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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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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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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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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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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푸른 산에1

DUMMY

5월의 아침. 모트멜즈의 저택.


모트멜즈가 자신의 방 거울 앞에 엎드린 채 앉아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카룰로스를 본다.


“해결 방법을 모르겠어. 막막해.”


카룰로스에게 몇 달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삼 일째 같은 옷을 입고 있다.


“흑마법이라는 게 원래가 완벽하지 않거든?.”


그러다가 또,


“내가 그런 실수를 하다니”


공주와 왕자들의 얼굴의 검은 흉터를 없애기 위해 3월부터 해독 약을 찾기 위해 모트멜즈가 혈안이 되어있다. 그것은 왕의 명이기도 했고 길드장 판국의 부탁이기도 했다.


“사실 흑마법엔 해결 방안 이란게 딱히 없어. 원래가 그런 것을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신경질을 팍 낸다. 몇 달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시달려서 그랬던지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다. 모트멜즈가 눈물을 보인다.


“가 혼자 있고 싶어.”


카룰로스는 그동안 아무말 없이 모트멜즈의 짜증을 다 받아주고 있었다. 카룰로스가 떠나고 자신의 머리를 지어 뜯는다.


"그냥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우당탕탕 탕탕


집안에 물건 집어던지는 소리가 밖까지 울려 퍼진다. 늘 있는 일이라 하인들은 모른척한다.


늘 냉정했던 모트멜즈. 공주와 왕자들의 얼굴을 본 후 자신의 짓이라는 것이 세상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남은 귀족들과 왕족에게 알려지면 모든 증오가 자신을 향할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던 것이다. 판국이 언젠가 때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함께였다.


‘전부 내가 뒤집어쓸 순 없어.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해!’


-늦은 밤.


모트멜즈가 미리 마련된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



이틀 뒤, 아침 일찍 누군가 집 문을 두드린다.


“누구시오.”


문밖에 서있는 사람은 관리 대장 드릭이었다.


“드릭님 이렇게 일찍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식사 중이셨습니까? 조금 기다리지요.”


드릭은 자신이 존댓말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늘 두 노인을 공손하게 대하였다.


“아닙니다. 들어오세요.”


벤게로스는 이안과 함께 빠르게 접시를 치운다. 관리 대장 드릭에게 따듯한 녹차 한 잔을 대접한다. 벤게로스도 딱히 할 일이 없자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는다.


“들어서 아시겠지만 요즘 산에···.”


“네, 알고 있습니다.”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반이 말을 잇는다.


“작년 10월과 11월에 두 차례 불이 난 것 외에는 아직은 조용합니다. 꽤 심각한가 보지요?”


“아랫마을 사람들이 많이 죽고, 산에 짐승들 사체로 악취가 심하다고 합니다. 얼마 전 포포쿠 마을로 떠난 용병 일곱 명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입니까? 저희가 계속 산에 가도 될까요?”


“그게 지금 생각 중입니다. 일단 내일 관리소로 오시면 부하직원 두 명과 무기 지원을 좀 해드리겠습니다.”


“무기라니요, 사용할 줄도 모르는데···”


이안할아버지의 말에,


“일단 들고 다니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두 분이서 항상 같이 다니십시오. 이것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나 활동 범위가 꽤 넓은 듯합니다.”


벤게로스는 듣는 둥 마는 둥 앉아있다. 그런 벤게로스를 드릭이 부른다.


“이든이라고 했던가? 배를 타고 싶다면 여름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10월에 관리소로 오게.”


그 말에 벤게로스 대신 노인 이안이 되묻는다.


“10월 말입니까?”


“10월에 베네피네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이곳으로 올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노인 이반과 이안의 표정이 썩 좋지 않다. 관리 대장 드릭이 가고 벤게로스가 묻는다.


“베네피네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온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으응? 고아들이지 뭐···.”


이반이 눈을 연신 깜박인다. 그러면서


“[원 데이 헥스]라네. 저주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지. 부모가 약초를 구하지 못하고 죽어서 혼자된 아이들, 키우기 버거워서 버리고···그래, 그렇다네.”


이반의 말을 이어받은 이안이,


“아이들은 베네피네로 가는 게 훨씬 나아 여기보다. 거긴 다 그런 사람들로 가득해서 차별도 없고 약초를 구하거나 (등등) 잘 되어있지. 아이들 마법 훈련도 체계적으로 잘 시키고.”


베네피네. 차별이 없지는 않지만 프리마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버려진 그들이 살아가기엔 그곳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


‘베네피네? 한번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벤게로스가 다시 질문한다.


“그런데 왜 그들이 올 때 저보고 오라고 하는 건지···”


“진짜 떠날 텐가?”


“여행을 좀 하고 싶어서요.”


“그래···.”


아쉬워하는 표정을 뒤로하고 노인 이안이,


“베네피네는 프리마에서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야. 베네피네에 다다르면 두 갈래의 길로 나뉘는데···”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왼쪽이 베네피네. 오른쪽이 몽드가트 로 가는 길이지. 배를 타고 싶으면 바다가 있고 또, 항구가 잘 발달된 몽드가트로 가야지.”


“그렇군요.”


“얼른 가자고 이러다 늦어.”


이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서두른다.


“오늘도 산에 안 갈 텐가?”


“오전엔 조금 쉬었다가 오후쯤에 갈게요.”


“그래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


혼자 남은 벤게로스는 노인 이안의 침대에 눕는다. 스스르 잠이 든다. 오후가 돼서 일어난 벤게로스가 산으로 향한다.


며칠 전 앉았던 바위 위로 걸터앉는다. 하늘에 조각구름이 떠있다. 불어오는 산 바람에 아카시아꽃향기가 묻어 풍겨온다.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벤게로스는 불어오는 오후의 봄바람에 눈을 감고 고개를 들어본다. 다시 눈을 뜨고 마을을 내려다본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삶의 목적이 생길까? 목적은 있는 게 좋은 것일까?’


“베네피네, 몽드가트, 고아들, 원 데이 헥스···”


갑자기 생각나는 대로 지껄여 본다. 벤게로스 등 뒤로 허수아비가 걸어온다. 벤게로스가 곁눈질로 힐끔 허수아비를 보고 마을로 시선을 돌린다.


‘용케도 돌아왔군. 저 녀석 때문에 한동안 성을 잊고 지냈네.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답답했었는데 그게 좀 풀린 것 같기도 하고···’


허수아비가 벤게로스 등 뒤에서 우물쭈물 서있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벤게로스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도대체 저 녀석에게 어떤 영혼이 들어 간 거야? 불까지 내뿜고.’


‘언제 깨어났는지 모르지만 오래 살진 못하겠지? 복숭아씨 심장도 없고.’


그러다가 또 같은 의문을 품는다.


‘도대체 강물에서 어떻게 나온 거야!!!!’


맑은 날씨에 보이지 않던 먼 산이 또렷하게 보인다. 날씨가 쾌청하다.


그동안 벤게로스는 강제로 기억을 지운 것처럼 성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까막게 잊고 지낸 것에 스스로도 놀라는 중이다. 지금에서야 생각이 난다고 해서 다시 돌아 갈것은 아니지만.


등 뒤, 허수아비에게,


“가아- 이젠 널 잡으러 다니지 않을 테니”


벤게로스가 허수아비를 홀로 내버려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모두가 잠든 밤.


밤새 지붕 위에서 쥐가 돌아다니는지 나무 울리는 소리가 드린다. 노인 이안이 부스럭 들려오는 소리에 ,


“쥐가 있나?”


깊은 밤. 숲에서 부엉이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음날.


오전에 집에 혼자 있는 베게로스가 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문밖을 내다본다.


-대롱대롱


얼마 전 구입해 지붕 아래 걸어둔 옥수수에 허수아비가 매달려 있다. 서로의 눈이 마주친다. 벤게로스가 무시하고 문을 ‘쾅’닫고 들어가 버린다.


‘왜 저러는 거야. 아-귀찮아. 잡으러 다닐 땐 안 잡히더니.’


그렇게 며칠을 집에 혼자 있는 벤게로스를 매일 찾아오는 허수아비.


침대에 누워 잠이 들려던 그때 불현듯 지난 대화가 떠오른다.


‘작년 10월과 11월에 두 차례 불이 난 것 외에는 아직은 조용합니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아랫마을 사람들이 많이 죽고, 산에 짐승들 사체로 악취가 심하다고 합니다.’


관리 대장 드릭과 노인들이 주고받던 이야기가 갑자기 머릿속을 복잡하게 돌아다닌다. 침대 위에 누운 벤게로스가 뒤척이며 천장을 보고 바로 눕는다.


‘왜 여기만 나타나지 않는 거지?’


“······.”


“······.”


“······.”


문밖에서 꼼지락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저 녀석 때문인가?’


“······.”


“설마···.”


“···!!!”


벤게로스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문을 열고 산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린다. 매달려 있던 허수아비도 벤게로스를 따라 달린다.



---------



윗마을 관리소.


“여기는 사람들을 파견을 해주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왜지?”


“아직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의 활동 범위에서 빠진 것 같습니다.”


“으흠···”


“용병은 좀 알아보았나?”


“그게···포상금 때문에 각자 팀을 꾸려서 나가거나, 몸값을 네 배까지 불러서···”


관리 대장 드릭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정찰병은 다시 오기 힘들겠지?”


“아무래도 이곳은 다시 오지 않을 듯합니다.”


“지금 우리 마을에 모을 수 있는 인원이 얼마나 되나?”


“많지는 않습니다. 아랫마을에 가있는 인원도 꽤 됩니다.”


“지금 당장 산 입구를 막고 산지기 노인들도 내려오도록 전하게”


남자가 급히 산으로 달린다.


드릭이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아랫마을에서 어제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이 있었다. 산에서 버섯과 약초를 채집하는데 검고 거대한 생명체가 산 안쪽으로 기어가는 것을 봤다는 것이다.


“미치겠군. 정말.”


드릭이 버릇처럼 자신의 민머리 위로 손을 올린다.


---------


지팡이를 이리저리 짚으며 산을 돌아다니고 있는 노인 이반과 이안. 가슴 앞쪽엔 얼마 전 드릭에게 건네받은 낡은 가죽집에 꽃혀있는 작은 칼을 착용하고 있다. 함께 온 두명의 남자들은 다른 쪽을 수색 중이다.


“날씨 조오타”


“날씨 조오타”


둘은 늘 긍정적이다. 노인 이안이 앵두나무를 보며,


“좀 있으면 벌겋게 익겠어. 맛있겠지?”


“맛있지. 자연에서 나는 것은 다 맛있어.”


한참을 걷다가 풀과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니 누가 이런 짓을?”


“못된 놈들. 멀쩡한 나무를 이렇게 엉망으로 망쳐놨어 그래!”


“이거 우리 둘이 힘으론 부족 하겠어. 내일 드릭님께 말해서 사람들을 불러와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노인 두 명이서있는 곳에 그늘이 진다. 구름이 몰려왔나 싶어 고개를 드는데, 노인들 위로 거대한 지네 한 마리가 서있다. 수십 개의 발들이 공중에서 잔 물결처럼 움직이고 있다.


“아니··· 아니 저게 뭔가!”


노인 이안이 다리에 힘이 풀려 폭삭 주저앉는다. 둘은 지네의 모습에 경악하여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것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괴생명체였던 것이다.


“내 눈앞에 나타나봐라 당장 잡아서 몸보신해먹어 버릴 테다.”


하고 말하던 그 강인함 은 어디 가고 지금 둘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돌처럼 굳어있다. 목격자들은 뱀이라 했었다. 그러나 지금 노인들 앞엔 있는 거대한 존재는 뱀이 아닌 지네가 서있다.


"저리가, 저리, 저리-"


이반이 죽을힘을 다해 지팡이를 지네를 향해 찌르듯 위협한다. 가슴에 칼은 잊은듯하다. 지네의 크기에 작은 그 칼이 소용이 없을 테지만.


-슈슈슉


소리를 내며 지네의 수많은 다리와 머리가 쉼 없이 움직인다. 이반의 움직임에 지네의 머리가 완전히 땅으로 내려온다. 지네를 향해 거의 무의식 적으로 노인 이반이 계속해서 지팡이를 찌르는 시늉을 한다. 힘에 부친다.


“이안. 정신 차려 얼른 가서 사람들을···사람들을 불러와.”


“다리가, 다리가 말을··· 안 듣네.”


이반이 뒷걸음 질 치며 이안을 잡고 일으켜 세운다. 그때 지네가 두 노인을 향해 독침을 가진 턱다리를 움직이며 빠르게 다가간다. 징그러운 지네의 움직이는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슈슈슉


‘아 이렇게 가는구나.’


이안을 일으켜 세운 그 자세로 두 노인은 눈을 감는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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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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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4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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