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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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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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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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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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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저주를 걷는 시간1

DUMMY

-프리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뮤갸.


-11월의 해가 진 저녁시간.


네 명의 사내가 거대한 저택 입구 앞에 서있다. 그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저택 안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어두운 방으로 안내받은 네 명의 사내들은 앉을 곳이 없는 방에 멀뚱히 서있다. 하인 하나가 급히 방으로 들어와 불을 밝히고 서둘러 나간다.


-달칵


문을 열고 지금의 프리마왕의 막냇동생 로제크프가 들어선다. 그들과 인사도 없이 그냥 지나쳐 자신의 책상 의자에 앉는다. 쌀쌀맞은 태도로,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 명의 사내 중 키가 가장 크고 눈이 심하게 쳐진 삼십 중반에 남자가.


“저희는 골드 플라워 길드장 판국님의 심부름으로 이렇게 왔습니다.”


가슴에 금색 꽃 배지를 보고 이미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는 로제크프였다.


“골드 플라워에서 무슨 일로 저를 찾아왔습니까?”


“일단 판국님께서 직접 오시지 못한 점에 대해 대신 사과 말씀을 전합니다.”


“······”


눈이 쳐진 남자는 자신의 뒤에 서있던 다른 남자의 가방에서 길게 말려진 누런 종이 하나를 꺼내어 로제크프 에게 전달한다.


“여기 골드 플라워 판국님의 편지입니다”


편지를 전달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 온다. 로제크프가 마법으로 봉인되어 묶여진 갈색 실을 풀고 편지를 찬찬히 읽어 내려간다. 한참을 읽던 그 편지를 사정없이 구긴다.


“훗, 겁이 나서 안 오신 모양입니다.”


편지를 구겨 쥔 손을 부들부들 떤다.


“전할 말이 더 있으면 하시오.”


눈이 쳐진 남자는 살짝 움찔하더니 다시 침착하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그럼 판국님의 말은 그대로 전달하겠습니다.”


“······.”


“읽으신 편지로 인해 심기가 매우 불편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허나 마음에 조금의 여유를 찾으실 수 있다면 그렇게 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런 후 그 편지를 다시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편지 속의 조건에 따라 주신다면 저 또 한 분명히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눈이 쳐진 남자가 로제크프의 상태를 조심히 살핀다.


“계속하시오.”


-네. 으흠 어색한 기침을 하고나서,


“프리마의 현재 상황이 많이 좋지 못합니다. 그것에 여러분들의 책임도 있음을 기억해 주시고 냉정하게 판단하여 프리마의 미래를 위해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로제크프의 책상위의 물건들이 공중에 살짝 떴다 떨어진다. 엄청난 기운이다. 눈이 쳐진 남자는 다른 세 명의 남자들 보다 더욱 긴장한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심정을 숨기려 노력한다.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알았으니 돌아가시오.”


저택을 빠져나오는 중에 짧은 갈색 머리를 한 중키의 남자가,


“오랜만에 싸움을 하게 될까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하하”


그 말에 앞서 걷고 있던 키가 크고 쳐진 눈을 한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남자를 쏘아본다.


“판국님이 괜히 우리 네 명을 보낸 줄 아는가?”


“뭘 그렇게 화를 내십니까. 그냥 해본 말입니다. 하하”


“왕자님과 싸웠다면 우린 일방적으로 당했을 거야. 살아서 두 발로 걸어 나온 것에 감사하며 그 입 닥치고 있게.”



[판국의 편지]


다른 나라로 떠나 사시는 그분들의 이야기는 필요 없겠지요. 더는 이곳에 관심을 가지지도 찾아오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나 이 편지를 받으신 왕자님들과 공주님들은 여기 프리마에 살면서 여전히 저희와 함께 하고-.


(주절주절).


내년 저주의 날에 지금의 왕과 다른 한 분을 제외한 모든 왕을 죽일 것입니다. 저를 잡으러 오신다면 계획을 틀어 이곳 왕자와 공주들은 모두 죽게 되겠지요.


(주절주절).


끝으로 장례를 원하시면 시신을 인도받으실 수 있게 해드릴 것이며 성안의 왕자와 공주들은 차별 없이 잘 보살필 것을 약속드립니다.


p.s 앞으로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꽃은 저희가 계속해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



-같은 시각.


지금 판국은 레드 브레이크 조직의 모트멜즈를 만나고 있다.


“저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계획을 엎어버릴 수 있나요?”


“엎다니요. 아닙니다. 그냥 조금 변경을 했을 뿐.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시지요.”


모트멜즈의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길드장 판국이,


“왕들만 죽이면 될 일입니다. 여자들과 그들의 핏줄들은 살려 두는 것으로 결론을 내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그들이 자라서 복수라도 한다면요!”


“그러니 모트멜즈님과 의논하러 제가 여기 온 것이 아닙니까?”


원래의 계획은 왕의 자식들까지 모두 죽이려 했던 판국. 하지만 그가 오랜 생각 끝에 계획을 바꾸었다. 일이 예상보다 커질수 있음을 생각했던 것이다.


“결정은 혼자 끝내 놓고 제게 의논하러 오셨다니요.”


“그렇게 화만 내지 마시고 제 얘기를 잘 들어 봐 주세요”


판국은 속으로,


‘제대로 듣지도 않고 늘 저렇게 성질부터 부리니···하-’


대화의 어려움을 느낀다. 모트멜즈가,


“자신들의 부모가 죽었는데 그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까요?”


“그것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설명이 더 필요할···.”


판국이 말을 이어나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폭발하는 인구로 프리마는 지금 지옥입니다.”


“압니다. 이번 일을 잘 마무리 한 뒤, 새로운 왕과 함께 프리마는 재정비될 것입니다.”


-긴 침묵 후 다시 판국이.


“왕의 자리에 앉게 될 분을 제외한 모두는 성을 완전히 떠나 살지 않는 이상 성에서 자식을 더는 가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모트멜즈가 판국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또 공주든 여자든 성에 머무는 모두 이는 아기를 허락 없이 가질 수 없을 것이며 태어나는 자는 빛도 보기 전에 죽일 것입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판국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모트멜즈님의··· 흑마법! 그 힘이 있다면!”


오랫동안 잊고 있던 모트멜즈 자신의 본래의 힘을 판국이 깨우쳐 깨우는 순간이다.



---------



-프리마 옆 몽드가트 에서.


11월 15일. 한 젊은 여자가 온몸이 땀에 젖은 채 고통에 신음하며 엄마의 두 손을 잡고 있다.


“엄마. 나 무서워”


“엄마가 곁에 있잖아 의사 선생님도 밖에 와 계셔.”


“아니, 그게 아니··· 고오오···아아”


엄마는 젖은 수건으로 자신의 딸 로시니의 얼굴을 연신 닦으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 조상 중에 곱새가 있었다던데 설마 내 아이는 아니겠지?”


“또 그 말이니! 그런 말 안 돼. 곧 아기가 태어날 텐데.”


“무서워서 그래···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이···”


“그럴 리 없어. 할머니도 그랬고 나도 그랬고 곱새는 없었어.”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엄마도 내심 걱정이 되었다. 오래전 자신의 할머니로부터 가족 중에 곱새가 있었다는 말을 우연히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400년 가까이 되도록 아직 한 번도 곱새가 태어난 적은 없었다.


첫 임신. 산통은 새벽녘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응애응애”


아기를 낳고 로시니는 아기를 품에 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시니는 왜 그렇게 불안해했을까? 마치 이럴 줄 알았던 것처럼.


‘···아니!’


의사가 아기를 보고 놀란다. 아기를 데리고 급히 복도로 나간 의사. 엄마는 딸 이마에 수고했다며 입을 마 춘 후 의사에게 간다. 불안한 눈동자를 한 엄마가,


“왜 그러시죠?···”


“부인···”


아기의 상태를 본다. 귀족 가문의 3번째 부인 로시니가 아들을 낳았지만, 곱새다. 목이 짧고 등이 살짝 굽어 있다. 굽은 정도가 심하진 않다. 엄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의사에게,


“···가실 때 함께 데려가 가주세요.”


부인은 서둘러 의사에게 돈을 지불한다. 원래의 돈보다 더 얹어서. 의사는 자신의 조수에게 아기를 마차에 태우게 한 후 빈 종이에 편지를 쓴다. 로시니의 남편에게 줄 편지다. 의사는 편지를 로시니의 엄마에게 전하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간다.


“아기는?”


“······.”


“엄마. 왜 그래?”


“흐흐흑. 이걸 어째. 아-흑.”


“···왜?”


엄마의 태도를 보아 짐작한 듯 로시니는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문다.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울던 로시니. 그녀가 갑자기 힘없는 손으로 엄마의 양쪽 어깨를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한번 만···품에라도 안겨보고 보내지···왜! 왜!”


거칠게 휘젓는 딸의 두 팔을 강하게 잡으며 안는다.


“잊어. 잊어야 해. 아기는 다시, 다시 가지면 돼.”


소리를 내지 못하고 둘은 그렇게 한참을 운다.


“아들···이야? 응?”


“응. 곱사등을··· 하고··· 태어났구나. 흐흑”




---------



1월의 겨울.


파란 하늘 아래 프리마의 성 가장 높은 곳에 붉게 펄럭이는 깃발. 어제 내린 눈들은 하얀 다이아몬드 보석처럼 성과 프리마에 쌓여 햇살에 반짝인다. 그 풍경 속에서 붉은 깃발은 환영받지 못한 이방인 같다.


용의 저주 중에 가장 가혹하다고 해야 할까. 아직도 숨 쉬며 살아있는 벤 발레이얀프. 그가 누워있는 방에 지금 프리마의 왕 8번째 동생이 들어선다.


“이리 주게 내가 하지.”


누워 있는 왕의 몸을 닦이기 위해 와있던 하인을 내보낸다. 쳐진 암막 커튼 사이로 부드럽게 한줄기 햇살이 들어오지만 방은 밝지 않다. 가만히 누워있는 벤 발레이얀프의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는다.


“접니다 뷔버스틴.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그의 오랜 조상. 어쩌면 그림으로만 만나 뵐 수 있는 그런 먼 옛날 사람. 그는 하인에게서 건네받은 수건을 침대 위에 살짝 올려놓고 누워있는 발레이얀프의 이불을 조심히 걷는다. 그의 윗옷을 천천히 벗긴다.


‘······’


몸속에 수분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린 상태. 뼈만 남아 앙상하다. 무엇을 응시하는지 눈은 고정되어 있지만 눈꺼풀은 한 번씩 깜빡인다. 목에 칼자국 두 개, 옷을 벗긴 상체에는 열 곳이 넘는 칼이 드나든 흔적들이 선명히 남아있다.


“으흐흑···”


몸을 무심히 닦던 그가 눈물을 흘린다. 칼에 찔려도 죽지 않는 자.


“어째··· 죽지도 못하고 이렇게 계십니까.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음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 당연한 것을 왜 당신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것을 빼앗기 셨습니까. 흐흑···.”


지금 흘리는 눈물의 의미가 뭘까?


“저 밖에 하루살이 보다 못한 생명.”


코를 훌쩍이며 한참을 울었다. 다시 냉정을 찾은 그가 발레이얀프 귀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더니 그의 귀에 속삭인다.


“앞으로 제가 저지르게 될 일은 다 당신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저지른 일에 벌은 당신이 대신 받으십시오.”


그가 방을 나갔다.

흘릴 눈물이 아직도 남아 있었나! 벤 발렌이얀프의 멍한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흘러 떨어진다.



---------



프리마의 성. 2월 첫째 주.


4년 전보다 많은 골드 플라워 조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직 레드 브레이크 조직은 성안에 오지 않은 상태.


올해 16세가 된 벤게로스의 방에 자신의 두 살 위인 친형 크레이더가 찾아왔다. 독서를 하고 있던 벤게로스가 자신을 찾아온 형을 보자 당황한다.


“뭐해?”


“그냥 책 읽어. 웬일이야?”


“응. 할 말이 있어서···”


“뭔데?”


“저기···올해는 모두 아버지 곁에서 함께 보내기로 했어 한 명도 빠짐없이.”


“난 안가.”


“다 그렇게 하기로 이미 결정됐어.”


“······.”


“하아- 너의 그런 태도가 다른 형제들과 사이를 멀게 한다는 거 몰라? 2월 29일. 아버지 거처로 다 모일 거야. 그날 하루는 꼭 아버지 곁에 있어야 해.”


벤게로스가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 형 크레이더가 벤게로스게 다가간다.


“부탁이야. 아버지 곁에 같이 있자. 응?”


벤게로스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모든 자식이 모여 곁을 지킨 적은 없었다. 형의 태도도 낯설다. 늘 못 본 척하던 형과 다른 형제들.


“알겠어.”


“내가 데리러 올게!”


“아냐 내가 갈게!”


“올게!”


“···어.”


읽던 책을 덮고 침대에 엎드려 눕는다.


-하아


하인에게서 태어난 벤게로스. 다른 형제들은 그런 벤게로스를 모른 척했고 벤게로스 또한 그렇게 했었다. 성장하면서 그 모든 것은 상처였다. 하지만 성안엔 형제가 아닌 다른 왕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상처가 더 커지지 않고 지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슴 깊은 곳에 무겁게 상처로 응어리져 남아있다.


‘원 데이 헥스. 나도 이젠 4년 후면 저주를 겪게 되겠지.’


모든 것이 지겹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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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10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15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10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3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9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3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4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5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5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5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4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6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6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8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4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3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6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5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6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21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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