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10.01 11:4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213
추천수 :
143
글자수 :
315,631

작성
22.08.09 13:53
조회
13
추천
2
글자
11쪽

환(還)-찬바람

DUMMY

새벽 네 시. 심한 갈증을 느끼며 자신의 침실에서 유칼은 깨어났다. 침실 머리맡에 놓인 유리잔에 물을 따라 마시고 나무로 만든 침대 머리 쪽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미쳤어. 내가 내 입으로 판국의 아들이라 떠벌린 꼴이군.”


벤게로스에게 그렇게 화를 낸 이유는 뭘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형제? 누가 내 형제인가?’


다시 반쯤 남은 물을 마시고 물 잔을 원래 자리에 내려놓는다.


‘벤게로스······ 하인의 아들이었지? 아마.’


두 눈을 감고 침대 머리맡 나무판에 등을 기대고 한동안 새벽 속에 앉았다.


‘다시 성으로 가진 않겠지?’


벤게로스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상태로 프리마의 성으로 갈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갑자기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내가 판국의 아들인 걸 아는 자는 없어야 해’


그는 침대를 박차고 서둘러 움직인다.



--------



‘나의 아버지가 왕?’


프리마의 정보에 강제로 귀를 막고 산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정보는 듣지 못한 건지. 의구심을 가지고 바다를 보며 해안가 어느 곳에 퍼질러 앉아있다.


‘살인자의 아들? 나의 아버지가?’


불쾌하고···두려운, 벤게로스는 지금 그런 상태다.


‘왕이 바뀌었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조용한 거지?’


벤게로스는 알지 못했다. 백성들은 누가 왕의 자리에 앉고 프리마를 통치하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 그것의 원인은.


꺾이지 않는 붉은 깃발! 그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심은 그랬다. 그 붉은 깃발이 내걸리는 한 자신들의 왕은 죽지 않는 벤발레이얀프라고!


존경도 아니오.

섬김도 아니다.


저주와 죽음.

희망과 절망.


무의식적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왕과 같은 운명의 쇠사슬, 족쇄에 묶인 운명체라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 그렇게 그 붉은 깃발을 바라보는 백성들은 그의 죽음을 기다리면서도 그를 아직 왕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이상한 것. 왕이 죽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죽지 않기를 바라는 백성들. 왕이 죽어도 저주가 계속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가 사라지면 자신들이 정당하게 원망할 타인이 없어지는 것.


오늘도 프리마의 붉은 깃발은 꺾이지 않고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시월의 가을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추위를 버티던 벤게로스가 날이 희뿌옇게 밝아왔을 때 일찍 몽드가트 항구 인력소를 찾아 들어갔다.


[바다 소개소]


네모난 얼굴에 흑갈색 짧은 머리를 한 중년의 남자가 낡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서류가 쌓인 탁자 앞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들어서는 벤게로스. 그가 문 앞에 멀뚱히 서있다.


“일자리 찾으러 온 거면 거기 않고”


그가 자신이 마시던 차와 같은 것을 벤게로스에게 내민다. 막 데워진 차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자신의 소개소에 들어선 벤게로스의 옷은 굉장히 고급 져 보이는데 반해 상태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해 보였다.


“무슨 일을 찾나?”


“······.”


“그래 좀 어려 보이는데?”


“곧 십칠 세가 됩니다.”


“음. 그건 됐고. 무슨 일을 원하나? 배를 타본 적은?”


···“없습니다.”


“난감하군."


"목적은 돈? 경험이 없으면 돈을 많이 벌긴 힘들어. 아무리 젊어도···”


“······.”


“나도 자네만한 아들이 있어. 왜 육지에 있지 않고 힘들게 배를 타려 하나?”


“······.”


필히 무슨 곡절이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책상으로 돌아가 서류를 뒤적뒤적 거린다. 그중에서 가운데쯤 작은 종이 하나를 찾아 들고는,


“오! 여기 있군.”


벤게로스에게 종이 하나를 내민다. 내용은 한 줄이 전부인 종이였다.


[배 잡일 할 사람 구함-경험 필요 없음] - 선장: 황금 송충이


“어떤가?”


“네 하겠습니다.”


“그래? 간단해서 좋군. 돈은 떼어먹을 사람은 아니니 그건 걱정 말고.”


그가 벤게로스를 유심히 흩어본다.


“수배자는 아니지? 그것만 아니면 뭐, 수배자 면 나 곤란해져 하하”


벤게로스 자신이 수배자인지 어떤 처지인지 생각한다.


“다행히 운이 좋았어! 배가 파손돼서 수리하느라 좀 늦어진 배인데 꽤 멀리 나가는 배야. 이 배는 다른 배에 비해 안전할걸세.”


“언제쯤 떠나나요?”


“서두르긴. 지금쯤 아마 배 수리는 거의 끝났을 테고··· 물건을 더 실어 갈 모양이던데 선장을 만나봐야지. 내 눈에 들어도 선장 눈에 아니면 배는 못 타는 것이고···”


“···네”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 아니니 큰 걱정은 말고. 내일 아침 다시 이곳으로 다시 오게 아마 모래쯤 여길 떠날 거야. 내 생각이 맞는다면.


인력소를 나서려는 벤게로스를 따라 일어서며,


“어디서 지내는가?”


그 말에 대답은 않고,


“···내일 뵙겠습니다”


벤게로스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어디론가 차분히 걸어간다.


‘저런 좋은 옷을 입고 어디 도망쳐 나온 귀족 자식인가?’


이상한 찜찜한 기분이 들지만 이내 물리쳐버리고 다시 책상으로 가서 앉는다.



해는 오늘도 어김없이 바다를 뚫고 높이높이 떠오르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지?’


벤게로스는 해를 보는 눈을 거두고 해안 구석을 향해 걷는다. 발이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 가끔 멍해져 방향을 잃는다. 정신을 차리면 가려던 해안가 구석이 아닌 마을 길에 들어서 있는 자기 자신을 보고 놀라며 다시 잰 걸음으로 빠져나오기를 몇 번.


아침 반나절을 걸어 해안가 인적이 드문 절벽과 파도가 만나는 그곳에 찾아들었다. 몸을 접고 쪼그리고 앉았다. 배고픔도, 목마름도 잊었다.


-찰싹찰싹


낮은 밤 같고 밤은 낮같고, 파도는 몰려오는데 소리는 없다. 의식은 뚜렷하지 못하고 소년인 그의 눈엔 생기가 없다.


벤게로스는 절망이란 파도에 등 떠밀려 갈 곳을 잃은 아이처럼 육지와 바다 그 경계 아래 최대한 몸을 작게 움츠리고··· 하루를 버틴다.



---------



“왜 안 오나.”


바다 소개소 사장이 자신의 건물 앞에서 벤게로스를 기다린다.


그 시각.


한숨도 자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벤게로스. 아침이 온 줄도 모르고 앉아있다가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들어 내 바다 위로 떠오른 그제야 서둘러 자리를 떴다. 멀리 벤게로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따라오라 손짓하고 먼저 앞장서 걷는다.


{{황금 송충이 호}}


많은 인원이 분주하게 배 위로 물건을 싣고 있다. 물건은 거의 다 싣고 마무리 되는 듯 보인다.


“어의”


사장이 급히 팔을 들어 올리며 배를 향한다.


“바다 사장님 일찍부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안녕하십니까? 선장님은 오셨습니까?”


“어? 마침 저기 오시네요.”



[황금 송충이] 그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물자를 운반하며 여기저기 다니던 선장. 어느 낯선 땅 어느 마을에 부탁받은 물건을 주고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 마을 늙은 노파가 거위 한 마리를 들고 와 돈 대신 거위를 주며,


“황금을 낳는 거위입니다. 대신 받아주세요”


선장은 선뜻 그것을 받고 그냥 그곳을 떠났다고 한다. 한동안 그 거위를 보며 돈 대신 받아온 선장을 비웃었다고 했다.


대신 받아온 거위는 몇 달을 살지 못하고 알을 낳고 죽었는데 알은 황금알이 아니었다. 뱃사람들은 그 알을 두고 술을 마실 때 마다 안주삼아 떠들어 즐겼다.


선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거위는 잡아먹고 알은 그대로 방치해 두었는데 그 알은 썩고 부패되기 시작했다. 알을 바다에 던져 버리려던 선장은 섞은 알에서 황금 송충이가 태어난 것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황금인 것을 떠나 알에서 나온 것이 송충인 것에 또 한동안 비웃었다고 한다.


송충이를 십일 년째 검은 망토에 붙이고 다니며 키웠지만 더 자라거나 모습이 변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멀리 황금 송충이가 붙은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선장이 자신의 배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해안 경비대 둘이 다가와,


“잠깐!”


사장은 뒤돌아본다.


“이자가 맞지?”


“맞는 것 같은데요?”


벤게로스의 양쪽 팔을 포박하고 끌고 가려 한다. 사장이 막아서며,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해안 경비대장 유칼님께서 잡아들이라는 명령이 내려진 자입니다”


그 말에 사장은 뒤로 한걸음 물러난다. 벤게로스의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다. 순순히 끌려가는 벤게로스. 그 뒤로,


“잠깐!”


경비대 그들을 불러 세우는 사람. 황금 송충이 선장이었다. 누가 보아도 잘생긴 얼굴. 짙은 눈매. 금발의 긴 앞머리가 그의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다. 어깨를 넘긴 긴 머리는 반 묶음을 했다. 머리카락은 바람에 리듬을 타며 가볍게 흩날리고 있다.


[나를 불에 녹여주세요]


이상한 소리에 벤게로스가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저기 선장. 사람을 구해 달래서 데려왔는데 이거 참 난감하게 됐습니다.”


그 말을 듣고 멋쩍어 하는 사장을 살짝 밀치며,


“내 선원인데 왜 데려가나?”


“아 저기···유칼님께서 직접 명령하신 일입니다.”


“그래? 죄목은?”


“딱히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그럼 다시 듣고 와서 잡아가도록.”


“네?”


경비 대원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죄목을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사람을 잡아 가는 게 여기 법인가?”


대원들은 당황하기 시작 한다.


“죄목을 가지고 오면 순순히 내어 주지.”


“여기 선원이 확실합니까?”


“내 말에 토를 다는 군.”


선장은 몽드가트의 상위 귀족의 아들이라는 소문. 그것은 사실이었다. 사장과 여기 모두는 알고 있는 그의 신분. 그러나 누구의 아들인 것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대원들이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것도 그의 신분 때문이다.


“유칼님께서···”


“가져오게. 죄목을”


경비대 대원들은 황급히 되돌아갔다. 선장은,


“빨리 마무리 짓게 배는 지금 바로 출항할 것이다.”


그 말에 사장은 놀라며,


“괜찮겠습니까?”


“훗. 저기 앉아 명령이나 해대는 새끼. 따라와 데려가든지 하겠지. 내 알 바 아니고. (벤게로스를 보며) 상태가 별론데?”


“보기보다 튼튼합니다.”


“소개비는 받았고?”


“네···당연하지요”


“그래. 그럼 나는 얼마를 지불해서 데려가지?”


“아닙니다. 괜히 돈 받았다간 제가 끌려갈 수도 있으니 그냥 가십시오.”


선장은 인상을 쓰며,


“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돌아와 지불하지. 그때까지 저 청년이 무사하다면 말이야.”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코-오, 이리 와 보게”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달려온다.


“여기 이 소년을 배에 태우게. 밑에 두고 잘 가르쳐 보도록.”


사장과 선장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후 사장은 배와 멀어져 간다. 벤게로스가,


“잠시 만요”


급히 사장을 향해 뛰어간다.


“저기 사장님”


“왜 그러나?”


“저기 소개비를 드리지 않아서요”


“됐어. 얼른 돌아가”


사장은 멀뚱히 서있는 벤게로스에게,


“정 그러면 저 송충이 선장처럼 자네도 돌아와 지불하든지”


“약속은···못합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합니다.”


벤게로스는 배를 향해 뛴다.



다양한 물자를 실은 배는 벤게로스를 태우고 서둘러 항구를 벗어난다. 배는 점점 몽드가트 해안에서 멀어져 가고.


저 멀리 해안 경비대 대원 넷이 벤게로스가 탄 배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5 환(還)- 혼란 NEW 18시간 전 6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8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9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11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11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11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11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0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1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2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3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4 2 12쪽
» 환(還)-찬바람 22.08.09 14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4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5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2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20 2 12쪽
27 변수-멧돼지 22.06.30 18 2 13쪽
26 변수-지도 22.06.29 15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