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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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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11.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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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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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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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환(還)- 안갯속에서1

DUMMY

2월의 겨울.


새벽 일찍 벤은 움막을 나와 혼자 나섰다. 바닷가 근처의 모래와는 다르게 섬의 땅들은 꽁꽁 얼어붙어 냉기가 올라오는 것 같다. 파도 소리는 일정하게 들려오고 생명의 소리는 없다.


섬을 둘러본 후 덩그러니 혼자 남은 사람같이 바다를 보며 앉았다. 엉덩이에 차가움이 느껴진다. 작은 돌을 주워 손에서 만지작거리며 며칠 전 일을 떠올린다.



코오가,


“촛불이라니, 불이 너무 작았나 봅니다. 하하하.”


말하는 코오를 보며 콜르븐이,


“아니야. 송충이가 말하는 불이 우리가 생각하는 불과 다른 게 아닐까?”


“에이. 그건 아닐 것 같은데요? 불이라는 게 통상적으로 불이잖습니까?


“그렇지? ···”


배에서 셋의 대화는 길게 이어졌었다. 하지만 특별하다 할 것 없는 대화였다. 새로운 방법은 없었고 다시 모든 것은 원점. 이야기는 돌고 돌아 결국 벤에게로 돌아와 있었다. 벤은 그날 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젠 그냥 무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그만해요. 특별한 일이 생기면 먼저 이야기 해 드릴게요.”



벤은 그 말을 하며 살짝 웃어 보였었다. 벤이 그렇게 말한 이유는 송충이가 혹여나 잘못되어 두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해서였다. 벤은 송충이에게 말을 걸었던 일에 대해서도 일절 말하지 않았다.


하늘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얼마 후면 아침 해는 밤을 멀리 저 반대쪽으로 밀어낼 것이다. 산책을 끝내고 선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생활은 단순했다.


해가 따듯한 낮엔 잘 다듬어진 나무 막대기로 칼싸움 연습 및, 여러 가지 신체훈련을 했고, 땔감을 위해 나무를 가져오는 사람. 채소와 열매를 수확하는 무리. 선장은 자주 섬 반대쪽에 있다가 저녁이면 돌아왔다. 벤은 선원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다. 하루에 두 번 가축을 돌보러 배에 올랐으며, 섬에 풀어놓은 닭들과 양, 염소는 밤이 되면 다시 잡아다 배에 실어 놓았다. 선장과 선원이 없는 곳을 찾아 해가 질 때까지 앉아있었다. 돌아갈 땐 꼭 땔감을 들고 돌아갔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겨울바람에 따듯한 봄바람이 슬며시 섞어 불며 겨울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


“자 내일을 드디어 우리가 말이야. 이 섬을 떠난다 이거야. 오늘은 모두 왕창 취해보자고!”


“핑계는, 맨 날 취하면서.”


“그런가?”


“(일동) 으하하하하”


모닥불에 모여 앉아 럼주를 마시는 그들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면서 그들은 작은 농담에도 크게 웃고 몸짓은 과장되어 있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그들은 흥건히 취했다. 술이 더 들어갈 배가 남았는지 술자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계절로 보면 삼월은 봄이다. 그러나 겨울은 쉽게 물러가지 않았다. 섬을 떠나기로 한 오늘. 하늘에서 하얀 눈송이가 눈치도 없이 내리기 시작한다. 해가 뜨고 모두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움막은 무너트리고, 수확한 것들을 챙기기 바쁘다.



“벤. 이거 품에 안고 배를 타게 바닷물이 들어가면 안 되네”


벤이 건네받은 수확한 채소는 뜻밖에도 옥수수였다. 옥수수자루를 안고 배에 오른 벤은 콜르븐을 마주 보며 앉았다. 네 명이 탄 작은 배는 송충이호를 향했다.


“벤. 땅의 향이 가장 강한 열매가 뭔지 아나?”


뜬금없는 콜르븐의 질문에 벤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네가 들고 있지 않나. 그거네 옥수수. 옥수수만큼 땅의 단맛을 가장 많이 가진 열매는 없어.”


옥수수를 안고 있는 벤은 까맣게 잊고 있던 허슙을 떠올린다. 벤의 표정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흔한 음식이지. 동물에게나 우리에게나. 들리는 소문의 말이야. 옥수수가 전혀 자라지 않는 땅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지. 진짠지 가짠지. 뭐 알 방법은 없고 갑자기 생각나서 말이야”


“옥수수는 곡물입니까?”


이번엔 벤의 뜬금없는 질문에 콜르븐이 씨-익 웃는다.


“그냥 열매지 뭐. 하하하. 예전에 들은 바로는 곡식도 되고 야채도 되고 과일도 된다는 구 먼.”


송충이호에서 밧줄이 내려온다. 밧줄에 옥수수자루를 단단히 묶는다. 옥수수는 배 위로 안전하게 올려졌다. 겨울이지만 [퐁퐁섬]에서 받은 샘물은 정말 신비했다. 소량의 물만으로 저녁에 심어 샘물을 준 여러 가지 씨앗들은 다음 날이면 싹이 트고 저녁때쯤 열매를 맺었다. 샘물은 반쯤 남아 선장실에 보관되어 있다. 이 식량들은 항해하는 동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섬을 벗어나기 전 배를 대청소했고, 물건은 다시 정리를 했다. 낡은 곳은 미리 점검하여 수시로 확인하기로 하며 선원들 간에 소통이 이루어진다.


장작 육 개월의 [인도바바] 로 향하는 항해가 시작되었다.



---------



[인도바바 ]


“왕이시여. 해적으로 인해 항구에 들어오는 물자가 적고, 육로를 이용해 들어오는 물자. 그것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긴 타원형의 탁자 중앙에 왕은 힘없이 앉아있다.


호이바르 후작이 왕을 향해,


“해적들이 물자를 실어 오는 배를 가로채어 문제며, 저 위로는 육로로 운반되어 오는 신비한 힘을 지닌 약초를 훔치는 산적. 강도 등 날로 늘어나 문제입니다. 약탈자들이 기승을 부리니 군대를 더 풀어 방어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베너렛 기사, 외교관 등이 모인 자리.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 밤새 깊이 생각해 보지요. 모두 이만 물러들 가시오.”


왕은 골치가 아픈지 모두를 보내고 왕을 옆에서 보좌하는 클릭을 부른다.


“괜찮으십니까?”


“좀 간지러운 것뿐이네”


사 년 전부터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는 왕. 그는 올해 오십이 되었다.


“마마가 말한 그 샘물이나, 저 멀리 골드플라워라 하는 저주를 이겨내는 꽃. 그 꽃의 효능이 뛰어나다는데 어찌 한 송이, 그 샘물 한 모금을 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육로는 어렵고 모두 배로 실어 와야 하는데 직접 떠난 배 여섯 척이 해적에 두 척은 나포되고 나머지는 난파되어 가라앉았으니 일단 항구로 들어오는 배는 모두 조사 중입니다.”


“꽃은 구해볼 수 있지 않나?”


“이상하게 이 땅에선 저주를 막는 꽃은 피지 않습니다.”


“그 말은 들어 아네만 매번 혹시나 해서 다시 묻게 되는군. 내가 이 큰 나라의 왕인데 해적하나 감당을 못해서···”


왕은 말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등작들이 각자의 땅을 지키고 넓히는데 눈이 멀어 군대 파견을 꺼립니다.”


왕은 작년보다 살이 더 쪘다. 피부병이 심해지면서 산책의 횟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내 이 피부, 희망이 있을까?”


“왕이시여, 아직 돌아오지 않은 배들이 수십입니다. 반드시 그중에 없겠습니까?”


매번 같은 말이다.


왕은 잔나비불로초, 오동나무껍질과 뿌리, 잔대뿌리로 만든 물에 목욕을 한다. 말린 개나리 씨를 물에 넣고 약한 불에 달인 액을 동충하초와 함께 먹으며 마신다.


“비이비 동충하초는 정말 구하기가 힘이 드나?”


“150년 전에 한번 발견되고는 아직 한 번도 발견이 안 되었습니다”


왕은 한숨을 깊이 내쉬며,


“그러니··· 신의 약이겠지.”


왕은 신음 소리를 내며 힘겹게 잠자리에 든다.


[인도바바] - 작은 세력을 가진 영주들과 자유영주들이 힘을 합쳐 착실히 세력을 강화해 갔다. 다른 나라와의 전쟁이 아닌 이곳은 귀족들끼리의 싸움으로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



-햇볕은 쨍쨍. 8월의 여름이다. 습한 공기, 짠 내 나는 바다가 지겹다. 그 흔하던 초록 풀이 그리워진다.


-끼룩끼룩.


배 위의 돛은 쫘-악 펼쳐져 바다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다.


잔인하고 거침없는 바다의 자연재해를 견디며 여름을 맞이한 송충이호. 배 아래 는 오줌 냄새로 찌들었고 썩은 냄새, 구린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러나 선원들은 모두 코가 마비가 되었는지 냄새에 반응이 없고 벤도 그렇다. 가끔 자신의 몸 냄새를 직접 맡기도 하는 지경까지 간 벤.


“가만히, 가만히 있어봐”


벤의 검은 긴 머리카락을 칼로 잘라주고 있는 코오. 바다 위에 벤의 머리칼이 한 뭉치 식 버려지고 있다. 삐뚤삐뚤 잘라진 머리카락. 검은 긴 천으로 머리를 묶어준다.


“보세. 보세”


“오! 깔끔하고 느낌이 있어! 우수에 젖은 뭐, 뭐라고 해야 할까? 훗”


벤도 웃는다. 이젠 누군가 벤을 본다면 여지없이 뱃사람이다 할 것이다. 그을리고 단단해진 몸. 어깨는 뱀 비늘같이 살이 일어나 벗겨지고 있다.


[인도바바] 를 향해하면서부터 송충이는 조용했다. 지금까지. 한 번의 말도 걸어오지 않았다. 벤뿐만 아니라 코오와 콜르븐도 송충이를 보고도 무신경해졌다.


“벤. 며칠 후면 드디어 육지를 볼 수 있어. 잘 견뎠네. 저번 파도에 토한 것을 제외하면 말이야.”


“그땐. 밥을 먹은 직후라 그런 겁니다.”


“파도가 심하게 높긴 했지. 나에게만 말해봐. 무서웠지?”


벤은,


“왜 직접 느낀 감정을 저에게 물으십니까? 자신에게 직접 물어보십시오”


벤이 농담을 하며 자리를 뜬다.



-선장실.


“바바로, 아마 며칠 후면 [인도바바]에 도착할걸세.”


“가는 길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요즘 배 들의 잔여물들이 자주 확인됩니다. 물고기를 잡는데 깃발이 딸려 올라온 적도 있고···잘린 팔을 건진 일도 있었습니다.”


“두 팀으로 나누어 밤에 경비를 늘리고, 모두 무장을 하도록 명하게.”


“네”


“배 위에 나굴러다니지 않게 물건은 모두 아래에 두도록.”


“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칼을 가장 잘 다루는 텔라토가,


“벤. 자네 칼로 싸워 본 적 있나?”


“아뇨, 하지만 칼을 조금 다룰 줄은 압니다.”


“그럼 섬에서 좀 배워보지 그랬나? 마법을 쓰는 자들은 칼을 멀리하는 건가?”


코오가,


“차차 배우면 되지.


뒤이어 다른 이가,


“마법을 잘 쓰는 자를 만나는 건 어려워. 어릴 적부터 훈련이 돼야하지.자네보니 마법도 꽝이겠구먼.”


텔라토가,


“여기 배에 인원이 적은 이유는 모두가 칼을 잘 다루기 때문이야. 자네는 내일부터 훈련을 조금씩 받도록 하게.”


“그래 벤. 배워두는 게 좋겠어. 칼을 조금 다룰 줄 안다니 금방 늘지 않겠나?”


그렇게 삼일을 배 위에서 훈련을 받은 벤. 비록 손에 들린 건 긴 막대기였지만 뭔가를 배운다는 기분이 좋았다. 회색 구름이 낮게 깔리며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파도가 거세진다. 낮 동안 강한 비가 내렸다. 저녁이 되면서 날씨는 개었다.


다음 날 새벽. [인도바바] 를 향해 [황금 송충이] 호 배는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송충이? 음. 들어 본 것도 같군.”


“피트. 모두 깨워 전투준비 시키게.”


앞니가 두 개가 없고 코끝이 불에 타 뭉개져 있는 해적 카이노치 선장의 말이었다.


“선장님. 깃발을 바꾸어 달까요?”


“아니 필요 없어. 전원 카약을 타고 안개를 틈 타 송충이 호 배에 침투한다.”


잠시 선장은 다시 피트를 불러,


“해가 뜨기 전 빠르게 치고 빠져야 하니, 거슬리면 모두 죽여 버리도록.”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피트가 움직인다.


큰 배보다 작은 배는 눈에 띄기 쉽지 않아 해적들은 이렇게 작은 배 카약을 타고 노를 저어 기습을 하곤 했다.


해가 뜨고 안개가 걷히면 [황금 송충이]호는 육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해적에게서 무사히 살아남는다면!


작가의말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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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환(還)- 훈련 22.11.05 16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15 2 14쪽
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1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22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21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19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21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18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19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21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21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2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2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22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21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1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9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2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20 2 13쪽
»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2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17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27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21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31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26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2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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