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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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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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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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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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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긴 여정의 시작1

DUMMY

어느덧 5월의 끄트머리.


[거대 지네]


소문은 빠르게 퍼져 몰려드는 구경꾼들로 윗마을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마을에 활기를 띠며 장사도 잘되어 반기는 이들도 많다.


[시끌벅적]


선술집 여주인이 부지런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선술집 옆으로 나무 술통을 밝고 올라선 갈색 곱슬머리에 코가 유난히 큰 40대 중반의 남자가 나무를 깎아 만든 작은 칼을 하늘 높이 들고 있다.


“이 작고 볼품없는 칼을 보라.”


남은 한 손은 자신의 가슴에 얹으며,


“늙고 보잘것없는 이 나약한 몸."


이야기꾼인 그가 고뇌에 빠진 표정을 지으며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산을 지키는 산지기. 오늘 여기서 죽더라도 혼자가 아닌 지네, 너와 함께 죽을 것이다.”


관중을 향해 손을 뻗으며,


“친구여, 우리 함께 하겠는가?”


남자의 눈은 슬픔에 잠긴다.


[침묵]


남자는 칼을 두 손으로 잡고 높이 들어올린다. 술통 아래로 뛰어내리며 자신 앞 탁자 위에 놓아둔 갈색 단단한 큰 빵 위로 나무 칼을 내리꽂는다.


-와-아


-짝짝짝


오랜만에 선술집은 이 재미난 이야기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이곳저곳에서 과장되어 퍼지고, 지네를 잡은 산지기 노인들이 즐겨 먹었다는 산 약초가 까지 등장한다. 가짜 산 약초를 파는 장사꾼들을 신고하는 사람 수가 늘고,, 산을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관리소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리소 뒤]


“이래서는 안됩니다. 또 지네 다리 하나가 사라졌어요.”


“사람들 정말···”


관리 대장 드릭이 대화중인 지네를 지키는 부하 곁으로 다가온다.


“영주님께서 보낸 사람들이 내일쯤이면 도착할 것이다.”


“드릭님. 지네 다리 하나가 또 사라졌습니다.”


지네를 바라보며,


“모든 다리를 지킬 순 없겠지···. 오늘 하루만 잘 넘길 수 있도록 각별히 더 신경을 쓰도록 !”


“넵!”


살아있던 지네 때문에 힘들어하던 것을 모두 잊은 듯 이제는 죽은 지네 한 마리로 인해 마을이 엉망이 되어 가고 있다. 관리 대장 드릭은 어서 내일이 와주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



지네를 잡은 후부터.


지네와 싸웠던 높은 절벽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동굴. 그 속에 자신의 허수아비들을 놓아두고 왔다.


-타닥타닥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본다. 마음이 그곳으로 기울어서 일까. 집 모닥불은 꺼져 있지만 첫날 산에서 닭을 구우며 타던 장작 터지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조용히 밤이 흐른다.


생각은 계속 며칠 전 동굴 속에 머무른다.


‘살아있는 닭은 그렇게 무서워하더니···.’


맛나게 잘 먹던 허수아비들. 자신이 처음 만든 허수아비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이 몸속에 지네의 영혼이 들어갔어.’


내려놓는다. 허수아비를 볼 때면 지네가 떠오른다. 지네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허수아비는 언제든 지네로 변신할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옆에 닭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던 두 번째 허수아비. 먹는 모습이 얄미워 보여.


-탁


불현듯 지난 일이 떠오르며 고기를 먹고 있던 허수아비 뒤통수를 한 대 때렸었다. 반응 없이 고기에만 집중하는 허수아비. 그 모습에 미웠던 마음이 허탈하게 사라진다. 하늘에 무수히 돋아난 별들을 생각한다.


‘지금쯤 둘이 뭐하고 있을까?’



---------



어느덧 시간은 흘러 6월.


산에 몇 그루 자라고 있는 밤나무 꽃향기가 집안까지 퍼진다. 식탁 위로 묵직한 주머니가 한 개가 놓인다.


“이게 뭡니까?”


노인 이반이,


“포상금이지.”


“이걸 왜 저에게 주시는 겁니까?”


“자네가 잡았으니 주는 것이네.”


“아닙니다. 어르신. 두 분께서 필요하신 곳에 사용해 주세요.”


“아니네. 비록 자넬 생각해서 거짓말은 했지만 포상금까지 우리가 챙길 수는 없지.”


벤게로스가 단호하게,


“제겐 지금 이 돈이 당장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제가 여기서 식사와 잠자리를 해결한 값으로 생각해 주시고 받아주세요.”


눈치로 보아 받지 않을 것을 아는지 노인 이반이,


“그럼 우리가 잘 보관하도록 하겠네. 다만 돈의 절반은 관리소에 좀 나누어 줬으면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개의치 마시고 편하신 대로 하세요.”


“고맙네.”


그렇게 끝을 맺나 싶었는데 벤게로스가,


“저기 혹시 밖에 닭을 좀 키울 수 있을까요?”


“닭?”


노인 이안이,


“닭을 키우고 싶나? 그럼 키우면 되지.”


“많을수록 좋을 것 같은데, 값이 많이 나갈까요?”


“아니네. 여기 상금도 두둑하고, 그런데 닭장을 짓고 하려면 시간이 좀 걸려.”


“네”


노인 이반이,


“수탉은 많으면 안 돼. 지들끼리 자꾸 싸우고 시끄러워서.”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닭장을 지어 보자고.”


다시 노인 이반이,


“이맘때 닭을 사서 산에 풀어 놓으면 알아서 먹이를 찾아 먹으며 잘 자라.”


“짐승들은 어쩌고?”


“이든. 자네가 닭치기 하면 되겠구먼.”


“그래 그러면 되겠네. 하하하 핫”


“하하하 핫”




모두가 잠든 밤. 자정이 넘어가고 있다.


-툭


조금 뒤, 다시.


-툭


꺼진 집 모닥불 위로 재를 날리며 굴뚝을 타고 뭔가가 떨어진다. 시간차를 두고 털어진 것은 다름 아닌 허수아비들. 산에서 벤게로스를 찾아 들어왔다.


다음날 아침.


“으아아악”


“왜? 왜? 그러나 이안.”


“내가 죽으려는지 헛것이 보이네.”


노인 이반이 노인 이안의 침대를 향해 급히 다가가는데,


“으아아악”


“저것이 뭔가?”


“자네 눈에도 보이는가?”


눈을 연신 깜빡이며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인형 같은데?”


“아냐 허수아비야. 작은 허수아비.”


“헛것이 보이는 게 우리 둘 다 같은 날에 가려는 건지···”


“쉿, 허수아비가 움직이는 것 같아.”


그때 팔과 다리 하나가 없는 허수아비가 침대위로 끙끙 거리며 기어 올라온다.


“아니. 저것은 또 뭔가!”


두 노인은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한동안 마당에서 쪼그려 앉아 있던 두 노인. 긴 의논 끝에 널브러져 있는 나무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이반의 등 뒤로 노인 이안이 철석같이 붙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천천히,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이안을 향해,


“쉿. 조용히 해.”


[두리번두리번]


“없는데?”


침대 밑과 주방 곳곳을 찾아봐도 허수아비들이 없다.


“갔나?”


“어디로?”


서로 안심하며 떨어진다. 머쓱하다.


‘이상해. 분명 봤는데.’


이반이 들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벽난로 옆에 세워두려는 그때.


“······?”


“···!!!”


“여기야 여기에 있어.”


허수아비들이 불이 없는 벽난로에 얌전히 앉아있다.



-그 시각.


벤게로스는 아무것도 모르고 빈 동굴 속에 홀로 앉아 허수아비들을 기다리고 있다.


‘어딜 간 거야?’


한참을 묵묵히 홀로 기다린다. 눈을 감고 집중해보아도 허수아비들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덧 아침 해가 떠오르며 나무와 풀잎에 이슬들이 반짝거린다. 벤게로스는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끼익


문을 열고 조심히 집으로 들어오는 벤게로스.


‘!!!!'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한다.


두 노인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식탁 앞에 앉아 식사 중이다. 그 식탁 위로 태평스럽게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두 허수아비들. 벤게로스가 바라본 집안의 풍경은 평화스럽다.



---------



9월의 어느 밤.


저주가 없이 죽은 일반인들의 시신들이 묻혀있는 곳. 하늘에 구름이 퍼져 있다. 모트멜즈가 지난여름 동안 여덟 번을 이곳을 다녀갔다. 문 앞에서 쫓겨난 것이 여덟 번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철컹


거대한 철문 앞에만 서면 가슴을 향하는 두 개의 날카로운 창. 무덤을 수호하는 철조 형물 둘. 목은 길어 기린 같으나 몸엔 날개와 꼬리가 달렸으며 팔은 사람같다. 다리는 어느 짐승을 닮았나. 모트멜즈는 관심이 없다.


‘오늘도 이렇게 돌아가야 하는 걸까?’


오랫동안 공들인 베네피네에서 아이들을 데려오는 일. 잦은 전투로 조직원들을 많이 잃으며 실패로 끝이 났었다.


‘오래 전에 실패한일. 왜 미련을 두는 거야.’


일이 자꾸만 잘 풀리지 않자 예전 일들까지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자신의 마차는 이미 보내 버린 뒤다.


‘오늘은 끝까지 버텨 보자.’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쪼그려 앉아 고개를 파묻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끝내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린다.


-철컹, 끼이익


‘뭐야? 열린 거야?’


모트멜즈는 급히 일어나 철문을 지나쳐 걸어 들어간다. 길 양쪽으로 수백, 수천의 무덤들. 그 사잇길을 걸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아주 작고 낡아빠진 문 앞에서 멈춰 선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집. 그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밖과 다르게 안은 아주 크고 넓다. 무너질것 같던 외형과 다르게 새로운 성에 들어온 듯 벽들도 단단해 보인다. 안과 밖은 천지차이다.


'흥. 마법으로 속여놨군.'


벽에 불이 있지만 휑하고 어둡다.


네 명의 중년의 여자가 같은 옷을 입고 앞쪽 의자에 앉아있다.


“모트멜즈.”


“안녕하세요.”


침묵이 흐른다.


“문을 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중 한명이,


“용건을 말하세요.”


“제가 사용한 흑마법에 문제가 생겨 그것을 해결하고자 찾아왔습니다.”


한 명의 중년 여자가 의자에서 일어나 선다.


“부작용이 어떤 것인가요?”


“그게···(주절주절).”


설명을 다 듣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앉은 중년 여자와 함께 다른 세 명이 오랫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흑마법을 여러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몰랐습니까?”


“저 모트멜즈. 흑마법 최고의 힘의 위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습니다.”


“유명하지요. 모안뒤시의 가문의 딸들. 어쨌든 흑마법의 규칙을 어겼습니다.”


“딱히 어겼다고 할 수 없지 않나요?”


“흑마법은 범위가 넓어질수록 부작용 또한 높아지지요. 그걸 알고 있었을텐데요?”


[침묵]


“저에게 그곳에 들어갈 수 있게 길을 내어 주세요.”


모트멜즈의 당당한 태도를 보며 중년의 여성 한명이 피식 웃는다.


“저희에게 무엇을 내어 주시겠습니까?”


“원하는 만큼의 돈을 드리지요.”


다시 넷은 회의에 들어간다.


“당신의 목걸이를 원합니다.”


모트멜즈는 자신의 목걸이를 손으로 잡는다.


“이건 안됩니다. 다른 값비싼 보석들을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그 붉은 목걸이가 아니면 거래를 하지 않겠습니다.”


모트멜즈가 낭패 한 얼굴을 하고선 자신의 입술을 문다.


‘이건 안돼’


고개를 절레절레 젖는다.


“그만 돌아가세요. 더 이상의 이야기는 불필요할 듯합니다.”


모트멜즈가 돌아서 가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뺀다.




얼마 후,


다섯은 지하 깊은 곳을 향해 한참을 내려간다. 내려와 도착한 곳은 사방이 벽으로 막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옷을 벗으세요.”


“뭐라고요?”


중년의 여성의 눈이 모트멜즈를 강하게 압박해 온다.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은 모트멜즈. 지하의 싸늘한 공기에 그녀의 매끄럽고 새하얀 피부의 솜털이 바짝 선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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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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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2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2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4 2 13쪽
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4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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