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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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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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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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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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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허수아비 때려 잡기1

DUMMY

벌써 이곳에 온 지 일주일을 넘어서고 있다. 추워서 그런 것인지 심적인 것인지 벤게로스의 회복세는 더디었다. 그러나 4일째를 넘어서며 기운을 조금씩 차리는가 싶더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첫 번째 허수아비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만나게 되면 자세히 봐야겠다.’


벤게로스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온통 머릿속에 자신의 비둘기 고기를 훔쳐 들고 간 허수아비 생각뿐이다.


-끼익


낡은 나무 문이 열리며 노인 둘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바닥에서 팔베개를 한 채 잠들지 않은 벤게로스가 인기척에도 눈을 뜨지 않는다.


“쉿. 아직 자 나봐.”


낮은 목소리로 머리가 새하얀 노인이 다른 노인에게 주의를 준다. 의식을 가지고 조심하려니 더 어려운 것일까? 식탁 위로 올려둔 노인의 망태기 속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투다닥


노인 둘은 눈치를 보며 얼어붙는다. 자신들의 집인데 벤게로스의 눈치를 본다. 노인들의 심성이 기본적으로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다. 벤게로스는 그것을 알고 있다.


“조심하라고 그랬잖아”(속삭이는 목소리로)


알면서도 모른 척 누워 있는 것은 인사 외엔 이들 사이에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어색함만 감돌 뿐. 벤게로스는 해결책이 날 때까지 뻔뻔하게 버티어 보는 중이다. 이곳 외엔 갈 곳도 기댈 곳도 없다.


저녁 준비를 하는 노인들 사이로 벤게로스가 걸어간다. 노인들의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계속 누워있지 못하게 했다. 결국 일어나 움직인것이다.


“일어났는가?”


“시끄러워 깼지 뭐”


“아닙니다. 제가 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 됐어. 이제 감자만 손질하면 되네.”


벤게로스가 작은 나이프를 집어 들더니 열 개정도 되는 감자를 엄청난 속도로 깎아낸다.


“오~ 손놀림이 엄청난데?”


어릴 적 성에서 일을 했던 경험 때문에 능숙하다. 저녁 식사가 마련되고.


“많이 들게”


첫날 벤게로스가 보여준 먹성에 준비하는 음식의 양이 늘었다. 벤게로는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감자 수프를 떠먹는다. 노인들과 식탁에 앉으면 첫날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벤게로스가 왕자라는 사실까지 알면···.


“저어기···”


노인 둘이 서로의 팔로 밀며 실랑이를 하다가 어렵게 질문을 한다.


“우리가 같이 지낸지도 일주일이 넘었고 서로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


벤게로스가 대답이 없다. 그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노인들을 바라본다.


“나는 이안. 내 옆에 이 친구는 이반이네”


“넵”


머리가 새하얀 노인이 이안, 회색에 더벅머리를 한 노인이 이반이다. 이반이 조금 더 늙어 보인다.


“나이는 아직 육십 되기 전인데, 사실 그게···”


이반 할아버지가 자신의 팔꿈치로 이안 할아버지를 툭 건든다. 사실 둘은 육십을 살짝 넘긴 나이다. 고용주가 두 노인을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나이를 낮추어 주었던 것이다. 발설하지 말라던 이야기였는데 순간 이안 할아버지가 말하려던 것을 막은 것이었다.


“자네 이름과 나이는 어떻게 되나? 아주 어려 보이는데···”


벤게로스가 회복되는 동안 이들은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벤게로스에게 엄청난 배려를 한 것이다.


“네 저는 올해 16세, 이름은 벤···.”


자신의 이름을 말하려다 말고 망설인다. 그러다가,


“이름이 기억이 안 납니다.”


“응?”


“그때. 눈 속에 파묻혀서 죽을 뻔할 때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아니 이안. 머리가 어떻게 되다니!”


“아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니 그렇지··· 으흠.”


“미안하네, 계속 식사하게.”


다시 조용히 식사가 진행된다. 얼마 후, 이안의 주름진 입이 다시 꿈틀 되는 것을 보고 얼른 식사를 끝내고 일어선다.


“잘 먹었습니다.”


질문이 시작되려는 징조인 것을 알아채고 회피하듯 자신의 자리로 얼른 돌아가 돌아눕는다. 모닥불 앞에 누운 벤게로스를 향해.


“우리는 내일도 산에 나가봐야 하는데 집에만 있지 말고 함께 가겠나?”


벤게로스는 거절을 하려다 급히 생각을 고쳐먹는다.


“넵”


짧은 대답이었지만 노인 둘이 흡족해 하며 미소 짓는다.


‘내일 산에 가서 그놈을 찾아봐야겠어.’


벤게로스가 눈을 감는다.



-다음 날 아침.


아침식사가 막 끝내려는데 이반 할아버지가 조심스럽게,


“저기 있잖은가?”


“넵.”


“우리가 이름을··· 지어 봤는데···”


“······.”


“우리 이를 사용해서 이든으로 지어봤는데 어떤가?”


이안할아버지가.


“뜻이 좋아. 의지가 강한, 뭐 등등인데 기억이··· 헤헷”


“그냥 진이라 불러 주세요.”


"아 그래 진. 진이 더 멋진 이름 같구먼. 하하핫“


벤게로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잠깐 사이 노인들의 표정이 시무룩해 있다.


“그래. 우리도 금방 나가겠네.


벤게로스는 둘째 날 노인들이 마련해 준 갈색 망토를 걸치고 문을 나서려다 노인들의 실망한 듯한 표정이 내심 신경이 쓰인다.


‘그깟 이름이 뭐라고 아무렇게나 불려도 되는 것을···’


용기를 내어본다.


“저기··· 생각해 보니 이든이 더 나을 듯합니다. 이든으로 불러 주세요.”


부끄러운지 목과 귀에서 붉은 열기가 오르는 것을 느낀다. 급히 문을 열고 나간다. 두 노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에 웃음을 띠며 금세 아이처럼 기뻐한다. 닫힌 집 문을 향해,


“그래. 우리가 어젯밤 얼마나 열심히 지었다고. 하하핫. 멋진 이름이야, 멋진 이름.”


두 노인이 산에 갈 채비를 끝내고 문을 열고나온다. 마당에 앉아 있던 참새 무리가 합창하듯 지저귀며 떼를 지어 숲으로 날아가 버린다.


“요놈들 목청도 좋구나.”


날씨가 쾌청하다. 망태기를 어깨에 둘러매고, 대충 깎아 만든 지팡이로 땅을 짚으며 언덕길을 내려간다. 벤게로스는 노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거리를 두고 걷는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 오랜만에 밖에 나온 벤게로스는 눈이 부시다는 생각을 한다.


--------


“좋은 아침입니다.”


관리 사무실은 조금 작다. 관리 대장 드릭이 걸어 나온다.


“오늘은 조금 일찍 나왔군요”


“헤헷. 저기 오늘은 이든과 함께 산에 가도 될까요?”


“그건 맘대로 하세요. 두 분 외엔 일당 지불 안 되는 것 알지요?”


“우리는 일하고 이든은 바람 쐬러 가는 겁니다. 어찌됐든 허락을 맡으니 좋습니다.”


관리소 벽마다 나붙은 수많은 전단지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벤게로스의 눈에 들어온 전단지 하나.


[선원 모집- 배 타실 분 구합니다.]


벤게로스가 관리대장 드릭에게 걸어간다.


“저기 배를 탈수있을까요?”


“응?”


노인들이 당황한다.


“아이고 배는 위험해. 그냥 여기 있지 그러나.”


“아닙니다. 계속 신세를 질 수도 없고, 또 좀 멀리 나가고 싶어서요.”


관리 대장 드릭이,


“나이가?”


"16세입니다.“


“안되네.”


“네?”


“17세 이상만 배를 탈 수 있어.”


“17세로 해주세요.”


“안돼. 그렇게 규정이 되어있어.”


순간 노인들은 조작해주고 나는 왜 안 되느냐고 물으려다 입을 다문다.


“저 사실 17세입니다.”


“훗.”


“정말입니다.”


말을 싹 바꾼다.


“그래? 그건 확인해 보면 알 일이지. 따라오게.”


드릭을 따라 걷는 노인 두 명이 벤게로스에게 다가와,


“나이를 속이면 안 돼.”


벤게로스는 저자가 나이를 어떻게 알 것이냐 하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곧게 뻗은 흙길 위를 걷는다. 어느 초록집 앞에 멈춰 선다. 초록으로 칠해진 나무집 앞에 지팡이를 짚고 늙은 노파가 의자에 앉아있다. 올해 120살이 된 노파. 구부러진 허리 때문에 앉은 자세가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오지님. 여기 이 청년의 나이를 알고 싶습니다.”


오지라는 늙은 노파는 중력을 거스려는 듯 힘겹게 눈꺼풀을 움직이며 일어선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지팡이가 살짝 빛이 나는 것 같다. 노파 오지 앞으로 벤게로스의 등을 떠민다. 노파는 손을 뻗어 벤게로스의 얼굴을 더듬는다.


“이분은 16세입니다.”


“하하하핫. 이든 넌 16세야!”


“이분 말만 듣고···.”


그때 뒤에 서 있던 두 노인이 급히 달려와 이든을 강제로 끌며 데려 간다.


“아하하 저희는 이만 늦어 가봅니다. 수고하세요.”


급히 벤게로스를 데리고 그곳을 벗어난다.


“오지님 감사합니다.”


모두가 사라지고 혼자 덩그러니 서있던 노파 오지가 갑자기 지팡이를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으며 벤게로스가 사라진 방향으로 두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


“귀하신 분이시여. 그대를 뵙고 가니 영광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일어나지 않는다.



---------



급히 마을 입구를 벗어나 가는 두 노인과 벤게로스를 향해 관리소 직원 한 명이 달려온다.


“잠깐만요. 잠깐만.”


“?”


“헉, 헉, 걸음도 빠르셔 정말.”


남자는 숨을 고른 후 전할 말이 있다며 얘기를 한다.


“어제 갑자기 우리 쪽 관리소에 들어온 정본데 프리마 산 곳곳에 괴생명체를 봤다는 사람이 속출해요. 공격당했다는 사람도 있으니 조심해요. 아직 우리 마을엔 없는 것 같은데 괜히 걱정돼서요.”


“괴생명체, 그게 어떻게 생겼다는 겐가?”


“그건 잘 모르겠어요. 목격자마다 이야기가 달라서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어요. 그래도 어찌 됐든 조심해요.”


“아니. 살인자들이 설치고 다닌다고 조심하라고 한지가 언젠데 이번엔 괴생명체야?” 됐다고 그래.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내 눈에 보이면 잡아다가 몸보신하게 끓여 먹을 거야.“


이안 할아버지가 성질을 팍 내버리며 뒤돌아 혼자 가버린다.


“고맙네. 진짜든 거짓이든 조심해야지. 우린 이만 가네.”


벤게로스의 팔을 잡고 함께 돌아선다. 벤게로스가 묻는다.


“저기 살인자라니 무슨 말입니까?”


“응. 그게 원 데이 헥스만 죽이고 다니는 일반인들이 있어. 못된 놈들. 누가 그리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나와 보니 저주받은 몸인 것을 에-휴”


자신도 저주받은 ‘원 데이 헥스’라는 것을 생각한다. 노인은 다시 말을 이으려는데 벤게로스는 순간 긴장한다. 원 데이 헥스인지 물어볼까.


“요즘 길드가 문제야. 이상한 길드를 만들어서 설치고 다니니. ···많이 죽었어. 많이.

우리는 산에 약초를 구하지 못하고 죽은 시체를 거둬 묻어 주지만. 그들은 산 생명을 강제로 빼앗아“


양쪽 입술 끝에 침 거품이 생기자 소매로 급히 닦는다.


“돈을 벌려고 사람을 죽여. 이 나쁜 놈들. 퉤”


나오지도 않는 침을 뱉는 시늉을 한다. 조금 뒤, 자신의 조끼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었다 뺏다를 두어 번 반복한다.


“사람이 이 호주머니만 차면 돼. 그 이상은 가질 필요가 없어요. 어-휴, 살아보니 그렇더라고 더 말해 뭐하나 입만 아프지.”


앞서가던 이안이 저 앞에 멀찍이 서있다.


“뭔 말이 그리 많아 얼른 와 얼른.”


노인과 벤게로스는 이안을 향해 부지런히 걷는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4월 초.


‘저 새끼 반드시 내가 잡는다.’


벤게로스가 허수아비를 발견하고는 내달린다. 아침에 따라나선 산을 저녁까지 허수아비를 잡기 위해 산을 누비고 다녔다. 노인들은 첨엔 점심도 먹지 않고 어딜 그리 다니다며 물었지만 이제는 먼저 집에 가서 벤게로스를 기다렸다.


“오늘도 지쳐서 돌아오려나?”


“한참 그럴 때지. 부러워. 나도 젊었을 땐 저랬지.”


“아니던데? 허허헛”


오랜 친구인 둘은 사소한 이야기를 하며 벤게로스를 기다린다. 두 늙은이는 벤게로스로인해 요즘 부쩍 많이 웃는 것 같다.


-모두가 잠든 밤.


벤게로스가 모닥불 앞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속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이 쥐새끼 같은 놈을 어떻게 잡지?’


벌써 2주째 그놈을 쫓아다녔다. 오늘 밤 벤게로스는 더는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억해 내자. 기억해 내자.’


오래전 그가 읽었던 책 내용을 기억해 내기 위해 기억을 파고 또 판다.


‘옥수수!’


순간 기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허수아비 옥수수를 좋아함.]


‘옥수수를 미끼로 널 잡아주마. 흐흐흐’


문밖 지붕에 매달린 옥수수를 몽땅 뜯어왔다. 그가 옥수수 알맹이 한알한알식을 뜯어내고 있다. 이안 할아버지가 새벽 4시 일찍 눈을 떴다. 모닥불 앞 벤게로스를 보고,


“아니 안 자고 뭐 하나?”


벤게로는 그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입은 어색하게 노인을 향해 웃고 있지만 눈은 붉게 충혈되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노인은 속으로


‘옥수수가 그렇게 먹고 싶었구나.’


또,


‘질 릴 때도 됐지.


첫날을 제외하곤 작년 가을 수확한 감자로 만든 수프만 먹였던 것을 생각하며 괜히 미안해한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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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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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4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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