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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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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11.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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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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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환(還)- 두번째 회의

DUMMY

십일월의 바람. 가을바람으로 느낄 정도로 겨울은 멀리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퐁퐁 섬을 벗어나 다시 항해를 시작 한지 십오일이 지나면서 점점 바닷바람은 매서워졌고 강한 바람 때문인지 출렁이는 바다 때문인지 갑판 위의 선원들의 몸이 휘청거리는 일이 많았다. 배 위의 사람들은 날씨를 살피며 한낮이 아니면 갑판 위로 잘 나오지 않았다.


선장은 지도에 표시된 두 개의 섬을 들리지 않고 모두 지나쳤다. 겨울이 되면서 선장의 얼굴은 더욱 보기 어려워졌고 송충이는 딱 한 번 벤의 꿈속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 다일뿐. 아무튼 모두가 겨울을 힘겹게 버티며 항해를 하고 있다.


시간은 더디면서도 빠르게 지나서-해를 넘겼다



이월의 반이 지난 저녁. 벤은 뱃멀미는 완전히 극복했다. 이젠 벤에게서 뱃사람의 특유의 냄새도 나는 것 같다. 그렇게 배 위에서의 첫 번째 겨울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겨울의 해는 빠르게 저물고 바닷바람은 다른 날에 비해 잔잔한 편에 속했다. 선원들이 저녁식사를 하는 곳으로 선장이 내려왔다. 벤은 오늘도 배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



“아니. 선장님”


제일 먼저 바바로가 선장을 발견했다. 뒤이어 모두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퀴퀴한 냄새가 선장의 코를 자극했지만 그의 표정엔 변화가 없다. 선장은 팔을 뻗으며,


“모두 그대로···”


바바로는 자신의 자리를 선장에게 얼른 내어주고 일어선다. 선장은 바바로의 자리에 앉아 지저분한 식탁 위를 바라본다.


“선장님 식사는···.”


“난 이미 끝냈소. 식사하는데 방해가 되었는지 모르겠군.”


선장의 말은 정중했다. 홀로 위에 올라가 있는 벤을 생각하며 코오가,


‘아-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가 이렇게 날아가나!’


눈앞에 선장의 망토를 찬찬히 살펴보는 코오, 그러나 송충이는 보이지 않는다. 선장은,


“다음 목저지로 [인도바바]로 갈 예정인데 아주 먼 항해가 될 것 같소 .”


“못해도 반년은 잡아야겠군요.”


선원 중 한 명의 말이다.


“그전에 조금만 더 가면 무인도가 있소. 거기서 남은 겨울을 보낼까 하는데 어떤가?”


“무인도지만 혹시 다른 사람들이 이미 들어가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겨울이라 잠깐 머물 순 있어도 오랜 기간 있기는 어려운 곳.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니 괜찮을 듯한데. 어떻소.”


“선장님이 그리 정하셨으면 가는 거지요.”


바바로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선장이 가려는 그 무인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사나운 짐승도 없고 사람이 머물며 먹을 음식이나 마실 물을 구할 수 없는 곳이었다. 오직 자연 그대로 멈춰져 있는 섬이다.


“[인도바바]는 알고 있는 대로 먼 곳이지. 무인도에 머물며 날이 좋은 날을 골라 씨앗을 심어 채소와 과일을 수확할 예정이며, 가축을 자연에 좀 풀어 두었으면 하네.”


코오의 표정이 좋지 않다. 자신들이 예측한 [마르카샤-홀브문트]로 갈 줄 알았는데 모든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



배 위 벤은 홀로 공중에 앉아 멍하니 어디를 보고 있는지 미동이 없다. 배 위에서 고래를 본 적이 있는 벤. 어쩌면 그 고래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부탁이야. 날 외면하지 말아줘.]


벤은 정신을 차리고 선장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보이는 건 없다.


[송충이 너야?]


대답이 없다.


[네가 만약 나를 불속에 던져 준다면 말이야 나의 능력을 너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줄게.]


“내··· 말 안 들려?”


송충이는 대답이 없다.


[부탁이야. 날 외면하지 말아줘. 제발]


선장이 갑판 위로 모습을 보였다. 저 위의 벤을 한번 보고는 뱃머리 쪽으로 걸어와 바다를 바라다본다. 선장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낀다. 선장은 한참을 조용히 머물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벤! 벤!”


“네!”


“잠깐만 내려와”


코오와 콜르븐이 함께 벤을 부른다. 코오는,


“틀렸어. 우리가 가려던 곳이 아니야. 며칠 후, 무인도에서 남은 겨울을 보낼 거야. 우리가 본 지도를 생각할 때 빙 둘러 갈 모양이야.”


“아무래도 해적을 피할 생각인 것 같은데···”


콜르븐의말에 벤이,


“어디로 가나요?”


“[인도바바]”


“얼마나 걸리는데요?”


“반년은 잡아야 해, 날씨가 도와주고 운이 따르면 더 빠를지도.”


코오는,


“두 달만 참으면 될 것 같았는데···”


“어쩔 수 없지. 미리 예상을 해보긴 했어야 했는데 너무 단정 지었지 뭐.”


“섬에서 불을 피울 텐데 그때를 노려볼까요? 아까 보니 송충이를 두고 나온 것 같던데 아마 겨울이라 그런 거면 기회가 될 수도 있겠어. 어차피 돼지는 잡을게 뻔하고. 불을 좀 크게 피울 수도 있겠는데요?”


콜르븐이,


“일단 계획은 세우지 말고 무인도에 도착해서 다시 생각해 보세”



---------



“선장님! 암초가 많아 그런지 배가 여기 섰습니다.”


날씨는 맑았으나 섬에 드나드는 파도는 거칠었다.


“모두 짐을 잘 챙겨 내리도록. 바바로!”


바바로가 선장에게 다가간다.


“배를 비울 순 없으니 세 명에서 네 명씩 조를 이뤄 보초를 서게 하도록.”



그 시각.



“안됩니다. 저녁 식사로 이미 돼지 한 마리를 데려갔습니다.”


“네가 잘 몰라 그런 가 본데 가끔 이렇게”


“안됩니다”


벤과 민머리 자르마가 토끼 한 마리를 두고 신경전이다. 올해 딱 서른이 된 자르마.그 가 토끼의 몸통을 잡고 있고 벤이 그의 팔을 잡고 있는 상태다.


“이 토끼 새끼가 네 거냐?!”


“······.”


“재수 없는 새끼. 우리끼리는 가끔 이렇게 꺼내가고 그래.”


“그럼 보고 하고 가져가세요.”


“좋게 말로 할 때 손 치워라!”


그때 자르마와 함께 붙어 다니는 일행 중 한 명이 계단 아래로 고개를 내밀더니,


“뭐해? 안 나오고.”


아래 상황을 보고 일행이 계단을 내려온다. 자마르 보다 한 살 위인 롬이란 남자가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온다. 조금 뒤 배 상황을 보기 위해 바바로가 내려왔다. 그가 바라 본 아래 상황은 심상치 않았다.


“왜 그래?”


벤이 자마르의 팔에서 손을 뗀다. 자마르는 끝내 토끼를 놓지 않고 들고나가려 하자 벤이 자마르를 잡는다.


-퍽


주먹이 빠르게 벤의 얼굴을 쳤다 빠진다. 벤의 얼굴을 가격한 남자는 바바로였다.


바바로는 코피가 흐르는 벤에게 다가가 조용히,


“문제 일으키지 마.”


그렇게 밖으로 나온 바바로가 자마르에게 다가간다.


“자마르. 더 이상 소란피우지말게. 알겠나!”



-털썩


벤은 피가 나는 코를 잡고 한쪽 다리를 뻗으며 상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코피는 얼마 뒤 멈췄다. 피가 묻은 옷은 붉게 물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살짝 옅어진다. 코피가 나는 것과 다르게 아프진 않았다. 바바로가 날린 주먹에 많은 힘이 실린 것은 아니었다.


-하아


세워진 한쪽 다리에 팔을 괴고 앉은 벤. 머리를 뒤로 젖히고 편히 기댄다. 돼지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벤은 시간이 흐르는 것을 모르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무인도에 도착한 이들은 둘씩 조를 짜서 섬을 살피러 떠났고, 남은 선원들은 땔감을 구하거나 움막을 대충 만들고 있었다. 해가 빠르게 지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이는 손들이 분주하다.


“여기가 좋겠군.”


선장의 말에 바바로는,


“내일 아침 일찍 씨를 뿌리겠습니다.”


“감자는 저기 가파른 곳에 심도록.”


선장과 바바로는 식물을 심을 땅을 살핀 뒤 그곳을 빠져나온다. 잔 수풀을 지나 멀리 콜르븐이 익어가는 돼지 옆에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해가지고 있는 저녁. 사람의발소리가 들려온다.


“저기 누가 자고 있는데?”


오늘 밤 보초를 설 남자 셋이 벤에게 다가간다.


“어의, 이봐. 일어나”


벤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뜬다. 눈앞에 세 사람의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비몽사몽이다. 약간 어지럼증을 느낀다.


“뭐해. 배에서 혼자.”


“꼴을 보니 또 얻어터졌구먼. 에휴.”


노를 젓는데 서툰 벤을 위해 욤크라는 남자가 섬 까지 데려다주었다. 지는 해는 곧 바닷속에 완전히 잠길 것 같다.


돼지가 이렇게 컸던가?


모두가 불 주변으로 둘러앉았다. 벤은 불 위에서 익어가는 돼지를 보며 앉아있다.


서있는 콜르븐이 벤의 모습을 보며,


“또 어디서 줘터져서 왔나?”


대답이 없다. 콜르븐. 자연히 자마르에게 눈길이 간다.


옆에 앉아있던 코오가,


“맞는 게 취미인가? 맞더라도 피는 보지 말게 기분이 두 배로 더럽거든”


벤의 어깨를 토닥여 준다. 그러면서 벤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벤. 선장 망토에 송충이가 없어.”


옆에 서있던 콜르븐이 칼을 쥔 손이 아닌 반대 손으로 코오의 머리를 톡 하고 친다.


“쉿- 귓속말하지 마.”


밤은 깊어가고 오랜만에 흙냄새를 맡은 선원들의 기분은 좋아 보였다. 피곤한 사람들은 움막에 찾아 들어가 잠을 청했고 섬에서 보초를 서는 선원 둘은 어디로 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선장은 자리에 없다.


불은 잦아들어 작게 꾸준히 타고 있다. 코오가,


“저기 우리가 내일 배에 보초를 서는 게 어떻습니까?”


“보초?”


“아마 선장실에 송충이가 있는 것 같은데 램프 불에 넣어봅시다.”


“죽으면?”


“형님. 그렇게 생각하면 이일 못합니다.”


“그래그래 그건 다시 얘기하고 일단 내일 우리가 보초를 서자고.”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다음날 저녁을 일찍 먹고 세 사람은 배에 올랐다. 점심을 끝낸 오후부터 저녁을 만들며 서두른 콜르븐은 보조들에게 뒷일을 맡긴 부지런한 탓에 함께 배에 오를 수 있었다.



“들어와. 들어와”


셋은 함께다. 코오가,


“근데 송충이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찾아야지 그걸 말이라고. 조용히 찾아봐.”


시간이 흘러,


“안 보이는데요?”


“이상하다. 망토에는 없었는데···”


“혹시 다른 곳에 넣어 들고 가신 게”


그때. 벤이 작은 창 암막커튼을 살짝 뒤집어 본다. 송충이가 붙어있다.


“오! 벤. 찾았구먼”


벤은 송충이에게 손을 내민다. 송충이가 꾸물꾸물 기어 손위로 올라온다. 아무 느낌이 없다. 바람에게 무게가 있다면 송충이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벤은 송충이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본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콜르븐이 어디서 구해 왔는지 대왕초를 거낸다.


“헉 이걸 어디서 구했습니까?”


“나 이래 봬도 없는 거 외엔 뭐든 가지고 있어. 하핫”


초에 불을 붙이고,


“벤 너의 차례야. 송충이를 촛불에 집어넣게”


모두 긴장한 상태. 셋은 바닥에 무릎을 접고 앉아 송충이를 초위로 떨어트린다.


-지지지지


송충이에게서 고기 익는 냄새가 나더니 검게 타기 시작한다. 모두 당황하며 콜르븐이,


“뭔가 잘못 됐어. 얼른 꺼내!”


급히 초를 쓰러트려 송충이를 꺼낸다. 콜르븐 손바닥 위 송충이. 뜨거워진 송충이를 손위에서 이리저리 굴려본다. 이상하게 송충이의 움직임이 없다. 얼굴이 굳어지며 파래지는 콜르븐과 코오는 손가락으로 다시 이리저리 송충이를 굴리고 건드려 본다.


-꿈틀


“하아(일동)”


모두 마음을 놓으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검게 그을린 송충이를 암막에 다시 붙여놓고 방을 빠져 나온다. 검게 그을린 자국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배 아래. 탁자를 사이에 두고 다시 셋이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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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1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22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21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19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21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18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19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21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21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2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21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22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21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1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9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2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1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21 2 12쪽
»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17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27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21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31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26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2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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