 모은다면 대략 만 8천 정도가 될 것이옵니다. 대마도를 성공적으로 함락시킨다면 경상도에서 8천을 더 모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


대마도주인 소 요시나리를 방심시키 위해서 일부러 경상도에서 병력 징집을 최대한 늦추고 전라도와 충청도의 병력을 우선적으로 소집하였다. 이는 아무 생각없이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대마도의 허를 충분히 깊게 찌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수확이 끝날 즈음이 되면 대마도주에게 서신을 보내서 조선의 한양으로 초청하도록 하시오. 그동안의 쌓은 정이 있는데 매정하게 그의 목을 베기보다는 포로로 삼는 것이 자비로운 것이 아니겠소.”


나는 거기에 더해서 공명정대한 사대부들이라면 반발을 일으킬만한 모략을 추가하여서 이야기하였지만 왜군이 벌인 참상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세대라서 그런 것인지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저들도 제대로 한번 회초리를 맞아야지만 우리가 무서운 줄 알게되는 것이지요. 그동안 왜인들이 시건방지게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무식하게 칼만 휘두를 줄 알면서 자기 잘났다는 듯이 그러하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그런 사기극을 벌인 것부터가 소인배나 다름없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꽤나 있는 노신들의 경우에 이렇게 나의 의견에 동조하는 듯한 입장도 보여주고는 하였다.


“도체찰사로 신경인을 임명하고 중군 절제사로 임경업을 임명하며 이전에 경기수사로 부임했던 유림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삼아서 대마도 정벌을 지원하도록 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그렇게 병력의 징집과 원정을 떠날 인물 선정까지 마친 나는 김류에게 명나라의 사정에 대해서 물었다.


“상국의 상황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역적 원숭환이 남양까지 함락시켰다고 하던데?”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양을 뺏기고 사천성 또한 반란군의 공격에 흔들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아직 남쪽의 중요 거점인 양양성을 철벽처럼 지키고 있기에 원숭환이 더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쪽의 오랑캐와 아민의 움직임은?”


“아민이 오랑캐를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빼앗겼던 북쪽의 상경회령부를 되찾으려 한답니다.”


김류가 이야기해주는 여러 정황들을 들어보니 아민과 후금은 여전히 철저하게 대치하는 상황이었고 명나라 또한 원숭환에게 휘둘리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규슈를 공격하든 말든 딱히 신경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나 걸리는 것은 원숭환의 말도 안되는 전쟁 수행능력이기는 한데···. 이제는 그 넓은 땅을 먹었으니 그것을 안정화시키는데 시간이 필요할터. 더 무리하게 움직이지는 않겠지.’


가장 안좋은 상황은 후금이 하북지방을 털어먹다가 하북에 있는 명나라군을 모두 박살내버리고 철수하는 상황에서 원숭환이 하북으로 진출해서 북경이 함락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내가 죽 쒀서 원숭환한테 새로운 명나라 하나 만들어주는 거지. 제기랄.’


물론 후금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을 터이니 자신들이 산해관을 뚫을 때까지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을 거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작가의말

항상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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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3년(1) +2 22.11.17 1,795 50 11쪽
121 도쿠가와의 몰락 +3 22.11.15 1,703 54 11쪽
120 배신의 장소, 구마모토 +4 22.11.11 1,648 49 11쪽
119 구마모토 공방전(4) +4 22.11.09 1,588 50 10쪽
118 구마모토 공방전(3) +2 22.11.04 1,740 47 10쪽
117 구마모토 공방전(2) +1 22.11.02 1,767 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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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고립(2) +3 22.10.28 2,051 54 11쪽
114 고립(1) +8 22.10.25 2,316 59 12쪽
113 천도 +4 22.10.22 2,459 67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357 65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286 61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318 70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476 65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535 62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522 71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676 75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893 77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819 78 12쪽
» 연합전선 +3 22.10.04 2,867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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