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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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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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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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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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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변수-멧돼지

DUMMY

산지기의 오두막이 있는 공터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밤. 대충 지어진 산막 안에는 개럿과 한 명의 [달], 정찰병 한 명, 드리글스가 앉아있다. 몸이 많이 회복된 용병대장 개럿이,


“내일은 꼭 이동을 해야 합니다”


“······”


잠시 정적이 흐른다.


‘용병 몇을 데리고 올 걸 그랬군’


용병대장 개럿이 속으로 때늦은 후회를 한다. [달]이,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드리글스가 대답 대신 바닥에 지도를 펼친다.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초록으로 칠해져 있는 그라치아 숲을 손가락으로 짚는다.


“이곳은 안전한 곳이지요.”


“헌데?”


“위험이 발생했지요.”


“그건 그냥 우연입니다.”


“우연이 아니라면요?”


개럿이 입을 닫는다.


“[달] 그림자님과 개럿님의 부상이 심각했습니다. 그깟 식물 하나에···”


[달]이,


“처음 보는 것이라 저희가 미처 대처를 못한 것뿐···.”


“이번뿐일까요?”


질문에 모두가 대답을 하지 못한다. 용병대장 개럿이,


“그렇다고 이렇게 여기 뻗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압니다. 가야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지요······”


개럿은 그런 말을 하는 드리글스의 몸이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분위기를 바꿔볼 요량으로,


“하하핫, 그깟 식물 하나에 겁을 잔뜩 잡아드신 겁니까?”


“뭐라구욧”


드리글스의 얼굴빛이 울굴락불그락 한다. 개럿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며,


“예전··· 그러니까, 제가 젊었을 때 말입니다. 용병으로 처음 일을 맡은 때가 생각납니다. 제힘만 믿고 자신만만했었지요.”


손을 대충 힘없이 내저으며,


“지겨울 테니 중간은 생략하기로 하고···”


굽혔던 허리를 꼿꼿이 편다. 자세를 바로 고쳐 앉고는 눈을 잠시 감았다 뜬다.


“그때 함께 한 동료들을 많이 잃고··· 오랫동안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라 말입니다. 겁을 먹은 것이지요. 제가 많이 다치기도 했고.”


모두가 귀 기울여 듣는다. 개럿의 진지한 모습이 낯설기도 하다.


“그렇게 다시 일어서야지 하면서 허송세월만 보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다시 일을 하게 되었지요. 심장은 빠르게 뛰고 밤새 머릿속이 복잡하더라 말입니다. 아마 수십, 수백 가지 일어날 위험을 대비해 밤새도록 머릿속에 이것저것을 그려 보았지요.”


개럿, 그가 잠시 숨을 고른다. 다시,


“근데 그게 말입니다. 쓸모없는 짓이더라 말입니다. 모든 것에서의 낭비였지요. 일을 무사히 끝내고 혼자 누워 별을 보는데 웃음이 나더이다. 그냥 잠이나 푹 잘 걸 후회했지요 하핫.”


“그래서요?”


“그래서라···.”


“요점은··· 위험의 크기에 상관없이 올 것이면 어떠한 형태로든 저에게 오더라 말입니다.”


개럿이 드리글스를 내려다보며,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다 그 말입니다. 방법은 하나뿐! 부딪쳐야지요. 뚫고 가야지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다른 방법은 없다. 결론은 이겁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달]과 정찰병이 얕은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 너무 쫄지 마세요. 하하핫. 여기 저를 제외한 다른 동료들이 있지 않습니까?”


드리글스가 무색해하며,


“제가 언제 쫄았다고 자꾸 그러시는 거예요?”


모두가 웃는다. 개럿의 이야기로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드리글스의 머릿속 생각과 두려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개럿의 말에 작은 위안을 받는다.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다. 지도를 내려다보며,


“제가 생각했던 길은···(주절주절)”


모두가 집중해서 듣는다. 개럿이 지도에 한마을을 짚으며,


“여기 마을로 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있습니까?”


“사람들 눈에 아이들을 노출시키는 것이 아무래도···”


“그럼 이 길을 따라 숲길로 계속 가시지요. 예즈얼님의 예언이 맞는다면 저희는 무사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이동하기에 좋은 날씨다. 떠나려는 드리글스의 일행을 향해 산지기 둘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조심히 가십시오.”


“네 잠깐이지만 감사했습니다.”


드리글스가 마차 앞에 개럿과 나란히 앉는다.


“가자”


마차의 바퀴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큰말은 보폭을 넓게 마차를 끌며 그곳을 벗어난다. 마차 뒤를 따라 걷는 폴과 벤게로스. 드리글스의 허락으로 두 노부부와 치코는 마차 안 건초더미 속에 편하게 앉아있다.


“이뎐, 내 생각엔 말이야 다음 묵을 곳은 왠지 마을 일 것 같단 말이지.”


“그럴까요?”


방랑 시인 폴이 자신의 두 팔을 뒤통수에 가져다가 깎지를 낀다.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며 벤게로스를 보며 뒷걸음질 치며,


“아 그립다. 시원한 맥주가”


“훗, 가시면 실컷 드세요.”


“자네는 아직 어린데 어쩌다 혼자 여행길에 올랐지?”


벤게로스가 난처해한다. 그런 벤게로스의 기색을 살피던 폴이,


“됐어, 됐어, 말 안 해도 돼. 뭐 사정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붉은 깃발이 휘날리던 성과 쓔어강의 아름다웠던 모습이 떠오른다.


‘성에선 나를 찾으려 했을까?’



---------




[크리얀드- 돼지산마을]


가을. 돼지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 크리얀드 주변의 산에는 나무 열매가 풍부하고, 세 개의 큰 폭포가 있다. 물과 식량이 풍부하여 멧돼지들 외 산짐승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삐걱거리는 오래된 나무 침대 위에 올해 16세 소녀 안드리아가 해가 뜬것도 모른 체 깊은 잠에 빠져있다.


“일어나, 일어나지 못해.”


안드리아의 탄탄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치는 엄마 율리.


“아침부터 왜 그래”


“아침? 아침? 아침은 벌써 지났어.”


허리에 양손을 얹은 채 엎드려 있는 딸을 내려다보며 서있다.


“축제가 코앞인데 우리도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할 거 아니야. 어서 일어나”


아무 말 없이 꼼짝 않던 딸이 자신의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살짝 돌려,


“조금만 응? 어제 늦게 자서 너무 피곤···”


엄마 율리가 그녀의 긴 갈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 움큼 잡고 위로 사정없이 당긴다.


“아아아아, 알았어, 엄마 알았다니까 이거 놓고 말해,”


“네가 언제 알았다고 하고선 일어난 적이 있어?”


오래된 작은 모자가게. 엄마 율리의 깔끔한 성격 탓에 가게 안은 항상 깨끗하다. 안드리아가 턱을 받치고 계산대에서 멀리 모자를 정리하고 있는 엄마를 노려보고 서있다.


“너 그러다 눈 빠져. 나가서 가게 밖이나 좀 쓸어.”


투덜대며 밖으로 나가는 안드리아. 가을 햇살이 따듯하다.


가게 문밖에 세워둔 감나무로 만든 빗자루를 집어 들고서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편다.


“안녕하세요”


옆집 과일가게 주인과 앞집 빵 장수 아저씨께 인사를 한다.


“또 늦잠 잤구먼”


과일 가게 주인을 향해 해맑게 방긋 웃는다. 빵집 아저씨에게,


“아저씨 제리는요?”


“몰라, 이 녀석 아침부터 안 보이던데?”


빵가게 문 옆, 갈색의 낡고 오래된 의자하나. 그 의자 위로 가게 홍보 글이 적힌 판자를 세워두고 아저씨가 빵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큰 빵 - 맛있습니다. 작은 빵- 맛있습니다.]


“크크, 매일 봐도 웃겨.”


오늘도 그 글을 보고 웃다가,


‘제리 이 녀석 멧돼지 잡으러 산에 간 거 아니야?’



---------



해가 산마루에 반쯤 걸려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드리글스의 일행들.


“뭐해?”


보름달이 수놓아진 망토를 걸친 [달] 한 명이 그림자에게 다가간다.


“그냥”


“싱겁긴”


그림자는 손에 쥐어 쥘 정도로 작은 나무를 깍으며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뭘 만드는 건데?”


“있어.”


그는 그림자 옆에 앉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모든[달], 아니 그들뿐일까. 어쩌면 세상사람 모두가 의지하고 믿는 무언가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해를, 어떤 이들은 별을, 어떤 이들은 오래된 나무를 신처럼.]


[달] 그림자는 그런 것들을 믿지 않았다.


멀리··· 엄마는 등 돌려 울고, 고모의 손에 이끌려 버려졌던 자신. 그는 늘 어두웠다. 그가 베네피네에서 정식으로 마법사로 인정받던 날,


“그림자. 어때 이 목걸이 멋지지? 난 태양이 나를 보살핀다고 생각해”


각자가 섬기고 믿는 것들로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던 [달]들. 그것이 하나일수도 두 개 일수도. 많게는 다섯 개까지도 목에 걸던 그들. 그림자는 그것이 애정결핍에서 오는 것이라 믿었다.


그런 그림자에게도 믿음을 바칠 것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허수아비 허슙이었다. 그는 지금 허슙을 닮은 형태의 그것을 목에 걸기위해 정성을 들여 깎고 있다.


나무를 깎고 있는 그의 눈빛이 오랜만에 생기가 돌며 반짝 거리고 있다.



---------



“멈추시오”


달리는 드리글스의 마차를 막아서는 민병대.


“말이 어마어마합니다.”


숲 사이사이 머물고 있던 민병대 열네댓 명이 드리글스의 마차를 향해 걸어온다.


“지금은 이 산을 지나가실 수 없습니다.”


드리글스가 자신의 작은 가방에서 뭔가를 뒤적뒤적 한다. 봉투 하나를 들고 마차에서 내린다. 그 뒤를 [달] 둘이 따른다.


“여기요.”


민병대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드리글스가 내민 봉투를 받아들고 열어본다. 곤란한 표정을 잠시 짓더니,


“언제 받으신 겁니까?”


“그건···오래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군요.”


“마을로 가셔서 통행증을 다시 발급받으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개럿이 마차에서 내린다. 몸이 크고 다부진 개럿을 보고 모두가 긴장한다.


“여기 통행 허가증은 여기 드리얀트 남작님께서 직접 허가하신 걸로 압니다.”


“올해 새로 발급된 것이 아니면 통과시키지 말라는 새로운 명령이 있었습니다.”


민병대 한 명이 걸어와 종이를 건네받아 들여다본다. 그러고는,


“마을로 가셔서 이 허가증을 보여주시면 바로 다시 발급해 드릴 것입니다. 마차에는 뭐가 들었습니까?”


“왜 그러시죠.”


“요즘, 허락받지 않고 밀려드는 사냥꾼과 밀렵꾼들 때문에 짐과 마차를 모두 수색중 입니다.”


“저희는 사냥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마차 속을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종이를 돌려주며 이마에 찍힌 자국의 상처가가 있는 남자가 야릇하게 드리글스를 훑어본다. 그를 보고 있던 개럿이 한발 짝 앞으로 나서며 눈에 힘을 준다.


마차를 다 둘러본 민병대들.


“베네피네로 데려갈 아이들입니다.”


베네피네라는 말을 들은 그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여기서 조금만 가시면 크리얀드 마을 입구가 나타날 겁니다.”


다시 마차에 올라타는 개럿과 드리글스. 마차 뒤 폴과 벤게로스를 보더니,


“저 뒤에 두 명도 일행입니까?”


“네.”


민병대 한 명이 말 등을 툭툭 친다. 말에서 찰지고 단단한 소리가 난다. 마차는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와 크리얀드 마을로 향한다.


-한참 후,


크리얀드 마을 입구에 도착한 일행들. 멀리 분홍빛 노을이 하늘에 퍼져있다.


마차 여섯 대가 마을 입구에 거의 다 들어서고 욜리의 모자 가게 앞을 지나려는데 그때,


“모두 비켜요, 비켜”


곧게 뻗은 길 위에 흙먼지가 뿌옇게 일고 있다. 그 속을,


-헤윽헤윽, 커엉, 커엉.


아래턱 엄니 두 쌍이 튀어나와 있는 회색빛 갈색 멧돼지. 300kg은 족히 넘어 보이는 멧돼지 한 마리가 미친 듯이 마차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다. 거대한 말과 마차를 지나쳐 빠르게 마을 입구를 향해 달리는 멧돼지.


한참을 뒤떨어져 걸어오던 폴과 벤게로스는 이 상황을 모르고 여유롭게 마을로 들어서고 있다.


둘은 위협을 깨닫기도 전. 그들 코앞까지 들이닥쳐 있는 멧돼지. 그것을 보고 폴과 벤게로스가 피하지 못하고 섰다.


“으아아악”


“으아아악”


입은 벌린 채 저 아래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려진 크고 우렁찬, 내 질러대는 소리.


-허우적허우적


어찌 된 일인지 멧돼지가 폴과 벤게로스를 들이받지 않고 공중에 둥둥 떠서는 짧은 네 다리를 헤엄치듯 움직이고 있다. 멧돼지 코가 촉촉하게 젖어 윤이 난다. 멧돼지 눈과 서있는 둘의 눈이 마주친다. 그때,


-쏴-악


멧돼지 머리가 깔끔하게 잘려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진다. 떨어진 멧돼지 눈이 폴과 벤게로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코는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 겁을 잔뜩 집어 먹은 둘. 얼굴에 튄 피를 딱으며 멈췄던 소리를 다시 내지른다.


“으아아악”


“으아아악”


멧돼지 몸 옆에서 개럿이 피를 묻힌 칼을 들고 환하게 웃고서 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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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2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2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4 2 13쪽
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4 2 17쪽
24 뒤 따라 오는자2 22.06.22 2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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