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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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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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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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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還)-선상 위의 모의

DUMMY

“말도 안 돼. 송충이가 말을 하다니.”


코오의 말을 무시한 채 콜르븐이,


“자세히 이야기해보게. 정확히 무슨 말을 하던 가?”


말을 하며 콜르븐은 자신의 몸을 벤에게 살짝 기울였다. 갑판 위에 서로를 보고 앉은 셋. 밤은 깊어가고 있다.


“그날은 저에게 말을 하던 게 아니었어요.”


“그럼?”


“그날은 다른 날과 다르게 송충이가 괴괴한 소리를 질러댔거든요.”


“소리? 어떤 소린가?”


“그게 귀가 떨어져 나갈 만큼 괴상한 소리였어요.”


벤의 말을 듣고 있던 콜르븐이,


“음- 참 이상해. 왜 다른 뱃사람과 정작 선장님까지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걸까? 십일 년을 데리고 다닌 선장이 듣지 못하는 소릴 자네가 정말 듣는 거라면···”


콜르븐은 다시,


“전에 들었다는 말은 주로 어떤 말인가?”


“제게 들리던 말이 틀림이 없다면 자신을 불에 넣어달라는 그런 말이었어요.”


“불?”


“네.”


콜르븐은 턱에 손을 가져다 대고 긁기 시작한다. 심각해진 얼굴을 하고서 말이 없다. 그 틈에 코오가,


“벤. 너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말이야···선장님께 보고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때 콜르븐이,


“아니야.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야. 선장의 성격 잘 알잖은가.”


“그날 선장도 벤의 그 모습을 봤잖습니까? 바로 납득을 해주실 것 같은데요?”


"이런, 이런 쯧쯧. 그 큰 머리 좀 굴려. 선장이 오-벤 그랬구나. 그럼 나의 송충이를 불에 넣어볼까? 하하하. 이렇게 말할 것 같아? 미친 사람 취급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런가요?”


콜르븐은 벤을 보며,


“사실 그 작은 송충이가 말을 한다는 게 좀 믿기지가 않아. (벤의 얼굴을 살피며) 그렇다고 자네 말을 믿지 않는 것도 아니네. 세상을 다니다 보면 신기한 일들을 많이 보고 겪으니깐. 다만···”


콜르븐이 뒷말을 잊지 못하고 침묵한다. 한참 후,


“다만 말이야. 벤. 신중해야 되네. 송충이에 관해서 말이야. 만약에 말이야. 이건 정말 만약인데··· 자네가 송충이를 선장 몰래 가져다 불에 넣는다고 쳐. 그런데 송충이가 그대로 죽어버린다면 참 생각만 해도 아찔하구먼···어휴”


꼭 벤이 아니라 선장이 벤의 말을 듣고 송충이를 불에 넣었다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콜르븐은 생각을 하며 럼주를 들이킨다. 코오가,


“아니죠. 송충이가 벤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건 분명 어떠한 변태를 할지도 모르는 일 아닐까요?”


콜르븐은 그 말 대답 대신,


“이상해, 왜 선장을 두고 벤에게 말을 거는 걸까?”


“제 생각엔 벤이 영이 맑아 그런 게 아닐까요? 가끔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 말이에요 어른들은 보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요.”


둘은 동시에 벤의 얼굴을 바라본다. 벤의 얼굴엔 램프의 불빛이 그려놓은 불 그림자가 일렁거리고 있다.


“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처음엔 저도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고 무시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깊어가는 밤. 저 멀리 퐁퐁 마을 집들의 불빛은 모두 꺼져있다. 멀리 밤새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구름은 옅게 퍼져 잔잔히 흘러가고 있다.


“벤. 선택을 해야 해.”


콜르븐은 그 말을 하면서도 표정이 굳어있다.


“자네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 같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생각은 해 본적 있나?”


“사실 선장님께 찾아가 말을 해볼까 했었는데 그게···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이상하기도 하고···”


럼주가 담긴 술잔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코오가,


“벤. 자네와 생활한지 한 달. 자네를 보면 거짓말할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내가, 아니 콜르븐과 내가 함께 도와줄 테니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둔 게 있다면 말해 보게.”


“(삐죽) 내 의견은 묻지도 않는군. 그래”


“아닙니다. 최대한 선장님을 피해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일수 있겠다 싶어요.”


벤은 괜한 말을 했나 싶은 마음이 든다. 코오는,


“말해봐. 당장 실행한다는 것도 아닌데 뭘 망설이나”


“······.”


코오는 다시,


“잘못되면 셋 다 배 위에 유령이 되는 거지.”


“유령이 되면 저기 계신 에드 선장님 함께 향해하면 되겠군.(갑자기 언성을 높이고 키 쪽을 바라본다)선장님? 저희 받아 주시는 거지요? 하하”


벤은 생각에 잠긴다. 그 긴 시간, 세월 동안 송충이가 불에 다가갈 기회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텐데. 또, 내가 아닌 선장에게 말을 걸어도 됐을 텐데···. 생각을 접고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제가 그 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면 아마 선장에게 달려들지 않을까 요즘 그런 생각을 해요.”


진지한 벤의 얼굴을 보고 콜르븐이 묻는다.


“자네 송충이에게 말을 걸어 본 적은 있나?”


“아직까진 없어요.”


“그럼 말이지. 송충이에게 말을 걸어봐. 정확히 뭘 원하는지.”


코오가,


“그 황금 송충이가 대답이 없으면요?”


“방법을 찾아야지.”


콜르븐은 졸음이 몰려오는지 얼굴이 붉고 두 눈이 반쯤 감겨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졸린 것은 아니었다. 코오는 앉은 채 허리를 쭈욱 펴며,


“그냥 단순하게 갑시다. 불에 넣어만 주면 되지 않습니까!”


“그렇지. 말의 요점을 보면.”


“그럼 넣읍시다.”


“어떻게?”


“불을 피울 이유만 있으면 되지요. 이 배 위에서.”


“배 위에서? 미쳤군. 불이 나면 다 끝장이야.”


“그럼. 사냥이든 낚시든 해서 다음 도착지에서 불을 크게 피울 방법을 찾아내야지요.”


“송충이는 어떻게 가져오나. 선장 망토에서.”


“그건 벤이 일단 말을 걸어서 송충이가 스스로 넘어오게 해보는 게 제일 좋죠.”


다시 침묵이 흐르다가 콜르븐이,


“섬은 안 돼. 만약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 섬은 도망치기 어려워.”


코오가 둘에게 몸을 숙이며,


“다음 도착지가 어딘지 살짝 보고 올까요?”


벤이 놀란다.


“선장실에 가면 지도 있잖습니까? 살짝 보고 얼른 빠져나오면 되죠.”


그렇게 벤을 두고 둘은 선장실로 향한다. 벤은 망을 보고 혼자 갑판 위에 섰다.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끼이익.


낡은 선장실의 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고 둘은 램프를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히 방으로 들어선다. 선장의 방은 물건이 적고 잘 정돈이 되어있다. 습한 향이 올라오지만 녹차 향도 함께 난다. 술이 오른 콜르븐이,


“크크크큭”


웃기 시작한다. 선장실에 몰래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미쳤습니까? 웃기는 왜 웃습니까?”


“미쳤다니! (쩝) 갑자기 나 젊었을 때 생각나서 웃었지. 오랜만에 도둑 발을 해보는군.”


“술 취해 넘어지지 마시고 제 어깨 잘 잡고 따라오셔요”


“술 마신 세월이 얼만데 넘어지긴.”


둘은 듣는 이도 없는데 행동은 조심스럽고 목소리는 기어들어간다. 선장의 책상 위로 다가선 둘. 탁자 왼쪽에 말린 큰 종이가 보인다.


“이거 조심히 들고 계셔요.”


들고 있던 램프를 콜르븐에게 넘기고 코오가 종이를 조심히 편다. 지도가 두 눈에 들어온다.


“지금 여기 [워터 쿠야 - 퐁퐁 섬] 이니까.(손가락을 움직이며) 여기 섬 두개를 지나 다음이 [마르카샤- 홀브문트]로 아마··· 갈 것 같은데”


콜르븐이 뒤에서 보다가,


“거기로 가겠군. 확실해. 선장이 정한 항로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지만.”


다시 지도를 원래의 자리에 잘 놓아두고 둘은 조심히 선장실을 빠져 나온다. 다시 모여 앉은 셋. 배가 부른지 코오는 더 이상 럼주에 손을 대지 않는다.


“벤. 선장을 피하지 말고 선장이 밖으로 나올 때마다 송충이에게 말을 걸어봐. 혹시 대답이 없으면 송충이가 다시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려.”


“네.”


콜르븐이.


“일단 섬 두 개? 세 개? 항로에 관한 건 우리도 자세히 몰라. 지도를 봐선 섬 두 곳을 지나칠 것 같긴 한데 들릴지는 모르겠어. 그렇지만 섬에서 송충이를 불에 넣는 일은 최대한 피하고 대륙. 땅이 큰 곳에 가게 되면 시도해 보세. 도망갈 길이 넓으니···실패 시 살 확률도 높지 않겠나?”


“아닙니다. 저 때문에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못 견딜 것 같으면 다른 배로 옮겨 타면 되니까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인데···말이야, 황금 송충이 입장에서 보면 지 딴에도 살기 위해 너에게 발악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실패했을 때 말고 성공했을 때를 생각하며 우리 힘을 모아보자고.”


그렇게 밤은 더 깊어 둘은 그대로 잠에 들었고 벤은 혼자 멀뚱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배 주변 바다는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모습을 감췄다.


배 생활을 오래한 둘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특별한 일에 설레이고 있는지 모른다.


새벽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벤은 열이 오르는지 시원한 공기가 좋다. 낮에 잠을 자는 습관으로 바뀌어 버린 벤은 잠든 둘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



-아침.


퐁퐁 솟아나는 두꺼비 샘물로 키운 것들로 차려진 아침 식탁은 만찬이었다. 선장은 큰 마을회관에서 다른 선원들과 식사를 끝내고 배가 정박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잘 쉬고 갑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건강히 잘 계십시오.”


“조심히 가십시오.”


선장은 고개를 살짝만 까딱했다. 물건값 대신 받은 샘물이 든 나무 드럼통을 조심히 작은 배에 옮겨 실은 선원들과 배를 타고 함께 섬을 벗어난다. 내다 팔 향신료도 넉넉히 구입해 돌아가는 길이다.


화려한 색색의 옷을 걸친 남자 주변으로 같은 머리 스타일을 한 여자 여러 명과 남자 둘이 떠나는 [황금 송충이] 호를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떠나는 베에서 다들 각자의 일의 하는 와중에 코오는,


‘저기 저 송충이’


선장의 망토 앞에 붙어있는 송충이에게 정신이 팔려 시선을 두고 거둘 줄 모른다. 그때 코오의 뒤통수를,


-쫙


하고 갈기는 남자. 콜르븐. 작은 목소리로,


“벤이 다시 이야기 할 때까지 관심 두지 마. 불이 아니라 그전에 송충이가 네 눈빛에 타 죽겠어.”


콜르븐은 그 말을 남긴 채 선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아래로 내려간다. 배는 속도를 내어 나아가고 있다. 맑은 하늘 아래 가을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다.


정오의 시간. 식사를 끝낸 일부 선원들은 낮잠을 청한다. 아직 식자를 끝내지 못한 일부 선원들. 처음 송충이 호를 탄 한 남자가 식사를 하며,


“샘물이 귀해도 돈이 더 낫지 않소?”


“우리 같은 뱃사람에게 좋은 거지. 저 샘물을 식물에 주면 다음날이면 다 자라 열매를 맺으니”


“오 신기하네요. 정말”


“신기한 물이긴 한데. 사람한테는 독이 될 수도 있지.”


다른 선원이 식사를 끝내며 불룩한 자신의 배를 한손으로 가볍게 툭툭 치며,


“예전에 그 사람? 이름이 떠오르지 않네. 저 물 한 잔을 따라 다 마시고는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했다지? 손가락 끝이 물속에 오래 있던 사람처럼 쭈글쭈글해지고.”


“정말입니까?”


“많이 마셔서 그렇지 아플 때 조금씩 따라 마시면 효능이 뛰어나다던데”


“오-”


송충이 호에 처음 탄 남자가 샘물에 관심을 보이자.


“왜? 자네도 마셔보게? 사람마다 증상이 다 다르게 나타나는 걸로 아는데 자네 머리카락은 벌겋게 되려나? 하하핫.”


그는 웃음을 가라앉히고.


“물에 손대지 말게. 선장에게서 내려온 지시야!”


하고 갑판 위로 나간다. 정오가 지나서 벤은 잠에서 깨어났다. 남은 가축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배 위로 나온 벤 그를 발견하고 급히 코오가 다가간다.


“일찍 좀 일어나지. 한참을 밖에 있다가 들어갔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뭐가 말인가?”


“그 육지 까지···”


“두 달은 잡아야. 그동안 부지런히 움직여서 송충이와 대화를 잘 해봐”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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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1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8 2 11쪽
»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12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13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14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13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14 2 13쪽
37 소년이여2 22.08.04 12 2 13쪽
36 소년이여1 22.08.02 15 2 12쪽
35 푸른날개, 오징어 만찬 22.07.29 14 2 12쪽
34 사과나무2 22.07.26 16 2 12쪽
33 사과나무 1 22.07.25 13 2 12쪽
32 이방인 이야기 22.07.19 12 2 15쪽
31 휴식의 틈에서 22.07.15 15 2 12쪽
30 멧돼지 사냥3 22.07.13 13 2 16쪽
29 멧돼지 사냥2 22.07.07 14 2 12쪽
28 멧돼지 사냥1 22.07.04 2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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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변수-지도 22.06.29 1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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