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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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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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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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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헤어짐의 시작. (1)

DUMMY

얼굴의 살이 여기저기 뜯겨 뼈가 훤히 드러난 얼굴과 앙상한 뼈만 남은 몸으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와 커다란 몽둥이를 휘두르는 돼지 괴물.


“으악∼”


여성 경호대 미미가 비명을 내지르며 돼지 괴물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팍! 미미의 비명에 짜증이 난 듯 옆에 있던 해월이 뼈만 남은 다른 돼지 괴물의 머리뼈를 아예 부숴버린다.


“비명 지르지 말라고, 이것들이 네 비명에 더 몰려온다고.”

“저도 그러고 싶은데, 너무 징그러워서···.”

“됐고.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면 그 입 꿰매버린다. 알았냐?”

“네. 부조장님.”


이때 미려가 마차의 입구 천을 젖히고 마부석에 올라서서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마치 무언가를 찾듯 주위를 살핀다.


“어! 미려야 왜 나와, 안에 있지?”

“해월아! 뭔가 느낌이 안 좋아.”

“그게 무슨 말이야? 뭐가 안 좋다는 거야?”

“나도 몰라, 그냥 느낌이, 느낌이 안 좋아. 하∼아.”


긴 한숨을 내뱉다가 순간 미려가 팔을 뻗어 정면 지평선 부분을 가리킨다.


“온다.”

“뭐가 온다는 거야.”


해월과 미려가 고개를 돌리고 이내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검은 갑옷에 검은 말을 타고, 한 손엔 긴 창을 든 인형의 모습에 마른침을 삼킨다.


‘뭐지?’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낀 해월이 급히 마차 지붕 위로 올라가 곽 부관을 부른다.


“곽 부관님! 곽 부관님.”


행렬에서 조금 떨어진 구릉지, 뱀의 머리를 한 마족과 마검이 검을 맞대고 서 있다.

순간 인상을 찡그리는 마검과 씨익! 미소를 머금는 뱀의 형상을 한 마족 보티스(Botis).


“왜 걱정되나?”


그동안 여러 마족을 흡수해서 알아듣는 것일까? 아니면 하도 오랜 시간 듣다 보니 자연스레 알아듣게 된 것일까? 마족의 말에 마검이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뀐다.


“우습군. 내가 그런 인간이었던가? 하긴 인간은 변하니까···.”


자신의 검과 붙어 있던 마족의 검을 미세하게 떼었다 순간 강한 힘을 줘 마족의 검을 쳐낸다.


깡!


강한 충격에 십여 걸음 뒤로 주르륵 밀려난 마족 보티스가 놀랐다는 듯 과장된 표정을 짓는다.


“오∼ 이제 힘 좀 쓰겠다. 이건가? 좋지, 나도 심심했거든. 하∼ 합.”


기합 소리와 함께 마족 보티스가 강한 빛에 휩싸이고 화르르! 타오르는 마족 보티스의 옷, 이내 재가되어 바람에 날린다.

기괴하게 꿈틀거리는 녹색의 피부,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겉 피부와 속살이 나누어져 꿀렁꿀렁 움직거린다.


퍽!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 살을 뚫고 괴기하게 자라나는 꼬리, 끝부분은 어른 팔뚝만 한 두께고 엉덩이 부분은 건장한 장정의 허벅지보다 더 두껍다.

하늘하늘 귀여운 강아지가 꼬리를 좌우로 흔들 듯 마족 보티스의 꼬리도 좌우로 흔들거린다.


쫙!


옷을 찢듯 겉 피부를 찢어 내고는 어린 소녀의 살결과 같은 하얀 순백의 매끄러운 피부를 드러내는 마족 보티스, 이전과 다르게 귀여운 모습이다.

먼지를 털어내듯 몸에 붙어 있는 녹색 피부를 꼼꼼히 털어내고는 들고 있던 검을 들어 자신의 변한 모습을 비춰보며 씨익! 묘한 미소를 짓는다.


“어때? 마음에 드나? 난 마음에 드는데. 너로 인해 신마전쟁 이후 처음이거든, 이 모습. 이거 고맙다고 해야 하나?”

“미친놈.”

“뭐 네놈 말은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그럼 시작할까?”


마족 보티스가 순간 사라지자 마검의 미간이 꿈틀거림과 동시에 뒤로 반보 물러서며 빠르게 검을 들어 정면을 내리친다.


꽝!


폭음과 함께 뒤로 쭉 밀려나는 마검.

그런 마검과는 달리 두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선 보티스가 한 걸음 한 걸음 마검에게 다가서며 씨익! 미소를 머금는다.


“오∼ 막는데 소질이 있나 봐? 잘 막네. 그럼 이것도 한번 막아보지.”


말과 함께 다시 사라지는 보티스.


꽝! 꽈과꽝! 우루르 쾅쾅!


마치 불꽃놀이를 하듯 요란하게 번쩍거리는 불꽃, 여기저기 타고 그을린 모습의 현무진인이 불꽃을 피해 요리조리 움직이다 갑자기 정면에서 덮쳐오는 불꽃에 들고 있던 검을 휘두른다.


꽝!


충격에 뒤로 쭉 밀려난 현무진인이 옷에 튄 불꽃을 왼손을 이용해 툭툭! 털어내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현무진인의 시선이 닫는 곳, 금발에 잘생긴 미소년이 공중에 뜬 상태로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한쪽 손을 들어 현무진인을 가리킨다.


“헬 파이어(Hellfire)!”


어른 머리보다 더 큰 불꽃이 손바닥 위에 생성되자 옅은 미소를 지은 미소년이 현무진인을 향해 이글거리는 불꽃을 던진다.


“허허 어찌 이런 일이.”


짧은 투덜거림과 함께 현무진인이 빠르게 몸을 피한다.


꽝! 꽈과꽝!


엄청난 폭음과 함께 헬파이어에 맞닿은 대지가 지옥의 열기에 녹아내린다.


“어! 어디로 사라진 거지.”


현무진인이 보이지 않자 인상을 찡그린 미소년이 다시 팔을 들어 올린다.


“파이어 스톰(fire storm)!” 쿠구궁! 꽝!


굉음과 함께 주위 삼백 장(900m) 이 넘는 공간을 불의 폭풍이 잠식해간다.


번쩍!


강력한 기의 응축이 일어나는 순간 쉬∼익! 바람 소리를 일으키며 엄청난 속도로 미소년을 향해 무언가 다가간다.

위험을 느낀 것일까? 놀란 표정의 미소년이 허둥대며 몸을 비틀어 보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건지 미소년의 입에서 신음이 토해져 나온다.


“으악!”


철퍼덕! 하얀 피부의 미소년의 오른팔이 땅바닥에 나뒹군다.

왼팔로 잘려 나간 오른 팔꿈치를 감싸 잡은 미소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일 듯 주변을 살펴 현무진인을 찾는다.


“죽인다. 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다. 으악!” 뿌드득!


악쓰는 소리와 함께 미소년의 잘린 오른팔이 다시 자라난다.


“헉! 헉! 헉!”

거친 숨을 내쉬며 새롭게 자라난 오른손을 이리저리 살피곤 이내 처음 빛이 시작되었던 곳을 향해 두 팔을 뻗어 주문을 외운다.


“프로미넌스 템페스트(prominence tempest)!”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일대에 바람과 공기의 흐름이 일순간 멈춘다.


꽈과꽝!


엄청난 폭음과 동시에 미소년이 두 팔을 뻗어 가리킨 곳에 강력한 홍염의 폭풍이 일기 시작해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파괴한다.

폭풍우가 이는 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 몸을 가눌 수 없어 검에 기댄 체 한쪽 무릎을 꿇은 현무진인이 멀리 공중에 떠서 자신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미소년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하늘 위에 있으니 이기어검(以氣馭劍)으로 검을 날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인가? 허허 어찌할꼬. 시간이···.”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 폭풍이 잦아들자 천천히 몸을 일으켜 가볍게 땅을 차 미소년이 있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린다.


울창한 나무들이 빼곡히 자리하던 숲 한가운데, 수백의 나무들이 뽑히고 부서지고 잘려 괴기스러운 모습을 자아낸다.


“아니 왜 이리 늦는 것인가? 빨리 좀 오게 제발.”


부서진 나무와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빠르게 좌측으로 몸을 날리는 취웅.

취웅이 몸을 날리자마자 느닷없이 하늘에서 황소의 머리가 중앙에 그리고 사람과 숫양의 머리가 좌우에 자리한 사장(12m) 크기의 황소의 몸을 가진 괴물이 쿵! 취웅이 있던 자리의 나무를 부스며 땅에 내려서선 짜증이 나는지 괴성을 내지르며 주변 나무들을 부수기 시작한다.


“우아악!”


빠르게 내달려 높은 나무 위에 올라선 취웅이 시선을 돌려 나무를 부수며 지랄발광을 하는 마족 발람(Balam)을 보곤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어찌 저런 무식한 괴물이 있다는 말인가. 방법이 없어 방법이. 현무진인이 올 때까지 잡아 놓는 수밖에···. 하∼”


한숨과 함께 다시 나무를 박차고 뛰어오른다.

이때 언제 달려왔는지 마족 발람이 취웅이 서 있던 나무를 강하게 들이받는다.


파직!


밑동이 박살이 난 나무가 사방으로 파편을 날리며 쿵! 쓰러진다.


검은 투구와 검은 갑옷으로 온몸을 가린 삼백 명의 암흑 호위대와 칠십여 명의 정파 소속 무림인들이 난전을 벌인다.

거대한 검에 검은 오라를 두른 체 정파 소속 무림인들에게 무자비하게 검을 휘두르는 암흑 호위대.

처음 격돌 당시에는 이런 암흑 호위대의 포스에 밀려 고전을 하던 무림인들이 차츰 안정을 찾아가면서 지금은 양측이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멀지 않은 숲속 송현과 정진이 나무 뒤에 숨어 있다.

그런 둘의 뒤로 나윤 스님과 남궁연 또한 둘과 마찬가지로 큼지막한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는 송현에게 눈빛으로 이제 어떻게 할지를 묻는다.

짧은 한숨과 함께 송현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정면을 살피다 쉭! 무언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서둘러 고개를 나무 뒤로 숨긴다.


퍽!


송현이 고개를 내밀던 자리의 나무가 터져나가고 이에 송현이 한숨을 내쉰다.


“하∼ 접근을 할 수가 없으니···.”

“모두 살기는 틀렸네. 자네도 알지 않는가? 동시에 저놈을 치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결정하게. 여기선 자네가 결정권자이니.”


정진이 송현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알고는 있었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있던 송현이 그런 정진을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쉰다.


“하∼ 알았네. 그렇게 하지.”

“잘 결정했네. 뒤에 나윤과 궁연에게도 알려주게.”

“그러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윤 스님과 남궁연에게 전음으로 결정된 사항을 전달하고는 나윤 스님과 남궁연이 잘 보이도록 왼손을 들어 하나의 손가락을 펴 보인다.


‘하나!’ 꿀꺽!


송현의 펴진 손가락을 보던 정진이 마른침을 삼키곤 이내 송현의 두 번째 손가락이 펴지자 오른발 끝에 힘을 줘 앞으로 달려 나갈 준비를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손가락에 힘을 주던 송현이 한숨을 내쉬며 멈칫! 피려던 손가락을 멈춘다.


‘그래 내가 가장 먼저 나가자. 그럼 되는 거다. 가자!’

“미안하네.”


옆에 있던 정진이 갑자기 뛰쳐나가고 이에 놀라 함께 뛰쳐나가는 나윤과 궁연.

‘왜?’ 순간 멍하니 달려가는 정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송현, 쉭! 쉭! 날아오는 빛의 화살 소리에 곧 정신을 차리곤 세 사람의 뒤를 따라 빠르게 달려 나간다.


쉭! 쉭! 쉭!


수십 발의 빛의 화살이 바람을 가르고 뒤이어 퍽! 퍼벅! 퍽! 무언가 빛의 화살에 적중되는 소리와 욱! 욱! 고통을 참는 누군가의 신음이 송현의 귀를 파고든다.


‘안돼. 네가, 네가···.’


이를 악다물며 더욱더 강하게 땅을 걷어차며 앞으로 죽죽 뻗어나가는 송현.


‘찾아야 한다. 어디 있는 것이냐? 이 마족 놈아!’


빠르게 달려 나가다 순간 쉭! 소리와 함께 앞쪽 한 지점에서 번쩍이며 날아오는 빛의 화살을 발견하곤 화살의 출발점을 향해 빠르게 몸을 틀어 달려간다.

“하!”“하!” 두 번의 숨을 내쉬어졌을 때 송현의 눈앞에 활시위를 당기는 마족이 비친다.

팍! 송현이 강하게 발을 굴러 마족을 향해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달려간다.

이미 송현이 다가올 것을 있었던 걸까? 피식! 미소를 지은 마족 바르바토스가 빠르게 다가오는 송현을 향해 당겨진 활시위를 겨누곤 이내 팅! 맑은소리와 함께 당겨진 시위를 놓는다.

파르르 떨리는 시위.

하지만 마족 바르바토스의 예상과 달리 이미 바르바토스의 정면에 멈춰선 송현이 검을 사선으로 내려긋는다.


“죽어! 이 마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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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1) 22.08.17 10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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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혼자 남겨지다. (3) 22.08.15 106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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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1) 22.08.10 113 1 11쪽
85 85화. 이별. +2 22.08.09 134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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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깨어나다. (1) 22.08.06 112 1 9쪽
82 82화. 헤어짐의 시작. (3) 22.08.05 110 1 10쪽
81 81화. 헤어짐의 시작. (2) 22.08.04 118 0 13쪽
» 80화. 헤어짐의 시작. (1) 22.08.03 137 0 12쪽
79 79화. 인연(因緣). (2-3) 22.08.02 125 1 13쪽
78 78화. 인연(因緣). (2-2) 22.08.01 138 0 11쪽
77 77화. 인연(因緣). (2-1) 22.07.30 127 0 9쪽
76 76화. 인연(因緣). (9) +2 22.07.29 133 1 13쪽
75 75화. 인연(因緣). (8) 22.07.28 11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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