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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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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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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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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1

DUMMY

어두운 밤, 모트멜즈는 수많은 사과 열매 중 가장 달콤한 사과 하나를 따서 베어 물었다. 하늘에 별들이 햇빛에 반사된 모래알같이 반짝이고 있다. 가을밤 하늘은 맑다.


“음, 맛있어.”


사과의 짙은 향이 입속을 가득 메운다. 사과를 씹어 먹으며 사과밭을 여유롭게 거닐던 그녀의 망토 위로.


-투 둑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상하다. 지금 비가 올 날씨가 아닌데···”


혼잣말과 동시에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먹다 남은 사과를 몸의 방향을 틀어 뒤로 휙 던진다. 베어 먹은 흔적의 선명한 사과는 나뭇가지 위 허슙의 얼굴에 가서 뱅글뱅글 돌며 멈추더니 힘없이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너로구나, 허수아비.”


고개를 들어 잠시 비를 떨구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요상한 재주야. 나도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으려나?”


모트멜즈는 말을 하며 멀찍이 있는 작은 허수아비 허슙을 바라보고 선다.


{내 말이 들릴 것이다. 영혼의 지배자여 모습을 보여라}


“지금 누구한테 말을 하는 거니?”


{할 말이 있다. 너의 주인을 불러다오}


모트멜즈는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뒤돌아 다른 사과를 딴다. 그녀가 사과 하나를 따서,


“너도 먹을래?”


손을 앞으로 내민다.


순간, 허슙이 모트멜즈를 향해 빠르게 돌진한다. 달리는 힘에 허슙의 두 팔에 마법의 기운을 실어 무방비한 채 서있던 모트멜즈를 강하게 밀쳐 튕겨 버린다. 그녀의 몸이 땅위로 살짝 뜨더니 완전히 뒤로 나자빠진다. 방금 딴 사과도 그녀 옆에 함께 떨어진다. 그녀가 신음하며 상체를 일으킨다.


“으윽, 저 미친 허수아비 새끼가···”


밀쳐 내는 힘은 강했으나 큰 타격은 입지 않은 모트멜즈는 그보다 많이 놀란 듯 보였다. 그녀가 일어선다. 비는 여전히 조금씩 내리고 있고··· 젖은 땅으로 인해 더러워진 자신의 옷과 망토를 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너의 주인을 불러다오}


찌푸렸던 얼굴은 금세 풀어졌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주인? 몰라. 어디에 있는지”


허슙의 몸이 공중에 떠 있다. 비는 허슙만은 피해 내리고 있다.


{나를 보고, 듣고 있다는 걸 안다. 영혼의 지배자여 모습을 보여 다오}


“너와 함께 다니는 소년은 어디 있지?”


{잠시면 된다. 모습을···}


자신을 무시하는 허슙을 향해 모트멜즈가 허수아비에게 달려든다.


-팡


서로의 옅은 막이 부딪히며 둘 사이에 강한 기류가 흐른다.


“나는 아직 널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어쩔 수 없구나.”


모트멜즈의 몸에 힘이 들어갈수록 그녀가 서있는 땅이 조금씩 파인다. 서로가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한동안 그렇게 서있던 둘. 싸움은 길게 가지 못하고 허슙은 모트멜즈를 다시 한번 뒤로 날려버린다.


-털썩.


조금 전과는 다르게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통증이 느껴져 온다. 아무리 용의 힘을 조금 받았다 하더라도 용을 상대할 힘은 되지 못했던 것이다. 허슙은 뒤로 넘어진 모트멜즈의 몸 위로 올라타더니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 대며,


[모습을 보여라]


소리를 친다.


“이 미친 허수아비 새끼!”


모트멜즈가 허슙을 힘겹게 떼어낸다. 허슙은 다시 모트멜즈를 향해 달려든다. 그때!

어둠 속에서 큰 발하나가 허슙의 몸을 완전히 짓 밝으며 모습을 들어낸다.



[흐-음]


주변의 모든 것은 사라지고 어둠 속에 오직 둘만이 또렷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


{내가 살아갈 차례, 나의 세상 이다!}


[···알고 있다]


{너는 나의 시간을 파괴했고 거짓된 죽음으로 저주를 내렸다}


허슙을 짓 밝고 있는 용의 형체가 어둠과 맞물려 번져 보인다.


[나는 단지 살고자 하는 끝없는 갈증에 대한 답을 찾은 것뿐]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저주를 풀고 너의 자리로 돌아가!}


[싫다!]


{너의 차례를 기다려야···}


[다시 돌에 새겨진 채 언제가 될지 모를 세월을 견뎌 내라는 것이냐!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데 그렇게 새겨진 채로 멈춰져 있으라? 왜?]


{우리는 그렇게 태어나고 만들어졌다.}


[나는 거부한다. 다시는 그렇게 새겨져 기다리고 싶지 않다. 나는 신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내가 신이 아니겠는가?]


내가 신이 아니겠는가? 란 말에 허슙은 침묵한다. 잠시 후,


{너의 행동은 악이다}


[악? 선과 악은 누가 만든 것이냐? 살고자 하는 욕심이 악이라면 세상의 모든 생명은 태어나지도 말아야··· 흐흐]


{너는 너무 많은 것들을 희생 시켰다. 네가 인간을 벌 줄 수 있는 존잰가?}


[흐음, 인간은 어차피 백 년도 살지 못하는 그냥 벌레 같은 존재. 쓰다 버리면 그만인 것을··· 세상의 다른 것들보다 인간이 특별한가?]


{너의 어리석은 선택이 우리들의 오랜 질서와 균형을 깨트릴 것이다.}


[흐흐, 기다리고 있는 일. 그렇게 된다면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숨어 지낼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그때가 되면 우리의 영원은 사라지고 진짜 죽음밖에 남지 않게 된다}


[누가 감히 나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


허슙의 마음이 가라앉는다. 기대와 슬픔이 저 끝없는 곳으로 꺼져 버린다.


{질서가 무너지면 모든 용들이 깨어 날것이다. 그럼 혼돈이다.}


[흐음-반복이군. 잘 들어라. 나는 다시 새겨지지 않을 것이며, 잠들지 않을 것이다.]


{······}



둘만이 있는 공간의 벽이 점점 흐물흐물 허물어지더니 옅은 빛이 새어들어 오려 한다. 용은 서둘러 허슙의 몸통에서 얼굴을 가볍게 떼어 버리고는 어둠 속으로 숨어 버린다.


발아래 두 동강이 난 허슙을 바라보며 서있는 모트멜즈. 하늘엔 비구름이 가득하다. 감당이 안 될 만큼 비가 쏟아지고 있다.


[모트멜즈]


“어디에 계십니까?”


[너는 아직 힘이 부족하다. 가서 ‘원 데이 헥스’ 들의 기운을 먹어라. 너의 몸은 힘을 얻고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용은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그녀가 사과나무 밭을 벗어나려 할 때.


-꿈틀꿈틀


주변 다른 사과나무들 보다 유독 키가 작고 가지가 짧은 잎밖에 없는 한 사과나무의 뿌리가 땅을 뚫고 나와 허슙의 몸과 얼굴을 휘감아 들고 땅속으로 사라진다. 모트멜즈는 그 사과나무를 포함해 모든 사과나무를 불로 태워버리고 그곳을 벗어난다.


사과나무 밭과 가까운 산토 마을에서 며칠을 머물렀던 모트멜즈, 그녀는 남자 세 명을 유혹해 기운과 힘을 모두 충족하고 철조 형상 을 타고 베네피네를 향해 날아갔다.


마을 사람들은 죽은 세 사람이 남자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들은 모두 [원 데이 헥스] 저주를 가지고 태어난 자들이라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며칠 후 발견된 재만 남은 사과나무들. 수확만을 꿈꾸며 기다렸던 마을 사람들은 속이 상해 있었다. 그리하여,


“이상합니다. 분명 나무는 그날 비 오던 밤에 탄 것이 맞습니다.”


“아니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맑은 날 다 놔두고 비 내리던 그날 탔다니요.”


“보이는 대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마법사님. 범인의 모습은 보이십니까?”


“죄송합니다. 나무가 불에 타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범인은 오리무중. 그들은 이방인 모트멜즈를 범인으로 확신하게 된다. 그녀의 얼굴이 그려진 몽타주는 프리마 전국에 뿌려졌다.



---------



[과거 어느 날.]



마차를 한 대가 한적한 숲길을 달리고 있다.


“어머 여보 저기 저게 뭐죠?”


두 남매는 엄마의 말에 마차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워워워”


중년의 남자가 급히 마차를 세운다.


“새 같은데?”


“색깔이 너무 예뻐요. 처음 보는 새인데”


마차에 타고 있던 남매가 일제히,


“아버지 내려서 가까이 가서 봐도 돼요?”


“조심해 작은 소리에도 날아가 버리니까”


연한 노란색과 주황색 깃털을 가진 새였다. 꼬리가 길고 머리에 노란 깃털두개가 각각 길이가 다르게 솟아나 있다. 마차에서 조심히 내려서 멀리 새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열두 살. 분홍 원피스에 꼬불꼬불 윤기가 흐르는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동생이,


“어머니, 새들이 왜 저렇게 모여 있을까요?”


“아마도 저기에 먹을 게 있나봐.”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어요.”


“그럼 날아가 버릴걸?”


“치-”


그들은 멈춰 선 김에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이히히힝


뜻하지 않게 말이 소리 내어 울자 새들은 일제히 높이 날아오른다. 남매가 너 나 할 것 없이 급히 새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달려간다.


“바뵘. 바이르젠 넘어져 천천히 가야지”


먼저 도착한 바이르젠이 울상을 하고서 다시 엄마를 향해 달려온다.


“엄마!”


“왜 그러니?”


“끔찍해요. 새가 죽었어요.”


“뭐?”


바이르젠의 손을 잡고 바뵘이 서 있는 곳까지 걸어간다.


“어머, 불쌍해라.”


“어머니, 저기 숲 안쪽에 묻어줘도 될까요?”


바뵘의 물음에,


“그럴까?”


바이르젠의 얼굴은 여전히 울상이다. 말라서는 납작하게 굳어 죽어 있는 새. 그새를 들어 숲 안쪽까지 엄마와 함께 걸어 들어간다. 바이르젠이,


“새가 새를 먹고 있던 거예요?”


“그건 아닌 것 같아. 같은 깃털을 가진 것을 보니 슬퍼 떠나지 못하고 있어나 보다.”


열매가 없지만 잎이 많은 작은 나무 하나를 발견하고 그 아래 낙엽으로 잘 덮어 묻어준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던 엄마가,


“어머, 여기 좀 봐 사과가 열려있네.”


아이들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는 그녀. 바뵘과 바이르젠이 손을 뻗어 사과를 따려 하자,


“아직은 익지 않은 사과예요. 먹으면 배탈 나겠죠?”


어린 바뵘이,


“저기 작은 아기 나무 말고 열매가 가득한 이 나무 옆에 묻어줄걸 그랬어요.”


어린 바뵘의 굽은 등이 맑고 깨끗한 바뵘의 얼굴에 가려진 느낌이다. 프리마 근처 쓔어강에서 며칠 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바뵘은 잠이 들었다.



꿈에-


묻어준 새가 낙엽을 아름답게 뚫고 나와 한 팔은 뒷짐을 지고 한 팔은 앞가슴에, 고개를 숙여 품위 있게 인사를 한다.



“어머니, 저 꿈을 꿨어요”


“무슨 꿈을 꾸었을까, 우리 똑똑한 왕자님”


“그때 묻어준 새가 저에게 인사를 했어요.”


“정말? 멋지구나.”


“전 나중에 동물을 치료하는 사람이 될 거에요”


엄마는 바뵘을 안고 토닥토닥 거려준다.


바뵘이 꿈에서 본 새의 모습은 얼굴과 팔은 새였지만 몸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느 나라 왕자처럼 멋진 옷을 입고 있었다. 꿈에 나타난 새의 모습은 중요치 않았다. 그 꿈은 어린 바뵘이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지상위의 사과나무는 모두 타고 없지만···


모든 사과나무 중에 죽지 않은 나무가 있었으니 바뵘이 새를 묻어준 그 나무였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성장하지 못하고 타기 전까지 가끔 세 개에서 네 개의 열매만을 맺었었다.


그 나무 땅 아래.


뿌리는 아주 웅장하리만큼 굵고 튼튼해 보인다. 땅 경계에 나무 가지들이 뻗어있다.


“먼저 초록사과를 짜서 넣고, 다음은 보라색 사과”


나무의 뿌리 일부가 새 얼굴을 한 남자의 머리를 양분 삼아 자라고 있다. 남자의 온몸은 사람과 같으며 금색으로 칠해져 있고 몸은 가늘다. 부리와 손톱은 주황색이다. 긴 탁자 앞에 앉은 그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디 있느냐 찾자. 찾아야지”


식탁 정면에서 바라볼 때, 두 개의 사람 팔이 넓은 식탁 주변으로 색색으로 가득 쌓아올려진 사과들을 뒤지며 살펴보고 있다. 얼굴에 비해 팔과 몸은 확실히 크다.


-또르르르(사과 떨어지는 소리)


불쑥 뒤에서 뿌리 하나가 금색 사과 하나를 집어 내민다. 나무뿌리는 필요에 의해 팔의 역할을 하곤 하는데 어떨 땐 그의 팔은 수십 개가 되기도 한다.


“오! 금색 사과. 마지막으로 금색 사과를 짜 넣으면”


뿌리가 내민 금색 사과를 건데 받는다.


-얼마 후,


식탁 위로 누워있는 허수아비. 아직 몸과 얼굴이 떨어져 있다. 다양한 사과의 즙을 짜 넣은 흙 항아리 속에 허수아비를 조심히 들어 집어넣는다.


작가의말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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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3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4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2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4 2 13쪽
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4 2 17쪽
24 뒤 따라 오는자2 22.06.22 2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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