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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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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09.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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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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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멧돼지 사냥1

DUMMY

음식에 사용하는 칼은 그대로 놓아두고 자신의 칼을 꺼내어 접시 위의 양고기를 썰어 입으로 가져간다.


-질겅질겅.


입속에 양고기를 오랫동안 씹는 집사 케일.


“그럼 우리 일행이 눈앞에서 죽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나요?”


드리글스의 말이다. 멧돼지 머리를 자른 개럿과 일행들은 다 함께 집사에게로 붙들려 이곳으로 끌려왔다.


“그건 모르겠고, 다시 한 마리 잡아 오시지요.”


“산에 많은데 꼭 저희가 잡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 멧돼지가 쉽게 잡을 수 있는 짐승이 아닙니다.”


“멧돼지 한 마리 때문에 저희를 이렇게 잡아 놓아도 되는 겁니까?”


“보통 멧돼지가 아니니까요?”


멀리 부하 두 명이 멧돼지 머리를 조심히 큰 쟁반 위에 올려 들고 들어온다. 케일이,


“안에 모든 불을 꺼라.”


불을 끈다. 시간이 지나자 멧돼지 머리의 뿔이 푸른색을 내며 형광 빛을 낸다.


‘아니!’


“불을 켜라”


다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며칠 후, 궁으로 갈 멧돼지였습니다.”



드리글스의 낯빛이 어두워진다. 목소리는 조금 전과 다르게 힘이 빠져 있다.


“그렇다면 잘 가두어 두셨어야죠.”


“그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멧돼지는 밤이 가까워질수록 힘이 강해져 가끔 이렇게 탈출을 하지요.”


케일이 돼지머리를 들고 있는 부하 두 명을 내보낸다.


“멧돼지의 뿔은 자르면 다시 자라는데 육일 정도가 걸립니다. 그 말은 계속해서 빛나는 뿔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끝은 있겠지만.”


“책임을 어느 정도 인정하시는 건가요?”


드리글스는 빠져나갈 궁리뿐이다.


“멧돼지가 먹는 모든 음식에 늘 약을 섞어 놓지요. 도망갈 것을 대비해. 몸속에 약효는 멧돼지가 달릴수록 퍼지게 되어 있어요. 미친 듯이 달리다가도 어느덧 잠이 들어 있지요. 그것을 모르는 당신들이 머리를 자른 것이고요.”


생각해 보니 모두 멧돼지를 피할 뿐 잡으려는 사람은 없었다. 드리글스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제가 남작님을 직접 뵙겠습니다.”


케일의 얼굴이 굳어진다.


“남작님은 지금 여기 안 계십니다.”


“언제쯤 만나 뵐 수 있을까요?”


기분이 상한 듯한 케일. 칼을 내려놓고 흰 천을 집어 양쪽 입을 닦는다.


“이틀을 드리지요. 같은 놈으로 잡아오세요.”



“저희가 못 한다면요?”


“저 밖의 마차 두 대를 저희에게 주고 가셔야 할 겁니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이게 협박으로 들리시는 걸 보니 협박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 같군. 하하핫”


케일 주변 사람들도 그와 함께 웃는다.


“잘 생각해 보세요. 멧돼지를 잡아 오기만 하면 되는데 왜 자꾸 일을 복잡하게 만드시는 겁니까? 저는 최대한 정중히 또 해결 방안까지 이렇게 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만 가보시지요.”



---------



마차는 케일 집사의 집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아이들까지 모두. 네 명의 [달]과 정찰병 둘을 아이들 옆에 두고 온 일행. 노부부도 함께.


드리글스의 나머지 일행들은 케일 집사의 집에서 조금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 아래 자리를 잡고 모였다.


“보통 멧돼지가 아니었다니···”


낭패한 표정의 드리글스. 그를 바라보며,


“이거 난감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개럿의 말에 폴이,


“괜히 저희들 때문에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일이다. 멧돼지의 빛나는 뿔 그것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할 수 있겠다. 용병대장 개럿이,


“드리글스님. 일단 식사를 하고 움직이시죠. 밤새 잡으러 다녀야 할지도 모르는데.”


방랑 시인 폴이,


“마을에 전문 사냥꾼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그리고 또, 마을에 면죄부 판매원이 있으면 제일 좋을듯한데···.”


드리글스가,


“그건 힘들 겁니다. 왕에게 드릴 물건이었으니······.”


“하긴, 그렇겠군요.”


벤게로스가 왕궁에서 멧돼지를 직접 가지러 온다는 얘기에 마음이 심란하다. 빨리 멧돼지를 잡고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다. 드리글스가 폴과 벤게로스를 바라보며,


“두 분께서는 저희가 먹을 식량을 좀 구해오시고, 저와 나머지 분들은 마을사람들이나 사냥꾼을 만나 멧돼지에 대해 정보를 얻는 게 좋을 듯합니다.”


“넵!”


“한 시각 후에 다시 이곳에서 뵙도록 하죠.”



---------



"아- 내가 선택한 여행의 길. 험난하도다. 야광의 뿔을 가진 산수의 괴물. 눈앞에서 그의 눈과 내 눈이 부딪혔을 때, 나 얼마나 설레 했던가!”


폴이 마을 길을 걸으며,


“아-아-아!(점점 음을 높인다) 이렇게 죽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산수의 푸른 뿔에 나의 영혼이 그 빛을 받아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 되리니“


“큭큭”


“어때 멋지지?”


벤게로스는 스무 살의 폴이 그저 재밌다.


마을 두 곳의 빵집은 모두 문을 닫았다. 다른 음식점을 찾아 마을을 다닌다. 말린 고기 몇 점을 구입하고 마을 입구 빵집으로 향하는 둘. 다행히 빵집은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상태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저녁이라 빵이 별로 남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여기 남은 빵 전부 포장해 주세요.”


빵집 주인의 입이 귀에 걸린다. 둘은 빵집을 나온다. 가게 문을 열어두고 모자 가게 계산대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한 소녀를 바라본다. 모자 가게를 지나쳐 해가 진 저녁거리를 걷는다. 그들이 가고 빵집을 닫고 밖으로 나오는 주인아저씨.


“안드리아! 안 들어가~”


졸음에서 깬 안드리아가,


“아저씨, 제리는요?”


“몰라. 한참 전에 집에 먼저 간다고 갔어.”


“네.”


안드리아가 시무룩해진 얼굴을 하고선 가게 문을 닫는다.



한 시각 후,


모두 둘러앉아 빵과 말린 고기, 물을 먹는다. 모두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마을의 사냥꾼들을 만나기 어려웠고 멧돼지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식사에 집중한다.


-부스럭


식사를 거의 끝낼 때쯤 나무 뒤에서 움직이는 소리 들려왔다. 드리글스가,


“누구냐!”


손을 어깨 위로 어색하게 들고 한 남자가 그들 앞으로 걸어 나온다.


“누구냐?”


“저, 저 사냥꾼을 찾는다고 해서···”


그녀가 숨어있던 그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사냥꾼은 어디에?”


“제가, 제가 그 사냥꾼입니다.”


그는 빵집 주인 아들 제리였다. 멋쩍게 웃고 있는 제리. 그가 벤게로스를 힐끔 쳐다본다. 폴이,


“아직 어린것 같은데···”


벤게로스보다 작은 키 때문인지 제리의 동글동글한 얼굴 때문인지 나이보다 훨씬 더 어려 보인다.


“밤이 더 깊어지면 위험하니 얼른 집에 돌아가!”


개럿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료들이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때,


“제가 알아요. 푸른 멧돼지에 대해서···”


드리글스와 개럿으 눈이 마주친다.


어느덧 그들과 합류해 앉아있는 제리.


“그래, 이름이.”


“제리에요. 나이는 올해 16세구요.”


“멧돼지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은데”


“그 전에 약속 하나만 해주세요”


다시 개럿과 드리글스의 눈이 마주친다. 개럿이,


“일단 들어보고···납득이 되면 그렇게 하지.”


“아뇨, 무조건 들어 주셨으면 해요.”


아쉬운 건 드리글스의 일행. 일단 승낙하고 본다.


“형광 뿔 멧돼지는 주로 버섯을 먹어요. 그중에서도 연한 청록색 냄새나는 버섯을 좋아해요”


“??”


“그러니까. 제가 멧돼지를 매일 관찰한 결과 버섯을 좋아 하더라이겁니다.”


“매일 보다니?”


제리가 자신의 머리를 긁적긁적 하며,


“사실 매일은 아니고, 몰래 가서 몇 번 봤어요. 헤헷,”


“능력도 좋군.”


“그럼 버섯으로 유인하면 될 것 같은데 어디 터를 잡고 사는지 아는가?”


드리글스의 물음에,


“그건 저도 잘 몰라요.”


모두 낭패 한 얼굴을 한다. 그때 벤게로스가.


“아마 하늘색 뾰족 버섯을 말하는 것 같은데···”


모두 일제히 벤게로스를 쳐다본다.


“지금쯤 산엔 여러 종류에 버섯이 많을 거예요. 버섯은 여름과 가을에 자라기 좋으니까요. 특히 여기 오다보니 활엽수가 많아 하늘색 뾰족 버섯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이 토끼눈을 하고 벤게로스를 바라본다. 개럿이,


“오늘은 어린 소년들에게서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벤게로스가,


“그런데, 먹을 것이 풍부하다는 건 멧돼지를 잡기가 더 어려울 것이란 말이기도 해요. 먹을 것이 여기저기 퍼져 있으니 한곳에 있지 않고 돌아다닐 테니까요, 멧돼지를 잡으려면 한곳에 숨어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음···골치 아프군, 그래.”


그때 제리가,


“여기 세 개의 큰 폭포가 있는데 짐승들이 물을 마시러 올 거예요.”


“그럼 팀을 짜서 폭포 주변에서 잠복을 하도록 하죠.”


드리글스가 말을 끝내고 다급히 다짐을 받듯 말을 잇는다.


“반드시 산 채로 포획해야 합니다. 죽이면 잡아도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제리가 작은 나무 막대기를 집어 땅에 그림을 그린다. 일행들은 제리가 알려주는 폭포의 위치를 잘 새겨듣는다. 제리의 설명이 끝나고 그에게서 작은 나무 막대기를 건네 받아든 드리글스.


“첫 번째 팀. 저와 [달]둘, 정찰병 한 명으로 하시고, 두 번째 팀은 개럿님과 정찰병 한 명, [달]한 명, 이렇게 두 개의 폭포에서 잠복하는 겁니다.”


“나머지 한 개의 폭포에는···”


“세 개의 폭포를 다 지키고 있을 순 없습니다. 두 개의 폭포에 희망을 걸어 보시지요. 가장 위쪽 폭포는 버리는 겁니다. 올라가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네. 그럼 나머지 인원은···”


드리글스가 벤게로스를 막대기로 가리킨다.


“버섯에 대해 잘 아는듯하니 여기 남은 분들과 버섯을 따서”


벤게로스를 가리키던 막대기는 [달]그림자로 넘어가며,


“[달] 그림자님께 넘겨주세요. [달] 그림자님은 그 버섯을 들고 저희와 개럿님께 빠르게 전달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음, 나쁘지 않군요.”


“여기 남은 식량은 둘로 나누어 챙겨주세요”


잠깐의 침묵이 흐른다.


“주어진 시간은 이틀입니다. 이틀 뒤 케일 집사의 집에서 만나 뵙도록 하죠.”


그때 소년 제리가,


“저는, 저는요?”


“드리글스님.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개럿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녀가,


“여기 [달] 그림자 일행과 함께 가도록 해요. 여기 분들과 버섯을 따시고 그 버섯을 가지고 [달] 그림자님과 함께 움직이세요.”


“제일 아래 폭포에 있는 저에게 주시고 중간 폭포에 개럿님 팀에 전해주며 합류하도록 하세요.”


폴이,


“이뎐과 저는 어떻게 합니까?”


“두 분은 저희와 합류하세요.”


이렇게 해서 이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 산으로 이동한다.



--------



케일 집사의 집.


“지금 산에 사냥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대략 얼마나 되지?”


“아마 백은 그냥 넘을 겁니다. 원체 산도 크고 하니”


“일부러 방해할 필요도 없겠군.”


“아마 그냥 멧돼지 잡는 것도 힘들 것입니다. 매일 이맘때면 자신이 먼저 본 돼지라며 시비가 붙어 죽는 사람 수도 상당하니까요”


“하하핫. 좋군. 그래, 오늘 밤은 푹 잠이 들겠어.”


마차 안의 아이들이 탐이 나는 케일. 그에게 멧돼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마차 속의 아이들은 모두 [원 데이 헥스]. 용병으로도, 죽어서 약초로도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되는 아이들. 그는 푸른 뿔 멧돼지를 잡으러간 그들이 실패할 거라 확신하고 있다.


산에 함께 오르고 있는 제리. 그가 걱정이 드는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그 죽은 멧돼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말 할걸···’


그랬다. 목이 잘려 죽은 멧돼지. 이 한마리 외에 그 누구도 죽은 멧돼지와 같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늘 사냥꾼이 되고 싶었던 제리. 그는 사냥을 나가는 설렘과 걱정으로 마음속이 복잡하다. 그러나 들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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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1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3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4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5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 멧돼지 사냥1 22.07.04 20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5 2 13쪽
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5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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