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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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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09.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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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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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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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변수-지도

DUMMY

아침식사를 끝내고 짐을 챙기는 벤게로스 일행들. 그때 다시.


-두둑


-툭


-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금방 지나갈 비 같은데?”


모두 급히 움막 안으로 뛰어든다. 비는 강하게 쏴-아 하고 한차례 시원하게 퍼붓더니 금세 그친다.


“날씨가 심술을 부리네.”


움막에서 노인 할머니가 자신의 윗옷을 털며 빠져나오며 말한다. 한참 후, 머물렀던 그곳을 대충 정리하고 불 옆에 메어둔 당나귀 등에 짐을 싣는다.


“걸어 갈래요”


치코가 당나귀등에 오르지 않으려 노부부를 향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래 걸어가자.”


“땅이 질퍽질퍽해서 걷기 힘들 텐데 녀석 고집은”


노인 할아버지가 말을 하며 무심히 앞서 걷는다. 치코는 빗물로 생긴 물웅덩이를 짧은 다리로 뛰어넘으며 즐거워한다. 폴이 나귀를 끌고 가는 벤게로스에게로 다가온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벤게로스가 단순히 이름을 물어보는 것에 긴장을 한다.


“이뎐입니다.”



이든이라 할 뻔한 자신의 이름을 살짝 비틀었다. 지네를 잡은 사람과 이름이 같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이뎐? 하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같군. 하룻밤 같이 보낸 사이 가는 길까지 잘 부탁합니다아-.”


숲 사이사이 해가 든다.


“이것 봐 할아버지”


앞서 폴짝폴짝 뛰어가던 치코가 기다란 해파리 식물 다리 하나를 끙끙 거리며 끌고 온다.


“그게 뭐냐?”


“몰라”


황토색으로 수분 한 방울 없이 말라있는 식물. 폴이 사방을 둘러본다.


“와! 엄청 많은데요?”


“비가 왔었는데 심하게 말라서 딱딱하구먼”


노인 할아버지의 말에 폴이,


“그 전에 말라죽은 건가 봅니다.”


노인 할머니가 해파리 식물 다리를 들고 있는 치코의 손을 친다.


“아무거나 만지면 안 돼, 독이 있으면 어쩌려고.”


치코는 독이라는 말에 살짝 겁이 났는지 웅덩이에 손을 씻고 옷에 대충 쓱- 하고 닦는다. 할머니의 눈치가 보였는지 멋쩍게 웃어 보인다. 걷는 내내 땅과 나뭇가지 사이사이, 주렁주렁 뱀처럼 식물들이 걸려있다. 그러나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쏴아


숲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한참을 걷던 그들의 눈에,


“오-”


멀리 드리글스의 큰 말과 마차가 보인다. 반가움에 눈을 크게 뜨고 폴이 드리글스의 일행들을 향해 잰걸음으로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가라앉은 듯한 이상한 분위기에 머쓱해진다. 나머지 일행들도 도착한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숲에서 드리글스가 걸어 나오고 있다. 벤게로스 일행들에게로 다가오는 드리글스를 향해 폴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무사하셨군요.”


“···?”


‘뭐야? 이들의 반응은?’


“지난밤 아무 일도 없었나요?”


“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폴이 묻는다.


"새벽에 식물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 두 명이 다쳤구요.”


모두가 놀란다. 오는 길에 봤던 황토색 식물을 떠올린다. 치코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할머니 옷자락을 꽉 부여잡는다.


“어디서 주무셨습니까?”


“여기서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이상하군요. 식물이 사람을 가려 공격하나 봅니다.”


무표정한 얼굴을 한 드리글스가 휙- 하고 몸을 돌려 산막 안으로 들어간다. 누워있는 그림자와 개럿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혼잣말로


“오후쯤이면 회복될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독이 강한 것 같아.”


좀 주름 찻잔버섯과 쥐방울 열매, 꿀을 끓여 만든 것을 상처 부위에 덧발라 준다. 벤게로스 일행은 마차와 거리를 두고 멀찍이 떨어져 기다린다. 시간이 흘러 해가 중천에 뜨자 산막에서 드리글스가 나온다.


“더는 지체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해가 지기 전 이 숲을 빠져나가야 해요.”


드리글스가 [달] 두 명을 불러 명령을 내린다. 두 명의 [달]이 물자를 실은 마차 안을 정리하자 나머지 달들이 산막 안에 있는 그림자와 개럿을 부축해 나온다. 그곳에 부상자 둘을 앉힌다.


폴이 작은 목소리로 다른 이들에게,


“부상이 심각해 보여요.”


정찰병들이 타고 왔던 말들은 잃고 없다. 그러나 약으로 변종 된 말 여섯은 무사히 살아 마차를 끌고 있다. 말 앞에 두 명의 정찰병이 걷고 마차 맨 뒤에 정찰병 둘이 따라 걷는다. 벤게로스가,


-뒤적뒤적


‘이 녀석 어디 간 거야?’


허슙이 망토 모자 속에 없다. 어느덧 나귀 등짐 속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모르는 벤게로스다.


폴이 앞서 걷는 정찰병 옆으로 가서는,


“저기 말은 어떻게 하시고···.”


“식물한테 끌려갔는지 찾지를 못했소.”


“식물이라면?”


정찰병 중 한 명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정체는 확실히 몰라요. 그것의 다리만 보아서. 저기 두 분이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자세히 좀···”


“거 귀찮게 하지 마시고”


폴을 외면해 버린다. 마차 끝에 기운 없이 머리를 기대고 있는 두 명. 폴이 그 둘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귀찮아하는 정찰병 옆을 따라 붙으며 눈치를 살핀다.


“저··· 그런데 말입니다. 큰 말들은 어떻게 살아 있습니까?”


“모르오 우리도. 마법 약을 먹은 것들이니 살았나?”


“아-.”


폴이 뒷걸음질 치며 벤게로스에게 다가온다.


“이뎐, 우리가 운이 좋았어. 간밤에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해.”


지난밤 사건이 궁금하지만 폴은 때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얼굴에 기대감을 잔뜩 품은 듯한 표정을 하고선 뒤따라 걷는다.



---------



구름이 완전히 걷히고 파랗게 가을 하늘이 드러나 보인다.


“서두르자고,”


숲 입구에서 산지기 둘이 자신들의 긴 나무막대에 보따리로 보이는 작은 짐 세 개를 끼워 어깨에 걸친다.


산지기들이 숲에 들어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난 손 소나무가 움직인다.


“여기서 갈라짐세”


막대기를 가볍게 머리 위쪽으로 들어 올린다. 천 조각 안엔 마른 솔방울, 밤 껍질. 마른 잎들로 채줘져 있다. 가볍다. 둘은 숲길 오른쪽과 왼쪽으로 갈라져 나란히 걷는다.


-뻐드득


소나무 하나가 고무줄처럼 휜다. 꼭대기에 사람 손 모양을 한 일정하지 못한 긴 잎이 움직이며 막대에 끼워져 있는 보따리 하나를 잡아챈다.


-휘잉


나무는 튕겨져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며 잡은 보따리를 하늘 높이 던진다. 그렇게 양쪽으로 세 번씩. 보따리가 없어진 긴 막대를 땅에 짚으며 숲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간다.



---------



드리글스의 마차 바퀴가 질퍽한 숲길을 천천히 굴러간다. 햇살이 숲 사이사이 내려앉은 모습에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드리글스.


그라치아 숲 가운데에서 점심쯤 출발한 마차를,


“멈춰요, 멈춰”


앞서가던 정찰병 두 명이 소리를 지르며 마차로 달려온다.


“무슨 일이죠?”


“여기서 잠시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드리글스가 마차에서 내린다. 발등에 진흙이 묻자 인상을 팍 쓴다. 정찰병의 뒤로 멀리 두 명의 건장한 남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참 후,


“안녕하십니까?”


그라치아 숲 산지기 두 명이 드리글스의 일행들을 향해 인사를 한다. 뒤에 드리글스가 못마땅해 하며,


“누구십니까?”


“안녕하세요. 그라치아 숲과 산을 관리하는 산지기들입니다”


“안녕하세요.”


말들과 마차들을 휙 하고 둘러본다.


“베네피네에서 오신 분들이시죠?”


“네”


“4년마다 여기 숲을 지나시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여기 숲에서 주무셨습니까?”


“네”


“그럼···혹시, 지난밤 아무 일 없으셨습니까?”


드리글스가 둘을 노려보며,


“무슨일이 있어야 했나요?”


드리글스가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산지기중 한명이 손을 내저으며,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저희가 입구에 팻말을 박아 두었습니다. 못 보셨습니까?”


“그런 게 있었다면 저희가 여기서 밤을 보냈을 리가 없었겠지요.”


산지기들이 난감해 한다.


“숙소가 멀리 있나요?”


“아닙니다. 조금만 가시면 그라치아 숲 입구입니다. 그곳에 저희 오두막이 있습니다.”


“알겠어요. 물어 볼 것도 있고 하니 그곳에서 하루 묵어야겠군요”


“···네. 그렇게 하시지요.”


산지기들이 옆으로 비켜선다. 마차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난 손 소나무는 괜찮겠지.”


“하루에 한 번 움직이는 나무라 괜찮을 걸세.”



---------


오두막이 있는 숲 입구는 빈 공터 같다. 숲에 밤은 금방 찾아들어와 어둡다.


“낮에 너무 신경이 예민했던 저로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드리글스가 두 산지기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저희 아버지께서 이곳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시고 8년 전 제가 이어받았지요. 제 옆에 이 친구는 이제 2년 되었고요.”


“네”


“저도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나무가 움직이질 않나. 에-휴”


“······”


“요즘 들어서는 이일을 그만둘까 싶습니다. 이산, 저산 , 이 숲, 저 숲 이상한 일이 많이 발생해서 골치가 아픕니다. 집에도 못 가고 몇 달째 숙식을 하고 있습죠.”


산지기들과 긴 이야기를 끝내고 오두막을 벗어나 다시 공터에 지어진 산막으로 들어간 드리글스.


“개럿, 몸은 어때요?”


“더웠다 추웠다 합니다. 수 십 명에게 맞은 것 같이 몸이 쑤셔요.”


“훗, 엄살이 심하십니다.”


“엄살 아닙니다. 뇌가 강한 독에 의해서 맛이 간 것 같습니다. 훗”


“그림자님?”


“네, 많이 좋아졌습니다.”


잠깐에 정적이 흐르고.


“아침에 저 혼자 숲 이곳저곳을 다녀왔습니다.”


“제정신이 아니군.”


개럿의 말에 드리글스의 눈이 그를 쏘아보다 힘없이 부드럽게 풀린다.


“가는 곳마다 그것들로 가득하더군요. 이상한 건 비가 밤새 내렸는데 줄기들이 딱딱하게 말라 있었다는 거예요.”


[달]그림자가 움찔한다.


“그림자님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림자가 조금 망설이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알아요. 이미 여러 번 그렇게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러나 그림자님밖에 이것을 설명해 주실 분이 없어요.”


“······”


“제가 낮에 갔을 때, 바위 주변으로 뻗어나간 식물의 줄기들를 확인했어요. 그런데 몸은 어디에도 없고 바위들이 곳곳에 녹은 듯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달]그림자가 어렵게 입을 뗀다.


“처음 방어막을 벗어나 달릴 때 짙은 안개 때문에 굵은 다리만 보고 달려가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집중을 했었습니다.”


“안 보이긴 안 보였어.”


개럿의 말이 끝나자,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본 그것은 처음 보는 식물이었어요. 심하게 물컹해 보였고, 호박같이 생긴 것이···”


“못 본 게 아쉽군.”


개럿의 말을 무시하며,


“그래서요?”


“몸이 물컹물컹해 보여서 제가 그것을 향해 칼을 꽂았습니다. 제가 찌른 부위만 몸이 단단하게 변해 깊이 찔러 넣진 못했습니다.”


“······”




“다른 바위들보다 훨씬 컸습니다. 저는 칼을 빼내기엔 역부족이다 생각하고 발을 빼려는데 진흙에 빠진 발처럼 쉽지 않았죠.”


“그래서요?”


“그때 식물의 다리에 목이 감기고··· 죄송합니다”


“하, 너무 답답해요. 모든 상황이”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 식물이 살아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돼서 그런 겁니다”


개럿이,


“불에 탄 흔적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게 불에 탄 건지 그 흔적이 다른 걸 말해 주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두 손바닥으로 개럿이 자신의 얼굴을 박박 문지른다.


“번개가 쳤었습니다.”


“번개요?”


개럿이,


“어젯밤에 번개가 쳤잖습니까? 번개에 맞아 폭발한 것이 아닌지?”


“네? 그런 일은 확률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워요”


“아, 하하. 어려운 것이지 완전 불가능은 아니지 않습니까? 보면 번개만큼 강한 것도 없지요”


드리글스가 생각에 빠진다.


‘번개라? 흐음’


“모두 주무세요.”


[달]그림자가 어떤 이유에서 인지 그날 밤 본 일을 말하지 않는다. 밖에서 엿듣고 있던 폴은 드리글스의 움직이는 소리에 급히 자신의 거처로 향한다.


드리글스가 자신의 산막 안으로 들어가 챙겨온 램프에 불을 켠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예즈얼님은 어째서 처음인 나를 이번 여정에 보내신 건지···.’


떠나올 때 자신만만했던 자신이 밉다. 머리맡에 놓아둔 지도를 펼쳐본다.


-초록, 노랑, 빨강···.


“빨강은 위험하니 돌아서 가고···”


“노랑은 산세가 험하고···”


“초록은 안전한···”


“······”


지도를 펼쳐 바라보는 그녀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색이 어지럽게 흩어져 퍼지고 지도의 그림들은 사라졌다 나타난다. 지도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이 떨린다.


“초록은 안전한···”


“초록은 안전한···”


순간 펼친 지도가 쓸모없게 느껴지면서 두려움이 강하게 휘몰아친다.


'초록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고개를 들어 한숨을 깊게 내쉰다.


‘내가 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사히 베네피네로 갈수 있을까?’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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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11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11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0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1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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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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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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