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5 화 – 이상함 속 위기.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145 화 – 이상함 속 위기.
류안은 자신한테로 뻗어오는 하얀 창을
몸을 틀어 아슬하게 피하면서
창촉은 휘날리는 검고 긴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하얀 창은 빛의 감옥 중앙에 박혔고
류안이 자신의 기운과 뒤틀린 기운으로 뒤틀어 놓은 것이 있긴 했지만,
빛의 감옥은 하얀 창의 기운에 나뭇가지 부서지듯 부서지며 사라졌다.
“와······.”
류안은 잠시 빛의 감옥이 있던 자리를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눈앞에는 ‘그분’이라는 자가 서 있었다.
‘그분’이라는 자는
손을 뻗어 하얀 창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창을 잡아 공명을 일으켰다.
우우웅-.
심판자가 처형자들한테 준
류안이 가지고 있는 하얀 창들을 향한
공명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분’이라는 자의 표정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그 모습에 류안은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했다.
-흠, 막내가 아무리 떼쓴다 한들 안되는 것은 안 되는 거지.
류안의 ‘방’에 더부살이 중인 심판자의 사념체가 의문을 풀어주려 말을 했으나
류안은 오히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다섯 개의 하얀 창에는 각자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역할과 힘이 있다네.
심판자의 사념체는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설명은 이러했다.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첫째라 할 수 있는
버려진 신전에 있었던 하얀 창은 ‘지배’.
신을 처형하는 힘이 가장 크면서
다른 네 개의 창을 통솔하는 역할.
레쉬아 왕국 수도 차원의 틈에서
배고픔에 투명한 돌과 융합한 둘째 ‘먹보’.
발동된 힘이나 구현된 능력, 기운
특히, 신의 기운을 먹는 정화 역할.
듀아 왕국의 검은 호수
그 아래에서 잠자고 있던 셋째 ‘포용’
주위에 퍼져있는 힘, 기운들을 끌어모으는
이름 그대로 포용 역할.
빛의 신전에서 숭배되었던 넷째 ‘정지’
발동된 힘이나 능력,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방어 역할.
마지막으로
검은 옷 조직 ‘그분’의 손에 있는
막내 ‘분배’
다른 창에 힘을 분배해 주는 보조 역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을 처형하는 힘
다섯 개의 창 중
그 힘의 크기는 제일 약했지만
힘의 양은 가장 많이 갖고 있었다.
-다섯째 막내 창으로도 충분히 신을 처형할 수는 있지만,
-주된 역할은 보조라네.
심판자의 사념체는 ‘그분’이라는 자를 잠시 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였다.
-안되지, 안돼.
-다른 창이라면 몰라도 첫째인 ‘지배’한테 막내가 분수를 잊고 까불면 큰일 나지.
-아무리 막내라 귀여움을 받았어도 위계질서가 흐트러지는 행동을 하면 안 되는 거네.
심판자의 사념체는 마치,
인격이 있는 다섯 형제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류안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을 움직였다.
“첫째가 그렇게 계속 까불다가는 혼난다고 막내한테 전해달라고 하네.”
류안의 말에
검은 옷 조직 ‘그분’이라는 자의 얼굴에는
어이없음과 황당함이 동시에 자리했다.
그러다 곧 그 표정은 굳어져 갔다.
자신의 손에 있는 하얀 창이 움찔하더니
겁을 먹은 듯 위축되어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류안은 첫째 하얀 창
‘지배’를 불러내어 손에 쥐었고
막내 ‘분배’인 하얀 창은 크게 움찔하면서
‘그분’이라는 자 얼굴의 미간이
결국, 구겨졌다.
그런 모습에
류안은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는
흰색 로브 신들이 모여있는 곳을 바라봤다.
스물일곱 명의 신은
빛의 감옥을 너무나 쉽게 빠져나온 류안의 시선에 흠칫하더니
이내 신의 기운을 다시 모으며 엮어 펼쳤고
그물과도 같은 그 기운은 거친 물살을 일으키듯이 류안한테로 향해갔다.
류안이 가볍게 손짓을 보이자
둘째 하얀 창 ‘먹보’가 모습을 드러내며
흘러오는 신의 기운에 박혔다.
거칠게 흐르던 기운은
강물에 묵직한 돌이 떨어진 듯이 커다란 파동을 일어나더니 회전을 하며 소용돌이가 되어서는
그대로 하얀 창에 먹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의 기운을 모두 먹어 치운
하얀 창 ‘먹보’는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는 것처럼
포만+만족감에 부우웅- 하고 잘게 울렸다.
류안은 눈을 깜빡이며 하얀 창을 봤다.
괜스레 미안함이 들었다.
이렇게 신의 기운을 좋아하는데
그동안 뒤틀린 기운을 위주로 먹게 했으니···.
‘그분’이라는 자는 류안의 모습에
구겨졌던 미간을 피고는 평정심을 둘렀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 휘둘리지 않고
제 할 일을 하기 위해 하얀 창을 절도있게 휘둘렀다.
채─앵!! 카각!
꽤 큰 마찰음과 함께
류안과 ‘그분’이라는 자의 하얀 창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채앵- 카각! 파지직-!!!
리아인은 창술사 한 명과 사냥꾼 한 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속으로 욕을 무진장 삼키면서.
눈앞의 이것들을 빨리 처리하고
류안한테 가려고 했지만,
무슨 바퀴벌레, 모기도 아니고 끈덕지게 엉겨 붙고 있었다.
챙-! 파지직!!!
리아인은 하얀 창을 휘두르면서
백금빛 전류 줄기를 쏘아
검은 옷 두 명과의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그들은 곧 거리를 좁혀오며 공격을 했다.
그러는 그 짧은 사이,
리아인은 주변을 살펴봤다.
이상했다.
정확하게 뭐가 이상하다고 정의 내리기 힘들었으나,
이상하고 찜찜함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채앵- 챙! 챙!
리아인은 달려드는 검은 옷의 창술사와 사냥꾼의 공격을 막으며
다시 힐끗 주변을 봤다.
페이쉴, 다미엔, 뮤리나, 쿠우카
그리고 이 네 명한테 공격을 퍼붓고 있는 창술사들과 사냥꾼들.
딱히, 도움이 필요한 것 없이
잘 대응하고 있었다.
그에 반에
검은 옷의 녀석들은 정말 죽기 살기로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목숨을 걸고 공격하고 있었다.
뭐, 이곳은 아직 전장이니
당연한 걸 수 있었다.
그래, 그런 상황은 당연한 거였다.
그런데···
리아인을 공격하고 있는 검은 옷의 두 명.
공격을 허투루 하는 것이 없이
기술적으로 하고 있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결정타라고 할 만한 공격이 없었다.
흡사, 시간 끌기 같아 보였다.
검은 옷 조직을 조력하는 신들이 있으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다 문득,
리아인은 자신이 류안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리아인은 류안 쪽으로 발을 움직였다.
채앵-!!!
검은 옷 두 명의 공격이 강하게 들어왔다.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방어하느라
뒤로 물러서자
순간 그 두 명의 공격이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다.
확실했다.
지금 이 둘의 목적은 자신과 류안을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라고
리아인은 확신할 수 있었다.
또한,
류안을 노리는 것이라고
류안을 해칠 준비를 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확신했다.
리아인은 어떻게든 이 끈질긴 두 명을 떨구기 위해 하얀 창에 자신의 힘을 모두 집중했다.
하얀 창은 백금빛을 강하게 발했고
파직 거리면서 거칠게 전류 파편들이 틔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흰색 로브 신들의 움직임에 묘한 변화가 있었다.
중압감을 전장에 펼친 신은
다시 중압감을 강하게 중첩으로 펼쳤고
그로 인한 압박에
5대 원소 신의 기운 깃든 하얀 창을 가지고 있어 그 중압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던
레이쉴, 다미엔, 뮤리나, 쿠우카
그리고 몸을 숨긴 도프는 일순 움직임이 멈추게 되었다.
류안의 기운이 깃든 하얀 창을 가진
리아인 역시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리아인은 이런 빈틈에 들어올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검은 옷의 창술사와 사냥꾼은 오히려 한발 물러서고 있었다.
자신들의 할 일은 끝났다는 듯이.
그 순간,
리아인은 온몸을 찌르는 오싹함을 느꼈다.
류안 덕에 잊고 있었던
차가우면서 거친 ‘빛의 찌름’.
리아인의 눈동자가 흔들리면서
중압감과는 상관없이 몸이 굳어갔다.
리아인의 뒤에 짙은 미소를 지은 채 있던 흰색 로브의 신이 다가왔다.
그리고 부드럽고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만났구나. ‘뒤틀린 아이’여.”
분명,
부드럽고 인자하며 반가움이 가득한 목소리였으나
리아인한테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
공포만이 가중될 뿐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널 찾아다녔었지.”
“이렇게 다시 만나 얼마나 기쁜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구나.”
시종일관 미소짓고 있는 흰색 로브의 신은
리아인의 귓가에 소곤거리며 말했다.
“이제 숨바꼭질은 끝내고 내 할 일을 해야겠지?”
그러면서 흰색 로브의 신은
리아인의 양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커헉-!!”
리아인은 속 내부를 뒤트는 듯한 소름과 공포, 불쾌감에 토할 듯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숨 쉬시기가 힘들었다.
“커헉- 헉. 헉.”
어깨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다.
자신을 붙잡고 있는 신의 손길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 간절한 바람 때문인지
리아인의 머릿속에는 하나만이 생각났고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류안.”
그 목소리는 너무나 미약해
바로 뒤에 있는 흰색 로브의 신도 못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류안은 들었다.
류안은 ‘그분’이라는 자의 하얀 창을 힘껏 쳐내면서 뒤로 물러나 리아인이 있는 곳을 봤다.
리아인을 붙잡고 있는 신을 보며
류안의 눈이 커졌다.
“!!!!!”
“이미 늦었습니다.”
‘그분’이라는 자도 미소를 지으며
류안을 향해 다시 하얀 창을 휘둘렀다.
채앵-!!!
류안은 그 창을 받아쳐 내며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리아인과 붙잡고 있는 신을 중심으로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류안은 움직임을 멈췄다.
‘그분’이라는 자는 의문이 들었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후우-.”
류안은 숨을 한번 고른 후,
발로 땅을 박차고는 달려들었다.
‘그분’이라는 자는 자신을 밀치고 가려는 것으로 여기고 대응하려고 했으나
아니었다.
훅──.
‘그분’이라는 자의 눈앞에서
류안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분’이라는 자는 놀람에 눈이 커졌고
그와 동시에
리아인을 붙잡고 있는 신의 눈도 커졌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류안이 리아인과 신의 앞에 모습을 보였다.
류안은 리아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리아인도 류안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때, 묘한 알 수 없는 기운이 류안과 리아인 사이에 흘렀고
리아인을 붙잡고 있던 신이 크게 외쳤다.
“방해하지 마라!!!”
리아인을 붙잡고 있는 신의 기운이 묘한 기운과 부딪혀 반발이 일어나며 강한 섬광이 일어났다.
화아아아──!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강한 빛 속에
리아인은 끌려가는 공포에
눈앞에 보이는 류안의 손을 꽉 잡았다.
류안도 그 손을 꽉 잡았다.
화아아─···.
빛은 사라졌고
류안의 품에 쓰러져있는 리아인이 있었다.
류안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리고 둘의 앞에
어리둥절한 표정의 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신의 표정은 곧 공포로 변해갔다.
굳은 표정의 류안을 중심으로
깊고 깊은 심연의 어둠이 순식간에 전장을 뒤덮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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