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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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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11.26 16:37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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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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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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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환(還)-잃어버린 자들

DUMMY

[황금 송충이호]


콜르븐의 칼을 손에 들고 일어선 벤은 자신의 발아래 차갑게 굳어 죽어있는 콜르븐. 그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마음 한구석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벤, 해냈구나!”


콜르븐이 자신의 허리에 감겨있는 자투리 끈. 그것을 풀어 벤의 어깨 상처 부위에 묶어준다.


“크게 번진 불꽃이 빨려 들어가는 거 너도 봤지. 엄청난 놈인 가봐. 하핫 천산갑이라니. 내가 말이야 예전에 본적이 있는데 엄청 큰놈이었거든 분명 방금 그놈과 크기가 비슷했던 것 같아, 아마도 그랬을 거야.”


벤은 원래 콜르븐이 이렇게 말이 많았는지 생각한다.


“선장과 천산갑은 어디로 갔나?”


“모르겠어요. 뭐가 급한지 선장을 데리고 잠시 어딜 갔어요.”


콜르븐은 배의 큰불이 꺼진 모습을 상상하며,


“우릴 육지로 데려다줄 모양이야. 설마 말이야 우리가 자신을 촛불에 구운 일을 기억하고 있진 않겠지?”


벤은 단단히 묶인 어깨를 보며,


“감사합니다.”


“이 정도 상처는 내가 만든 요리 몇 번 먹으면 금방 나을 거야. 내가 특별식을 만들어 주지.”


벤을 감동적으로 바라보던 콜르븐. 배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던 남자.


“네가 해낸 거야. 그치 벤? 저 작은 송충이를 천산갑으로 변화 시킨 거야. 자네가 말이야. 잘했어. 정말 잘했어.”」






그 말을 하며 다친 벤을 꼬-옥 껴안아 주었던 콜르븐. 벤의 발밑에 누워 있는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도 더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네가 해냈어. 잘했어!


-자네가 말이야! 하하핫



벤은 고통스러운지 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그의 눈은 천천히 천산갑을 향했다. 벤의 눈에 날이 섰다.


“그는 널 보며 기뻐했었는데···”


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신을 반쯤 놓아 버린 듯 벤은, 거침없이 천산갑을 향해 달려들었다. 천산갑의 향해 달려드는 그의 동작은 매우 빨랐다. 천산갑은 당황했는지 차마 피하지 못하고 자신의 얼굴을 하얀 배 안쪽으로 집어넣더니 몸을 둥글게 말고 웅크린 채 가만히 있다.


-탱


-한번, 두 번, 세 번.


벤의 내리치는 칼은 천산갑의 경화된 단단한 비늘을 뚫지 못했다. 벤은 더 이상 내려 치지 않고 섰다. 천산갑은 몸을 둥굴게 만 모습 그대로,


“넌 날 죽일 수 없어. 나의 비늘은 아주 강하거든”


벤은 방법을 바꿔 칼날을 세워 여러 번 빠르게 내려찍어 봤다. 소용이 없었다. 천산갑은 미소를 띠며 슬며시 꼬리를 꺼내어 근육을 키우더니 벤의 발목을 빠르게 쳐버린다. 꼬리에 걸려 넘어진 벤은 속수무책으로 뒤로 넘어졌다. 죽은 선원의 몸 위로 넘어진 벤을 향해 걸어오는 천산갑. 벤은 자신이 쥔 칼에 회전을 주며 공중에 띄우더니 손잡이를 강하게 손바닥으로 밀치듯 튕겨낸다. 그리고 재빠르게 일어섰다.


-슉-


칼은 화살처럼 천산갑을 향해 빠르게 날아 천산갑의 작은 얼굴 옆을 스치며 몸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스치더니 칼은 뱃머리에 가서 박혀버린다.


“오, 예상 못한 공격이었어”


천산갑의 말이었다. 박힌 칼은 여러 번 진동하며 흔들린다. 그걸 보고 있던 벤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다른 선원의 칼을 집어 들고 천산갑 얼굴을 향해 달려가 내리쳤다. 천산갑은 벤의 칼을 쉽게 피해 버렸다.


-우지직


둘의 싸움에 배나무 바닥은 금이 가기시작하고, 작게 작게 조금씩 부서져 갔다. 그렇게 한참을 싸우던 둘. 천산갑은 작은 눈알을 굴리더니 등의 가장자리 가장 강한 비늘 하나를 벤에게 날린다. 녀석의 일격을 반원을 그리며 피했지만 금이 가고 조금씩 부서졌던 배 바닥이 갑자기 내려앉으며 벤의 몸이 삽시간에 죽은 선원 시체와 함께 배 아래층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무 잔해를 온몸에 덮어쓴 벤.


-콜럭, 콜럭


배 위쪽은 시원하게 뚫려 밖이 훤히 내다보인다. 잠깐의 틈을 타 멀리 해가 뜨는 모습을 바라보는 천산갑. 해적이 남김없이 쓸고 간 빈 공간에 떨어진 벤. 손에서 칼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천산갑을 향해 날아오르듯 뛰어오르며 안전하게 배 위에 착지한다. 큰 구멍을 사이에 두고 천산갑과 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


“벤 아침이 오고 있어. 우리의 싸움은 왠지 꽤 길 듯해.”


벤은 천산갑의 말을 무시한 채 칼을 쥐고 높이 뛰어 오른다. 배의 구멍 난 부분을 단숨에 건너뛰고는 칼을 천산갑 머리를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노란 뱀 껍질 같은 보호막이 천산갑 몸 전체를 두른다. 벤의 보호막과 똑같은 막이었다.


“벤. 넌 이보호막을 뚫지 못해. 나의 가장 강한 능력은 보호 능력이거든”


벤의 칼과 방어막이 강하게 부딪치며,


-지지직


작은 전기가 튄다.


공격하는 자. 방어하는 자. 둘 사이에서 엄청난 바람이 거세게 일어난다.


부서진 나무 파편들이 여기저기로 낙엽처럼 이리저리 굴러 날아다닌다. 갑자기 배가 균형을 잃은 듯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장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배를 꽉 잡고 서서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저 녀석··· 저 힘은 무엇인가?’


벤이 공중에서 내리친 그 자세 그대로 멈춰있었기 때문이었다. 칼과 방어막 사이에서 심한 전기가 일며 굉음을 내고 있었는데,


‘엄청난 바람이다.’


노란빛과 푸른빛이 오묘하게 분리되듯 맞대어져 여러 가지 형형색색의 그것들은 선장의 두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답기까지 해 보였다.


-빠직


벤의 칼날의 이가 아주 조금 떨어져 나가더니 조금 후, 칼 전체에 금이 가버린다. 천산갑이 발톱을 세우고 몸에 힘을 더하자 그를 둘러싼 방어막이 미세하게 팽창하면서 위력을 높인다. 벤은 이를 꽉 물고 미동도 없이 그 자세 그대로 정지해 버티고 있다.


-파-바밧, 퍽.


벤의 칼이 산산조각 부서지며 방어막에 와서 몸이 부딪쳤다. 그의 몸이 심하게 붕- 뜨더니 배 밖으로 칼날의 잔해와 함께 튕겨져 나가떨어진다. 팽창한 방어막의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배 위의 잔해를 모두 쓸어 날려버렸고 배의 앞부분 키와 선장까지 밖으로 튕겨져 바다로 떨어트려 버렸다. 남은 선원들의 시체까지도.




---------



[인도바바]- 해가 진 저녁.


선장과 벤이 감옥 안에 나란히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다. 감옥 안으로 불빛이 드리우지만 복도의 불은 그들이 앉아있는 곳까진 차마 미치진 못했다. 둘은 어둠 속에 숨죽인 채 앉아있다. 이 감옥엔 지금 둘만이 있는 건 아니었다. 벤과 선장 앞에 은 목걸이를 찬 유령. 배의 키를 운전하던 젊은 여자가 하얀 잠옷 원피스를 입은 채 둥둥 떠다니고 있다.


둘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튕겨져 나간 칼날들에 베어진 벤의 얼굴엔 표정이 없고 선장의 얼굴엔 약간의 노기가 서려있다. 선장은,


‘벤 왜 내게 말하지 않았지?’


‘그럴 시간이 충분 하지 않았나?’


그런 류의 질문을 수십 번 씩 속으로 되뇌어 보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내게 말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졌을까?’


하고 생각이 드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천산갑은 부서진 배에 마법을 걸어 노파를 찾아 유유히 떠났다. 야행성에 빈 나무 통속에서 생활하는 습성을 가진 천산갑이 지내기엔 텅 빈 배만큼 지내기 좋은 것을 바다 위에서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뛰어난 수영 능력도 있지만 성체가 된 후, 잠을 자지 못한 천산갑은 무척 지치고 졸렸을 것이다.


선장과 나란히 앉아있는 벤, 그도 그저 한마디 말없이 두 눈을 감은 채 벽에 머리를 기대고 힘없이 앉아있었다. 벤은 지금 선장뿐만 아니라 그 누가 와도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 선장은 할 말과 질문들이 많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


여관이 딸린 술집.


남자 셋이 문을 밀고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들은 술을 주문 한 후, 가게 문 앞에 오늘의 스페셜 메뉴 문어 찜과 참새 양념 꼬지, 골뱅이 수프를 주문한다.


“얼른 가져다주쇼”


셋은 술을 기다리며 술집 안을 둘러본다. 그들은 [황금 송충이호]에서 먼저 뛰어내린 세 명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은 늘 벤을 괴롭혔던 민머리 자르마였다.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앉은 이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자네 들었는가?”


“들었지.”


“해적에게 당한 사람들이라며?”


“아침에 해안가로 시신 세 구가 떠밀려 왔다지?”


“그래 물에 몸이 불어서 얼굴이 쭈글쭈글 엉망이었다 하더군.”


그때,


-탁


탁자위로 세 잔의 맥주가 날라져 왔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서 왔브?”


사투리를 쓰며 묻는 주인을 보며,


“흐흣, 흘러들어 왔지요.”


하며 술잔의 손잡이를 잡고 급하게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여긴 다 흘러들어 오지브”


주인 남자는 더는 묻지 않고 돌아갔다. 일찍 배를 빠져나와 헤엄쳐 육지 가까이 와서 기절한 그들. 시간이 꽤 흐르고, 죽은 시체 세구가 차례로 해변 가로 떠밀려 왔다는 것을 모른다. 이 셋은 운 좋게 사람들 눈에 띄기 전에 먼저 정신을 차렸던 것이었다.


“아니 저기 해변 끝 꼬리 터에서도 늦은 오후쯤 남자 두 명이 떠밀려 왔다던데?”


“아니 그럼 아침에 그 시신들과 같이 있던 사람들인가?”


“모르지. 몰라. 세 명은 죽고 두 명은 살았으니 살고 죽는 게 참.”


“해적은 아닌가 보지?”


“해적은 아니지. 요즘 해적들 어깨고 팔이고 등이고 심지어 얼굴에까지 모두 해골 문신을 하고 다닌다 하던데”


남자는 빈 술잔을 들고,


“주인장 여기 술 좀 빨리빨리”


“그런데 말이야”


갑자기 주변을 의식한 듯 몸을 움츠리며,


“전부 하나같이 목에 같은 모양의 구멍이 나있다 하더구먼”


“뭣, 난 못 들었는데?”


“정말이야 크기가 크진 않은데 칼은 아닌 것 같데”


말린 개구리포를 들고 뜯는다.


“이상해 나라에서는 뭘 하는지. 몇 년 사이 들어오는 배 구경 하가기 참. [인도바바]에서 멀리 나간다하면 기본 세척은 되어야 허락이 떨어지니. 돈 없는 사람은 배도 못 사 에휴-”


“그래도 어업은 하잖아”


“당연하지 바다를 두고 어업을 안 하면 뭘로 먹고 사나”


주인 남자가 자르마 일행에게 골뱅이 수프를 날라다 주고 술 두 잔을 들고 와서 이들 곁으로 함께 앉는다.


“좀 보채지 좀 마브”


“말투나 고쳐 주인장. 여기 온 지도 꽤 되었잖아?”


“안 고쳐지지브 참”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그래 숨 붙은 둘은 지금 어딨가는가?”


“저기 꼬리 터 마을 촌장이 감옥에 일단 넣어놨는데 신분이 불투명하다고 일단 집어넣어놨다더라고”


“참- 뭔 일인지. 이 큰 나라가,”


“큰 나라는 무슨, 겉만 보면 그렇지 속을 들여다보면 조각조각 나누어져 다 따로 노는 곳인걸.”


그들은 차례로 술을 들이킨다. 앞에 말린 개구리포를 뜯고 씹으며,


“근데 말이야. 둘 중에 한 명이 자기가 선장이라 했다 더라고”


이 말을 들은 자르마 일행들은 관심을 가지고 엿듣기 시작했다.


“선장? 그럼 해적에게 당한 거구먼”


“말이 그렇지. 확실하지 않으니 잡아 둔거 아닌가?”


“그들의 신분을 죽은 자들에게 물어볼 건가? 어차피 풀어줄 거 다 형식이지 형식”


그들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날 자르마 일행은 술을 마시고 주인이 볼일을 보러 간 틈을 타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쳤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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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1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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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환(還)-떠돌이 22.10.05 18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19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21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21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19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21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21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20 2 12쪽
»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1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19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23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19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21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16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27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21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31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26 2 11쪽
38 환(還)-왕자 22.08.08 2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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