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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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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09.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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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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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년이여1

DUMMY

‘그랬었지. 가끔 꿈에서 숨이 턱하고 막혀오고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가 있었지. 그래.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왜 자신의 배 위에 정체 모를 젊은 여자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지··· 꿈 일 거라 생각을 하며 숨을 고르게 내쉬어 보려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의식은 점점 더 몽롱해질 때쯤,


‘아니야. 꿈이!···얼른 벗어나야해. 더 늦으면 죽을 지도 몰라. 크으윽, 어떻게 벗어나지?’


목을 조르고 있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잡아뜯어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여자는 요지부동. 벤게로스가 그녀의 힘에 순간 두려움을 느낀다.


‘어떻게···하지?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뜨며 흐릿하게 보이는 그녀를 보고,


‘저 눈. 커어억-크으, 저 눈에···’


한 손은 그대로 다른 한 손을 바닥으로 가져가 흙을 움켜쥔다.


“아악”


흙이 들어간 자신의 눈을 비비는 순간 그녀를 강하게 밀쳐내고 일어선다.


“컥, 콜록, 콜록, 헉,헉-푸앗-퉤”


허리를 굽힌 채 침을 뱉어낸다. 이게··· 자다가 무슨 날벼락인가!


“당신은···헉, 헉”


숨을 천천히 돌리며,


“당신은 누군데 나를 공격하는 거지?”


벤게로스 목소리가 고르지 못하다. 눈을 연신 깜빡이던 그녀가 조금 정리가 되었는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너한테 비겁하다 말하려 했는데 내가 먼저 비겁했어.”


“···?”


모트멜즈가 자신의 망토를 벗는다. 그녀의 두 손이 자신의 쇠골을 한번 스치니, 입고 있던 진자주색 원피스가 흐물흐물 거리며 완전히 다른 옷으로 탈바꿈한다. 갈색 면바지에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말가죽으로 만든 롱부츠, 손목과 목에 레이스가 달린 하얀 블라우스로 변한다. 몸에 딱 맞게 입혀진다.


“음- 좋아 편해”


원피스를 벗어던진 그녀의 변한 모습은 예쁘고 아름답다.


“제대로 결투 신청을 하려는데 받아줄래?”


벤게로스가 한 손을 빠르게 뻗으며,


“난 당신이 누군지 몰라. 나를 공격하는 이유가 뭐지?”


“이유? 이유라···”


질문에 답은 않고 모트멜즈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느새 하늘은 먹구름이 몰려와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위에 저 허수아비 말이야. 네가 주인이니?”


“주인? 내가 만들었지만 내 소유는 아니야!”


“네가 만들었으면 네가 주인이지.”


“난 저 속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 몰라”


“정말? 머리는 그렇게 나빠 보이진 않는데 아직도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니”


벤게로스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저 여자는 누구며, 보이지 않는 허슙은 저 위에서 누구랑 싸우고 있는 건지, 나는 왜 공격을 당하는가. 약간 얼이 빠진다.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난 싸울 생각이 없어.”


“그래? 그런데 어쩌나. 내겐 네 생각 따윈 별로 중요치 않거든. 나는 오늘 널 여기에서 반드시 죽일 거야!”


하늘 위에서 철 긁는 소리. 속이 빈 철 때리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려온다. 가끔 노란 불이 번쩍 일 때가 있지만 번개와는 또 다르다.


모트멜즈 그녀가 일반인 무덤가에서 챙겨온 채찍을 꺼내 든다. 그녀와 거리를 두기 위해 두 발 뒤로 조심히 물러선다.


‘난 뭘 가지고 싸우지?’


주변을 살펴봐도 무기 같은 건 없다. 타다 남은 장작뿐. 그녀의 채찍에서 검붉은 불꽃이 잔잔하게 피어오른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섰다간 절벽 아래로 떨어질 거야.’


짧은 생각 끝에 벤게로스는 그녀를 뛰어 넘을 것을 마음먹고 그녀를 향해 내달린다. 모트멜즈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벤게로스를 여유롭게 웃으며 기다리는데,


‘지금이야.’


발돋움을 하고 높이 뛰어오른다. 그녀의 검붉은 채찍이 공중에 뜬 벤게로스 왼발 발목에 가서 감긴다. 작은 동작이지만 긴 채찍은 벤게로스를 바닥으로 강하게 내팽개쳐버린다.


“프-읍”


흙먼지를 한가득 먹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벤게로스가 자신의 입을 긴 소매로 닦는다. 피가 묻어 나온다.


-쫘악 쫘악.


대비도 없이. 벤게로스 몸에 쉴 새 없이 채찍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얼굴을 할퀴고, 등에 살점에 불이 붙은 것처럼 그녀의 채찍엔 사정이 없다. 채찍이 지나간 몸엔 검붉은 불꽃이 남았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숨이 제대로 쉬기가 힘들어’


온몸이, 뼈가 저려온다. 채찍에서 특유의 냄새가 코를 스치고 그녀가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입에서 내는 반복적인 소리가 귀에 와서 박힌다.


끝없이 내리치는 채찍.


-챠-악. 촤-악.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강하고 어지럽게 예측할 수 없이 내리친다. 사정없는 움직임. 탄력적인 채찍질을 견딜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털썩


벤게로스가 바닥으로 쓰러진다.



허리 아래 반쯤 끊어진 망토는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곧 나가떨어질 것 같다. 망토는 천년의 세월을 입어 온 것 같이 누덕누덕, 구멍이 송송. 성한 곳을 찾기가 더 어려워 보이는 그 모습이 망토의 주인 벤게로스의 위태로운 지금의 모습과 닮아있다.


처참한 그 몰골을 하고서 다시 일어서려는 벤게로스의 등을 살포시 밝으며 모트멜즈가,


“아직 숨이 붙어있네?”


“끄응-”


쓰러진 벤게로스의 등을 완전히 밝고 올라선다. 등에 두발로 올라선 그녀가 머리 방향으로 두 팔을 양쪽으로 뻗어 균형을 잡으며 걷는다.


이 상황을 즐기는 걸까?


어깨 날개 뼈까지 걸어 올라간 그녀가 오른발로 벤게로스의 머리를 짓이기듯 밝고는,


“너에게 악한 감정은 없어. (한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고) 지금 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아프구나.”


손가락으로 침을 찍어 눈 아래로 긋는다.


“이번엔 널 위해 더 큰 고통 없이 깔끔하게 보내 줄게.”


“커억-컥···살려···주세요”


“뭐라고?”


“살려···주세요”


모트멜즈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너의 허수아비는 바쁜가 봐. 너의 그 애걸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벤게로스가 고통에 신음한다.


“혹시 나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


모트멜즈는 한쪽 무릎은 등에 한쪽 발은 땅으로 내디뎌 뻗고는, 채찍을 양손에 감고 벤게로스의 목에 건다. 힘겨워하는 벤게로스의 귀에 대고,


“잘-가. 잘생긴 소년!”


목에 건 채찍에 마법의 힘을 더해 자신의 가슴 앞으로 잡아당기며 굽혔던 허리를 편다. 완전히 펴진 허리, 고개는 뒤로 완전히 꺾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벤게로스 그의 등은 완전히 제압되어 눌려진 채, 목과 턱 사이 채찍은 단단히 고정되어 그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모트멜즈의 귀가 벤게로스의 가늘어지는 숨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추락한다.


벤게로스의 맥박이 약해지고 숨줄기가 가늘어질 때 쯤. 갑자기 허슙이 하늘에서 맥없이 추락한다. 떨어지는 허슙은 바닷바람에 힘없이 휩쓸리며 낙엽같이 떨어지고 있다. 철조 형상 두 마리가 그런 허슙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벤게로스의 숨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생각한 모트멜즈가 그에게서 벗어난다.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허슙. 황야 같은 절벽 위 죽은 당나귀와 벤게로스가 쓸쓸하게 쓰러져 있다. 분명하게 들어난 승자와 패자.


“모야? 이 녀석이 죽으면 허수아비도 죽는 거였어? 쳇 시시해”


모트멜즈는 들고 있던 채찍을 정리하고 그곳을 벗어나려는데 죽은 줄 알았던 벤게로스가 다시 움직인다.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죽지 않은 거야?”


완전히 몸을 일으켜 선 벤게로스. 설명할 수 없지만 조금 전과 전혀 다른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



“겨울이 오기 전에 떠나게 돼서 다행이야.”


“물건은 다 실었어?”


“어젯밤에 다 마무리 했지. 이제 날씨만 도와주면 딱 인데.”


몽드가트 항구 - 해안가에서 가장 가까운 집. 그 안에 스무 명의 남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잠이 들어있다. 그중에서 늘 일찍 일어나는 요리 담당 릭과 선원 렌도가 부스스한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어제 너무 많이 마셨어.”


“오늘 아침은 든든한 걸로 부탁함세.”


"그냥 음식점 가서 먹자고"


작은 키에 단단한 팔, 몸에 살이 많은 릭. 사람들은 그를 두고 아이들이 만든 눈사람 같다며 놀리곤 했다. 그의 요리 솜씨는 모두가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


“이번에 가면 언제 돌아오려나?”


“나가면 일 년은 기본, 이 년은 족히 잡아야지.”


릭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왜 지난밤 그 여자가 그리워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나? 흐흐흐”


사십 중반을 넘은 렌도. 목이 굵고 다른 곳에 비해 얼굴이 유독 햇볕에 그을렸으며 몸에 털이 많은 남자다.


“지난밤? 헤헷. 좋았지.”


“또. 외상은 아니겠지?”


“외상은 무슨, 바다에서 고생한 돈 여기다 다 털었어.”


렌도의 얼굴이 조금 쓸쓸해 보인다.


“중독이야. 그놈의 술이···”


“술이? 에잇! 이 사람아. 눈 뜨자마자 거짓말인가? 술이 아니라(새끼손가락을 흔들어 보이며) 여자! 여자 아니고?”


“그런가? 으허허. 참··· 이렇게 죽어라 벌어도 막상 육지에 오면 외로운 만큼 주머니가 빨리 비워지니.”


“이제야 이실직고하는구먼. 결국 외로움이 원인. 이번에 나갔다 오면 번 돈 다 쓰지 말고 한곳에 정착해서 살아. 이젠 우리도 늙었어.”


릭은 그런 말을 하며 자는 선원들 얼굴을 찬찬히 둘러본다. 아직 눈에 졸음이 남아있다. 대화가 끊어지고 릭 그가 끙끙거리며 부스스한 모습으로 잠들어있는 사람들을 조심히 피해 건너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다른 선원 한 명이 몸을 뒤척이며,


“일어날 시간입니까?”


“아니 좀 더 자게. 아직 해가 뜨려면 좀 있어야 할 거야.”


남자는 입맛을 다시며 다시 잠에 빠져든다. 대화를 끝으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렌도. 그가 앉은 채 꾸벅꾸벅 졸다 깨다 반복한다.


“아-, 일어나야지. 잠은 잘수록 느는 것 같군.”


일어서려는 생각과 달리 몸은 앉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간 릭은 두 눈을 바로 뜨지도 못하고 비틀비틀. 집 벽을 향해 참았던 오줌을 갈긴다. 오줌에서 김이 올라오며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 볼일을 다 본 릭. 그가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늘어지게 하더니 바다를 향해 뒤돌아선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앉아있던 선원 렌도. 조금만 더 자기 위해 다시 막 누우려는데그때. 릭이 집 문을 벌컥 열며 얼굴을 디민다. 뭐에 놀란 릭, 그의 얼굴을 보고 렌도가,


“바닷가에 유령이라도 서있던가? 하하”


릭의 한번 벌어진 입은 쉬이 다물어지지 못하고 말 또한 쉽게 나오지 못한다.


“이리···이리, 나···나···와···보게”


“왜? 시체라도 봤는가?”


앉아 있던 렌도가 두 손바닥으로 졸린 얼굴을 세수하듯 박박 문지르며 대수롭지 않게 또 묻는다.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와 잠들어 있는 모두를 향해.


“모두, 모두 일어나게! 빨리!”


릭은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다 못해 질겁하며 발악한다. 렌도는 그제서야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고 용수철처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맨발로 급히 집 밖으로 나온 선원들과 렌도.


“아니! 저건. 돌돌바람기둥 아닌가!”


선원 하나가,


“엄청난데요, 이렇게 많은 돌돌바람기둥은 처음 봅니다. 한두 개가 아니에요.”


다른 선원이,


“저것이 여기까지 오진 않겠죠?”


출항을 앞둔 배를 걱정하며 모두가 서로를 바라본다.


저 멀리 절벽 가까이 (용오름) 돌돌바람기둥이 수십 개가 발생해 바다 위를 뱅뱅 무섭게 하늘과 연결된 체 떠돌고 있다.


이른 새벽.


[댕 댕 댕 댕]


해일이 오는 것도 아닌데 몽드가트 바닷가 종탑에서 대피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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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0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1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3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4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3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 소년이여1 22.08.02 15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1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19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5 2 13쪽
25 뒤 따라 오는자3 22.06.24 25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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