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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시티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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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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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배신의 장소, 구마모토

DUMMY

배신의 장소, 구마모토


“적들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뭔가 대대적으로 벌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임경업의 보고에 신경인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보기에도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적들의 움직임이 요 며칠사이 분주한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지지부진하게 공격을 하는 시늉만 하더니 이참에 대대적으로 공세를 가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것 말고는 다른 의도는 짐작조차 되지 않는군.”


“아무래도 우리가 완파했던 공성병기의 수리를 끝마친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벌써 한달이 넘게 질질 끌리는 상황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시간이 됩니다.”


“장군의 생각도 그러하오? 내가 보기에도 그러한 것 같소. 하지만 그것만이라면 우리가 여태까지 홍이포를 아끼며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이전과 같이 공격한다면 초전에서처럼 완파당하고 말 것인데···. 적장의 생각을 알기가 힘이 드는군.”


“이 곳은 적들의 안방이 아닙니까. 그러니 무제한적인 소모전으로 나서려는 생각이지 않겠습니까?”


소모전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닌 신경인이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왜국의 피해도 너무나도 크기에 그렇게 무식한 짓을 또 다시 할 것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더 의아함이 들었다.


‘여태까지 한 움직임을 본다면 분명히 적의 우두머리는 그렇게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전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면 자신들에게 남는 것이 상처뿐인 승리라는 것을 모를 자가 아닐 것인데···.’


“자네가 보기에는 적장이 그렇게 어리석어 보이던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만.”


“분명히 소장이 싸워본 바로는 적장은 오히려 유능한 편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공성전이라는 것이 수비하는 측에서 정석만 지킨다면 아무리 유능한 장수라고 할지라도 단기간에 함락시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장고 끝에 결국 방법은 하나뿐이라는 것으로 결론 내린 게 아니겠습니까?”


“······자네 말도 틀린 말은 아니군. 이렇게 된 이상 홍이포를 다루는 화포수들을 제대로 다시 배치시키도록 하게. 비록 이제 여러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적의 공성병기를 막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알겠습니다. 장군.”


꽁꽁 포위되어서 바깥 상황을 짐작하기 어려운 신경인과 임경업으로서는 적의 움직임과 분위로 상황을 짐작할 수 밖에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적의 퇴각을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밖에 나가있는 이완 장군과 왜장의 소식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답답하군. 성 밖에서 포위망을 뒤흔들겠다고 하였지만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는 것이 모두 당해버린 것인가···.’


밖으로 따로 움직인 테루즈미의 움직임 또한 성을 포위한 포위망에 유의미한 영향을 지금까지는 딱히 끼치지 못하였기에 신경인의 생각은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정찰병들을 내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참으로 답답하군. 잘못하면 여기서 나와 조선군 모두가 뼈를 묻어야할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왜군을 이끌고 있던 타츠오가 다급한 표정으로 신경인을 찾아왔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소? 평소에 장군답지 않은 표정이구려.”


“막부군쪽에서 비밀 서신이 날라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일지 아닐지 진위 여부를 잘 알 수가 없어서 장군과 상의하기 위해서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비밀 서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 신경인에게 타츠오는 서신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자신의 옆에 있는 통역인을 다그치면서 서둘러서 내용을 설명하라고 재촉하였다.


“······그러니까 지금 막부군 내부에 있는 도진(시마즈) 가문에서 우리에게 협력하겠다는 것이오?”


“맞습니다. 그 대가로 시마즈 쪽에서 우리에게 미리 비밀 첩보를 알려주었습니다.”


“비밀 첩보라니 적은 다시 우리 성을 공격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오?”


“그것 맞습니다만 그러한 공격은 자신들의 퇴각을 숨기기 위한 허장성세라고 합니다. 적들은 구마모토성 공격을 포기하고 다자이후 방면으로 퇴각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는 말은···.”


“어르신께서 적의 후발대와 예비대를 박살내고 적의 후방을 위협하는 것에 성공하셨다고 합니다. 적이 비록 병력은 우리보다 더 많지만 전황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질 것이 자명하기에 퇴각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적은 우리가 이러한 정보를 모른다고 생각할터이니 우리가 빠르게 성을 열고 나와서 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군.”


“그렇습니다. 시마즈에서도 우리가 뒤를 급습하면 측면에서 호응하여 적을 대대적으로 붕괴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시마즈에서 가르쳐준 첩보가 사실이라면 이는 확실하게 전쟁을 승리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시기적절하게 딱 먹음직스러운 첩보에 신경인은 다시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첩보 믿을만 한 것이오? 우리를 성 밖으로 꾀어내기 위한 수일 수도 있지 않소?”


“시마즈 가문의 도장이 찍혀있습니다. 가문의 명예를 증명하는 도장까지 찍혀있는 것이니 이는 충분히 믿을만한 것입니다.”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는 타츠오의 얼굴에 왜국의 정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잠시했던 신경인은 다시 타츠오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 대가로 저들이 요구한 것도 있을 터인데 그것은 무엇이오?”


“휴우가국(현 미야자키현)일대를 자신의 영토로 완전히 인정해주고 앞으로 자신들을 한 나라의 국왕으로 대우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 자신들과 교역을 재개해달라고 하였습니다. 또 오이타 공략을 도와줄 터이니 그 대가로 오이타현 일부 또한 넘겨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오이타 방면은 넘겨줄 수 없겠다고 하시오. 대신에 나머지 요구사항은 가능할 것 같다고 대답하겠소.”


마지막에 숟가락을 올리려는 시마즈 가문이 속으로는 매우 괘씸했던 신경인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승리가 더 중요하였기에 이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저 시마즈라는 놈들만큼은 믿으면 안되겠군. 초기부터 접촉했는데 상황을 보다가 이제와서 우리 편을 들다니.’


* * *


무네시게가 이끄는 결사대는 퇴각하는 아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성을 공격하는 시늉을 하면서 아군의 퇴각을 최대한 늦게 알아차리게 하는 역할을 맡았고 그를 위해서 움직이기로 하였으나 시마즈의 배신으로 그 첫 스텝부터 꼬이기 시작하였다.


“부, 불이다! 아군 진지에 갑자기 불이 붙었다!”


“타바루자카 방면에서 적들이 나타나서 거세게 공격하는 중입니다. 테루즈미 놈이 이끄는 부대로 추정됩니다!”


“조선군 기마대가 아군의 측면에 나타났습니다. 시마즈 가문이 방어하고 있는 왼쪽 측면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여러 급박한 소식들이 전해지자 막부군 수뇌부측에서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갑자기 퇴각하는 일정에 맞추어서 들이치는 적의 움직임을 본 노부츠나는 이를 꽉 깨물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 우리를 배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적이 공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장군! 구마모토 성문이 열렸습니다! 조선 놈들이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서 성을 나왔습니다.”


이미 어려운 전황을 알고 있기에 사기가 더 바닥이었던 막부군은 이러한 기습과 앞뒤로 공격이 지속되자 제대로된 대처도 하지 못하고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이런 제기랄! 더 늦기 전에 다자이후 방면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하나의 병력이라도 살려서 빠져나와라!”


노부츠나는 그렇게 외치고는 서둘러서 자신 휘하의 가신들을 다그치면서 무너지려는 병력을 수습하라고 명을 내렸다.


“혼란스러워하지마라! 여기 서국무쌍 무네시게가 있다! 후열이 붕괴되는 순간 이 전쟁은 패배다!”


무네시게 또한 구마모토 성 방면의 전선을 맡아서 진형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였으나 이러한 지휘를 막기 위해서 움직인 임경업에게 금세 발목을 붙잡혔다.


“저 자의 발목만 붙잡는다면 적의 진형이 붕괴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나와 우리 부대는 저 자가 지휘하지 못하게 붙잡아라!”


“···망할 애송이녀석이! 감히 서국무쌍이라는 나를 상대하겠다는 것이냐!”


“무리하게 몰아붙이지 마라! 저 자의 전술에 휘말렸다가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무네시게는 왜란 당시에도 4천의 병력으로 명군 4만을 상대할 정도로 군사적 재능이 출중한 장수였지만 임경업 또한 그리 만만한 장수는 아니었기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임경업의 부대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였다.


“으악! 도망쳐! 이 싸움은 못 이겨!”


그리고 그렇게 임경업에 의하여 무네시게가 붙잡히자 안 그래도 무너져가던 막부군의 진형은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전근대 전쟁에서 진형의 붕괴는 한쪽의 완전한 패배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마즈 가문의 병사들이여! 드디어 기회가 왔다! 막부군을 완전히 박살내라!”


그리고 무너졌다는 좌측면의 시마즈 가문의 병사들은 태세를 변화시켜 이완이 이끄는 조선군 기마대와 함께 막부군의 측면을 완전히 유린하기 시작하였고 막부군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완전히 붕괴된 막부군의 수뇌부는 자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헉헉헉! 어서 달려라!”


탕!


노부츠나가 타고 달리던 말이 조총의 사격에 목을 관통당하여 피를 내뿜으면서 고꾸라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노부츠나는 말에서 떨어지면서 자신의 팔이 부러졌다는 것을 깨닫고는 비명을 질렀다.


“드디어 도쿠가와의 개 중에서 가장 유명한 놈을 내 손으로 잡는구나!”


그리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조총을 내리면서 숲 속에서 나와 자신에게 접근하는 한 노인을 보고는 신음성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테루즈미! 도요토미는 이미 끝장난지 오래이다! 지금이라도 죄를 뉘우치고 나와 함께 이에미츠님께 간다면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다!”


“···역시 개답게 아주 잘 짖어대는구나. 어디 한 번 죽는 소리도 개소리를 내는지 보자!”


“이런 미친 놈! 역시 너희 키리시탄 놈들은 악마에 씌인 놈들이야!”


“크크크!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은 결국 네 놈들이 아니더냐!”


서걱!


복수귀 테루즈미에 의해 도쿠가와 가문을 지탱하던 3명의 명신 중에 하나인 마츠다이라 노부츠나의 목이 잘려나갔고 막부군 12만 또한 규슈의 차가운 대지에 그 육신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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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변발령 +3 22.11.24 1,562 46 11쪽
125 세 황제의 해 +2 22.11.22 1,573 48 11쪽
124 3년(3) +3 22.11.21 1,584 53 12쪽
123 3년(2) +2 22.11.20 1,736 51 11쪽
122 3년(1) +2 22.11.17 1,795 50 11쪽
121 도쿠가와의 몰락 +3 22.11.15 1,703 54 11쪽
» 배신의 장소, 구마모토 +4 22.11.11 1,648 49 11쪽
119 구마모토 공방전(4) +4 22.11.09 1,588 50 10쪽
118 구마모토 공방전(3) +2 22.11.04 1,740 47 10쪽
117 구마모토 공방전(2) +1 22.11.02 1,767 48 11쪽
116 구마모토 공방전(1) +1 22.10.31 1,902 55 11쪽
115 고립(2) +3 22.10.28 2,051 54 11쪽
114 고립(1) +8 22.10.25 2,315 59 12쪽
113 천도 +4 22.10.22 2,458 67 11쪽
112 소강 상태 +6 22.10.20 2,356 65 11쪽
111 시마바라성 전투 +2 22.10.19 2,285 61 11쪽
110 나가사키 공략(2) +3 22.10.18 2,317 70 11쪽
109 나가사키 공략(1) +5 22.10.15 2,475 65 11쪽
108 나가사키를 향해 +3 22.10.13 2,534 62 11쪽
107 키리시탄 +3 22.10.12 2,521 71 11쪽
106 각자의 속내 +3 22.10.10 2,674 75 12쪽
105 히라도 공격 +3 22.10.07 2,892 77 11쪽
104 대마도주의 착각 +3 22.10.06 2,818 78 12쪽
103 연합전선 +3 22.10.04 2,865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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