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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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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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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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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還)-왕자

DUMMY

갈매기 몇 마리가 해안가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고 있다. 사람들이 주워가지 못한 새우와 개들을 쪼아먹고 있다. 바람은 잔잔하다.


“당겨!”


“더! 더!”


몽드가트 해안가는 지금 분주하다. 두 척의 배는 완전히 부서져 복구라는 생각은 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피해가 덜한 다른 몇 척의 배들은 파손된 곳을 찾아 배를 수리하고 있다. 머리에 때 묻은 천을 두른 한 남자가 들고 있던 나뭇 조각을 바닥에 내팽개치듯 던지며,


“에잇, 못 해먹겠네 정말!”


“불평하지 마! 완전히 망가진 다른 배를 생각하면 이만하면 입 다물어야지 퉤! 잘하면···사흘 안에는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사람들은 저마다 내리쬐는 가을 아침 해를 맞으며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하고 있다.

하늘의 구름은 모두 증발해 버렸나 그 많던 구름은 모두 사라지고 아침 해가 뜨겁게 내리쬔다.


-터벅터벅(소리 없는 걸음)


배들이 운집해 있는 해안가 중심으로 한 남자가 거지꼴을 하고서 걸어오고 있다. 멀리 다른 배들의 선원들과 모래 위를 거니는 몇몇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쳐다 볼 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배 위에서 허리를 굽히고 연신 나무 못질을 하고 있던 남자가 허리를 펴며 쑤욱 하고 일어선다.


“아이고 허리야! 여름도 아닌데 오늘 유독 볕이 따가운데?”


팔을 꺾어 자신의 등을 어루만진다.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피다가 저 멀리 웬 거지꼴을 하고 걸어오고 있는 남자를 확인하고는,


“어의 저기, 저기 보게 저, 저 사람!”


배 아래 다른 선원에게 손짓을 한다. 배 위의 선원의 손짓을 따라 아래 서있던 선원이 고개를 돌려 걸어오고 있는 그 남자에게 시선이 가서 멈춘다.


“왜 저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걸어오는 남자를 쳐다보고 섰다. 모두가 보고 있는 남자는 벤게로스였다. 배 아래 남자가 다른 선원 한 명을 불러 뭐라고 명령을 내린다. 키가 작고 깡마른 갈색 단발머리의 남자는 급히 부드러운 모래를 밝으며 뛰어가더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터벅터벅(소리 없는 걸음)


힘없이 배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남자. 다 떨어진 망토를 입고 머리카락은 소금물에 찌들어 밀가루 반죽같이 뭉쳐졌고 신발은 어디다 던져 버렸나 두 맨발은 모래를 가르며, 쓸듯이 걸어오고 있다.


배에서 선원 몇 명이 내려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남자의 오른쪽으로 살짝 꺾인 고개와 축 처진 어깨는 병자를 연상케 했다. 벤게로스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남자들의 얼굴을 힘겹게 쳐다보고는 손을 뻗는다.


“무···물···좀, 물 좀 주세요. 물···”


앞에 남자에게 손을 뻗는다. 남자에게 그 이상 닿지 못하고 기운이 없는지 맥없이 두 무릎이 툭 하고 모래에 파묻힌다. 한 명의 선원이 허리춤에 매달고 있던 나무 물통을 떼어내어 무릎을 꿇고 있는 벤게로스 앞에 던져준다. 손을 떨며 그 나무 물통을 들고 마신다.


-벌떡, 벌떡.


단숨에 물통의 물을 다 마셔 버리고 빈 물통을 도로 그 사내에게 내밀다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만,


-퍽


하고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져 쓰러진다. 선원들은 어리둥절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저 멀리서 해안 경비대 셋이 달려오고 있다.



--------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길 가운데 위치한 해안 경비대 초소. 그곳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남자. 술이 덜 깼는지 코가 벌겋다.


“어린 새끼가 재수 없게!”


문에다 가래침을 뱉고는 비틀 거리며 언덕길을 내려간다. 문 양쪽에 경비 대원은 미동도 않고 서 있다. 늘 상 있는 일 이였다.


“아니 여기가 꽁 으로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인 줄 아슈!”


“갚는다 했잖-아. 갚는다는데 웬 말이 이리 많아!”


밀린 외상값을 지불하지 못해 신고를 당한 남자. 갚을 때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없다는 경고를 받고 가는 길. 그가 머물며 마셔 된 술이 문제였다. 이곳에 적은 외상은 괜찮지만 과한 외상은 갚지 않고 도망가는 일이 빈번했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상인들은 신고를 하는 것이었다.


해안경비대 초소 안에서.


“유칼. 아침에 들어온 남자는 어떻게 할 작정인가?”


자신의 탁자 위에서 서류를 살피고 있는 유칼. 그의 절친 파츠가 그의 탁자에 걸터앉아 말을 걸고 있다. 유칼은 말없이 서류만 넘기고 있고.


“듣자니 다른 나라에서 도망 나온 죄수라는 소문이 있어. 등에 채찍 자국이 가득 한 데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데···. 이유가 뭘까?”


“할 일 없으면 아까 그 나부랭이같이 가서 술이나 마시게. 신고 들어와도 자네 이름은 지워 줄 테니”


유칼의 말에 별 반응 없이 파츠는,


“아직 어린 소년이라던데 무슨 죄를 졌을까? 남의 여자를 탐했나?”


유칼의 양 미간에 주름이 잡히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 지금 그 일 아니 여도 머리가 아파. 그만 나가”


“왜? 아버지 때문에?”


조금 전과 다르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유칼. 파츠의 악의 없는 말인 것을 아는 그는 화를 내려다 그냥 싱겁게 웃어버리고,


“가자. 한번 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겠어. 나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분명 이번 주 안으로 내 머리는 터질게 분명해!”


“걱정 마. 그전에 내가 저기 쌓인 서류를 너 모르게 불쏘시개로 써 없애 줄 테니.”


그 말에 유칼이 웃으며 파츠의 어깨에 팔을 얹는다.


“넌 어째 매일이 즐겁냐?”


“심심해. 그래도 여기서 제일 재밌는 건 네 옆이지.”


자세를 바로하고 문을 열고 나온다. 경비 대원이 유칼을 보고 경례를 한다.


“아침에 그 소년 지금 어디에 있지?”


“저기 언덕 끝 첫 번째 보호소에 있습니다.”


둘은 함께 언덕을 오른다.


정신은 어느 정도 차린 벤게로스. 아직 그의 몸은 회복이 덜되었는지 미세하게 잔 떨림이 남아있다. 아직 죄가 확실하지 않거나, 정확한 신분이 없는 자. 통행증이 없는 자 등 가둬두는 곳 그 곳에 벤게로스가 있다. 언덕 끝. 산이 시작되는 곳. 길고 네모진 보호소. 층이 없고 문이 없다. 흰 벽을 사이에 두고 한 명씩 가둬두지만 요즘은 사람이 많아 다섯까지도 갇혀있는 경우가 많았다.


벤게로스는 운이 좋게 지금 혼자 가둬져 있다.


“얼른 끝내고 점심이나 먹자.”


파츠에 말에,


“먹는 것도 지겨워. 바다음식··· 하-지겹다.”


“여기 바다음식 아닌 것도 많은데?”


“몰라 온통 비린 것 같아.”


‘여기가 어지간히 싫은가 보군’ - 하고 파츠는 혼자 생각하고 웃는다.


알 수 없는 온갖 것이 묻은 보호소 안 하얀 벽에 등을 기대고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소년 벤게로스. 그가 갇혀있는 철장 앞에 유칼이 다가와 선다. 파츠는 한걸음 뒤로 물어나 서서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들어봐.”


벤게로스는 힘겹게 얼굴을 들어 보인다.


“안 보여. 더 높이!”


그 이상 고개를 들 의지가 보이지 않자.


“문을 열어. 얼굴을 봐야겠다”


경비 대원 하나가 급히 문을 따고 들어가 벤게로스 얼굴을 잡고 강제로 들어 올린다. 벤게로스의 눈과 유칼의 눈이 부딪힌다.


“······형?”


유칼이 어리둥절해 하며,


“제정신이 아니군!”


파츠가.


“아는 얼굴인가?”


“(고개를 저으며) 처음 보는데?”


유칼은 범인들의 몽타주와 신상을 거의 다 외운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일종의 병적인 것이었다. 보호소 안에 소년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갑자기 벤게로스가 철장을 향해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형! 나야. 벤게로스!”


벤게로스라는 이름에 유칼이 놀라며 뒤로 두 어 발짝 물러섰다.


“왜? 아는 사인가?”


“아니. 아니. 그만 가자”


경비 대원이 급히 나와 문을 걸어 잠그고, 유칼은 멍한 표정으로 그곳을 벗어나 걸어 나왔다.


“명령이 있기까지 그대로 가둬두게.”


말을 하고 급히 서둘러 언덕길을 혼자 빠르게 걸어 내려간다.


“같이 가!”


파츠는 유칼을 따라잡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또, 뛰기도 한다. 유칼. 올해 이월 저주가 끝나기 두 시간 전 엄마와 함께 준비된 마차를 타고 성을 빠져나갔던 판국의 숨겨진 아들이었던 것이다.



---------



이틀 뒤,


몽드가트 해안가. 아침부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바다는 날씨와 상관없이 파도는 심하지 않았다. 하루를 어떻게 보낸 지도 모르고 유칼은 멍하니 자신의 숙소에서 머물다 하인을 불렀다.


“저녁에 손님이 올 예정이니 부족하지 않게 식사를 차리고 모두 집을 비우도록!”


늦은 오후.


벤게로스가 유칼에 집에 초대되었으며 따듯한 물에 목욕을 하고 옷을 말끔하게 갈아입었다. 좀 야윈 것을 빼면 겉으론 문제가 없어 보였다. 목욕을 끝낸 벤게로스가 하인의 안내에 따라 식사가 차려진 곳으로 안내되었다. 그것을 끝으로 집안의 모든 하인은 이곳을 모두 떠났다. 단. 집을 지키고 있는 경비 대원 둘을 제외하곤.


다 차려진 식탁 앞에서 벤게로스는 유칼이 오기를 혼자 멀뚱히 오랜 시간 기다렸다. 촛불들이 녹아 촛대를 덮어씌우고···, 꽤 긴 시간이 지나서야 유칼이 모습을 들어 냈다.


그의 표정에 벤게로스를 향한 적개심이 드러나 보인다. 벤게로스는 내심 섭섭하면서도 반가움이 교차했다.


“내가 너무 늦었지?”


억양 없이 무미건조하게 말하는 유칼.


“아니. 괜찮아”


“앉지.”


잠시 일어섰던 벤게로스가 유칼을 마주 보고 다시 앉았다. 둘의 거리는 꽤 되었다. 둘은 얼굴을 아는 정도. 성에서 친하게 지내거나 따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왕자라는 게 꼴은 왜 그 모양이고? 난 내 두 눈을 의심했다.”


벤게로스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


“일단 먹자.”


둘은 식사를 시작한다.


“난 머릿속이 복잡했어. 널보고 말이야. 네가 정말 그 벤게로스가 맞는지”


“나라도 그랬을 거야.”


“미안 빨리 꺼내주지 못해서 말이야”


“신경 써줘서 고마워. 형”


벤게로스를 보며 식사를 하고 있지만 유칼은 혼란스럽다. 지금 프리마의 왕이 된 그의 아들이 왜 여기에 있는지.


“넌 왜 성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 거야? 등에 채찍 자국은 또 뭐고?”


“그런 일이 좀 있었어.”


‘왕자 등에 채찍자국이라-’ 의아해 하며 유칼이 포도주가 든 은 술잔을 들어 올린다. 이미 따라져 있는 포도주 한 잔.


“나 술 마셔도 되는 거야?”


“네가 지금 몇 살이지?”


“16세”


“응. 한 잔 정도는 괜찮아. 그리 독하지도 않고”


벤게로스가 자신의 앞에 잔을 들고 들여다본다. 진한 보라색 포도주가 따라져 있다.


“그럼 조금만 마실게.”


그렇게 시작된 술자리. 두 잔을 비운 벤게로스. 어린 벤게로스는 살짝 취해있었다.


“다른 형제들은 잘 지내지?”


유칼에 질문에.


“응? 응···다 잘 지내지”


“그래?”


유칼이 벤게로스를 쳐다보며 조금씩 포도주를 따라 마신다. 벤게로스가,


“나 사실 올해 이월 성에서 도망쳐 나왔어”


그 말에 유칼의 표정이 싹 달라진다.


“너 그럼 지금 프리마 성에서 지내다 온 게 아니다?”


“응.”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모르고 다음 질문을 던지는 벤게로스.


“형은 왜 여기에 있어?”


대답은 않고 그를 째려보듯 보고 있는 유칼. 표정은 점점 더 사나워지고 있다. 유칼은 더 이상 행동에 예의를 차리지 않고 그의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져 있었다.


-쾅


유칼의 두 주먹이 식탁 위로 내리 쳐지고. 접시들이 자잘하게 소리를 냈다 술잔이 넘어져 아이보리색 식탁보가 포도주에 젖어 들어간다.


“이 자식 너 지금 음식이 입에 들어가?”


벤게로스가 당황한 표정으로 유칼을 바라본다.


“살인자!”


“형···무슨 소리야?”


“지금 너의 아버지가 프리마의 왕인 건 알고 있지?”


벤게로스 손에든 술잔이 놓이다 말고 기울여져 넘어진다.


-줄 줄 줄


바닥으로 떨어지는 포도주.


“콜록콜록”


급히 물을 찾아 마시는 벤게로스. 그의 등이 아파온다. 기침을 가라앉히고,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뭐? 흐흐흐, 모두 잘 지낸다고?”


“······.”


“너희 아버지. 너희 형제들은 모두 살인자들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 말과 함께. 유칼은 나지막한 소리로,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판국. (웃음) 그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쯤 나도 이 세상에 없겠지?”


“······.”


"너와 나는 살인자의 자식들이다!"


올해 딱 스무 살이 된 그. 자신과 함께 자란 다른 형제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그의 눈물과 여러 가지 전해 들은 말들. 지금의 분위기와 상황에 기겁한 벤게로스가 문을 박차고 뛰쳐나간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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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0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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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1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3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4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 환(還)-왕자 22.08.08 14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5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2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20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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